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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 3급 매니저, 치유담당 초파랑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 1챕터 피드백 일자는 편집부 사정상 이번주 목요일(11월 14일)까지 작성됩니다.
늦어지게 된 점 죄송하게 생각드리며, 수정을 위해 3주차 마감을 다음주 월요일(11월 18일)로 연장합니다.
피드백을 받은 뒤 이미 작성된 글을 수정하셔도 무방하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검토는 최종 수정 원고가 기준이 됩니다.

 
마왕이 지배하는 세계글 천영天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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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3)
13-11-18 19:18
 
 
 “정말 대단해.”
 “그렇지? 정말 쓸데없이 경계수준이 높다니까.”
 태강의 감탄에 소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안으로 들어와서 본 호텔은 밖에서 보던 평범한 모습과는 차원이 달랐다. 호텔의 직원이나 기타 수행원들을 배려해서인지 바닥이 무너진다던가, 어디선가 화살이나 총알이 날아온다던가, 차원이 격리되는 등 특별히 위험한 함정은 없었다. 다만 경계 수준만은 상상을 초월했다.
 사각이 없는 감시 카메라나 빈틈이 없는 경호원들은 약과였다. 그 경호원들이 검기 등 내공을 체외로 방출 수 있는 실력자던가, 마법사, 정령사 등 404대대만큼은 아니지만 뛰어난 실력자로 구성되어 있기는 했지만, 그뿐이 아니었다.
 어둠 속에서 몸을 숨기며 내부를 감시하는 은신술의 고수, 물체, 영체, 영혼마저 감지하는 마법 경계망, 인간의 감각 이상의 능력을 보여주는 자연, 인공 정령들의 순찰, 이계에서 소환한 보통의 개 수십 배의 후각을 자랑하는 지옥의 개. 그리고 계단, 엘리베이터 등 위층으로 올라갈 장소마다 설치된 피아식별 및 외부인 탐지 결계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갔다가는 단 1초도 버티지 못하고 발각되어 체포될 구조였다.
 “자기 몸을 보신하려고 쓸데없는 곳에 예산을 쓴다니까. 차라리 복지로 그 돈을 돌리던가.”
 인상을 찌푸리며 불평을 하는 소녀였으나, 태강이 감탄한 것은 호텔의 경계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물론 숨이 막힐 듯한 경계에 질려버리긴 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감탄스러운 건 바로 이 모든 경계들을 무시하게끔 만드는 소녀의 마법이었다.
 ‘나라면 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자문했지만, 금세 고개가 저어졌다. 태강도 마법에 조예는 있으나, 이 정도 수준의 경계에서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고 태연하게 걸어 다닐 자신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호텔의 경계망에 발각될 걱정보단, 한눈팔다가 경호원이나 정령들에게 부딪히지 않는 것 정도가 걱정의 전부다.
 ‘인간 수준의 마법이 아니야. 과연 정체가 뭘까?’
 그는 앞장서서 계단을 오르고 있는 소녀를 바라봤다. 새삼 그녀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그러고 보니 아직 그녀의 이름조차 듣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저기…….”
 “응? 왜?”
 태강이 부르자 걸음을 멈추며 뒤돌아보는 소녀. 생긋 웃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태강을 빠르게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싱겁기는.”
 피식 웃으며 소녀는 계속해서 걸음을 이어나갔다.
 ‘여기까지 와서 뭔 상관이야?’
 이미 내친걸음, 이제와 시시콜콜 따져 물을 때는 아니었다.
 ‘자세한 건 나중에. 지금 신경 써야 할 것은 바로 마왕이야.’
 태강은 호흡을 가다듬고 검의 손잡이에 손을 가져다대며 극도로 정신을 집중했다.
 “흐응.”
 소녀는 달라진 태강의 분위기를 알아채곤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흡사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거세게 뿜어져 나올 것 같은 불꽃을 연상케 하는 기도. 그것을 오직 한 점에 방출하기 위한 때를 기다리는 모습까지.
 “역시 재미있는 녀석일 것 같아.”
 힐끗 태강을 바라보곤 소녀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작게 중얼거렸다. 그렇게 어느 정도 걷다가, 그녀는 한 큰 방문 앞에서 멈춰 섰다. 문 주위에는 경호원들이 서 있었지만, 아무도 소녀와 태강을 눈치 채진 못했다.
 “여기야.”
 소녀의 손짓을 이해한 태강의 기도는 한층 더 가라앉았다.
 “어떻게 들어갈 셈이야? 우리가 아무리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안에 들어가려면 문을 열 수밖에 없잖아.”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데 문이 열린다면 경호원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무언가 문제가 생겼다는 걸 모를 리 없었다. 태강은 그걸 우려했지만, 소녀의 자신만만한 미소는 지워지지 않았다.
 “난 대마법사라니까.”
 소녀는 손을 뻗어 태강의 손을 겹쳐 잡았다. 그러더니 닫힌 문을 향해 그대로 걸어갔다. 이대로라면 문에 부딪히겠지만, 태강은 걱정하지 않고 그녀를 따라갔다.
 “물리장벽 통과.”
 문에 부딪히는 느낌은 없었다. 마치 실체가 없는 유령처럼 소녀와 태강은 아무런 장애 없이 문을 통과했다.
 “대단해.”
 이미 소녀를 믿기로 한 태강은 걱정이나 궁금증 대신에 감탄을 했다.
 “대마법사라니까.”
 자랑스럽게 어깨를 으쓱해 보이는 소녀. 그런데 그런 몸짓과는 달리 소녀의 목소리는 사뭇 진지했다.
 “기다리는데 지루했다.”
 넓고 호화로운 거실. 그 한 가운데 눈에 익은 엘프 한 명이 서 있었다.
 “언제까지 쓸데없는 장난을…….”
 “최상미. 역시 눈치 채고 기다리고 있었어.”
 소녀는 자신을 노려보는 상미의 말을 재빨리 끊었다.
 “하아.”
 그런 소녀를 보며 상미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당신이 그딴 식으로 행동하니까…….”
 “더 얘길 들을 것도 없어.”
 이번에도 상미의 말을 끊으며 소녀가 손바닥을 펼쳤다. 그러자 순식간에 상미 주위로 폭발이 일어났다. 다만 거실 안에 방어 결계가 만들어져 있는지 주변 시설에는 아무런 피해가 가진 않았다.
 “해치웠어?”
 “이런 걸론 옷자락 하나도 기대 못해.”
 쏴아아아!
 소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폭발이 수평으로 반으로 잘리더니 금세 소멸해갔다. 그 한가운데는 검을 뽑아든 상미의 모습이 보였다.
 “시간을 좀 벌어줘.”
 소녀가 뒤로 물러났고, 태강은 고개를 끄덕이며 검을 뽑아 앞으로 나섰다.
 “좋은 거 기대할게.”
 애초에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소녀는 자신을 끌어들였으리라. 필시 소녀는 저 최상미를 쓰러뜨릴 마법을 준비할 터. 그 사이 괴물 같은 엘프를 막는 것이 자신의 역할.
 상황파악을 끝낸 태강이 조심스럽게 상미를 향해 다가갔다.
 “흥, 감히 나를 막겠다고?”
 폭발 속에서도 터럭 하나 그을리지 않은 상미는 소녀를 노려보다가 태강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좋아, 어느 정도의 녀석인지 시험해볼까?”
 상미는 서늘한 미소와 함께 검을 휘둘렀다. 특별한 형식이 있는 것이 아닌 단순한 내려베기.
 카앙!
 “큭.”
 신음과 함께 태강은 무릎이 꺾이려다가 겨우 버텨냈다. 단순하지만 빠르고 강한 일검. 피하지도 흘려내지도 못할 속도와 방어채로 베어버릴 위력의 검격이었다. 그럼에도 태강은 성공적으로 막아냈다.
 “흥, 막았어?”
 이채를 띤 상미는 재차 검격을 펼쳐나갔다. 우선 목을 향해 수평으로 베었고, 태강의 방어로 튕겨난 반동으로 반대쪽 목을 베어갔다.
 “크윽.”
 태강은 인상을 찌푸렸지만, 두 번째 공격도 막아냈다. 허나 상미는 그 반동마저 이용해 튕겨 올라온 검을 그대로 수직으로 내려 베었다. 힘겹게 뒤로 물러나며 피하자 이번에는 바닥을 친 반동으로 검이 목을 향해 찔러 들어갔다.
 “뭐 이런 난폭한…….”
 투덜거릴 시간도 없이 재빨리 고개를 꺾어 피하자마자 상미는 검을 뉘여 손잡이 끝부분으로 관자놀이 부분을 찍으려고 했다. 황급히 고개를 숙이자 그녀의 솟구치는 무릎이 기다리고 있었고, 몸을 일으켜 피하자 상미는 기다렸다는 듯이 팔꿈치를 휘둘렀다. 다시 고개를 숙이자 이번엔 사선으로 올려 베어 들어오는 검이 보였다. 어느새 몸을 회전시키며 그 원심력으로 휘두른 것이다.
 쐐애액!
 바람을 찢어발기는 소리를 들으며 태강은 식은땀을 흘렸다. 그의 눈앞으로 머리카락 몇 가닥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호오, 쓸만한데? 내 밑에 넣어서 부려먹고 싶을 정도야.”
 연격을 모두 피해낸 태강을 보며 상미는 순수하게 감탄했다.
 “뭐, 일단 몇 군데 베어놓고 얘길 해볼까?”
 먹이를 노리는 매의 눈빛이 그러할까? 태강은 상미의 눈빛을 보곤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이대로 있다간 얼마 버티지 못한다.’
 힐끗 뒤를 바라보자 소녀는 아직 준비 중인지 눈을 감고 있었다.
 ‘어쩔 수 없지. 마왕 앞에서 쓰려고 한 거였지만…….’
 태강은 집중에 집중을 거듭했다.
 “아니, 좀 구워놓는 것도 괜찮겠군.”
 상미도 소녀가 신경 쓰이는지 그녀를 힐끗 쳐다본 뒤 검을 들지 않은 왼손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태양처럼 이글거리는 불꽃의 구가 만들어졌다.
 “불꽃 속에서 춤춰라.”
 상미는 불꽃의 구를 태강을 향해 던졌다. 불꽃은 처음엔 손바닥 위에 올려놓을 정도로 자그마했지만, 날아가면서 점점 커지더니 금세 태강을 삼켜버릴 크기까지 자랐다.
 “…….”
 그 사이 태강의 검에는 기운이 중첩되고 있었다. 희미한 아지랑이를 지나 여러 갈래의 실타래가 뒤엉킨 모습마저 지나더니 이윽고 확연히 유형화된 푸른빛이 검을 감쌌다.
 쉬익!
 태강은 가볍게 검을 휘둘렀다. 그것만으로 그를 집어삼키려던 불꽃을 반으로 가르고 소멸시키기는 충분했다. 마치 조금 전, 폭발을 자르던 상미와 흡사한 모습이었다.
 “검강?”
 상미는 표정에 흔히 드러나지 않은 놀라움이 나타났다. 검기 정도를 사용하는 이는 널렸다. 일반적인 무술 초단자처럼 마스터 인증서는 한국 내에서만 수천 장은 발급되었다. 검사를 사용하는 이는 꽤 드물었다. 6단 정도의 고단자라고 할 수 있을까. 그래도 여럿 찾을 수는 있었다.
 하지만 검강은 다르다. 이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찾아봐야 할 정도다.
 “제대로 해보자고!”
 태강은 상미의 놀람어린 표정을 당황, 경악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러한 감정은 빈틈으로 이어진다.
 방금 전과는 달리 태강의 거센 공격이 펼쳐졌다. 무엇이든 베어버리고 파괴할 수 있는 검을 앞세운 태강은 거칠 것이 없었다. 결계로 보호받고 있을 주변 가구들을 모조리 베어가며 상미를 공격했다.
 “큭.”
 낭패한 듯 들려오는 상미의 신음 소리.
 마왕을 상대할 힘이다. 한낱 엘프가 맞설 수 있는 힘이 아니다. 그 증거로 상미는 지금 속수무책으로 방어만 하고 있다.
 그러한 자신만만함을 바탕으로 태강은 정신없이 검을 휘둘렀다.
 “…….”
 그러던 중 태강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검강은 무엇이든 잘라버린다. 가로막는 것은 설사 산이라도 베어버린다. 그런 검강이 ‘방어’가 되고 있었다.
 “이제 눈치 챘나?”
 이어 들려오는 명백한 비웃음. 푸른빛의 검강에 맞서고 있는 상미의 검에는 새하얀 빛의 검강이 씌어져 있었다.
 “검……강?”
 “왜, 놀랐나? 검강이 네 거야? 특허라도 내놨어? 그런 건 아니지?”
 피식 웃으며 상미는 태강을 향해 검을 집어 던졌다.
 “어, 어어!”
 급작스런 행동에 태강은 당황하며 그녀의 검을 쳐냈다. 스스로 무기를 버리는 행위였음에도 상미의 모습은 자신만만하기 그지없었다.
 “산 속에 처박혀 사느라 세상 넓은지 모르고 있었지? 이번 기회에 어디 넓은 세상님을 한 번 만나봐.”
 쐐애액!
 상미의 말이 끝나자마자 어디선가 들려오는 파공섬에 태강이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무언가 그의 머리 위를 꿰뚫고 지나갔다. 고개를 들어 그 정체를 본 태강은 경악하며 몸을 비틀거렸다.
 누가 쥐고 있는 것도 아닌데 허공에 고고하게 떠 있는 상미의 검. 손을 대지 않고도 검을 조종하는 경지. 전설 속에서나 나오는 이야기. 검술의 극한.
 “이기어검술.”
 절망어린 태강의 중얼거림을 들으며 상미는 즐거이 미소 지었다.
 “춤이나 춰볼까?”
 그녀의 말처럼 허공에 떠 있던 검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사방에 백색의 빛을 뿌리고, 빛의 궤적을 남기는 검의 춤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멀리 떨어져서, 제3자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말이다.
 “이건 말도 안 돼.”
 백색의 검의 춤의 대상은 바로 태강. 그는 자신의 주위 전방위에서 춤을 추는 검을 필사적으로 방어했다. 겨우겨우 막아내는 그의 모습은 위태위태했다.
 “하압!”
 그래도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백색의 검을 멀리 쳐내고 상미를 향해 달려가려고 할 때였다.
 타앙!
 “컥! 뭐, 뭐야?”
 왼쪽 어깨에서 느껴지는 극심한 통증. 한 점에 집중된 정체 모를 공격에 태강의 몸이 뒤로 튕겨났다. 그의 시야에는 상미가 검은색의 무언가를 자신에게 겨누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권총탄 정도는 막나? 호신강기도 꽤 쓸 만한데?”
 상미가 씨익 웃었다. 태강의 눈에는 그녀의 모습이 악마처럼, 상상 속의 타도의 대상이었던 바로 그 마왕처럼 비춰졌다.
 “어쨌든 슬슬 마무리를 지어볼까? 칼에 썰리는 것과 불에 구워지는 것, 몸에 구멍이 숭숭 나는 것 중에 뭐가 맘에 들지?”
 그녀가 손을 들어 올리자 그녀의 등 뒤로 수십 개의 불꽃의 구가 나타났다. 그리고 여전히 태강을 향해 겨눠진 권총과 허공에 떠 있는 백색의 검.
 “……답이 없어.”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
 “마무리는 내가 지을 거야.”
 태강의 뒤쪽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젠장, 노느라고 깜빡했어. 당신, 정말 그딴 식으로 나오면…….”
 계속 여유로운 모습이었던 상미는 소녀의 목소리에 진심으로 당황해 외쳤다.
 “잠시 여행이나 떠나. 이차원의 문 소환.”
 쿠구구구구!
 이번에도 상미는 끝까지 말을 하지 못했다. 그녀의 말을 끊으며 등 뒤에서 장정 네다섯은 족히 들어갈 거대한 문이 나타났다.
 “개문!”
 샤아아아아악!
 소녀가 양손바닥을 활짝 펼치자 거대한 문이 열렸다. 문 너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 열린 문은 블랙홀처럼 불꽃의 구와 허공에 뜬 검, 그리고 상미를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이, 이따위 걸로 날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나오면 당신 일을…….”
 “말이 많아. 사라져!”
 소녀는 펼친 양손바닥을 좀 더 앞으로 내밀며 서로의 거리를 벌렸다. 그러자 문이 더 크게 열리더니 훨씬 강해진 가공할 흡입력으로 상미를 빨아들였다.
 “이 비만 도마뱀 같은 홍…….”
 상미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한 채 그녀의 몸은 문 안으로 완전히 빨려 들어갔다.
 “폐문.”
 소녀가 벌렸던 양 손은 모아 깍지를 끼자 문이 닫혔고,
 “소환 해제.”
 손바닥을 아래로 내리며 깍지를 풀자 문이 사라졌다.
 “휴우, 아슬아슬했네.”
 한숨과 함께 소녀는 태강을 향해 다가갔다.
 “하아, 정말 아슬아슬했어.”
 태강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상미의 무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단순 검술만으로도 실력차이가 나는데, 거기서 마법과 총이라는 도구까지 더해지니 절망이 눈앞을 가렸었다. 여기서 목숨을 잃는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해치운 거야?”
 “아니.”
 기대감 담긴 태강의 물음에 소녀는 고개를 저었다.
 “잠시 이공간의 틈새로 날려버린 것뿐이야. 그 여자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이 세계로 돌아오겠지.”
 “……괴물이군.”
 “응, 괴물이지.”
 소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태강의 중얼거림에 동의했다.
 “그럼 우린 그 엘프가 돌아오기 전에 마왕을 처리해야 하는 거지?”
 “응. 잘 아네.”
 이번에도 소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빨리 움직여야지.”
 상미가 다시 돌아온다는 끔찍한 사실에 태강은 마음이 급해졌다.
 “마왕은 어디에 있어? 이 난리가 있었는데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어. 혹시 그 사이 도망간 건 아니겠지?”
 “아니, 아니야. 대한민국의 마왕은 분명히 여기 있어.”
 고개를 젓는 소녀의 확신 어린 말에 태강은 긴장을 하며 방 내부를 돌아다녔다. 하지만 넓은 거실부터 화장실까지 구석구석 살폈어도 그와 소녀 이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도 없는데? 정말 여기 있는 거야? 숨어있나?”
 “아니, 정말 여기 있고, 숨어 있지도 않아.”
 또다시 고개를 저으며 소녀가 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향한 곳은 거실 정중앙의 호화로운 소파였다. 그녀는 소파 위에 다리를 꼬고 앉곤, 팔걸이에 팔을 세워 턱을 기댔다.
 “뭐 하는 거야? 빨리 마왕을 찾지 않고.”
 그 거만한 모습에 기가 찬 태강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마왕은 여기 있잖아.”
 “그러니까 마왕이 어디에…….”
 따지고 들려던 태강은 눈을 크게 뜨며 말을 멈췄다.
 “내, 내가 헛것을 보고 있나?”
 당황한 그는 눈을 비비고 다시 눈을 떴다. 그의 시선이 향한 곳은 소파 위. 방금 전까지 소녀가 앉아 있던 곳. 그러나 지금 소파 위에는 소녀 대신 성숙한 여인이 앉아 있었다.
 “내 소개를 안 했었지?”
 여인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대한민국을 다스리는 마왕, 홍화정이 바로 나야.”
 “……뭐?”
 순간 태강의 머릿속이 텅 비어버렸다. 너무도 큰 충격에 선채로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멍하니 영혼이 없는 목소리로 질문을 던졌다.
 “하, 하지만 마족은 피부가 검고, 머리카락이 하얀데…….”
 스스로를 마왕이라 칭하는 여인은 일반적인 마족과는 달리 새하얀 피부와 타오르는 듯한 붉은색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다. 결코 마족과는 연관시킬 수 없는 특징이었다.
 “소개를 다시 하는 게 좋겠네.”
 여인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다시 눈을 떴다. 그와 동시에 태강은 그녀에게서 포효하는 붉은용의 환영이 보였다.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마룡왕 홍화정. 그게 나를 지칭하는 이름이야.”
 “…….”
 “아까 말했지? 넌 아직 세상을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넋이 빠져 할 말을 잃은 태강을 보며 여인은 씨익 미소 지었다.
 “자, 뭐해? 그 괴물 엘프가 돌아오기 전에 마왕을 퇴치해야지?”
 
+ 작가의 말 : 장르가 무협은 아닙니다. 무협이 섞여있긴 하지만요. (다른 장르도 섞여있으니 장르는 하이브리드 라이트 노벨??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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