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노벨 쓰다보면 알지만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잡기 위해서...랄까, 스토리 상 캐릭터의 위치라는 게 있다.
주인공과 히로인의 위치라는 게 있으면 당연 그들의 이야기를 이끌어 주는데 부가적인 요소를 첨가하고 도와주는, 스토리 상의 도우미 역할을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라노벨의 주인공 코드와 히로인 코드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단 사실이다. 그리고 그에 따라 조연의 코드 또한 확정된다.
이렇게 쓰고보니 주인공의 코드가 결정되면 조연은 이미 그 코드 안에 셋트로 포함돼 있는 것같은 기분이 든다.
러브코메의 등장인물 코드라면 주인공 평범.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만한, 평범함을 갖추고 있다.
즉 주인공의 개성이 여타 캐릭터들에 비해 좀 옅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여주인공의 개성은 둘째치고, 조연의 개성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다.
학생의 영역을 넘은, 이상하리만큼의 정보력 및 사생활 침해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의 반친구.
곁모습으론 우등생에 청순가련(?)한 팔방미인의 여학생. 혹은 학생회장인 경우도 있다.
그리고 합법로리거나 냉담한, 저게 정말 교사인지 의심될 정도의 선생님.
우린 판에 찍은 듯한 조연들의 이 개성을 마냥 비난만 할 순 없다.
더 좋은 개성을 찾지 못하고 누군가 정한 개성을 따라간다는 건 확실히 부족한 점일지 모르지만, 반대로 그리 간단히 다른 개성의 캐릭터를 준비할 수도 없는 법이다.
조연만 갈아치워서 되는 문제가 아니다. 방금 말했듯 주인공과 조연은 셋트다. 어지간한 녀석이 아닌한 조연만 갈아치워서 될 문제는 아니다.
그렇다는 건 새로운 조합을 생각해야 한다는 건데...얼마나 오랜 시간과 시행착오를 거쳐야 할지 짐작도 안 간다.
결국 대부분 소재가 같으면 캐릭터 개성도 비슷해진다.
좋다고 할 순 없지만 나쁘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라노벨이 캐릭터의 개성만 가지고 쓰는 소설도 아니고...독자가 그 캐릭터의 입체감을 느끼고 감정을 이입시키게 하는 방법은 더 있다.
승부처를 개성에 두지 않았을 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