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마이페이지
 
Q&A
[공지] 노블엔진 홈페이지가 …
[꿈꾸는 전기양과 철혈의 과…
《노블엔진 2017년 4월 2차 …
[리제로 10 + 리제로피디아] …
[Re :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
 
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 3급 매니저, 치유담당 초파랑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스펙터 스쿨
글쓴이: Rin
작성일: 12-07-31 23:49 조회: 2,476 추천: 0 비추천: 0

“학생들이여! 궐기하라!”

4층 건물로 된 학교의 옥상에 설치된 거대한 전광판에 이 학교 특유의 흰색 교복을 입은 남학생 한 명이 주먹을 불끈 쥐고 타오르는 눈빛과 단호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학생들에게 있어 야간자율학습은 자율학습이 아니다. 학교는 우리에게 학습을 강요하고 있지, 선택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나를 선택하라! 그리고 다 같이 쟁취하자! 자율학습이 진짜 그 의미를 되찾는 날까지!”

선거철인가? 유난히 시끄럽다.

사박사박 모래를 밟으며 운동장을 지나치며 학교 건물로 들어간다.


뭔가 굉장히 길게 교칙이 적혀 있는 수첩을 받아 든다. 일단 한 번 쭉 읽어 본다. 사실 몇 페이지나 되는 교칙이지만, 사실상 너무 길어서 읽기가 귀찮아진다. 결국엔 대충대충 읽어 넘긴다.

왜 이 장문의 글에 3줄 요약이 없냐고!

사실 이딴 설명은 안 읽어도 되고 그냥 1줄 요약 해주면, ‘11시까지 야자하기 싫으면 아바타로 싸워서 이겨라.’ 이 소리다.

쯧, 정말 귀찮은 교칙이다.

그리고 유난히 이 학교는 여학생이 많다는데, 그런 내용이 교칙 수첩에 추가로 손 글씨로 쓰여 있는 것은 무심하게 넘긴다.

“아, 그러니까 이름이…….”

교칙이 적힌 간단한 수첩을 읽던 나는 앞에 앉아있는 담임의 목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이시훈이요.”

전학 절차를 밟기 위해 교무실에서 담임을 만났다. 오른쪽 눈을 가릴 정도로 짝진 앞머리. 그리고 티 없이 맑은 눈. 뭐라고 해야 하나? 조금 송아지를 닮은 눈이라고 해야 하나? 여타 선생답지 않게 눈이 매우 맑은 느낌을 받았고, 무엇보다 키도 매우 작아서 남성의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느낌의 선생이었다.

“아, 시훈 학생. 우리 학교에 잘 왔어요. 교칙은 잘 봤겠죠?”

눈을 반짝이며 희고 작은 손에 들린 볼펜을 굴리는 담임. 분명 이름이 연지수라고 했던가? 지나가던 선생들이 ‘연지쌤, 연지쌤.’할 때마다 ‘흐아아앙! 그런 식으로 부르지 마요오!’하며 울먹이는 걸 봐선 상당히 정신 연령이 낮은 것 같다.

“아, 네.”

순간 생각에 빠지느라 잠깐의 정적을 느끼고 곧바로 대답했다.

“정말, 그렇게 정신을 놓고 있다간 3년 내내 야자할 거라고요.”

걱정해주는 눈빛으로 말하는 저 반짝이는 연지쌤의 눈빛을 볼 수 있다면, 야자도 썩 나쁠 것 같지는 않다. 아니, 아니, 아니지. 아무리 그래도 11시는 오버라고.

“일단 학기초니까! 애들이랑 친하게 지내봐요!”
‘히히!’라고 웃으며 새하얀 치아를 드러내는 연지쌤의 표정에 나도 모르게 아빠미소를 짓게 된다. ‘허허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단다. 애도 아니고~’ 라고 답변해주고 싶게 만들 정도의 로리. 아니, 담임선생이다.

“그래서, 아직 모의고사를 안 봐서 시훈군의 등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그거야 그런 것이 엄연히 편입시험을 훌륭하게 치르고 입학했으니, 나의 등수가 있을 리가 없다.

“그럼, 야자배틀에선 열외 되는 건가요?”

일단 스펙터조차 없는 상태에서 싸우는 것은 매우 곤란하다. 아니, 그 이전에 싸움이 안 되는가…….

“아뇨. 아직 스펙터는 없지만, 오늘이 월요일이니까, 저녁 시간되기 전에는 받을 수 있으니까 기다리고 있어요.”

끝까지 야자배틀은 시키려는 건가……. 뭐 상관없다. 이 몸에게 걸리면 그 정도는 아주 쉽고도 간단한 일이다.

연지쌤은 길게 늘어뜨린 머리를 올림머리로 묶으며 말한다.

“그럼, 슬슬 조례 시간이니까 가죠!”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의자에서 일어나는 연지쌤의 크기는 나보다도 훨씬 작은 키게 속한다. 역시 로리.

“역시 로리.”

아니, 난 말한 적이 없는데?

순간 목소리가 들린 곳은 연지쌤의 책상 반대쪽에 앉아 있는 다른 여선생님이었다. 아, 저것이 엄마미소인가.

“흐아앙! 로리 아니에요오!”

출석부 들고 징징거리는 모습. 아, 위험하다.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욕망이 솟아오를 뻔 했군.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와중에 아빠미소 짓고 있던 나와 그 엄마미소 짓고 있던 여선생과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그녀는 서서히 엄지손가락을 세운다. 그녀의 눈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소년. 눈이 높군.’

그리고 나의 눈빛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별 말씀을. 그쪽이야 말로 만만치 않군요.’

두 사람은 잠깐의 오고가는 눈치로 서로간의 의사소통을 마치고 나는 교무실 밖으로 나가는 연지쌤을 따라나섰다.


“자, 오늘 전학 온 이시훈 학생이에요. 모두 박수로 맞아주세요.”

잠깐, 이보시오. 담임양반.

“와아!”
“얼굴 좀 잘생기지 않았어?”

“나쁘지 않은데?”

어째서

“연지쌤, 이번에 대어 낚아 오셨네!”

반에 남학생이 없는 것이냐????!!!!

반쯤 굳은 얼굴. 그리고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것을 느낀다. 말도 안 된다. 남녀가 유별한데 이런 숨 막히는 곳에서 공부를 하라고? 아니 분명, 여학생이 많다는 언급은 있었어. 그런데 이런 식으로 초장부터 뒤통수를 쳐?!

잠깐, 뭐지? 이 살기는. 순간 전신을 엄습하는 살기에 눈을 복도 창가로 돌리니, 붉은 안광을 띠는 도끼눈들이 나를 노려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위험하군.

“연지쌤.”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요오~!”

조금 울먹이며 매달리는 연지쌤. 아니, 그런 것이 문제가 아니란다. 딸아. 아니, 나도 모르게 다시 아빠미소를 지었군.

“어째서 이 반엔 남학생이 없는 것이죠?”
“응? 있어요. 이제는 두 명이 되었죠! 저~기 아련이!”
아, 연지쌤?

진심어린 기쁜 미소를 얼굴에 띠우며 맹렬히 손을 흔드는 구불구불한 검은 웨이브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미소녀. 거기에 치마 입고 있다고.

“여학생이잖아요. 껄껄.”
한숨을 길게 내쉬며 다시 아빠미소를 지으며 연지쌤의 머릴 쓰다듬는다. 우리 학교 여학생 교복인 흰 셔츠와 노란 스커트를 보았을 때, 분명한 여학생이 분명하다. 그리고 긴 머리칼은 그녀의 가슴까지 뻗어 그녀의 가슴라인까지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분명하다. ‘그녀’는 여자인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충격 받고 울먹이는 연지쌤과 똑같이 충격 먹고 입을 떡 벌리고 있는 그 미소녀가 눈에 보인다.

“괜찮아. 남자 취급당해서 기분 나쁘지? 난 처음부터 알고 있었으니까 기분 안 나빠도 돼.”

“푸하하하하하하!”

얌전히 나의 이 넓은 아량을 감사히 받아들이……. 응? 왜 애들이 웃고 있지? 잠깐 그것보다도 왜 저 녀석도 울먹거리고 있는 것인고?

“바보!!!!!!!!!”

어? 뛰쳐나갔다.

그리고 앞에 있는 여학생이 말한다.

“연지쌤~ 아련이 또 폭주 했는데요~”

그리고 곧바로 ‘아련학생~’하며 울먹이며 미닫이문을 ‘드르륵’ 열며 밖으로 쫓아 쫄쫄쫄 달려가다 넘어지고 ‘아야!’ 하며 울먹이는 연지쌤을 보며 다시 지어지는 아빠미소.

귀엽노……. 아니, 잠깐. 연지쌤이 퇴장하며 생긴 이 어색한 분위기는 어쩔 것인가?

그러나 당황하지 마라. 나. 항상 나와 같이 기품이 넘치고 고귀한 자는 당황한 모습을 남에게 보여선 안 된다.

‘딩-동-뎅-동’

낡았어! 시기가 어느 때인데 이런 낡은 벨소리를 쓰는가! 조례시간을 마치는 종소리에 정말 타이밍 좋게 나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아니, 잠깐 위기? 아니지. 이건 위기도 아니야. 나에게 있어 이런 일은 아주 간단하고도 쉬운 일. 후후.

“시훈아.”
한 여학생이 나의 이름을 부르며 다가오려는 순간.

“쿠어어어!”

아니 잠깐.

전신에 피투성이에 온 몸에 살점이 떨어져나가고 납빛의 피부를 가진 좀비들이 천천히 걸어오는 형상이 보이는 것은……. 아, 평범한 남학생들이군. 잠깐?!

“구어어어어!”

몸의 관절을 꺾으며 남자들이 나를 서서히 포위해간다.

“소년들. 무슨 일인가?”

후후, 그깟 여자 한 번 못 사겨본 동정 솔로 좀비들에게 기죽을 내가 아니다.

천천히 다가와 나의 온 몸을 얽매는 이 좀비들(?)은 그리고 서서히 나를 끌고 밖으로 나가기 시작한다.

“잠깐! 이거 놓게. 말로 하세나.”

그리고 서서히 난 교실 밖으로 끌려간다. 그리고 점점 공포가 머릿속을 점령하기 시작한다.

“놔! 놓으라고! 아니! 잠깐! 살려줘어어어!”
나의 비명은 복도 전체에 울려 퍼졌다.


결국 동정 좀비들(?)에게 끌려 온 곳은 다른 반 교실인데, 뭐랄까……. 벗겨진 페인트와 여기저기 부서진 책상과 의자. 그리고 금이 간 진청색 칠판의 모습에서, 이 교실은 세기말 학교를 떠올리는 아주 암울한 오라가 사방에서 피어오른다고 해야 할까? 그런 느낌이 다분했다.

“힘이란!! 정의다!!”

손에 들고 있던 호두 3개를 박살내며 키는 2미터쯤 되어 보이며 전신이 근육질로 된 거대한 남자가 책상 2개 합쳐 놓은 곳 위에 앉아서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 학교는 미쳐있다! 중학교 때부터 야자를 해서 고등학교까지 이어지는 이런 지옥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

이 소년은 무슨 소리가 하고 싶은 걸까?
“따라서! 우리들은 여자 반으로 유일하게 전학 온 네놈을 인정할 수 없다!”
뭐야? 얘들 논리 이상해. 학교가 이상한 거랑 내가 여자 반으로 전학 온 거랑 무슨 상관이야?! 아니, 그것보다 남자가 있긴 있었잖아. 스커트 입은 남자.

“그 스커트 입은 남자가 있잖아.”
“아니! 그 분은 남자가 아니다.”

그 분?

남자들은 일제히 주먹을 불끈 쥐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세상 모든 남자들을 구원하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온 메시아!”
그냥 치마 입은 변태잖아.

“그래서 요점이 뭐야? 나에게 뭘 원하는 거야?”
“네놈은 감히 우리를 제치고 여자 반에 전학을 왔다. 따라서! 나 4반 회장 김성호가 널 단죄하겠다!”

별 돼도 않은 이유로 폭력을 쓰겠단 건가? 조금의 여흥이다. 놀아나 줄까?

“덤벼라. 이 몸이 상대해주마.”

어깨를 돌리며 몸을 푼다. 그리고 그 순간. 교실 문이 ‘드르륵’ 소리와 함께 열린다.

“신고를 받아 와보니, 이번에 사고 친다는 것이 고작 전학생 괴롭히는 것이냐? 김성호.”

“넌?”

김성호의 표정이 굳는다.

양 갈래로 묶은 노랑머리. 단호한 표정. 흰 셔츠에 노란색 스커트. 확실하게 잡힌 주름. 그리고 단정한 옷매무새. 무엇보다 왼쪽 팔에 차고 있는 완장에는 ‘선도부’라고 적혀 있다. 뭐 생긴 것은 확실히 미소녀지만, 그녀의 말투나 풍기는 느낌이 그녀의 외모를 완전히 가리고 있었다.

“선량한 전학생을 납치하는 것도 모자라 폭력을 휘두르려 하다니……!”

“아, 아니 그게 아닌데!”

김성호의 표정이 사색이 된다.

“그리고 넌 납치당했으면 좀 더 소리 지르란 말이야!”

그리고 이번엔 나에게 화를 내는 소녀. 아니, 그것보다 얘 이마 은근히 넓지 않아?

앞머리를 왼쪽으로 몰아버린 덕에 이마는 훤하게 드러났고, 나도 모르게 이마에 시선이 꽂혔다.

아, 이게 아니지.

“너 따위에게 명령 받을 이 몸이 아니다.”

“하?! 너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모처럼 구해주러 왔는데!”

이 이마빡 소녀는 대체 무슨 소릴 지껄이는지 모르겠다. 착각도 유분수다. 난 이런 녀석들에게 당할 정도로 약하지 않다.

“구해주긴 뭘 구해줘? 너 같은 꼬마계집을 세간에선 참견장이라고 하는 거야.”

“차, 참견장이?”

잔뜩 당혹스런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는 이마빡 소녀. 난 그녀의 어깨를 살짝 밀며 그녀를 지나친다.

“이 몸에겐 네년의 도움 따윈 필요 없어.”

그렇게 코웃음 치며 지나치는 나의 어깨를 잡는 이마빡 소녀.

“야, 야자배틀 신청!”

“귤 까라 그래. 무슨 야자배틀 신청이야. 그건 50등 이내의 엘리트만 신청…… 가능한……. 어라?”

그리고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세기말 학교 같던 교실은 순식간에 푸른 초원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잔뜩 당황한 난 주변을 둘러보며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주변을 둘러보기 바빴다.

바람에 흩날리는 잔디. 그리고 코를 자극하는 이 식물들 냄새는 분명 초원이 확실했다. 그것보다 갑자기 내리쬐는 햇빛에 눈을 질끈 감는다.

“야 이게 뭐야?”

는 잠깐? 왜 이 이마빡 소녀는 혼자 슈퍼사X어인처럼 노란 오라를 하늘로 뻗치며 도끼눈 뜨고 나를 쳐다보고 있는고?

그리고 이마빡 소녀는 이를 갈며 외쳤다.

“나와라! 구미호!”

‘촤아앙!' 하는 마치 유리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찬란히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은빛 속에서 흰 꼬리 9개를 천천히 흔들거리며 은빛 머리칼을 뒤로 쓸어 넘기는 관능적인 매력을 뿜어내는 누군가가 나타났다.

“오늘은 꽤나 일찍 불러냈구나. 세라. 벌써부터 싸우는 거니?”

세라? 이마빡 소녀의 이름이 세라인가?

“응. 저 녀석이 아침부터 시비 걸잖아!”

구미호는 한숨을 푹 쉬며 시선을 나에게 돌린다. 그리고 그 순간 새하얗고 마치 나이아가라 폭포만큼이나 깊어 보이는 골이 보였다. 시선이 순간으로 그쪽으로 간 순간, 가슴을 살짝 가리며 허리를 살짝 숙였다.

“이쪽 소년은 스펙터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은데?”

“하?! 잠깐! 너 스펙터도 없어?!”

이 이마빡 소녀는 상대의 동의도 없이 들이댈 때부터 알아봤다.

“오늘 전학 왔는데 있을 리가 없지.”

나의 대답에 한 숨 쉬며 고갤 돌리는 이마빡 소녀. 곧바로 초원은 사라지고 다시 세기말 학교 같은 느낌의 교실로 돌아왔다.

“김만 뺐잖아!”

그리고 혼자 큰 소리 치며 이마빡 소녀는 복도를 쿵쿵거리며 걸어갔다.

“거참 시끄러운 이마빡이로고.”


그리고 다시 찾은 교실.

곧 1교시가 시작한다. 일단 첫 번째 시간 교과서를 가방에서 꺼내는데 주변에서 느껴지는 위화감. 이 감각에 익숙해지려면 좀 걸릴 것 같다.

수군수군 거리며 모두가 날 쳐다보며 눈이 마주치면 모두 고개를 돌린다.

으, 왜 여자밖에 없는 반에 배속 되었는지부터 알아내야 한다.

그리고 옆에 앉아있는 수민은 열심히 무언가를 적고 있다.

“아, 그러니까…….”
보통 옆에서 목소리가 들리면 고갤 돌릴 텐데 자기 할 일에만 집중한다.

“그…… 아련‘군’?”

일부로 ‘군’에 힘을 주어 말하자, 활짝 핀 미소로 나를 바라보는 아련. 이 녀석. 알기 쉬운 녀석이군.

“응. 불렀어?!”

반짝반짝 거리는 눈망울. 그리고 네년은……. 아니, 네놈은 변성기란 녀석도 찾아오지 않는 것이냐? 어딜 봐도 여자잖아. 어디서 약을 팔아?

“어째서 여기에 너와 나 이외엔 남자가 없는지 알고 있어?”

“아……. 반마다 인원수를 똑같이 해야 한다고 남자 수가 많다고 여자 반에 편입 시키는 거야.”

뭐야? 그거.

“굳이 인원수를 맞출 필요가 있나?”

“아, 그게……. 중간고사 때, 마법 실기시험이 야자배틀 단체전으로 치루거든. 그래서 우리 둘은 인원수가 안 맞아서 어쩔 수 없이 이리로 배정된 거야.”

뭐야 그 말도 안 되는 이유는…….

“아무리 그래도 남녀를 같은 반에 배정 안 하는 학교에서 우리 둘만 여자 반에 배정되는 이유로는 안 맞지 않지 않냐?”
“아니, 중간고사는 인원수가 중요해서 오히려 여자애들이 원해서 이렇게 된 거래.”

하,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상황이냐? 어떻게든 이 반을 탈출해야 한다. 아니, 아니! 그것보다 스펙터다. 스펙터. 첫 스펙터는 첫 번째 성적으로 스탯이 결정 된다고 했었다. 이번 편입 시험은 훌륭하게 쳤으니 분명 문제는 없으리라.

“그것보다 넌 왜 스커트 입고 있는 거냐?”

“일단은 여자반이잖아. 여자애들이 입으라고 해서 입은 건데, 역시 안 어울리지?”

조금은 걱정스레 말하는 아련. 그러나 너무 어울려서 문제다. 이년…… 아니, 이놈아.

“그럴 리가 있나? 너무 어울려서 문제지.”

아, 그만 본심이 나왔다. 그리고 잔뜩 울상이 된 아련. 큰 두 눈동자에 글썽거리는 눈물이 금방이라도 뚝뚝 떨어질 듯, 순간 대역죄인이 된 기분을 느낀다.

“그, 그렇게나 어울려?”

“아, 아니야. 말이 잘못 나왔다. 신경 쓰지 마. 너는 명실상부 확실한 대한의 건아다.”

곧바로 얼굴에 화색이 도는 아련.

쳇, 정말 귀찮은 녀석이다.

?


그리고 시간은 흐르고 어느덧 점심시간.

종치는 순간 나는 무서운 것을 보았다. 여자애들이 하나씩 다가오기 시작하더니 유난히 눈을 반짝이는 까만 생머리의 청순해 보이는 미소녀가 나에게 말하기 시작 했다. 아, 그러니까 이름이 이나미였었나.

“시훈아! 점심 같이 먹자!”

“싫어.”

단호히 거절했다. 이 인원수를 보라. 눈으로 대충 세어보니 5명은 되어 보이는 인원수. 일단 나는 이런 인기는 거북하다. 그리고…….

넌 왜 거기 있어?!

여자들 틈에 섞여서 얼굴을 붉히고 있는 아련.

뭐냐? 반에 같은 남자 생겼다고 같이 밥 먹자는 거냐? 평범하게 말해! 그것보다 남자 교복을 입으라고!

“왜 팅기고 그래? 어차피 오늘 전학 왔으니까 같이 점심이라도 먹자! 응?”

화사한 미소를 띠며 다시 한 번 권하는 나미.

“난 혼자 먹고 싶…….”

갑자기 나미는 한숨을 깊게 내쉰다.

“사람이 저자세로 가주니까,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새끼야, 앙?!”

도끼눈을 뜨고 이를 가는 그녀를 본 순간 보이는 날카로운 송곳니에 나도 모르게 ‘헉!’ 하며 숨을 들이킨다.

뭐야 얘. 외모랑 대사 사이의 괴리감이 너무 심하잖아. 뭐야 얘. 무서워.

“가, 갈게. 아니, 1학년 11반 이시훈! 가겠습니다!”
나도 모르게 수락한다. 아니, 그것보다 관등성명과 함께 존댓말이 튀어나온다. 뭐야 이 프렛셔는?! 순간적으로 동물적인 감각으로 생존과 죽음의 영역을 오고간 것 같다. 아니, 순간적이나마 반투명하게 요단강이 보인 것 같다. 분명 그 너머에는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손을 흔들고 계시겠지.

그리고 다시 나미의 얼굴은 다시 활짝 웃으며 미소를 되찾는다.

“가자!”
쫄았다. 순간 쫄았다. 진짜 무서웠어. 아, 아니야! 난 쫄지 않았어!

그렇게 자신을 다독이며 걷는데, 수민이 나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쟤는 안 건드는 게 좋아.”
“왜?”
“스펙터 타입 A랭크로 선도부도 어떻게 못하는 우리 반의 반장이라고!”

아, 무려 반장……. 그렇군. 내가 권력을 핵심을 건드렸었던 거였군. 큰일 날 뻔했어. 나라님에겐 따라야지.


식당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새치기하는 사람은 기본으로 있었고,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로 가득한 식당에서 주변을 천천히 둘러본다.

“넌 뭐로 할 거야? 역시 나는 한식!”

수민이가 오늘 식단의 견본으로 나온 요리를 보며 환하게 웃는다. 그리고 나미도 웃으며 말했다.

“나도 한식으로 할게.”

후후, 난 옛날부터 한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 그럼 밥 받을 때까지 잠깐 이별이다.

“난 양ㅅ…….”

“한식.”

응?

“양…….”

“한식.”
아니, 이거 권력의 핵심께서 또 왜 이러시나……. 식단 정도는 마음대로 고를 수 있게 해달라고.

활짝 웃고 있는 나미의 얼굴에 미세하게 핏줄이 올라온 것처럼 보이는 것은 나만의 환각인가? 그러나 질 수 없다. 쫄아 준 것은 한 번이면 충분하다. 후후, 나의 선택을 아무도 방해할 수 없어.

“양식.”
“한식 먹고 광명 찾기. vs 양식 먹고 저승가기.”

웃으면서 말했어! 웃으면서 말했다고! 저승 보내버린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죽은 사람이라도 살려버릴 것 같은 화사한 미소로 말했어!

“양식! 나, 나 한식 못 먹어!”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잠깐, 시훈아.”

“응?”

“무슨 소리 안 들리니?”

“무슨 소리?”

“너 데리러 온 저승사자가 노 젓는 소리.”

생기 잃은 텅 빈 눈빛으로 중얼거리는 그녀의 모습을 본 순간, 전신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낀다.

“한식!”

반사적으로 생존을 위해 반사적으로 말이 튀어나왔다.

“어머, 저승사자가 그냥 가네. 오늘은 죽을 날이 아니었나봐.”

생긋 미소 짓는 모습에 소름이 돋는다. 그리고 순간적이나마 시커먼 두루마기를 입고 검은 갓을 쓴 아저씨가 순간 눈앞을 스쳐간 것 같다.

무섭다. 무서워!

역시 권력의 핵심은 다르다는 건가…….


한식의 메뉴는 건더기는 찾기도 힘든 된장국과 너비아니 네 조각과 깍두기, 시금치가 전부.

너무했다. 반찬이 이게 뭐냐……. 그리고 무척이나 행복해 보이는 나미의 표정에서 묘한 분노를 느낀다.

권력의 중심……. 내 언젠가 이 원한은 갚고 말겠어.

그렇게 복수를 다짐하고 있던 차에 ‘위이이잉’ 하는 기계음과 함께 식당의 거대한 모니터에 불이 들어온다.

“응?”

“아, 그러고 보니 시훈이는 처음이겠지. 야자배틀 보는 거.”

나미가 들던 젓가락을 놓고 검지로 모니터를 가리켰다.

“야자배틀이 시작되면, 저렇게 전교에 생방송으로 방송되게 돼.”

검은 테두리의 거대 TV에서 한 남학생과 여학생의 모습이 비쳐졌다.

남학생은 본 적 없지만, 여학생의 경우 이야기는 다르다. 새하얀 셔츠에 노란 스커트의 교복을 입은 여학생은 다름 아닌 좀 전에 봤던 ‘세라’라고 불린 소녀였다.

“권력의 핵심……. 아니, 나미. 저기 여학생 선도부 아니냐?”

“응? 아까 만났었지? 꽤 유명해. 이름은 박세라.”

“빡세라?”

“박.세.라.”

혹시나 내가 잘못 들었을까 다시 발음을 정확하게 해주는 친절한 권력의 핵심양.

“빡세라?”

‘콱!’

멱살 잡았어! 며, 멱살 잡았다고! 바로 건너 쪽에 있는 내 멱살 잡았다고! 뭐야 그 넋이 나간 것처럼 텅 빈 눈동자는?! 무서워! 무섭다고!

“다시 말해보렴. 그리고 만약 개그라고 개드립 친 거면 오늘 안에 요단강 강물 맛이 짜다는 걸 알게 될 거야.”

엑?! 요단강 강물 맛이 짰었어?! 바닷물이었냐고?! 거기 강 아니었어?! 영어로는 Sea가 아니라 River잖아. 강! 강! 근데 짜다고?!

그러나 그것과는 상관없이 가득 겁에 질린 나는 올바르게 발음한다.

“박세라.”

“옳지.”


그리고 영상에선 곧바로 두 사람의 싸움 영상이 상영되기 시작한다.

“나와라. 구미호.”

세라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화려한 초원 위에 화려한 은빛 먼지를 흩날리며 백색 긴 머리를 풀어헤친 관능적인 미인이 등장한다. 구미호는 자신의 새하얗고 큰 가슴골을 손으로 슬쩍 거리며 인사한다.

“잘 부탁드립니다.”

동시에 온 식당안의 학생들이 소리치기 시작한다.

“와아아아아!!”

세라와 대치해있는 남학생 또한 입을 열었다.

“장산범.”

 
 
 
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제휴문의 이용약관 개인정보보호정책
주소 : 인천광역시 부평구 평천로 132 (청천동) TEL : 032-505-2973 FAX : 032-505-2982 email : novelengine@naver.com
 
Copyright 2011 NOVEL ENGIN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