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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yal Blood (가제)
글쓴이: Nilyve
작성일: 12-07-31 23:09 조회: 2,267 추천: 0 비추천: 0

, 만약 사람들이 시간이 남아돈다면. 그래서 자기 주위를 자세히, 그리고 꼼꼼히 둘러볼 수 있다면 어떨까. 그 때부터 사람들은 그들이 그동안 무심히 지나쳐 왔던, 혹은 꽁꽁 숨겨져 있던 세상 속의 수많은 신비함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건 어떠한 사건에 대한 기록일 수도 있고, 아님 상상도 못할 물건이 될 수도 있으며, 때로는 그들의 옆에서 숨 쉬고 있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유진이 바로 그런 종류의 인간이다. 그것도 자그마치 뱀파이어 사냥꾼이란 무지막지한 타이틀을 가진 인간. 이름만 들어도 피가 튀고 뼈가 부러지는 그런 잔혹한 광경이 떠오르고, 사람에 따라서는 빛나는 선글라스와 검은 코트를 떠올리며 눈을 빛낼 만한 바로 그런 뱀파이어 사냥꾼.

우와, 다시 보니 이거 굉장히 멋지지 않은가. 거기다 고작 열여덟 살 청소년이 무서운 뱀파이어를 잡아 죽이는 사냥꾼이라니.


그래서, 누나. 무엇보다 집에 부담이 되잖아. 그래서 대학은 좀 미뤄도 되지 않을까, 하고. 내가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등록금을 벌고 나면.”


그렇지만 그런 멋진 사냥꾼도 지금은 누나인 소연의 눈치를 보면서 쩔쩔매고 있었다. 지금 유진은 누나와 함께 대학 진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중인데, 사실 이런 이야기라면 유진의 커리어(?)가 아무런 메리트가 없지 않은가. 아니, 사실 메리트가 있어도 뱀파이어 사냥꾼이 가족들에게 밝히고 다닐 만큼 대중적인 직업은 아니니.


무슨 소리야? 이제 고등학생이란 녀석이. 중요한 이야기라더니.”


, 미안, 누나. 근데.”


조용! 이 이야기는 그만. 아빠 앞에서도 절대 꺼내지 말고. 집안 걱정 같은 소리 그만하고 넌 그냥 공부나 열심히 해. 알겠어?”


제압 완료. 우물대던 유진은 끊이지 않고 쏟아지는 소연의 말에 감히 한마디 반박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사실 더 할 말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소연은 표정으로, 온 몸으로 마치 반문금지! 라는 글이 떠오르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그렇지 않아도 누나에게 약한 편인 유진이 그런 분위기에 눌려 이야기가 끝남에도 불구하고 한마디 꺼내지 못함에 따라 자연스레 주위엔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다.


, 표정을 푼 소연이 한숨을 푹 내쉬고서는 유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너도 너무 부담감 갖지 말고. 아빠도 나도 니가 대학 가는 게 부담이라는 생각은 안 해. 같은 가족이잖아. 넌 아직도 우릴 가족이라고 부르는 게 부담스러워?”


그리고 소연은 조용히 유진을 끌어당겨 껴안았다. 슬픈 표정, 물기 맺힌 눈을 감고 남동생을 껴안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아름다운 누나의 모습. 결국 곤란한 표정을 짓던 유진도 눈을 감고 소연의 어깨에 기댔다.


- - - - -


결국 소연은 유진을 다그쳐 몇 번이나 다짐을 받아내었다. 그리고 나서도 약속이 있어 나간다는 유진을 붙잡고도 같은 이야기를 하기에, 유진은 그런 이야기를 다신 안 꺼낸다는 약속을 하고 나서야 집을 나설 수 있었다.


유진은 소연과 친남매는 아니지만, 소연이 그를 아끼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소연이 몇 번이나 다짐을 받을 때는 약간의 죄책감마저 느끼기도 했다. 그게 그렇게 신경 쓰이는 말이었나. 내가 부담을 주기 싫다는 말이 우리가 가족이 아니라는 말로 들렸나. 그런 생각과, 물기어린 눈으로 머리를 쓰다듬던 소연의 모습이 자꾸 떠올라 양심을 건드리는 것이다. 만약 조금만 더 돌려서 이야기했다면, 누나는 가족이라는 말을 제대로 했다면


[그래서, 결국 누나는 설득 못했네?]


푸하핫, 하고 전화기 너머에서 들리는 웃음소리에 유진은 쓴웃음을 지었다. 아아, 그래. 내 고민은 고작 그 정도로 요약이 되는구나. 결국 너도 남이고, 내 사정을 밑바닥까지 다 알아줄 인간은 세상에 오직 나밖에 없겠지. 외로운 세상이여.


웃지 마, 서글퍼진다. 누나는 부담 가지지 말고 대학 가라던데.”


[당연하지. 하나 있는 동생인데 대학 포기한단 이야기를 꺼내면 정색을 하겠지. 말이 안 되는 소리 아니냐.]


그리고 다시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웃음소리에 유진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소연이 왜 걱정하는지 모르는 건 아니지만, 유진도 요즘 대한민국의 표준(?) 청소년이 되어버린 자신의 입장에 고민이 많은 상황이었다. 본업인 뱀파이어 사냥에 들이는 시간은 적어지고, 그렇다고 가족들에게 쉽게 공개할 만한 이야기도 아니고. 한참 고민하던 유진이 머리를 굴려 생각해 낸 방법이 바로 핑계를 대서 집에서 일찍 독립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표현이 서툴렀던 것일까. 누나에게 서운한 인상만 심어준 것 같아 유진은 생각할수록 우울해지기만 했다.


[런가, 아예 전화를 끊었나? , .]


다시 현실로.

우울한 되새김을 끝내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전화기에선 침묵을 지키는 유진을 끝없이 재촉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아니, 니가 내 집 정도는 마련해 주면 진짜 짐 싸가지고 나가도 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었다. ?”


[대한민국 경제를 만만하게 보지 마라. 집 한 채가 우스운 줄 아냐. 좀 더 자신의 가치를 생각해보는 게 어때.]


나 정도면 충분히 집 한 채 값은 할 만한 인재지. 그보다.”


- -


집에 돌아올 때가 되니 이미 사방이 어두워져 있었다. 오후 내내 소연과의 대화가 신경 쓰였던 유진은 누나가 좋아하는 치즈케이크를 대량으로 싸들고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


?”


갑자기 누군가 유진을 불렀다. 뒤를 돌아보는 유진의 눈에 웬 남자가 소주병을 들고 그에게 삿대질을 하는 모습이 들어왔다. 예부터 술 취한 놈은 엮이면 일거리가 느는 법. 본능적으로 귀찮아질 것을 예감한 유진은 잽싸게 몸을 돌렸다.


오늘은 왜 이러나. 운세가 별로인가. 등 자학하는 말을 남기고 몸을 돌린 유진의 뒤에서 그 취객의 짜증 섞인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로 인해 유진은 더욱 발걸음을 서둘렀고, 잠깐 말소리가 멈췄다 싶은 순간,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


.’


술 취했었잖아. 분명 넘어진 거겠지. 별로 안 다쳤겠지? 등등, 유진의 머릿속에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생각이 휙휙 지나갔다. 결국 머릿속에선 여기서 끼어들면 귀찮아질 거야. 라는 결론이 났지만, 유진은 쉽사리 자리에서 발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유진이 뱀파이어를 사냥한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원래 이런 직업군들은 사냥꾼이란 타이틀만 봤을 땐 무얼 잡아 죽이는 게 현실이지만, 그 바탕에는 보통 사람들을 지킨다는 사고방식이 뿌리박혀 있는 경우가 많으니. 결국은 술 취한 사람이 엎어진 것조차 보살펴주고 넘어가는 훌륭한 인성을 가진 것이다.


결국 뒤를 돌아봤을 때, 저 멀리서 넘어진 취객의 모습이 보였다. 그새 많이도 왔네, 라고 투덜거리며 그에게 다가가던 유진은 순간 이상한 걸 느꼈다.


?”


단순한 착각일 수도 있고, 정말 무슨 느낌일 수도 있는 그것. 뛰어난 감각과 오랜 경험이 함께해야 알 수 있는 어떤 통찰


피 냄새? 그런데.”


걸어갈수록 피 냄새는 확실하게 맡을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넘어진 남자에게서 그만큼 큰 상처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의 피가 눈에 띌 정도로 흐르지도 않는데 공기 중에서 피 냄새를 알아차리는 게 가능한 상황. 유진이 겪은 그간의 경험에서, 이런 상황에는 매우 높은 확률로 그게있었다.


뱀파이.”


순간, 금빛이 유진의 시야를 가득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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