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줄여서 아청법에 대해 이야기가 최근에 자주 나오는데요,

오해하고 계신 분들이 조금 있는 것 같아서 한번 끄적여 봅니다.

먼저 아청법이란 무엇이냐 하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의 관한 법률로써 2000년에 이미 제정되었던 법률입니다.

이 법률에서는 아동/청소년을 이용한 음란물을 제작하거나 배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었으며

물론 형법이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에 정한 대로 음란물 자체의

배포/판매/임대/공공연한 전시를 금지해왔던 건 그보다도 이전부터 시행되어왔던 게 사실입니다.

이렇게 오래 전부터 시행되던 법률이 최근에 와서야 문제가 된 것은 아청법 2조 5항의 개정 문제입니다.

아청법의 개정 배경은 꼭 음란물이 성범죄를 일으킨다는 주장 때문만은 아닙니다.

언론에서 심각한 성범죄자들의 범행 동기를 음란물로 단정짓고 방영한 것이 문제지,

꼭 이 때문에 개정됐다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12월 18일 부로 개정된 아청법(시행 2013.6.19) 조문을 보시면

법이 전반적으로 개정됐다는 걸 아실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론(안타깝지만 이쪽 업계나 취미를 향유하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만)이

이렇게 술렁인 것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소지하기만 해도 처벌하는 11조 4항과,

아동청소년의 기준을 애매하게 정해놓은 2조 5항 때문입니다.

사실,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은 근절되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미성년자도 성관계를 가질 수 있지 않느냐! 하시면 네, 맞습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본인들 스스로의 책임 하에서라면 무조건 가리고 막을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음란물은 다릅니다.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중에는 강제로 혹은 금전으로 매수하여 제작된 경우가 많습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심각한 인권 침해이자 성범죄이며,

후자라고 하더라도 결코 건전하다거나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는 없습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어 위 부분을 수정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를 오해라고 해야 하나요?

2조 5항과 11조 4항이 문제되는 부분은 아동 또는 청소년의 기준이 너무 모호하다는 점이고,

이런 모호한 기준과 '표현물'이라는 단서 때문에 문화적인 면에서 과도한 규제가 우려된다는 점입니다.

아니겠지, 하고 생각했던 애니메이션이 애매한 기준으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로 판정받아 버리고,

그런 애니메이션을 소지한 것을 이유로 처벌받는다는 일련의 상황이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결코 아청법 논란의 포인트는 '음란물은 성범죄를 유발하지 않는다' 가 아니고,

'2조 5항의 단서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소지가 있다' 이어야 합니다.

또한 작금의 애니메이션 다운로더로 경찰 조사를 받은 케이스에는

토렌트 등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입수한 애니메이션 때문에

저작권적인 문제가 된 부분도 분명히 존재하나 아청법으로 둔갑한 경우도 있다는 점을

참고해 두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작권을 침해하는 토렌트 등을 통한 불법적인 애니메이션 다운로드를 하면서,

아청법이 애니메이션과 같은 문화를 침해한다고 하는 것은 척 보기에도 뭔가 이상하지 않으신가요?

적어도 이곳 자게에서 보는 아청법을 반대하는 이유가

'음란물은 성범죄를 유발하지 않는다'거나,

'그럴 시간 있으면 현실의 아이들을 지켜라'라든가,

'아청법 때문에 토렌트로 애니를 못 받잖아요' 같은 게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 다른 의견이나 클레임은 쪽지로 받은 후 게시물을 수정합니다. 싸움이 일어나면 글을 지우겠습니다.

+추가사항

굵은 글씨로 언급했던 '음란물은 성범죄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그 명제 자체가 틀렸다는 게 아니라,

아청법에 있어서 주요한 논점이 아니라는 의미로 작성한 내용입니다.

그리고 청소년들의 성의식에 대한 부분은 잘못된 지식을 심어줄 위험이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적절한 성교육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이는 음란물이 성범죄를 유발하는지의 논의와는 별개로 언급한 것임을 덧붙입니다.

+추가사항2

맨 마지막 부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신 분이 계셔서 덧붙입니다.

아청법은 개정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음란물은 성범죄를 유발하지 않습니다.

저도 위 두 문장에 대해서는 모두 동의하는 내용이며,

결단코 음란물이 성범죄의 원인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음을 명확하게 밝힙니다.

음란물이 성범죄를 유발한다고 생각해서 이전 내용처럼 쓴 게 아니라는 점 또한 밝힙니다.

그럼에도 어째서 이 내용을 넣었느냐 하면, 아청법은 모든 음란물을 규제하는 법안도 아니고,

아청법 개정에 대해 유효한 주장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럴 시간 있으면 현실의 아이들을 지켜라'는 주장은, 저도 동의는 하지만

실효가 없는 주장이기 때문에 포함했던 내용입니다. 왜냐구요?

아청법을 현행으로 남겨두어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지금 이 개정이 현실의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것이지 않느냐'

이렇게 주장합니다. 저쪽에서는 음란물이 성범죄의 원인이라는 전제를 두고 있기 때문에

주장 자체가 제대로 된 반박이 되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아청법을 반대하는 이유는 표현의 자유가 침해받는다는 점을 주요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코, 음란물은 성범죄의 원인이라거나, 인력 낭비일 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버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이 아청법의 화상 영상으로 언급된 표현물의 범주가

언젠가 소설로까지 확산되어 문화적인 퇴보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불안한 사람입니다.

아청법을 반대하는 분들은 절대로 저쪽의 생각 없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성욕의 굶주린 분들일 리가 없다고 알고 있고, 오히려 저와 뜻을 같이 하는 분들입니다.

글을 전체적으로 읽어보셨다면 모르지만 괜히 굵은 글씨만 읽어보셔도 된다고 했던게

가장 크게 오해를 불러일으킨 듯 합니다. 이 점 사과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