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뭐라고 써야할지 모르겠는데...

어제부터 노블엔진을 포함한 한국 창작판의 최근 상황을 알게 됐는데...

상황이 페미니즘 vs 남초여론의 대결을 벗어났더군요.

트위터에서 생겨난 연대의식에 참여하는 창작자들 vs 소비자들이 한국 서브컬처에 느끼는 배신감의 대결이 되어버린 것 같아요.

소비자들은 며칠간의 토론과정에서 일부 창작자들이 보여준 태도가 한국 서브컬처 전체에 자리잡은 태도라고 생각하고 있는 분위기네요. 다른 사이트에서 본거지만, 논란이 되는 몇몇 사이트 창작자들의 문법은 기억상으로는 트위터에서도 욕을 먹던 문법이었던 것 같고, 트위터 외부의 독자들에게는 그걸 이해해줄 책임은 없을 것 같네요...

지금 분위기로 봐서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보여준 신뢰에도 불구하고, 몇몇 창작자들이 트위터 문법을 사용하여 독자들을 도발하거나 잠수를 타는데 대하여, 여태까지 독자들이 한국 서브컬처에 대해서 보여준 헌신이 깔보였다는 생각을 품고 있어요.

그리고 작가에게든 편집부에게든, 관계자에 의한 자존심의 보상을 받고 싶어해요.

반대입장에서 리버럴 스탠스가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안건에 대하여 역으로 작용되었을 때, 그것을 기분좋게 받아들일 수 있냐고 한다면 저도 부정적이네요... 그렇다고 특별히 양쪽에서 어떤 측을 비난하는 입장도 아니지만.

이제는 한국 독자가 한국 서브컬처를 읽어준다는걸 당연한 문제로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어요. 독자와 작가라는 관계에 대한 재정립이나 계약연장의 시기가 찾아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서류에 독자들의 사인을 얻어내는 과정은 어려울 수 있어요. 특히 서브컬처 같은 기호문화에서는요.

이건 누가 옳느냐 더 나쁘냐 하는 논쟁으로 흘러가선 안 된다고 봅니다. 누가 먼저 '정치'를 내려놓을 수 있느냐의 대결 같아요.

한마디로 콩깍지는 벗겨졌고, 독자들도 국산 창작업계를 버릴 수 있는 상황까지 왔어요. 사건발생은 불과 며칠 전이던데...

이건 아직도 피크에 오른것이 아니라, 누가 이기든 앞으로도 계속 영향을 끼칠 오르막길로 보이네요. 그리고 제 생각에는 좋든 싫든 트위터 바깥의 여론이 앞으로 서브컬처가 헤쳐나가야할 현실에 가깝다고 생각되네요. 그게 사막이든 망망대해이든.

불이 붙을만한 장작이 다 타고나면 꺼질 가능성도 있지만, 그래도 앙금이 남을 사람들은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그게 걱정이네요.

저는 어제쯤 불이 붙었다는 타 웹툰 창작자들의 문제는 페미니즘의 당위성이라기보다는, 트위터 문법을 둘러싼 감정론이나 괘씸죄라고 생각해요. 그것도 시간을 놓칠수록 되찾을 수 있는 신뢰까지 줄어들 수 있는 문제...

지금 상황은 독자들과 작가간의 신뢰관계가 시험을 받는 상황이고, 모 사이트에 대한 관점이나 트위터 문법에 대한 괘씸죄에 대한 청산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되었든, 언어로 생긴 오해는 정면에서 언어로 풀어야 앞으로 조금이라도 악감정을 줄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노블엔진이 제일 걱정되서 와봤더니 별다른 반응이 없어서 좀 아쉽네요...

(솔직히 작가횽들이나 편집부님들이나, 그럴만한 인맥이 있고 그들도 헷갈리는 상황이니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만.)

입장을 보자면 저는 역사학자 전우용 씨가 그나마 이해가 되더군요. 저는 트위터 바깥에 있었기에 횽들한테는 납득이 안 되는 관점일수도 있겠네요. 오늘도 제멋대로 응원하고 지멋대로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죄송하네요. 하지만 작가횽들이나 편집부는 가능하다면 청산이 가능한 시기에 독자들을 위한 깔끔한 말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생각은 자유로울 수 있는거고, 제가 거기에 대해서 뭐라고 할 이유는 없지만, 가장 중요한건 독자들과 작가 사이의 신뢰라고 생각하는데 바깥에서 까이는 여론도 제가 보기엔 되돌릴 수 있는 것으로 보이니까요.

노블엔진과 작가님들도 생각이 있겠지만... 쓰다보니 저도 횡설수설 제 할말만 해버렸네요.

옛날에 와봤다가 바쁜 척 지켜볼 짬도 안 냈지만 응원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