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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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둣가에 묶여 있던 어선은 지금 없다.
엔진소리를 따라 바다로 향하는 갈매기의 날갯짓.
하나 둘 어로장의 구호를 따라
수많은 손들이 밧줄을 잡아당긴다.
잔잔하게 말려오던 파도위에서
일렁이던 새벽별이 흩어져 사라져 버리고
이윽고
둥글게 늘어선 선망어선들 사이로
은수저처럼 반짝이는 달이 떠오른다.
바다를 젓던 지느러미가 이리저리 뒤틀리자
두근두근 둥근 생명이 태동한다.
허공에 안겨 멀어진 뒤에야 고등어는
수억 년의 물살이 벽이 아닌 울타리란 사실을 알았다.
세상이 뒤집히고 무너져 내렸으니
치어들이 그물 아래로 떨이지기도 전에
고등어가 펄떡이는 힘을 놓아 버린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홍진호의 저장창고엔 바다가 꿈틀거렸다.
허연 배를 내보이고 거품 속에서 흔들리며
고등어는
밥상까지 헤엄쳐 왔다.

젓가락 한 쌍이 고등어의 살을 헤집어 놓는다.
누리끼리한 러닝셔츠를 입고 잔재들을 긁어모으는
아버지의 밥그릇엔 퀭한 어둠만이 고여 있다.
가끔씩 동녘을 바라보며 걸음을 옮길 때마다
아버지의 등 뒤에선 첨벙첨벙 물장구 소리가 난다.
마음을 놓으면 언제나 병이 찾아온다 했던가?
흐릿한 그림자에서
고등어 한 마리 뛰어오르는 것도 본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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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신이 은퇴를 하였습니다...
그를 기리며 이전에 썼던 시를 올립니다.
프로게이머를 그만두고, PC방을 하며 점차 나이를 먹고
런닝구 바람으로 집앞을 서성이는
홍진호님의 모습을 생각하며 썼던 시입니다.
삼가홍신의...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