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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 3급 매니저, 치유담당 초파랑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 1챕터 피드백 일자는 편집부 사정상 이번주 목요일(11월 14일)까지 작성됩니다.
늦어지게 된 점 죄송하게 생각드리며, 수정을 위해 3주차 마감을 다음주 월요일(11월 18일)로 연장합니다.
피드백을 받은 뒤 이미 작성된 글을 수정하셔도 무방하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검토는 최종 수정 원고가 기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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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소녀(2)
13-10-26 21:18
 
 
걷는다고 열심히 걸었지만 그래도 한 번에 도착하기엔 무리가 있었는지 도중에 날이 저물었다. 금세 어두컴컴해져서 앞으로 나아가기가 뭐해서 들판에서 야영을 하기로 했다. 대도시라면 성벽으로 둘러싸인 영역 내내 잘 닦인 길과 정비된 시설들이 있었기에 하고 싶어도 못할 야영이었지만 만하임은 소도시답게 그렇지가 않았다.
성벽으로 보호받을 만큼 크지도 않았고 정비된 구역을 벗어나면 곧바로 넓은 들판과 산이 나왔다. 깊은 숲이 울창한 산으로 가면 몬스터를 만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들판에서 야영을 하는 것이 적당했다.
, 누구만 아니었으면 편하고 따뜻한 곳에서 잘 잤을 텐데.”
칼이 나를 찌릿 노려보았고 나는 애써 그 시선을 피하며 준비를 했다. 미안한 마음도 있어서 장작도 열심히 모아왔다.
어흠흠. , 여기 잔뜩 모아왔다고. . 불 붙여봐.”
? , 알겠어.”
손으로 인장을 그리며 주문을 외우는 칼.
파이어(Fire).”
-화륵.
곧바로 불이 붙었다. 로엔이 눈을 휘둥그레 뜨며 타닥타닥 타는 모닥불에 손을 쬐었다.
, 대단해요, 칼 오라버니.”
로엔의 칭찬에 칼이 콧대가 높아졌는지 으쓱였다.
후훗, 이 정도는 기본이지.”
나는 뭐라고 해주고 싶었지만 확실히 칼의 실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기에 조용히 감탄만 해주었다.
타냐. 꽤 잘 가르쳐주네.”
대신 타냐를 칭찬해주었고 타냐는 얼굴을 붉혔다.
아니에요. 칼 씨가 재능이 있어요.”
그럼그럼! 내가 얼마나 유능한 인간인데!”
칼이 당차게 외쳤다.
귀족이면 그 정돈 당연하지.”
평민과 귀족의 핏줄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무엇을 배울 재능이라거나, 외모의 유전자 등 귀족들은 대대로 그것을 물려주었다. 그래서 평민과 귀족 사이엔 메울 수 없는 차이가 존재하였고 명확한 계급의식의 토대가 되었다.
내가 용사의 후예로서 쉽게 무술을 배우는 것과 같이 말이다.
이건 정신적인 영역이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엔 많은 어려움이 있으므로 그냥 그렇다고 이해하면 편하다.
그래도 칼 녀석, 정말 대단하군. 벌써 불을 피워낼 정도라니. 배운지 이틀이라고!
, 예전에 기초 교육을 받긴 받았거든. 또 아버지가 마법을 잘 쓰셨어.”
그러냐.”
칼은 빨갛게 타오르는 불꽃을 쳐다보며 감상적인 얼굴이 되었다. 나는 왜 저런 얼굴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
칼의 아버지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한센 가문이 몰락하게 된 원인도 그거였다. 칼이 아직 어리기만 할 때 가주가 죽었다. 친척들과 주변인들은 그런 한센 가문의 살들을 뜯어먹느라 바빴고 칼은 홀로 변방의 소도시 만하임으로 흘러왔다.
. 네 어머니는 잘 계시겠지?”
내가 그렇게 묻자 칼은 담담하게 말했다.
너답지 않게 그런 건 왜 물어보냐?”
이게 나답지 않다고? 무슨 그런 실례되는 소리를.
당연히 물어볼 수 있는 것 아니냐.”
너라면 항상 자기 잘난 맛에 빠져서 자기만 알아듣는 소릴 하는 녀석이잖아. 물론 그 값을 어느 정도 하긴 하지만가끔 보면 보기 싫을 때도 있었다고.”
, 그러냐.”
나는 멋쩍어진 나머지 뺨을 긁적이다가 자리에 누웠다.
왠지 이전의 기억이 다시 살아났다. 마신이 되어버린 칼이 눈물을 흘리며 자기 잘못을 모른다며 외치던 그때가왜 새삼스럽게 떠오른 것일까. 기분이 뒤숭숭했다.
, 칼이 괜히 저런 말을 하니까 그래.
나라는 녀석이 얼마나 대단한 녀석인지 증명해 준다고다짐을 한다고지금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나인데.
.
오라버니.”
?”
시무룩해져 있는데 로엔이 옆으로 다가왔다.
칼 오라버니 어머니는 잘 계시데요.”
그걸 나한테 전해주러 온거냐.”
.”
웃는 얼굴로 초롱초롱한 눈을 깜빡이는 로엔은 귀여움이 가득했다. 나는 아직 어린 이 여동생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새삼 궁금해졌다.
로엔은 나보다 어른스럽고 앞을 내다보는 경향이 있었다. 아무래도 집에서 빈둥거리며 게으름 피우는 나를 대신하여 집안 살림을 도맡아 했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의 삶에선 완벽하게 그러한 구도였지만 지금의 나는 일이 생기면 일도 하고, 집안일 도울 거 있으면 돕고, 용사로서의 훈련은 결코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걸 보고 기뻐한 사람은 다름 아닌 로엔이었다.
로엔.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했어?”
?”
한심한 오라비?”
갑자기 그런 소리를 왜 하는 거예요?”
로엔은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씁쓸하게 웃었다. 나 혼자서 고민에 빠지고 심각해져서는 이상한 질문을 해버렸다. 그냥 자야겠군.
칼 오라버니는 말이죠.”
?”
몸을 돌리고 눈을 감는데 로엔이 말했다. 다시 눈을 떴다.
좀 더 진지해져서 자신의 처지를 적극적으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내가?”
.”
흐음. 나는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이었다. 칼 녀석, 로엔한테 저런 말을 했었다니.
저도 그 말에 동의했었어요. 오라버니가 너무 앞날을 생각하지 않고 되는대로 산다는 인상이 강했죠. 하지만 최근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요.”
그러냐.”
고개를 드니 로엔은 나를 대견하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여동생이 저런 시선을 보내니 기분이 묘했다.
오라버니가 집안일도 돕고, 일거리가 있으면 일도 했잖아요. 무엇보다, 늦잠도 자지 않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용사로서의 기량을 닦는 걸 보고 저는 굉장히 기뻤어요.”
하하.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건데.”
비록 마신은 봉인되어 이 세상에 없지만 용사는 그렇지 않으니까요. 마신이 없어도 세상에 이름을 날리는 용사가 될 것임을 저는 의심치 않아요!”
흐음. 로엔이 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전혀 몰랐다.
로이프 가문에서 용사는 반드시 남자가 되어야 한다는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누가 되어도 상관없었다. 몇 명이 되어도 상관없었다. , 이름에 로이프란 글자가 들어가야 했다.
, 로이프 가문은 부모와 자식 간에 대를 이으며 용사가 되는 것이 순리였다. 돌아가신 부모님이 해준 이야기에 따르면 네 명의 자식들이 전부 용사로서 성장하여 마신을 무찌르는데 일조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 대에서는 나만이 그 길을 걷고 있었다. 로엔은 용사가 될 마음이 없어 보였다. 쓰러져가는 가문의 명맥을 잇기엔 살림이 너무 빠듯한 탓이라고 생각되었다. 무구도 다 식량을 사는데 팔아버린 마당에 오죽하랴.
그래, 로엔은 나와는 차원이 다른 방면으로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었다. 오늘은 얼마를 벌고 내일 먹을 식량을 구할 걱정으로 로엔에겐 항상 불안이 존재했다. 그런 하루하루를 보내는데 오라비란 자가 게을러빠지고 놀고먹기만 한다면 얼마나 한심해 보일까.
미안하다.”
입에서 저절로 사과가 나왔다. 풀 죽은 나의 사과를 들은 로엔은 화들짝 놀랐다.
, 왜 사과하는 거예요? 오라버니?”
그냥. 그냥미안하다.”
오라버니.”
이게 다 가난 때문이지. 이게 다 평화에 찌든 자들의 무관심 때문이지.
아하하! 그렇구나. 그래서 나는 마신이 부활하기만을 기다렸던 거구나. 그래서 검을 맞댄 그 상황에서 칼이 그런 소릴 했던 거구나.
용사가 용사로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그 용사는 밥만 축내는 자일뿐이다. 그렇게 몰락한 용사는 세상을 탓했다. 참으로 오묘한 이치로다. 마신이 있기에 번영할 수 있는 자가 용사라니, 이게 무슨 바보 같은!
물론 이러하니까 마신은 반드시 부활해야 한다! 라는 의견은 아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이런 것이다. 용사가 용사로서 활약할 수 없을 때, 그 용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 마신이 부활한다는 미래는 확실하다. 그 전까지 준비를 해야 함은 물론이다만, 그 과정에서 이 의문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할 터였다.
당연히 이미 정해진 문제이긴 했다. 용사도 일단 사람이니 용사가 아닐 땐 일반인처럼 살면 되는 거였다.
괜히 용사랍시고 목에 힘주며 탱자탱자 해서는 안 되는 거였다.
놀고먹기만 한 결과가 지금의 우리 가문이었고 내 모습이기도 했다. 직접 현실을 직시하고 진실을 주시하니 얼마나 우스운가. 누군가가 밥을 떠먹여주길 기다리는 천치와 다를 바가 어디 있는가.
돈을 벌어야 해.”
?”
로엔은 모닥불을 쬐러 가고 옆에서 자릴 지키고 있던 타냐가 반응했다.
내가 주체로서 움직여야 해.”
혼잣말이셨군요.”
하하, 그러네.”
나는 슬쩍 상체를 일으켰다.
타냐.”
. 용사님.”
앞으로 나는 돈을 벌기 위해 움직일 거야. 지금도 돈을 벌기 위한 여정 중이지.”
용사님이 무엇을 하시든 저는 따를 거예요.”
크으, 충성 그 자체로구만. 예쁘다! 귀엽다! 기특하다!
파란 머리카락이 모닥불의 빛을 받아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머리카락과 마찬가지로 파란 눈동자를 깜빡이며 작은 입술로 미소를 그리는 타냐였다.
돈 많이 벌면 옷부터 사줄게.”
, 감사해요.”
그런데 말이야. 흑마법 세력이 황궁에 침투하는 중인 데다가 벌써부터 물밑작업에 들어갔는데 이렇게 태평해도 되는 거야?”
이런 질문은 오히려 타냐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내가 돈 벌러 간다고 말할 때부터 물어봤으면 했던 거였다.
용사님이 가시는 길에 모든 것이 있을 거예요. 실은, 신들의 계시를 받은 게 있거든요. 노예상에 팔려나갔을 때 두 명의 남자가 경매에 붙으면 세상은 마신의 손에 넘어갈 것이고 세 명의 남자가 경매에 붙으면 구원을 받을 거라고요.”
참으로 웃긴 계시네. 그럴 거면 차라리 네 부모님을 노리는 흑마법 세력이 있을 거라고 계시하면 됐잖아.”
타냐는 어깨를 늘어트리며 침울해졌다.
그건 바꿀 수 없는 운명이었나 봐요.”
무능한 신들이로군.”
, 그렇지는 않아요.”
나는 세기가 조금 약해진 모닥불에 나뭇가지를 던져 넣었다.
농담이었어.”
용사님도 참.”
무능할 리가 없지. 나를 다시 살려냈는데. 신들이 그런 게 아니라면 누가 그랬겠냐.
그나저나 바꿀 수 없는 운명이라. 그것 참 기구하군 그래. 타냐의 부모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는 운명을 바꿀 수 없다는 건가. 미리 흑마법 세력이 올 것을 알고 막았다 하더라도 흑마법 세력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어떻게든 죽임을 당한다는 소리일수도 있겠네.
하아, 답답하다. 할 게 많은데 손도 댈 수가 없다니.”
황실에 흑마법 세력이 침투하는 걸 알면서도 손 놓고 있어야 한다는 게 그러했다. 바꿀 수 없는 운명이란 것은 그렇다 쳐도 그걸 알려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현재 로이프 가문의 명성은 땅에 떨어져서 당장 하급 관리들조차 무시하는 형편인데.
괜히 날뛰었다가 그들 눈에 띄면 싹을 잘라버리겠다고 나서는 수가 있었다.
그렇다면 어떤 참사가 일어나겠는가?
나는 맞은편에서 무슨 생각에 골몰히 빠진 칼과 내 옆에 누워서 잠들어 있는 로엔을 살폈다. 분명 내 주변인부터 시작해서 위협이 찾아올 것이고 마지막엔 나도 죽을 것이 분명했다.
타냐.”
.”
너는 내 말이라면 무엇이든 따를 거야?”
무엇이든 따를 겁니다. 용사님의 말이라면.”
무엇이든이라. 그럼 이런 일도 가능하고 저런 일도 가능하려나?!
흠흠! 칼이 이상한 농담을 해서 그런지 머릿속에서 망상이 피어오르는군. 사라져라! 사라져! 이건 진지한 일이라고.
지금은 칼에게 계속 마법 가르쳐줘. 나중에 분명 네가 할 일이 있을 거야.”
!”
힘차게도 대답하네.
타냐가 나중에 할 일은 신전의 길안내와 주민들 설득인데, 지금 말할 순 없었다. 훗날 흑마법 세력을 급습할 때 타냐가 필요했다.
-타닥타닥.
모닥불이 새빨갛게 타들어감과 같이 밤이 깊어갔다. 잠이 올만도 했는데 정신이 말짱했다. 그래서인지 여러 생각들도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타냐.”
, 용사님.”
신전에 선대 용사들에 대한 기록이 있다고 했지? 그 이야기 좀 해줘.”
갑자기 궁금해졌다. 로이프 가문에서 용사들을 오랜 세월 배출해왔지만 그들에 관한 기록은 가문 내에서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그림이나 업적에 관한 간단한 것들만 전해졌고 대부분 말로서 들어왔다. 그것도 내 대에 이르러선 부모님이 그런 얘기도 잘 안 해주었다. 이미 망해가는 때라 당장 끼니 걱정해야 해서 말이다.
후훗, 그건 말이죠.”
생각만 해도 재미있다는 듯 타냐가 미소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게
여기다!”
어떤 녀석이 고함을 질러서 타냐의 말을 막은 건 그때였다.
뭐야?!”
칼이 놀라서 고개를 들었고 곤히 자던 로엔도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 작가의 말 : 흐흐 노예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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