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초에 있었던 일입니다.
군입대를 앞둔 저는 숲길이 아름답다는 일월산을 가보기로 하고 경상북도 영양군 일월면으로 버스를 타고 2~3시간 만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그 곳이 영적으로도 유명한 산인지라 군대 생활을 잘 해 볼거라고 정기도 좀 받을 겸 갔건만.....
금방 어두워져 머물곳을 찾았는데 거기 있는 거라곤 죄다 황토방이 전부였고 값도 엄청 비싸더군요.
크헉, 칼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어차피 담요하나 넣어간것이 있기에 그냥 버텨보자는 생각에 4시간 가까이 밖에 있었는데........하 하 하 정말 얼어 죽을 뻔 했습니다. 손발에 감각은 없고 몸은 굳어가고 정신은 혼미해지고 눈앞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버티다 도저히 안되서 정말 물어물어 간신히 민박집을 찾아 들어갔을땐 살았다는 생각 밖엔 없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날이 밝고 찾아간 숲길은..... 이런 된장... 낙옆 다 떨어지고 맨 가지들만 무성..... 몰려오는 자괴감. 내가 왜 왔을까. 내돈... 내 시간.... 크흑
이상 산의 정기를 받으려다 동사(凍死) 할 뻔한 사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