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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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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이야기, 습작선글 카라멜땅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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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미완,소재만) 너의 이름은.
17-01-10 17:54
 
 

신기한 꿈을 꾸었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남은 기억은 그것뿐이었다. 어떤 꿈이었더라. 하고 생각을 곱씹으며 머리맡에 놓아둔 수첩과 펜을 집어 들고 몇 가지를 긁적이기 시작했다. 작가지망생인 내 입장에서 꿈은 좋은 작품의 보고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머리맡에 수첩을 놓고 자다가, 꿈에서 깨면 바로 그것을 집어 드는 일을 반복 하고 있었지만.

기억나지 않아.”

조금 전까지만 해도 선명하게 떠올랐던 모습이.

조금 전까지만 해도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던 사람의 이름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

.”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쉰 다음 수첩을 덮었다.

원래 꿈이라는 건 그렇게 기억에 오래 남는 법이 없다고들 하지.

하지만 그렇다고 생각하기에는 생각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 꿈들도 있던데.

아니, 애초에 꿈이 기억에 남지 않는다면 그것을 해몽하는 키워드를 찾는 것도 어려울 것 아냐.

그런데.

요즘 들어 깨자말자 잊어버리는 꿈들이 많네.”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들었다가,

?”

나는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최근 몇 달간 제대로 흘려본 적도 없는 그것이.

재작년에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을 때도 그렇게 많이 흐르지 않았던.

눈물이 내 볼을 타고 흐르고 있는 것이 거울로 보였기 때문이다.

어째서야?

그런 의문을 가지지 못한 체 나는 허겁지겁 손매로 눈물을 닦아냈다.

무언가, 무언가.

잊어서는 안 될.

무언가를 잊은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문득 시선을 돌려 베개를 바라보고, 이대로 다시 잠에 들면 다시 그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때마침 울리는 자명종의 소리가 나를 현실로 다시 불러들였다.

. 학교가야지.

 

 

 

 

 

꿈속에서 나는 항상 하늘을 날고 있었다.

보통 꿈을 꾸면 그것이 꿈이라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있다고 하던데. 나는 어느 사이엔가 내가 있는 이곳이 꿈속의 세상인지, 현실인지 아는 방법을 깨닫고 있었다.

그 방법이라고 하면,

!”

뭐하냐?”

어이없다는 투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갑자기 잘 걸어가다 말고 폴짝 뛰어오른 친구를 향한 걱정과 함께 우려가 섞인 목소리다. 시선을 돌려보면 불알친구인 현진이가 안경을 고쳐 쓰며 인상을 찡그리고 있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뒤통수를 긁적이고는,

이거 아무리 생각해도 꿈은 아닌 모양이네.”

, 그 마음은 나도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만.”

녀석은 갑자기 눈물을 글썽이더니 내 어깨를 툭툭 쳤다.

하지만 너무 그렇게 슬퍼하지 말라고. 이것도 우리의 일상이니까.”

그러냐?”

그렇게 말하는 사이 우리는 어느새 목적지에 닿았다.

우리 앞을 지나치는 무수한 인파와, 그 너머로 보이는 어떤 관문의 앞으로.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주변을 지나치는 것을 보고 있자하니.

현진이 녀석이 내 등을 툭 치며 말했다.

, 가라. 친구여.”

? 같이 안 들어가 주는 거야?”

하핫, 이 몸은 수연이랑 약속이 있어서 말이야. 지금 올라가도 늦다고.”

? 지금 군대 가는 친구 앞에서 그게 할 소리냐?”

내 볼멘소리에도 녀석은 혀를 살짝 내민다는, 사내놈이, 도저히 할 수 있으리라고 믿기 어려운 모습을 보이며 이쪽을 향해 등을 돌리고 손을 들어보였다.

저 녀석 저게 지 딴에는 멋져 보인다고 하는 건가.

.”

어찌되었던가.

결국은 가야할 길이니.”

나는 그렇게 말하며 떠나는 현진이의 모습에서 시선을 때고 다시 시선을 돌려 훈련소 정문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보니 정말이지 현실감이 없군.

현실감이 없다고 하면.”

문득 오늘 아침에 꾼 꿈이 기억났다.

신기한 꿈이었지.

하지만 어떤 꿈을 꾸었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작가 지망생인 나는 언제나 머리맡에 태블릿을 놓고 자며 일어나자 말자 그에 대한 소재들을 기록해놓곤 했는데.

, 이제 군대 가면 그런 거 할 수도 없겠지만 말이지.”

그래도 먼저 군대 간 친구들 말 들어보니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여유가 있을 거라던데. 시간이 지나면. 말이지.

그렇게 생각하며 터덜터덜 훈련소로 들어선다.

 

 

 

 

빌어먹을.”

일어나자말자 욕지거리를 내뱉고 말았다.

하지만 왜 내가 그런 욕을 뱉었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오늘 아침은 무척이나 불쾌했다. 설마 하는 생각에 슬쩍 아래를 확인해봤지만 우려하던 일은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한숨을 내쉬고.

머리맡에 놓아두었던 수첩을 펼쳐들었다.

일단 뭔가 기억이 날 만한 것을 몇 개 기록해두면 괜찮지 않을까.

하고 펜을 들고 수첩에 몇 가지를 끼적이려던 찰나.

?”

내 시선을 끄는 것은 수첩 중앙에 크게 쓰인 글자였다.

나는 수첩을 쓸 때 기본적으로 절대 칸을 넘겨서 쓰거나 하는 법이 없다. 그건 내 성격 문제가 절대적인 지분을 차지하고 있었고, 만에 하나 칸을 넘겨서 무언가 그림 같은걸 그려야한다면.

전혀 기억에 없는데.”

설정 지도 같은 것을 그렸다면 모르겠지만 최근에 그런 걸 그릴 이유도 없었고, 그리지도 않았다. 그리고 덧붙여 이건 그런 것도 아니라.

재미없다고?”

나는 마음을 진정하고

차근차근 수첩에 쓰인 글자들을 읽어나갔다.

식상해?”

다음 장을 넘겨보니,

지루해?”

그 다음 장에는,

이렇게 해서 팔리겠냐?”

누구야, 이런 장난 친 게?

아니, 애초에 내가 글을 쓴다는 사실은 학교의 누구도 모른다. 취미 삼아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친한 친구들이라면 알고 있지만 내가 본격적으로 소설 연재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학교의 누구도 모르는 비밀 사항이다. 그렇다면.

녀석인가.”

내 방에 들어올 수 있는 유일한 녀석을 떠올리며 나는 인상을 썼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문이 벌컥 열리며 녀석이 들어왔다.

누나, 일어났…….”

내 손을 떠난 베개는 멋지게 직선으로 날아가 녀석의 얼굴에 명중했다.

문 열고 들어오자 말자 베개를 얻어맞은 녀석은 처음엔 얼빠진 체로 서 있다가.

무슨 일이야, 돼지야!”

, 거기 꼼짝 못서!”

으악! 돼지가 화났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서 뛰쳐나오는 내 모습에 녀석은 재빨리 줄행랑을 쳤다. 물론 그래봐야 도망칠 곳은 없지만.

 

 

 

 

 

빰빰빰빰빰- 빰빠라빰 빰빠라빰, 빰빰 빰빰빰.

기상! 기상! 포대 전체 기상! 기상과 동시에 간단한 세면을 실시하고 관물 정리 후 30분까지 중앙복도로 점호 집합할 것. 이상 전달 끝.

방송이 끝남과 동시에 나는 거침없는 속도로 몸을 일으켰다.

다른 녀석들은 전혀 일어나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쯧쯧 무능한 녀석들. 이래서 어디 나라지키는 군인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며 동기를 까고 있자니.

하암, ? 오늘은 빨리 일어났네?”

무척이나 졸린 표정을 짓는 옆자리 동기 녀석이 침낭에서 튀어나오며 내게 말을 걸었다.

, 일병인데 빨리 나와서 집한 안한다고 요새 구박하는 사람이 있어서.”

허어.”

재빨리 환복을 실시한 다음 생활관을 빠져나가 세면실로 향했다. 동기 녀석들은 그제야 느릿느릿 일어나는 모습이 보였다. 복도는 한산한 편이었는데 이른 아침부터 벌떡 일어나 활동하는 이제 막 전입 온 신병들부터 계급이 높아도 이른 아침을 보내는 선임병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막 세면실로 들어가 세면을 실시하려고 하니,

, 역시 아침은 빠르구먼.”

이젠 익숙해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박진성 병장이 입에 칫솔을 문채로 서있었다.

그 존재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속칭 착한 선임중 한명이다.

나는 간단히 인사를 한 다음 세면을 계속했다. 그런 나를 박 병장은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오늘은 어제처럼 멍 때리고 있진 않네.”

?”

갑작스러운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아니, 어제 너 좀 이상했으니까.”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해할 수 없는 그의 말에 나는 하던 것을 멈추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주변에서 세면대 자리 차지하고 뭐하냐는 듯한 시선이 느껴졌지만 내가 행동을 멈추게 만든 원인인 박 병장의 존재로 인해서 다들 내색은 하지 못하고 빈 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다.

, 니 전입오고 나서 그렇게 얼빠진 모습 처음 봤다 아이가.”

얼빠진 모습말씀이십니까?”

그래. 점호 직전에 겨우겨우 기어 나온 것도 모자라서 제식간격도 모르고, 무언가 계속 안절부절 못하고 주특기 때는 얼 타고.”

허어.”

다들 니가 결국 현부심이라도 받으려고 관심병사 짓 시작했다고 걱정들 하던데.”

하아?”

믿을 수 없는 이야기에 나는 한창 신경 쓰고 있던 군대 예법이라는 것도 잊고 인상을 팍 쓰며 입을 벌렸다. 다른 선임 같았으면 또 한소리 들었을 테지만 박 병장은 그런 내 모습을 보고 피식 웃더니 말을 이었다.

힘든 건 순간이야. 그런 말도 있잖아. 카르페디엠이라고. 힘들어도 참아라.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오는 곳이니까. 물론 금수저들은 안 오는 것 같지만.”

…….”

이 사람이 갑자기 왜 이런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인지 이해를 못하고 있는 사이, 박 병장은 칫솔질을 마치고 세면실을 나섰다. 한동안 사라진 박 병장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사이. 이제야 세면실로 들이닥친 인파들이 여전히 세면대 하나를 차지한 체 아무 말 없이 서있는 내게 시선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내가 모르는 사이, 어떤 일들이 자꾸 일어나고, 시간이 흘러간다.

이건 도대체?

거기까지 긁적인 다음, 나는 한숨을 내쉬며 수첩을 덮었다.

오늘은 정신을 차려보니 주변에서 여러 가지로 걱정스런 시선들이 잔뜩 꽂혀있었다. 아빠는 아무 말은 안하지만 안절부절 못하며 내 눈치를 살피는 모습이었고, 엄마는 평소와 달리 밥을 수북하게 담아주며 기운 내라고 말한다.

그리고 남동생 녀석은,

저기, 미안해. 누나.”

?”

아니, . 아무튼 여러 가지로 미안해. 누나.”

이해를 할 수 없지만 아무튼 저자세로 나오는 녀석의 태도는 왠지 모를 불안감을 만들어주었다. 뭘까. 얼마 전의 수첩 장난 이야기는 아닌 것 같고. 그땐 여러모로 확인해보았지만 결국 필기체가 다르다는 논리로 인해 녀석의 짓은 아니라고 잠정 결론을 지었다.

하지만.

그 후로도 뭔가 자꾸 늘어난단 말이지.”

? 무슨 소리야?”

학교의 점심시간, 언제나처럼 맛없는 급식을 먹은 후 딸기우유를 사서 학교 옥상으로 향하던 중 내 한마디에 친구인 지혜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는다. 지혜는 몇 안 되는 내 베스트프렌드 중 하나로 나와 가장 많은 비밀을 공유하고 있는 친구다.

, 그냥.”

살 말이야?”

!”

버럭 하고 소리를 지르며 빈 딸기우유 곽을 집어던지려고 하니 지혜가 깔깔 웃으며 도망치는 폼을 잡았다.

하긴, 가끔 폭식하잖아. 그렇게 먹는데 살이 안찔 리가 없지.”

?”

무슨 소리야 이년이.

그런 거 별로 신경 쓰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는 나름 나의 웨스트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신경을 쓰고 있었다. 다이어트 같은 건 안 해도 폭식이라니, 무슨 그런 몰상식한.

정량배식. 정량식사! 그게 내 철칙!”

, 하긴. 그런 날의 너 미묘하게 활동적이지.”

?”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에 인상을 찌푸렸을 때.

~! 석지혜!”

멀리서 축구부 남자애들이 지혜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고 보니 이 년, 생각보다 남자애들이랑 잘 어울리는 성격이었지.

딱히 연애의 대상이나, 숭상의 대상 같은 건 아닌 것 같지만 지혜는 나와 달리 남자애들과도 사이좋게 지내는 편이다. 물론 나는,

언제 또 니 친구 좀 빌려주라!”

허허, 내 친구는 비싼데?”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지혜가 가슴을 펴고 코를 세우더니.

대가는 충분히 준비해뒀겠지?”

라고 말하며 이쪽의 어깨를 잡았다.

, ? 뭐야?

하는 순간.

어쩐지 남자애들이 쑥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 다음에도 축구 같이하자. 아연아!”

저게 시방 뭔 소리여.

또 다시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이, 지혜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 내 친구가 여신이 되다니. 하여튼 여자는 행동력이란 말이 틀리지 않았네. 이년아! 이년아!”

갑자기 때리기 시작하는 친구의 모습보다도, 나는 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 작가의 말 : 여고생과 군인이 뒤바뀐 이야기. 군생활 637일 중에 200일정도만 바껴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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