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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 3급 매니저, 치유담당 초파랑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제10기 1챕터의 승부 원고 접수가 모두 끝났습니다.
지금까지 업로드된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가 행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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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4-12-01 00:00
 
 
이윽고 아도니스의 대검이 올란드의 방패에 쇄도했다.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을 때 시작된 둘의 공방은 달이 모습을 드러낼 즈음 까지 쉴 새 없이 이어졌으며 그 복잡한 칼부림 중에도 발길질을 섞어가며 싸우는 모습은 보는이 로하여금 가히 전율을 일으킬만한 것 이었다’
명훈은 이 지겨운 싸움의 끝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다음 권이 이 시리즈의 마지막 권이므로 이제 라이벌과의 관계를 청산하고 최종흑막을 상대할 준비를 하겠지, 후반부에서 급 전개인 부분이 살짝 아쉽긴 했지만 내용을 질질 끌면서 작품을 망치는 것 보단 훨씬 낫다고 생각하며 얼마 남지 않은 페이지를 넘기려던 찰나였다. 낯선 손이 불쑥 나타나 읽고 있던 책을 그대로 가져가버렸다.
“김명훈.” 낯선 손이 따라가는 곳으로 얼굴을 향했을 때 그곳에는 골치 아프다는 얼굴을 한 자신의 담임 선생님이 있었다.
명훈은 아차 싶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목요일, 담임 선생님이 야간 자율 학습의 감독을 맡는 날이었다. 그녀의 눈을 피해서 책을 읽으려면 책상 밑에 숨기고 눈치를 살피며 봐야했는데 책을 돌려보는 그룹 에서 오랜만에 자신의 차례가 돌아온지라 정신없이 읽어본 탓에 감독이 누군지 확인하는 것을 잊고 있었던 것이었다.
“후..이번 시간 끝나고 교무실로 따라와”
‘씨발 책 좀 읽게 냅둬!’
“왜 대답이 없어?”
“네”
“미리 말해두는데 책은 압수야”
명훈은 당황했다. 이번이 벌써 세 번째 압수다. 그룹에서 추방당할지도 모르는 노릇 이었다
"선생님 그 책은 제 책이 아닌데요.”
“그래도 압수야.”
단호한 목소리로 결정을 내린 담임 선생님은 책을 가지고 교탁으로 돌아가 읽고 있던 영어잡지를 손에 들었다.
명훈은 망연자실했다. 앞으로 책 없이 보낼 3시간은 망상이나 하면서 멍을 때리거나 소설을 써보면서 빈둥대며 보내도 되니 그리 문제될것은 없었다. 그러나 책을 압수당해 치루게 될 댓가를 생각해보니 명훈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뭔가 방법을 찾아야해..라고 생각하며 보낸 3시간은 눈깜짝 할사이에 지나갔다.
그사이에 생각해낸 방법들은 몰래 선생님이 자리를 비운사이에 교무실에 가서 책을 훔쳐오거나,선생님을 설득해 책을 돌려받는 방법 같은 위험하거나 거의 가능성 없는 방법들 뿐이었다.
딩~동~댕~
“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
스피커에서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옴과 동시에 애들은 가방을 메고 교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피방 콜?”
“콜 크크 상현이랑 성수도 불러 5인큐 돌리게”
“성수는 왜? 저번에 똥 존나 싸든데 걔 땜에 다 이긴 게임 졌잖아 아오 다시 생각하니 빡치네”
“존나 배고파 시발 야 빡세진! 일루와 씨유가자”
“돈없이 새꺄"
아이들은 대부분 해방됬다는 듯한 밝은 표정으로 교문 밖을 나섰다. 서로 친한 애들끼리 뭉쳐 피시방이나 노래방 따위의 오락을 즐기러 가거나 한참 활발할 청소년기의 식탐을 채우기 위해 근처의 편의점으로 삼삼오오 모여 가는 모습은 마치 굶주린 메뚜기 떼가 보리밭으로 몰려가는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명훈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했다. 그가 오늘 하루에 대해 쭉 생각해보니 운이 좋지않아도 너무 좋지 않은날이었다. 아침엔 교복 와이셔츠를 입다가 단추가 떨어져 나가 그것을 꿰매야겠다는 어머니와 그러다간 늦겠다고 말씨름을 하다가 결국 단추를 달지도 못하고 지각을 해버리고 점심식사는 자기가 가장 싫어하는 야채가 잔뜩 들어간 비빔밥이 나와 얼마 먹지도 못하고 남겨버렸다. 수업중 에는 자기가 상상한 소설의 앞부분을 공책에 적다 수학 문제의 풀이에 지명당해 당황한 나머지 풀지 못하고 교탁 앞에서 눈치만 보다 핀잔을 받고 아이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읽던 소설을 압수당하기까지...
“에휴”
“여 명훈찡! 표정이 왜 이렇게 우중충해?”
명훈은 갑자기 등 뒤에 실린 무게감에 눈살을 찌푸리며 뾰족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기는 뭘..내가 맞춰볼까? 흠...곰곰곰곰곰곰곰”
곰곰이 생각한답시고 통통한 검지 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곰을 소리내면서 말하는 이 뚱보는 명훈이 학교에서 말을 나누는 몇 안되는 사람 중 하나였다.
“무거우니까 내려 돼지야”
“아 고멘 고멘~”
“땀냄새 나니까 가까이 오지마”
“손나..”
충격받았다는 표정을 하고있는 한잇을 냅두고 명훈은 뛰기 시작했다.
“아~ 맛떼~!”
‘맛떼는 무슨 개뿔..’ 슬슬 힘들어 숨이 차오를즈음 명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한잇을 돌아봤다. 의외로 거리는 꽤 많이 벌어져있었다. 땀범벅으로 숨을 헐떡이며 쫓아오는 뚱보의 모습은 코미디 프로그램의 그것과 꽤 닮아있었다.
‘적어도 내가 쟤보다는 낫지’
명훈은 자신이 생각하기에 약간 통통한 편인 자신의 체형과 뛰는 것과 빨리 걷는 것의 속도 차이를 못느낄 정도로 뚱뚱한 한잇을 보고 약간의 우월감이 들었다.
‘게다가 쟤는 씹덕 오타쿠 잖아’
속으로 잔뜩 한잇의 흉을 보며 우월감에 빠져있던 사이에 어느 새 한잇이 도착했다.
“헥..헥..헥 기다려줬구나 명훈찡”
“우와...징그러워”
약간 소름이 돋을정도로 지금의 대사와 대사를 말한 당사자는 어울리지 않았다.
“음..뛰어오면서 생각해봤는데 오늘 명훈찡의 기분이 나쁜 이유를 알겠어!”
다시 오늘의 일이 떠올라 약간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한 명훈은 그래도 자신의 우월감을 만족시켜준 댓가로 한잇의 말에 반응을 해주기로 결정했다.
“뭔데?”
“에또..분명 저번에본 모의고사 점수 때문이 아닐까나..?”
명훈의 표정이 급속히 썩어들어가기 시작했다.
‘맞다 모의고사..’ 저번 달에 봤던 모의고사를 생각하자 다시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공부는 이미 뒷전으로 한 명훈의 성적이 좋게 나오는것은 로또 당첨에 가까운. 아니 그것보다 어려운 가능성이었다. 성적표를 나눠주던 담임 선생님이 보내는 한심하다는 눈초리를 생각해내니 속이 부들부들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시발년..' 자율 학습 1교시가 끝나고 그녀에게 교무실로 불려가 설교를 당했던 사실이 떠오르자 다시금 짜증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에? 지가우까?”
명훈의 표정이 썩어들어가는것을 다른 의도로 읽은 한잋은 그밖에도 여러 가지 추측을 내놓았지만 그때마다 명훈이 오늘 있었던 일을 비롯해 명훈의 기분이 나빠질만했던 일들이 쏟아져나왔다.
‘씨발 개좆같은 돼지새끼가 멋대로 지껄이기는’
명훈의 소심한 성격상 차마 대놓고 욕을 퍼붓지는 못하고 속으로 인신공격으로 시작해 부모님 안부를 묻는 것으로 끝나는 욕들을 마구 퍼부어댔다.
‘그러고보니 이 뚱보새끼는 그래도 공부는 잘하잖아?’ 명훈은 한잇의 성적이 전교권에서 머물고 있는것을 생각해내자 죽고 싶어졌다. 이렇게 눈치도 없고 씹덕에 오타쿠인데다 뚱뚱한 돼지인 놈보다 낮은 대학을, 아니 대학을 갈수 있을지조차 의문인 명훈은 계속해서 둘의 미래를 비교해보기 시작했다. 그것이 자신의 자존심을 짓밟는 생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 처럼 멈출수 없었다. 왜냐하면 상상하는 것은 명훈이 유일하게 잘하는 것 이었으니까.
‘언젠가 애들이 말하는 것을 들었었는데 분명 수도권 대학은 가볍게 진학할수 있다고 들었었지 분명.’
그것도 수도권 외곽에 걸쳐있는 어설픈 대학교가 아니라 이름 만 대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대학 들 뿐이었다.
‘게다가 집안도 잘산다고 들었다. 아버지가 대기업에 다니고 있고 어머니는 종합병원 의사.’
흔히 말하는 금수저다. 놀고 먹기만해도 부모님이 먹여살려주실 능력이 있는데 거기다 공부도 잘하니 흔히 말하는 앞날이 보장된 인생 그 자체. 조금 성격이나 언동에 문제가 있지만 능력이 받쳐주니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면에 자신은 뭔가.
한잇 만큼은 아니지만 통통한 체형에 얼굴엔 아직 여드름이 남아있는, 아무리 좋게봐도 잘생겼다고는 절대 말하지 못할 외모와 이기적이고 까칠한 성격 탓에 대인관계는 최악. 게다가 수업시간에는 매일 딴짓 하느라 바빠 바닥을 기어가는 성적으로 대학 진학 여부마저 위험한 지경, 그렇다고 부모님이 뛰어나는것도 아니다. 아버지는 중소기업 만년 과장에 어머니는 전업주부, 평범하디 평범한 집안이다.
누가 낫냐고 물어본다면 백이면 백 한잇을 택하겠지.
지금껏 한잇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않고 대해왔던지라 함부로 무시하며 대해왔지만 오히려 그 반대였다. 무시당할 사람은 명훈이었다.
‘젠장,.젠장..’
거의 남아있지않는 손톱과 비참한 자신에 대한 사실을 곱씹으며, 계속해서 밀려와 주체할수없어질정도로 쌓인 짜증을 어디로 해소해야할지. 아파트 입구에 도착할때까지 명훈은 찾아내지 못했다.
“사요나라 명훈찡~“
한잇의 인사를 무시하고 아파트 단지 내부로 들어왔을때 저 멀리 벤치에 두명의 학생이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 교복을 보아하니 중학생 커플인 모양이다
‘꼴깝들 떨기는..’ 연애 한번 해본적 없는 명훈의 눈에 저 둘의 모습은 날라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지나가려는데 갑자기 저 멀리서 명훈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잘못 들었겠지 하고 가던 길을 가려는데 다시금 들려온 명훈의 이름에 걸음을 멈추었다.
“형 오랜만이에요”
남자답게 생긴 뚜렷한 이목구비와 이제 막 변성기에 접어든 풋풋한 목소리에 말투에서 느껴지는 시원시원한 성격의 소년은 멋쩍은 듯이 웃으며 말을 건냈다.
‘박성준...’
“으..응 그러게”
“같은 아파튼데도 이렇게 보기 힘들어서야..고딩이 힘들긴 힘든가 보구나”
“뭐...”
“저번 주 토요일에는 애들이랑 술푸러 가는데 현수형이 과외가고 있더라구요 그 새벽에”
기가 막히다 투로 말을 쏟아내는 소년을 바라보며 명훈은 빨리 이 대화가 끝나기를 속으로 싹싹 빌었다.
“아 그리고 지유 이사 간 거 알아요? 강원도 깡촌으로 간다고 부들부들하던데 크크크 가서 감자나 먹으라..”
“야 박성준!”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바라보니 방금 성준과 같이 앉아있던 여자애였다.
어깨 밑까지 내려오는, 옅은 갈색의 머리칼을 만지작 거리며 나 삐졌어 라고 주장하는 듯한 표정으로 성준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미안 미안 형 제 여친 신혜에요.”
“안녕하세요”
“으..응 안녕”
‘멀리서 봤을땐 잘몰랐는데 얼굴이 되게작네’
약간 컬을 넣은, 어깨밑까지 내려오는 갈색 머리칼과 엷게한 화장에 눈은 방울같이 큼지막하고 코는 오똑하며 입술은 마치 앵두같다. 한마디로 말해서 예쁘다. 예쁜 날라리다.
“나 이제 통금이야. 바래다 줄거지?”
“이게 미쳤나 우리 집이랑 너네집 완전 반대편이잖아”
“나 같이 연약한 여자를 이 밤중에 혼자 가게 냅둔단말야?”
“소름..”
“뭐?”
“아닙니다. 근데 거기까지 가는건 에바고 택시 잡아줄게”
“알았어”
‘휴..이제 끝인가’
“형 폰 좀 빌려주실 수 있으세요? 저랑 얘 둘다 폰뺏겨서”
“으응..”“형 나중에 또뵈요!”
“어..응”성준의 인사를 뒤로한채 아파트 통로안으로 걸어들어오며 명훈은 생각했다.
‘저 코흘리개가 저렇게 잘생겼었나’
어릴 때 같은 아파트에서 아이들과 놀던 시절 성준은 항상 콧물을 묻히고 다니며 칠칠치 못한 모습을 보이곤 했다. 추가로 살짝 어벙한 표정은 옵션이었고.
‘그런놈도 지금은 잘생기고 예쁜 여친도 있는데..“
신혜를 떠올리며 성준과 신혜가 키스하는 모습을 상상하자 기분이 정말 뭐같아졌다.
‘에이 시팔..’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층수를 보자 누군가 타고있는지 열심히 올라가더니 결국 가장 꼭대기층으로 올라가버렸다.
“아오 씹!”
몇 번 엘리베이터를 걷어차버린 명훈은 그냥 걸어서 올라가기로 했다. 명훈의 층은 7층, 걸어서 올라가기엔 조금 귀찮은 정도의 층이다.
“후..헥..”
명훈은 고장나 켜지지 않는 조명 때문에 어둠이 무서운 탓인지 빠르게 계단을 타기 시작했다. 그러나 역시 깜깜한 곳에서 계단을 급하게 올라가버린 탓인지 끄트머리에 걸려 넘어져 버렸다.
“흑..”
‘씨발’
자신의 뭐같은 인생을 욕하며 명훈은 넘어진 자세 그대로 한참동안 일어나지 않았다.
 
+ 작가의 말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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