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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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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여자 셋
글쓴이: ceirt
작성일: 12-10-31 23:58 조회: 5,344 추천: 0 비추천: 0

나는 어디에서나 보이는 보통 사람’

인생이란 대개가 드라마같이는 못 돼’

말할 것도 없이, 내 인생도 평범할 뿐이네요’

이러한 내용으로 시작하는 책을 계속해서, 몇 번이고 읽은 적이 있습니다.

특별히 그런 종류의 책을 찾던 것은 아니고, 학교 도서관에 놓인 책을 손에 잡히는 대로 가져왔을 뿐인데, 이상하게도 책을 읽다 보면 도입부의 내용이 전부 다 그런 식이더라고요.

처음에는 그저 ', 이거 어제 읽던 거랑 비슷하게 시작하네'하고 말았지만, 계속 그런 것만 읽게 되니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쨌든 그 기묘한 징크스를 확실하게 인지하게 되었을 무렵에는, 저는 어느샌가 그것에 무척이나 신경 쓰고 있었고, 거기에 정신이 팔려 가져온 책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러 있었습니다.

, 지금 읽는 책에도 그런 내용 나올까. 이거 그냥 딱 보니 그렇겠네. 이건 됐고, 다음에 읽을 책은 어떨까? 그런데 왜 자꾸 이런 책만 갖고 오게 되는 거지? 하는 식으로 말이에요.

아니, 그걸 알아서 도대체 어디다 써먹어? 그런 거 외울 시간에 다른 걸 했으면…”

그래서 저는 일부러 그렇지 않은 내용의 책을 찾아 그 징크스를 깨버렸습니다. 자꾸만 신경이 분산되는 게 기분 나빠서요. (저는 그 순간에도 도서관 책장에서 손에 잡히는 대로 꺼냈는데, 그렇지 않은 내용의 책을 한 번에 뽑아들었습니다. 이것 또한 기묘한 일이지요?)

다른 거, .”

그러고 났더니, 갑자기 궁금해졌어요.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왜 자기는 평범하다고 말하면서 시작하는 책만 읽게 되었던 걸까?

누군가의 소행? 누구? 나를 아는 사람?

내가 집을 책은 어떻게 알고?

그게 아니라면, 내가 원래 그런 내용을 선호했었나?

아니,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애초에 내용을 보고서 책을 고른 것도 아닌데?

공부라든가?”

지금 생각해보면 별 쓸데없는 게 궁금했다 싶긴 하지만요. 어쨌든 그 당시의 저는 별생각 없이 그런 생각을 거듭했어요.

왠지 부끄럽네요.

먼저, 나는 지금도 충분히 공부하고 있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건 공부라기보단 연구라고 부르는 게 맞을걸. 그게 뭣하면, 내가 어제 끄적이던 자료로 그것의 다차원 전향 텐서와 변환 단위 벡터의 추정으로부터 시작하는, 차원 축이 네 개인 텐서구성과, 그에 따르는 이렌본 위상 경계점 구하는 과정을 차례대로 설명해줄게.”

그리고 제가 내린 결론은 간단했습니다.

그건 별로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는 거에요.

생각해보니까, 그 징크스 비슷한 것은 어디까지나 확률의 문제였어요.

언제라도 일어날 만한 일이었다는 것.

왜냐하면, 그냥 그런 책이 많으니까요.

많은 걸 많이 뽑게 된 것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지요.

미안”

어쨌거나 그 당시의 저는 그러한 결론으로 깔끔하게 납득한 상태였는데,

왜 지금에 와서야 시시콜콜 그것에 관해 떠들어대고 있느냐 하면요,

설명해준다니까?”

그냥 그러고 싶네요.

그래, 이것도 좋겠어요.

그렇다면 왜 그런 식으로 시작하는 이야기가 많은 것인지?

이번에는 그것에 관하여 떠들어보도록 하지요.

“…미안합니다. 하시던 말씀 계속해주세요.”

그리고 별로 생각해볼 것도 없이, 그 질문의 답 또한 간단합니다.

당연한 말인 게, 그렇지 않으면 재미가 없잖아요?

좋아 좋아. 아니, 그런 표정 짓지 마? 이게 그래도 내가 하는 연구보다야 너한테는 훨씬 쓸모 있을걸?”

예를 들어, 주인공이 처음부터 세계최강의 격투기 선수고, 그 주인공이 다시 세계최강의 격투기 선수를 가리는 대회에 참가하여 다시 세계최강의 자리를 지키는 과정을 몇백 페이지에 걸쳐 그린 소설을 보는 것은, 글쎄, 별로 재미없을 것 같지 않아요?

보지 않고서는 모를 일이지만요. 그냥 그 말만 들어서는 힘이 빠질 뿐입니다.

그 주인공에게는 그것이 당연하기 때문이죠. 처음부터 그랬으니까.

세계최강이 다시 세계최강으로 거듭나는 것이 별로 재밌는 이야기가 될 것 같지는 않군요.

차라리 그 대회에서 예선탈락이라도 한 다음에 좌절과 함께 절망의 구렁텅이로 떨어지는 편이 이야기의 재미를 위해서는 더 나을 것도 같습니다.

왠지 미적분이 사는 데 전혀 필요 없다고 손 놓아버린 내 친구이야기처럼 들리네. 그래도 너 정도가 되면 뭔가 쓸모 있어지지 않나?”

이러한 맥락에서, ‘낯설게 하기'라는 게 있는데요. 문학이나 예술에서 쓰이는 기법의 하나라고 합니다.

당연히 너는 나처럼은 못될 거니까 하는 소리지”

<일상화되어 있는 우리의 지각은 보통 자동적이며 습관화된 틀 속에 갇혀 있다. 특히 일상적 언어의 세계는 이런 자동화에 의해 애초의 신선함을 잃은 상태이며 자연히 일탈한 언어의 세계인 문학 언어와는 본질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는 것으로서…….>

사전에 나와있는, ‘낯설게 하기’의 의미 설명 글 중 일부입니다.

단어가 어려워 보여도 그냥 간단하게 생각하면 돼요.

말 그대로, ‘낯설게 하는’ 거죠.

이를테면, []를 낯설게 해서 [다양한 파장의 전자기파를 포함하는 백색광을 내뿜는 아주 크고 둥근 모양의 천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어때요, 낯설죠?

“…….”

이를테면, [평범한 일상]을 낯설게 해서,

[정신을 놓고 멍하니 있는데 갑자기 금속성의 열쇠로 현관문 자물쇠를 여는 소리가 들리고─저는 그 순간 후줄근한 츄리닝을 입고 마스크로 눈 밑까지 가린 괴한이 어딘가 광기가 느껴지는 웃음을 지으며 입꼬리를 씨익, 하고 올리는 광경을 상상합니다.─ 이제 공황 상태에 빠진 저는 정신없이 안전한 장소를 찾아 이리저리 둘러보지만, 이 좁은 다섯 평 남짓한 원룸에는 그런 장소란 눈을 씻고 찾아봐도 하나밖에 남아있지 않으니,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은닉의 장소로 사랑받는 침대 밑.

들키지 않을 리야 없겠지만, 그 당시의 제게 그런 것을 따질만한 정신머리는 없었고, 어쨌든 침대 밑으로 기어들어가자마자 문이 덜컥, 하고 열리는 소리가 나고, 다시 문 닫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냥 문만 열었다가 닫았을 리는 없겠지? 하고 생각해보지만, 그런 제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어김없이 들려오는 발소리.

그런데 울리는 소리를 잘 들어보니 그 발소리는 한 사람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2인조 괴한이었던 거죠.

정말 된통 걸렸다고 생각하며 숨소리마저 죽이고 상황을 지켜봅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침대 위에서 두 번의 강한 흔들림이 느껴집니다. 그 침입자들은 내가 숨어 있는 침대 위로 뛰어든 거에요. 이제 위에서 뚫고 들어올 칼을 피해야 하는가, 하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말소리가 들려옵니다. 그것은 뜻밖에도 걸걸한 남자 목소리가 아닌, 나긋나긋한 여자 목소리. 그것도 무슨 성우같이 예쁜 목소리였어요.

더 놀라운 것은, 그것이, <순순히 포기허고 나오그라, 다 알고 왔으니께>하는, 왜인지는 몰라도 사투리 섞인 위협 조의 말이 아니라, 무슨 시답잖은 내용의 잡담이었던 거에요. 뭔가 판다에 관련된 것 같았는데, 잘 기억은 안 나네요. 그때는 너무 긴장했었거든요.

그리고 뭐지, 이 상황!? 하고 생각하는 저.

정체불명의 괴한이 침입한 것 같아 얼른 침대 아래로 몸을 숨겼는데 그 정체불명의 괴한은 사실 두 명이었고, 목소리를 들어보니 여자였는데, 그리고 목소리는 되게 좋은 것 같은데, 하여튼 제가 몸을 숨긴 침대 위에 앉아서 판다에 관하여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바로 이 상황!

그야말로 1미터도 안 되는 공간 안에서 펼쳐지고 있는 숨 막힐듯한 폐쇄 스릴러!

저도 조금 숨이 막히기 시작합니다.

지금 나가면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보아도, 따지고 보면 저들은 비상 열쇠는 단 한 개도 없는 이 집의 현관 자물쇠를 따고 들어온, 무시무시한 괴한들입니다.

그러니 무슨 판다 얘기하는 사람들이 사람 잡을 것 같지는 않은데, 하는 생각은 애써 접어두기로 하죠.

만에 하나를 생각하는 거에요.

바들바들 떠는 나를 비웃으며 총구를 아래로 겨누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목소리는 예뻐도 마음 까지 예쁘란 법은 없는 거에요.

그리고 그런 무서운 광경을 상상하니……,

오싹한 기분과 함께……,

저는……, 저는……

오줌이 마려워졌어!!!

사실 마려워진 것도 아냐! 원래부터 마려웠거든!

애초에 내가 그 문 따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아, 이젠 한계야. 그만 뒹굴고 빨리 화장실에 갔다 오자’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아니었다면 나는 그냥 정신 놓고 있다가 진작에 저 사람들한테 몸과 마음을 철저하게 유린당하고 며칠 뒤 한강 다리 밑에 버려진 비닐봉지 안에서 내 몸의 일부가 발견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라고!

생각해본다면 나는 오히려 이것에 감사를 표해야 하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그렇지만, 그렇지만-!

그냥 다 필요 없고, 이거 싫어-!!!

그래, 이 끔찍한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어서 별별 쓸데 없는 소리를 다 지껄여댔지만 이젠 다 틀린 거야!

진짜 한계야! 온 신경이 거기에 쏠려서 손가락 하나도 못 움직이겠어!

이젠 꿈도 희망도 없어!

으악-! 오줌 싸고 싶어!!! 하고,

자포자기한 상황의 어느 날 오후]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어때요, 낯설죠?

적어도 내 얘기는 말이지. 그래, 네가 길가다가 우연히도 아주 배가고픈 판다와 만났는데, 너는 우연히도 다리를 다쳐서 빨리 움직일 수 없는 몸이었고, 우연히도 그 배가 고픈 판다에 눈에 들어오는 사람은 너밖에 없어서, 널 향해 저벅저벅 걸어오기 시작하는 거야.

그런데 때마침 우연히도 네 겉옷 주머니에는 대나무 잎이 한가득 들어 있었고, 우연히도, 너는 네 앞에 있는 판다와는 상관없이, 새끼손가락 한 마디가 반쯤 잘려 너덜너덜한 상태였어. 말해두겠는데, 이게 제일 중요해. 이거 없이는 꿈도 꾸지 마.

, 그 순간 딱 생각해내는 거지. 내가 아까 너한테 해준 이야기를.

, 그렇지! 판다는 T1R1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하여 해당 단백질을 만들어내지 못하므로, 글루탐산의 맛, , 고기 맛을 전혀 느끼지 못했지, !

이제 네 반쯤 잘린 새끼손가락을 막 잡아당기고, 막 아픈 척을 해. 그렇게 온몸으로 네가 느끼는 극심한 고통을 보여줌으로써 그 판다한테 네 새끼손가락이 네 몸의 일부분이라고 어필해버려.

이것도 중요해, 왜냐하면 판다는 멍청하거든. 비명도 질러줘야 간신히 알아먹을걸.

, , 내 손가락 떨어져 나간다~! 이러면서.

그다음에는, 네 덜렁거리는 새끼손가락을 떼서 판다한테 던져주는 거야. 그리고서 네 주머니에 있는 대나무 잎을 꺼내 판다를 향해서 던져. 그러면 이 멍청한 판다는 네 새끼손가락 마디를 앙, 하고 받아먹겠지? 그런데 어머나 세상에, 이거 진짜 맛없네. 그와 동시에 날아오는 대나무 잎! 그걸 입에 넣고 오물오물 씹으면서 판다는 생각하는 거지. , 저 쓸데 없이 가슴만 커다란 원숭이의 몸은 정말 맛없군. 그에 비해 이 대나무 잎에서 느껴지는 달콤한 맛이란! 역시 나한테는 대나무 잎밖에 없어라! 다른 대나무 잎은 어디 있는가? 나는 대나무 잎이 자라는 땅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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