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즈나 씨의 투고?변화하는 아름다움과 추함

　안녕하세요V 카즈나 입니다.

　미소녀 묘사라면 저는 유메노 큐사쿠 선생님의 [도구라 마구라]를 추천합니다.V

　조금 길지만 읽어봐 주세요.


　그러자…… 내 눈 앞에 어떻게 형용할 수 없는 신비한 변화가 그 인형의 잠든 얼굴에서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었다.
　새 타월로 싼 커다란 베개 속에 솜털에 싸인 빨간 귀가 아련하게 있으며, 긴 속눈썹을 단정하고 즐거운 듯이 내리깔고 있는 소녀의 잠든 얼굴이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조용히, 조용히 슬픈 표정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 가늘고 긴 눈썹이나 짙은 속눈썹, 토끼풀모양의 작은 입술 윤곽 모두가 처음대로 아름다운 위치에서 정지한 채였다. 다만 소녀스러운 천진한 분홍빛을 띤 뺨의 색이 어쩐지 쓸쓸한 장밋빛으로 바뀌고 있을 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 지금까지 열 일곱, 여덟 살로 보이던 귀여운 잠든 얼굴이 어느새 스물 두 셋의 아가씨로 생각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부터 어쩐지 투명하게 보이는 슬픈 기색의 숭고함이……


　저는 이 문장을 보고 가슴이 떨렸습니다.
　미소녀의 묘사가 아름답게 이야기 속에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묘사는 움직임이 아니기 때문에 이야기를 멈추게 합니다.
　미소녀 묘사도 지나치면 이야기의 흐름을 멈추게 해버립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소녀의 아름다움이 몽환적인 신과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의미 있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미소녀라고 한마디로 말해도 여러 종류가 있으며 시간과 장소나 장면(여자라면 옷이나 화장이나 머리 모양)에 따라 그 아름다움도 바뀌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야기 속에서도 끊임없이 여성들의 아름다움은 변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빛의 가감으로 눈동자의 색깔도 변하며, 피부나 머리카락의 윤기도 눈부신 태양 아래서 보면 형광등 아래에서 보는 것과 전혀 다릅니다.
　실내에서 보면 투명할 정도로 아름다운 피부도 태양 아래에서 보면 병든 것 같은 창백한 색일지도 모릅니다.
　술집에서 볼때는 아련하게 붉게 물든 뺨이 밖에 나와서 보면 시골 여자처럼 완전히 깨는 빨간 뺨일지도 모릅니다.

　또한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정신에 기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모험을 떠나기 전의 여자아이의 아름다움이 모험을 끝낸 후의 아름다움과 같을 리가 없습니다.
(너무 뻔해서 죄송합니다만 순진하고 무구한 아름다움→자립을 한 다부진 아름다움으로 랄지)

　저는 귀여운 여자아이가 좋아서(아아, 오해를 일으킬만한 표현을;;) 친구들을 자주 관찰합니다.
　그 결과 생각하게 된 것은 항상 귀여운 여자는 없다는 것입니다.
　옆 얼굴이 놀랄 정도로 완성되어 있다든지, 정면에서 본 눈동자의 반짝임에 눈길을 빼앗긴다든지, 생긋 웃을 때 보조개가 귀여웠다든지, 목덜미가 요염했다든지……
　평상시에는 전혀 눈에 띄지 않던 아이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있을 때 만큼은 아름답게 보인다든지.
　반대로 예쁜 아이라도 악담을 하고 있을 때라든지 괴로워하는 얼굴은 전혀 예쁘지 않지요.
(전혀 예쁜 구석이 없는 제가 이런 말 하기도 그렇습니다만)

　왠지 여성이 감정이입을 할 수 없는 여자아이는 ‘미소녀를 위한 미소녀’가 아닐까요?
　
　하늘색 페인트로 칠해진 하늘 이라는 표현을 어느 소설에서 본 적 있습니다만, 그와 마찬가지로 ‘아름다움 한 가지 색깔로만 칠해진 여자아이’는 불쌍합니다.
　그 아이도 인간적인 나쁜 감정을 가질 때가 있잖아요.
　그래서 그럴 때는 대개 어떠한 미녀라도 추해지는 것이고……
　그럴 때의 자신은 자기 자신도 싫게 되는 것입니다.

　여자는 항상 예쁜 게 아니다.

　추한 부분, 더러운 부분 여러 가지를 안고 있지만 그래도 예뻐지려고 하는 것이 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안 좋은 점을 인정하고 극복해나가는 도중에 갈고 닦아지는 아름다움도 있는 것입니다.


　아름다움의 묘사도 이야기에 멋지게 녹아들 수 있다면 허구적으로 되지 않아 여성들의 반감을 사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이야기가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