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1권이 출간됐던 오버로드 : 불사자의 왕
일본 소설 사이트인 소설가가 되자 에서 연재되었던 작품인데요
제가 그곳에 다녔던 터라 출간하기 전부터 이 작품을 알고, 연재본을 읽었었습니다.
잔혹한 묘사를 아낌없이 사용하면서도 개그스럽고 광신적인 분위기가 독특한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국내에서 양판소들이 많이 쏟아지지만, 출간하면 경쟁력이 꽤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던 중 일본에서 들려오는 일본 출간 소식
역시 그럼 그렇지!
그리고 한국 출간 소식
어? 꼭 사야지!
샀습니다.
인터파크 주문으로 출간일 +3일 후 배송받았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인터넷 연재본을 휴대기기에 복사해서 들고 다니며 볼 정도로 좋아하는지라
대폭 수정되었다는 출간본은 대체 어떨지 정말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아
아으아으아
이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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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로드의 주 등장인물은 헤타레 주인공 아인즈와 그를 추종하는 4 부하입니다.
인터넷 연재본에서는 이 4 부하의 개성과 역할이 뚜렷이 구분되었는데
출간본에서는 6으로 늘립니다.
문제는 줄거리 전개의 필요성에 따라 늘렸다기 보다는
편집자가 '요즘 이런 속성 캐릭터가 잘 나가니 넣어보는게 어때요?' 라고 해서 억지로 넣은 듯 보인다는 겁니다...
우선 기존 캐릭터인
숲의 수호자. 다크엘프. 여. 어린. 비스트 테이머 & 드루이드 인 아우라를
남매로 분리합니다.
왜?
모르겠습니다.
둘로 분리했는데도 둘은 뭉쳐다니고, 둘이 하나였을 때와 같은 역할을 뭉쳐서 수행합니다.
아, 바뀐거 딱 하나 있네요.
둘로 갈라서 더한 하나에 말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조용한 여자아이 캐릭터를 추가했습니다.
그게 목적이었나 봅니다.
다음으로 추가된 캐릭터인
순백의 악마. 악마. 여. 성인. 전사 인 알베도가 있습니다만
일단 외형만 생각해서 얼굴마담을 만들고 거기에 기존 캐릭터 속성을 적당히 섞어서 덮어씌운 느낌입니다.
위에 언급한, 둘로 분리된 아우라를 제외하면 추종자가 3명 남는데요.
한명은 전사. 한명은 악마. 한명은 주인공 아인즈를 좋아하는 여자입니다.
그 셋의 속성을 대충 섞어서 '주인공을 좋아하는 여자 악마 전사'
아 진짜... 편집자...
편집자 덕분에 캐릭터가 겹치다 보니 이캐릭터가 저캐릭터인가, 이건 뭐 하던 인물이지.
알베도 하나 빼고 나머지 5명은 인원 수 늘려서 헷갈리는 역할만 하고있고 글에 몰입이 안됩니다.
물론 2~4권쯤 가면 각 수호자별(기존) 에피소드가 있으니 좀 나아질거라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이 소설을 처음 보는 사람이 1권 보고 어떤 느낌을 받겠느냐 하는 점입니다.
대충 입맛대로 캐릭터 늘린 난잡한 양판소 느낌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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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야기 전개
출간본으로 넘어오며 연재본에서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던 많은 부분이 명확해졌는데요
명백히 마이너스입니다.
연재본에서 호평을 받았던 부분이,
작가가 설정은 확실하게 잡아놓았는데 지문상으로 그것을 명확히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전투메이드의 레벨과 같은...
그래서 독자들이 공개된 정보를 짜맞춰서 숨겨진 정보를 추론하거나 했고
그것은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연재본에서는 앞서 말했다시피 그런 정보를 명확히 해버려...
가볍게 읽기는 좋을지 몰라도 깊이가 얕아졌습니다.
예를 3가지만 들겠습니다.
주인공 아인즈가 게임이 현실이 된 것을 깨닫는 부분
연재본에서는 원인도 현상도 모릅니다.
이것이 아직도 게임 속 세계인지, 아니면 게임과 닮은 다른 세계인지.
그에 대해 독자들이 각자 상상을 넓힐 수 있고, 그런것이 소설의 재미를 더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출간본에서는 아인즈가 게임이 현실이 되기 직전, 알베도의 성격을 고쳐씁니다.
게임 속에서 몇 초 전에 고쳐 쓴 성격이 그대로 알베도의 성격이 됩니다.
별것 아닌 부분이라고 생각될지 모르겠지만
이것이 게임과 닮은 다른 차원이었다던지, 게임에 접속하는 것이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는 것이었다던지
기타 독자가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던 가능성이 전부 삭제되고
이 현실이 게임에 종속되었다고 낙인이 찍혀 독자가 상상할 여지를 대폭 줄여버립니다.
아인즈가 현실이 된 세계에 나와서 하는 행동도 그렇습니다.
연재본에서 헤타레인 아인즈는 자신이 강력한 힘을 가진 채 현실 세게에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며. 정말 돌다리에 돌다리를 두들기고 건너는 식으로
조금씩 행동반경을 넓혀갑니다.
행동 목표도 길드의 명예와 존속을 지킨다는, 방어적이고 애매한 목표입니다.
그때문에 다음에는 어떤 사건이 일어날까, 다음에는 어떤 일을 벌일까 두근거리면서 기대했습니다만
출간본에서는 1권부터 세계정복선언을 하고 시작하네요.
네. 세계정복을 하겠네요.
으아아으아으아아아아
마지막 마을을 습격하는 의문의 무리
연재본에서는 제국 기사의 복장을 입었지만 이것이 위장일수도 있다 라는 아인즈의 추리 정도만 나오는데
출간본에서는 의문의 무리가 우리가 누구이고, 무슨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목적으로 습격을 실행하는지
아주 구구절절하게 설명을 해주고 싸움을 시작합니다.
아아. 김 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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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투
김완 번역가님 죄송합니다
안어울립니다. 그리고 너무 자주 바뀝니다.
주인공이 요 요 거리면서 통신체 존댓말을 쓰다가 (이건 게임이니 이해한다 치고)
그랬으니까... 하려나? 할거에요 하면서 혼잣말을 하고 (주인공이 중고생이면 이해하지만 나이 꽤 먹은 사회인인데...)
하여라, 하겠느냐? 하거라 같은 근엄한 말투를 쓰다가
엥? 같은 어린 혼잣말을 쓰고
말투간의 갭이 너무 큽니다.
좀더...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게 간격을 좁혀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하여라, 하겠느냐 대신에 해라, 하겠나 를 사용하고
하려나? 할거에요 대신에 할까? 할겁니다 를 사용하고
엥? 같은건 아예 삭제하고 말이죠.... 예? 라고 하거나..
부하들의 말이 너무 고풍스러운 것도 몰입을 방해합니다.
아 예... 부하들의 정중한 말투는 중요하죠...
그런데 드라마 속 사극에서나 나올법한 말투를 라노벨에서 쓰는건 좀 안어울리지 않나 싶습니다...
게다가 부하들도 정중한 말투를 쓰면서도 엥엥거리더군요...
솔직히 말해서 연재본에서는 어투만 보고도 이게 누구인지 알 수 있었는데
출간본에서는 하도 어투가 자주 바뀌는데다 별 특징없는 캐릭터까지 늘어나다보니
이 대사를 누가 했는지 지문을 봐야 이해가 갑니다.
그만큼 몰입감이 떨어진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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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은 여기까지입니다.
갓 출간된 책에 비평을 늘어놓으면 평가받을 기회조차 없애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배송받은 당일에 썼던 글을 지우고
출간이 2달 지난 지금에서야 감상문을 올립니다.
저는 제가 책에 건 기대가 너무 커서 별 것 아닌것을 가지고 크게 실망한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만
일본에서도 출간본을 열화판이라 부르는 것을 보면
편집자 개새...가 아니라 일본 편집자가 출간본에 악영향을 끼친것이 확실한 듯 합니다.
어쩐지 작가가 출간본 탈고 하면서 편집자한테 '빠꾸'먹는다고 징징거리더라니
편집자는 그대로 출간했어도 경쟁력 있던 원본을 왜 이런 식으로 어레인지 했는지
난데없는 다크워리어 드립은 중2병 냄새가 풀풀 풍기고
연재본 전체 읽었어도 이런 중2개그 치는 작가분은 아니었는데. 명백히 편집자의 농간입니다.
노블엔진에서 일본 편집부에 의견을 전달할 수 있으시면
제발 부탁이니 원본에 이상한 어레인지 하지 말고 원본에 가깝게 내달라는 독자의 의견이 있다고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을 마치며 드는 걱정이 있습니다.
1권이 이따위로 나왔는데 2권이 팔릴까
아니, 그 전에 2권은 제대로 나오기나 할까
당장, 출간하기 3일 전 예약구매를 넣고 총 1주일간 두근두근하며 기다렸던 저조차도
2권이 나오면 그것을 사야할지 상당히 고민해봐야 할 것 같으니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