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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 3급 매니저, 치유담당 초파랑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 1챕터 피드백 일자는 편집부 사정상 이번주 목요일(11월 14일)까지 작성됩니다.
늦어지게 된 점 죄송하게 생각드리며, 수정을 위해 3주차 마감을 다음주 월요일(11월 18일)로 연장합니다.
피드백을 받은 뒤 이미 작성된 글을 수정하셔도 무방하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검토는 최종 수정 원고가 기준이 됩니다.

 
바빌론 유수글 PACMAN
공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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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장 충동적인
13-11-06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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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수와 그 둘의 대화는 의외로 손쉽게 진행되었다. 유수는 사실 대충 이를 짐작하고 있었다. 그 둘도 타인이 끼어드는 것을 좋아하진 않을테니까.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연출의 리얼리티, 현실성이었다. 일단 자신이 손에 넣은 불법적이고 강력한 촬영 집단 팀 네임리스는 이 현실성을 어느정도 커버한다. 어디서 찍더라도 정말 우연히 일어난 일을 찍은 것으로 보일 수 있을 정도의 '팀'이다. 문제는 그 둘의 시츄에이션, 즉 상황이다. 유수는 이를 '이벤트'라 표현하고 있었다.
 "어떤 이벤트가 좋을까?"
 장소는 현 신문부실. 3학년의 두 여자 선배는 없고 대신 그 자리에 연화와 연하가 앉아 있는 상황이었다.
 "우리한테 의견을 구하지 마."
 연화는 쌀쌀맞게 대답했다. 유수는 그런 태도에 개의치 않고 다시금 말했다.
 "아무나 말해 봐."
 "동성애스러운 이벤트를 말인가?"
 지증수의 물음에 하위성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체 뭐가 동성애스러운 이벤트죠?"
 "그에 대해 말하자면, 동성애와 이성애를 구분하는 게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기사가 끼어들었다.
 "음, 그런가? 하지만 동성애는 번식이 불가능하잖아?"
 "거기까지의 이벤트는 필요 없다만."
 유수는 그렇게 그 둘을 제지했다.
 "중요한 건 리얼리티라고, 현실성이란 말이지. 그 둘이 얼마나 안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단 한번이라도 실패한다면 의혹을 키우게 될 거야."
 "대체 넌 왜 그런 걸 그때 말한 거야?"
 연화는 들어올 때부터 계속 까칠한 태도였다. 그렇지만 아무도 연화의 이런 태도에 불쾌함을 느끼지 않았다. 사실 하위성, 수기사, 정원 세 사람은 오히려 이 모임을 주도한 유수가 더욱 불쾌했다. 결국 모든 문제는 이 유수한테 있다. 그건 지증수도 이견이 없었다. 이 모임에서 유일하게 유수에게 불쾌함이나 짜증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연하 정도였다.
 "그런 걸 지금 말해봐야 아무런 소용도 없어."
 이 말을 유수가 했더라면 곧바로 맞아도 할 말이 없는 말이었지만 말한 것은 의외로 연하였다. 연하는 곧바로 질문했다.
 "그런데 유수, 넌 그렇다 치더라도 그 둘은 대체 왜 그러는 거야?"
 "한쪽은 정의감, 한쪽은 혐오감. 그런 거지. 참고로 혐오감의 경우, 사람에 따라 바퀴벌레 이하로 생각할 가능성도 있어."
 "철명 쪽이 혐오감이지?"
 "웬만하면 연구소라 불러줘. 물론 시상 쪽은 팀 플랜트고, 이쪽은 팀 네임리스. 너희 둘은 '재판소'다."
 "그 이름 붙이는 거 관둬."
 연화가 쌀쌀맞게 말했다.
 "그냥 붙이는 거지만 꽤 나쁘지 않아. 세력도를 파악할 수 있잖아. 이철명 집단, 전시상 집단, 이런 것도 이상하고, 이철명 파는 일본식일테고, 이철명 측은 꽤 좋지만, 그래도 팀 이름이 있으니 뭔가 더 관계가 자세히 보이는 것 같잖아?"
 "전혀."
 "아, 그래. 하지만 난 그래. 결코 잡기단이나 병원 같은 것에서 따온 게 아니니까 그 점을 알아두고....... 일단 내가 제안하는 이벤트는 역시 연하가 덮치는 게 어떨까?"
 "무리수 같은데요."
 하위성이 재빠르게 대답했다.
 "덮치는 시도까지만이야. 연화에 의해 저지당하는거지. 하지만 연화는 그게 덮친다라는 걸 모르는 시츄에이션으로 하자."
 "그런데 왜 더 작은 선배가 덮치는 거죠?"
 "그 편이 더 재미있잖아?"
 "너희 둘의 의견은?"
 신문부장은 가장 중요한 사실을 물었고, 연하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쩔 수 없지 뭐. 연화야. 해보자."
 "난 싫어."
 연화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다음 상황을 메세지로 보내. 마음에 드는 게 나올 때까지 기각시킬 거야. 이건 기각. 연하야, 가자."
 "응? 으, 응."
 연하는 연화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났고, 역시 연화가 나가는 걸 따라나갔다. 연하는 "나중에 봐!"라며 인사를 남겼지만 연화는 모두를 무시했다. 둘이 나간 뒤, 위성이 물었다.
 "연화 선배가 위에 있는 관계인가요?"
 "그건 아닐거야."
 "어째서 그렇게 즉답할 수 있죠?"
 "글쎄. 하지만 그건 아닐거야. 오히려 연하가 위에 있을 거다. 그런데 기사야, 빨리 따라가라."
 "아, 맞다."
 가만히 앉아 있던 기사는 곧바로 교실 밖으로 나갔다. 이는 유수가 미리 부탁해둔 것으로, 그 둘의 안전을 위해서였다.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그리고 기사의 전투력은 그리 좋지 않을 텐데."
 "가르쳐줬어요. 선배가. 그 기술을 말이죠."
 "가르쳐줬다고? 그 기술을?"
 증수는 어제의 일을 기억했다. 책상을 마구잡이로 던져 파괴했던 유수의 스킬을.
 "네. 확실히 일반인한테는 제대로일걸요. 그러고보니 선배. 왜 정원이 아니라 기사죠? 정원이 제일 잘 쓰잖아요."
 "내가 언제 연구소가 일반인이랬냐."
 유수는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네?"
 "이 스킬은 '일반인'한테나 먹히지. 그런데 연구소 애들은 일반인이 아니거든. 그 애들은 '반'을 조작하고 있어. 철명한테 들었지."
 "반을 조작한다고? 해킹인가?"
 "글쎄. 우리 고등학교는 랜덤으로 반을 짜도 이후 선생님들의 추가조정이 들어가니까 선생님들도 어느정도 조작을 받았을거야."
 "하지만 그렇다면 어째서 기사를?"
 "가장 강하니까."
 "하지만 스킬 습득도는 우리 셋 중에서 가장 떨어졌잖아요?"
 계속 묵묵히 이야기를 듣고 있는 정원에 비해 위성은 계속 따져들어왔다. 유수는 슬슬 세 명의 성격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거 말고, 본연적인 강함. 스킬의 강함이 아니라,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강함을 말하는 거야. 수기사는 가장 강해. 단언컨대 너희 신문부에서 제일."
 "그런데 네 말을 들어보면 기사를 경호원으로 쓰려는 것 같은데, 연구소가 습격을 가한다는 건가?"
 "그래. 뭐 아직은 교내니까 직접적인 건 없겠지만."
 "연구소는 그만큼이나 위험한가?"
 "뭐, 대체로. 걔네가 호모포비아라는 건 알겠지? 그것의 극단적인 단계지."
 "동성애 혐오의 극한인가."
 "바퀴벌레 이하라고 했잖아. 일단 연구소 멤버 중 가장 주의해야 하는 건 김자사야. 나는 솔직히 리더인 철명보다 김자사가 더 문제라고 생각해."
 "김자사라고?"
 "그래. 특징을 설명하자면, 행동력이 엄청나지. 그리고 무언가를 판단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고 빨라."
 "잘 알고 있군."
 "아, 철명한테 들었지. 하지만 전혀 모르는 사이였던 건 아니었어. 그 녀석은 전과가 있거든."
 "전과?"
 "아웃팅. 자사가 아웃팅을 시키고 철명 중학교에 전학을 왔다고 하더군."
 "하지만 아웃팅 때문에 전학을 온 건가? 어떤 중학교인지 모르지만 적절한 조치로군."
 "아니, 틀려. 오히려 학교는 문제점을 아웃팅 당한 애한테 있다고 봤지. 동성애자라고, 그걸 응원해줄 수 있는 학교가 얼마나 될까. 자사는 근거를 모아 폭로하고, 그 아웃팅의 여파를 신경쓰지 않고 전학간 거야. 기사로도 잠깐 떴는데 몰라?"
 "기억에 없는데."
 "아무튼 나중에 자사가 말하기를, '거기에는 더 이상 동성애자가 없다'라고 하더군."
 "미친놈이네요."
 유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거야. 핵심을 잘 파악하네."
 "그런데 김자사가 그 정도의 인간이라면 지금 마주쳤을 가능성도 있지 않겠나? 지금까지 행동하지 않았다는 것은 단지 근거가 부족했다고 친다면, 네가 했던 지적은 큰 문제일텐데."
 "나도 알아. 그래서 기사를 보냈잖아."
 유수는 어깨를 으쓱했다.
 "......기사가 자사를 이긴다는 말인가?"
 "이제보니 둘 이름이 비슷하군. 하지만 그래. 그럴 거야. 그래서 보낸 거다. 자사는 아마 지금쯤 움직일 거야. 이미 아웃팅 비스무리한 행위는 내가 했어. 이건 천만다행이지. 내가 아웃팅을 하지 않았다면 자사의 습격 타이밍을 몰랐을테니까."
 "하지만 네가 그런 행위를 하지 않았다면, 넌 김자사가 습격할 건지도 몰랐을 텐데. 내가 보기에는 단순한 자기합리화로 생각되는군."
 "그럴수도. 아무튼 지금쯤 만나고 있지 않을까."
 "기사와 자사가 말인가?"
 "그래."
 정원과 증수와 위성은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말할 확신이 없었다. 반면 유수는 마주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확신하고 있었다. 그리고 과연 유수의 예상대로, 그 둘을 따라가던 기사는 자사와 마주쳤다.
 
 연화는 기사가 따라온다는 것을 탐탁치 않아 했지만, 연하는 괜찮다고 해서 결국 그 둘은 기사와 동행하게 되었다. 기사는 그 둘의 대화를 들으면서 때때로 맞장구치고, 그러면서도 주변을 파악했다.
 그리고 셋이 복도 끝 계단에 도달했을 때- 그들은 그 바로 앞에서 양 팔을 벌리고 서 있는 여학생을 목격했다.
 "왜 복도를 막고 있어?"
 연하가 그렇게 물은 순간, 기사는 망설임 없이 달려 온 몸을 던져 계단 아래로 도약했다.
 "두 다이브!"
 하지만 공격용으로는 동작이 너무 컸기에 자사는 팔 하나를 내리는 것으로 기사가 계단 아래로 날아가게 만들었다. 하지만 계단 아래에 착지한 기사는 전혀 피해를 받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자사는 나머지 팔을 내리고 몸을 돌려 기사를 쳐다보았다. 먼저 노려야 하는 것은 이 학생. 이 둘보다 우선순위가 높다. 이 학생의 실력이라면, 자신이 이 둘을 노리는 동안 자신을 공격할 수 있다. 자신을 댓가로, 이 두 명. 리턴은 크지만, 리스크는 더욱 크다. 자신은 여기서 패배할 인간이 아니다.
 "돌아가요!"
 기사가 그렇게 말하기도 전에, 연화는 연하의 손을 잡고 반대쪽으로 뛰고 있었다. 자사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았다.
 "안 쫓아가?"
 "네 이동은 나보다 빠르니까."
 "그렇겠지."
 "소개부터 할까? 네 이름은?"
 "현 신문부원. 수기사야."
 "난 연구소의 김자사다."
 이름을 말하면서 둘은 서로를 관찰했다. 기사는 검은색 땋은 머리를 가진 여학생이었다. 대체적인 신체스펙은 일반적인 여고생 같아 보이지만, 아까의 그 다이브는 결코 일반인이 수행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자사는 일단 가슴이 컸다. 이는 기사가 가장 먼저 알아차리고, 가장 먼저 쓸데없다고 생각한 상대의 특징이었다. 머리색은 가장 기이하다고 볼 수 있는 은발이었으며 어깨까지 내려오는 길이에 웨이브를 준 스타일이었다. 키는 여고생 평균보다 작아 보이는 정도. 신체적인 스펙은 가슴을 제외하면 그리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고 기사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 둘은 현재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하나는 위치. 기사는 계단 밑, 자사는 계단 위다. 그리고 또 하나는 장비였다. 자사가 아까 양 팔을 벌리고 있을 때, 자사는 각각의 손으로 공구를 잡고 있었다.
 왼손에는 크로우 바를, 오른손에는 스패너를 들고 있다.
 명백하게 기사에게 불리한 상황. 유수가 가르쳐준 기술에는 '연출'도 있었지만, 자신은 역시 증수와 같은 '판정'이 더 유리했다. 하지만 그건 아직까지 사용할 만한 단계가 아니다. 연출은 상성이 좋지 않다. 때문에, 기사는 일단 상대방을 칭찬하기로 했다. 유수와 같은 반이라니 1살 더 많다.
 '선배? 아니, 언니라고 부르자.'
 "자사 언니?"
 그 말에 자사는 저도 모르게 기사의 명찰을 쳐다보았다.
 ".......1학년이었어?"
 "그래, 언니. 언니, 그런데 예쁘다는 소리 자주 듣지?"
 자사는 변함없이 무표정으로 말했다.
 "네 의도를 이해했어. 싸우지 않을 거라면 지금은 넘어갈 수 있어. 난 이성애자에겐 기회를 주고 싶으니까. 그 둘을 도와주는 거라면 그만둬."
 "그 둘을 도와주는게 아닌데?"
 그 둘이 아닌 유수의 부탁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협박에 가까웠지만 증수가 정식으로 의뢰를 받으면서 정식 의뢰가 되었다.
 "무슨 말이지?"
 "유수 선배의 부탁이야."
 "유수? 유수라고? 우리 반에 있는, 그 유수?"
 "이 학교에 유수라는 사람은 선배밖에 없을텐데."
 "유수의 의뢰는 뭐지?"
 "그 둘 보호."
 "우리를 예상하고?"
 "그러고보니 그러네?"
 "......."
 자사는 난데없는 의혹에 휩싸였다. 그 사건을 일으키고 다시금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유수는 분명히 제정신이 아닐 것이다.
 "유수는 언제 부탁했지?"
 "어제."
 그저께가 유수가 그 말을 한 날이었다. 그 사이에 이렇게나 빨리 움직였다는 말인가. 하지만 왜? 죄책감을 느끼는 건가? 아니면 뭔가 다른 의도가 있는 건가? 하지만 이런 일을 일으켜서, 유수가 얻는 이득은 뭐가 있지?
 그런 생각을 한 순간, 자사는 리더- 철명의 행동이 떠올랐다. 철명은 최근 유수와 대화하는 일이 많아졌다. 하지만 이는 유수의 부탁으로 인해 유수가 실제 리더라는 걸 아는 연구소는 철명을 포함해 세 명 뿐이었다. 그 세 명이 아닌 자사는 어째서 철명이 유수와 대화하는 양이 많아졌는지 파악되지 않았다. 물론, 그 세 명이라고 해도 유수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런 불리한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자사는 유수의 의도를 약간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연구소'......."
 "언니? 뭐라고 말했어?"
 "유수는,...... 이 일로 우리들을 알게 되었어. '연구소'라는 우리들을....... 그리고 이렇게 먼저 제거해두는 건가. 그렇다면 유수는 결국 전시상 쪽의 인간이란 말인가? 그럼 리더가 유수와 붙어 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뭐지.....?"
 "글쎄요?"
 "너한테 딱히 물은 건 아니야."
 "그러냐?"
 그 둘이 달려간 복도에서, 남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기사는 그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아 계단을 올라왔고, 자사는 물었다.
 "넌 누구지?"
 "선배네요. 저희 부 부장이요."
 "지증수. 현 신문부장이다. 유수의 의뢰를 받고 있지."
 "하, 무슨 의뢰지? 보호? 하지만 그 보호라면 이미 저 애가 끝마쳤다."
 "보다 완벽한 보호인데."
 기사는 증수가 '판정'을 사용하는 걸 보았다. 그 '판정'에 맞은 자사는 허무하게 쓰러져 기절했다.
 "서, 선배!"
 오히려 기사가 놀라 다급히 나머지 계단을 뛰어올라왔다. 기사는 자사의 상태를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왜 그 정도의 판정을 썼어요? 어어? 다리도 골절된 거 같은데요?"
 "그래. 그렇게 해두라고 했다."
 "유수 선배가요? 왜 그랬죠?"
 "......입원이지."
 "입원?"
 "행동에 제약을 두려는 거야. 제대로 활동하려면 어느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겠지. 사실 아까 복도 벽에서 너희들의 대화를 들었어. 유수의 이점은 당연하잖아? 연구소를 파악해서 하나씩 쳐 버리는 거야. 최후에는 철명이 되겠지.
 "하아. 그런가요. 역시 그 선배는 제정신이 아니네요."
 "그래. 내가 보기에는 항상 그런 것 같아. 항상 제정신이 아닌 자세지."
 "그냥 미친 사람 아닌가요?"
 "글쎄."
 증수는 유수를 떠올렸다. 기사도 유수를 생각했다. 유수의 행동은 얼핏 보면 충동적이고 생각 없어 보였지만, 묘하게 규칙적인 느낌이 있었다. 마치 모든 것을 예측한 것처럼, 혹은 예측하고 있는 것처럼.
 "단순히 미친 사람은 아닐 것 같네요. 적어도 우리 셋보다는 강할지도."
 "강해. 아까 유수가 한 말 기억해? 단언컨대 이 신분부에선....... 아니, 넌 못 들었구나."
 "무슨 말이에요?"
 "아까 네가 나간 다음 위성이가 물어봤거든. 왜 가장 기술을 잘 쓰는 정원이 아니고 너를 보냈냐고. 유수는 그에 대해 본연적인 강함을 언급하면서 네가 제일 강하다고 했어."
 기사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가장 강하다'는 아무리 생각해도 여고생에게 할 만한 칭찬이 아니었기에 증수는 약간 놀랐다.
 "하지만......이 '신문부'에서 말이지. 신문부란 걸 딱히 강조한 건 아니었지만, 왜 '우리'가 아니라 '신문부'라고 했을까. 적어도 유수는 우리들 중에서 제일 강해."
 "그건 나도 알아요. 본인은 기술이니, 속임수니 뭐니 하지만, 그래도 그 속임수를 파훼할 수 없다면 그게 강한 건데. 그런데 그런 건 됐고, 자사 언니 어떻게 할 거에요?"
 "병원에 데려다줘야지."
 "흐음. 병원에는 뭐라고 할 건데요?"
 "'판정'알잖아? 부딪힌 거야. 좀 강하게 말이지."
 "......그랬었죠. 그 세 명은 뭐 해요? 두 사람은요?"
 "두 사람은 내가 확인했고, 세 사람은 글쎄.... 그건 지금 우리가 신경 쓸만한 게 아니니까."
 그렇게 증수는 기사에게 자사를 살펴보라고 한 뒤 선생님을 찾아가 사정을 설명했다. 그 와중, 유수는 시상과 만나고 있었다.
 

 "무슨 용건이야? 철명이 보면 어쩌려고."
 "뭔 우리가 커플도 아니고, 그 정도는 괜찮아."
 커플이라는 말에 시상의 눈이 가늘어졌지만 유수는 그를 알아차렸음에도 불구하고 신경쓰지 않았다.
 "점심 시간을 너와 보내기는 좀 그런데. 빨리 말해."
 "너, 그 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이미 두 사람이 사귀는 걸로 확정이냐?"
 "적어도 철명은 그렇게 받아들이잖아."
 "철명이 아니라 연구소라고 하자."
 "그 집단 이름은 누가 지은 거야?"
 "철명이겠지. 우리는 나지만. 팀 플랜트, 멋지잖아."
 "한글로 하면 발전소잖아. 식물에서 따온 이름은 아니지?"
 "물론이지. 아무튼...... 너희 팀 플랜트는 그 둘은 사귀는 걸로 확정?"
 여기서 유수는 '너희'라는 표현을 썼지만 시상은 그걸 이해하지 못했다. 시상이 그렇다고 대답하자, 유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그렇네. 잘 알겠어. 좋아. 고마워. 네 덕분에 계획에 진전이 생겼어. 자세한 건 차후에 말해 줄게."
 그렇게 유수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보면서 시상은 한숨을 내쉬었다. 유수가 어떤 생각을 하고 그런 질문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한 가지는 명확했다. 자신의 집단, 팀 플랜트와- 철명의 집단, 연구소의 관계를 적대관계라고 보고 있는 것. 물론 서로 상극이 되는 그 두 집단의 이념을 생각하면 누구나가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시상의 생각은 달랐다.
 시상은 철명을 적대하고 있지 않다.
 "......다 봤지? 철명."
 장소는 도서관의 책꽂이들 사이였다. 시상은 만약을 대비해 책꽂이 반대편으로 걸어가 확실히 그 학생이 철명이라는 걸 확인했다.
 "뭐, 뭐야, 유, 유수는 네 팀에도 손을 뻗은 거야?"
 "그래. 역시 너희도였지?"
 약간이나마 가진 의혹으로, 시상은 만날 장소를 도서관으로 바꿨다. 그리고 철명에게 대기하고 있으라 한 후 대화를 나눴다. 철명은 자사가 기절한 탓에 아직 그 정보를 받지 못했던 터라 상당히 당황해 있었다.
 "하, 하지만, 그럼 왜?"
 "두 팀을 조율하는 게 가장 일이 편할 것 같은 생각에서였겠지."
 "아니, 내 말은...... 그렇다면 유수는..... 결국 우리 팀을 부수는 걸까?"
 "그건 어쩔 수 없을 거야. 하지만 철명. 네 실제 의도는 그런 게 아니잖아?"
 ".....맞아."
 철명은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 의도는, 그런 게 맞아..... 난 동성애가 싫어. 혐오스럽다고. 부숴버릴 거야. 만약 유수가 나를 막는다면, 유수마저도 부숴버릴 거야......"
 시상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천천히 철명에게 다가갔다.
 "넌 그럴 수 없을 거야. 첫번째로, 그건 네 의도가 아니야. 두번째로, 넌 유수를 이길 수 없어...... 철명. 내가 도와줄게."
 철명은 시상을 올려다보았다. 시상이 보기에 철명은 살짝 울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넌 내 적이잖아?"
 "적이 아니야. 친구지."
 "하지만.....난 호모포비아인데..... 적어도 우리 연구소는 그렇잖아. 넌 날 도와줄 수 없어."
 "나도 호모포비아는 잘못되었다고 생각해. 하지만 넌 잘못되지 않았어. 철명. 난 너만이라면 도와줄 수 있어. 만약 유수가 널 부수려 한다면 유수를 내가 박살내겠어. 자, 철명. 대답해. 내가 도와주기를 바란다면, 그렇다고 말해."
 시상이 다그쳤다. 철명은 약간 떨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나, 나는......"
 

 그리고 그 대답은, 연구소와 팀 플랜트가 연합하는 결과를 부르게 된다. 물론 유수는 이 사실을 전혀 알 수 없었다. 유수는 이후 철명을 찾으러 다녔지만 철명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아무리 유수라고 해도 설마 자신이 시상과 대화를 나눴던 곳에 철명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철명이 있을 곳을 생각하던 유수는 문득 어떠한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을 한 유수는 다시금 팀 네임리스를 찾아갔다. 그리고 유수는 팀 네임리스, 재판소(다시 돌아왔다)에게 그 계획을 설명했다. 그 계획은 유수가 직접 그 사실을 말했다는 것을 아는 재판소와 팀 네임리스에게 있어 너무나도 어이없는 계획이었다.
 그 계획을 듣고 나서, 연화는 생각했다.
 유수를 죽일 수밖에 없다고.
 
+ 작가의 말 :

노블B 13-11-13 12:01
답변  
비밀글이므로 글을 볼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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