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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 3급 매니저, 치유담당 초파랑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여동생과 나와 누나의 치킨게임
글쓴이: 별자리점
작성일: 12-07-31 19:17 조회: 2,605 추천: 0 비추천: 0

0.

20xx57일 월요일. 맑음.

그래서 앞으로 우리 사귀기로 했어요 잘 부탁드립니다

뜬금없이 웬 여자애, 우리 반에서는 볼 수 없는 얼굴인걸로 보아 옆반임이 확실한 애가 갑자기 우리 반 교탁 옆에 서서 상큼한 얼굴로 선언하고는 배꼽인사, 그리고는 우리 반 애들의 반응도 살피지 않으려는 의도인지는 몰라도 만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아치형 실눈으로 눈웃음만 치고는 재빨리 우리 반을 빠져나갔다.

그 여자애는 자기가 누구이며, 누구와 사귀고 있는지 주어란 주어는 모두 다 뺀 채 말하고 도망갔지만, 그런 건 나에게 있어 아무런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 여자애는 내가 아주 잘 알고 있는 애고, 아마도 그 여자애가 말하는 사귀기로한 남자는 아마도 나일테지.

우민들아 내 추리가 어떠냐! 라는 표정으로 주변을 휙 돌아보았는데, 반 애들도 모두 내 의견에 동의하는 표정들이었다.

어떻게 아냐고? 걔네들도 나와 똑같은 표정, 쪽팔리니까 굳이 말은 하지 않겠다만 어딘가 멘탈이 붕괴했다던가, 우주의 끝을 보았다던가 하는 그런 표정들이니까.

물론 그 중에는 급격한 상황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

폭력적으로 변한

-저벅저벅저벅버적

사람도 물론 있었다.

어금니 꽉 깨물어.”

이것 봐, 내 최종변론은 듣지도 않고 바로 주먹부터 날리잖아.

앞으로는 사람 패는 것도 시간과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하라고 반장에게 한 마디 해주지도 못하고 내 의식은 거기서 끊겼다.

1.

정신을 차려보니 의자에 묶인 채 교실 정 가운데 놓여있었다. 다리는 의자다리에, 손은 등받이 뒤로 손목부터 묶였다. 이자식들, 단결력은 이런데서 말고 체육대회에서 보여주라고. 무슨 애들이 패스도 없이 단신으로 닥돌만 하냐? 교사 천막 구석에서 내 저럴 줄 알았다며 한숨이나 푹푹 쉬던 담임의 얼굴은 보이지도 않더냐?

설명.”

손가락을 꺾어 우둑우둑 소리를 내며 반장이 내게 간단하게 물었다. 요즘 유행은 문법에서 주어나 어미를 빼는거냐. 어떻게 된 거냐 대한민국!

그러니까...무슨 말씀 하시는지 잘 모르겠는데요?”

반사적으로 존댓말이 나왔다. 이건 내가 쫄아서 그러는 게 아니다. 매너남이니까 그런거다.

네 여동생.”

, 방금 우리 반에 인사차 들린 애가 제 동생 유소연입죠.

저게 뭔 말인지 설명.”

, 그러니까 이 상황을 뭐라고 설명해야 하지? 내기? 도박? 게임?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 사이, 반장은 내 발치만큼 와 있었다.

묵비권을 행사하시겠다? 서기, 태블릿 꺼.”

서기란 말에 반장 오른편을 보니 정말로 우리 반 서기가 태블릿을 들고 무언가 하고 있었다. 너 그거 촬영하고 있던건 아니지?! 의사록같은 물건은 녹취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고 문자화가 되어야 의미가 있다고! 그전에 왜 불안하게 태블릿을 치우는거야?

너희들은 모두 지금부터 5분간 일어나는 일을 못 본거다.”

아하, 이것 때문이었구나. 반장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반 애들이 모두 나에게서 시선을 외면했다. 너네들 그렇게 시선만 돌린다고 방조죄가 없는 건 아니거든!

이라고 마음 속으로 외치고 있는 동안에도 우리 반장님께서는 손목을 털고 계셨다.

몸치인 나도 저게 워밍업인거는 알겠다.

저기, 잠깐 반장아, 왜 그렇게 무서운 말을 하니? 손 털고 심호흡 하고 파이팅 자세를 취하니까 정말로 날 팰거같잖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정말로 때렸다. 아니, 찼다. 그것도 급소, 그 중에서도 남자라면 무릇 소중하게 여겨야 할 그 곳을.

비겁하게...훅을...날릴...자세로...고자킥...이냐...”

어차피 가드도 못했을거면서.”

.......가드는.......했겠........그래도....마음의....준비....라는게.....”

다리 사이에서부터 올라오는 시원한 고통에 말이 이어지지 않았다. 아니, 그 전에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 이제 설명.”

이번엔 발을 들어 발목을 휘휘 돌리는 것이 다음엔 정말로 알을 깨버리겠다는 무언의 협박이었다.

그러니까 이건 정말 나도 모르는 일이라...알잖아? 걔가 이런 일 벌이는 거 한두번이 아니라는거?”

최대한 비굴한 표정으로 반장에게는 선처를, 반 아이들에게는 이해를 바랐다.

받아주는 너도 문제지.”

너도 솔직히 즐겼잖아?”

변태!”

하지만 그건 꿈 속의 이야기였나보다. 아이들은 내 소망을 무참히 짓밟고 그냥 생각나는대로 지껄일 뿐이었다.

그러니까 오해라고! 다 거짓말인거 알잖아!”

진심으로 소리쳤다. 그래. 이 모든건 오해다!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

너를 보통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게 오해였네.”

네가 일반인이었다는 게 거짓말이지.”

너네는 내가 콩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안 믿어줄거지? 그렇지?

야 주가리, 말해봐! 너 내 취향 잘 알잖아? 나는 누님연방이지 로리지온이 아니라는거 알잖아!”

증인으로 주가리, 그러니까 주걱턱이 차밍포인트인...본명이 뭐더라? 여하간 나와 많은 것을 공유한 친구를 요청했다.

그래, 많은걸 공유했지. 만화책은 물론 라이트노벨, 애니메이션은 물론 영화에 동영상까지! 그래, 내 결백을 증언해줄 사람은 너밖에 없다! 가라! 주가리!

김주혁. 네가 말해봐.”

소휘가 가진 책과 동영상 중에서 여동생이나 오빠란 키워드가 들어간 것이 만화 중에 세 작품, 라이트노벨 중에 다섯 작품, 애니메이션 중에 두 작품 있습니다. 물론 제목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내용상 여동생이 주역인 19금도 세 개 정도 있습니다. 실사와 게임 중에는...”

너 내 눈을 보고 말해! 그리고 인간적으로 미디어믹스는 계산에서 빼야 하는 거 아냐?!?!?!”

미안하다. 이건 내가 어떻게 해 줄 수 있는 게 아니다. 차라리 솔직하게 말하고 선처를 바래라.”

너 나를 팔아먹은거냐?! 똑바로 말해! 나는 거기 나오는 여동생들보다 다른 캐가 더 취향이라고!”

조용.”

아니, 내 항변은?! 법정에서 피고가 증언할 기회도 보장되는 거 아니었어?! 피고의 말도 안 듣고 검사와 판사가 제멋대로 재판을 진행하는 게 세상에 어딨어! 학주 데려와! 학주하고 직접 이야기해야겠어!

어머 소휘가 여동생이랑 수군수군...”

난 이런 일이 일어날 조짐을 느꼈지 조선수군...”

하지만 소휘는 내 말을 듣지 않았어 수군수군...”

...앙대! 이수근...”

너네들! 사람 말 좀 들으라고!”

나는 필사적으로 소리질렀다. 그렇다, 나에 대한 심각한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분연히 일어나기로 한 것이다.

물론, 팔다리가 묶여있으니 실제로 일어난 건 아니고, 언제까지나 비유적 표현이지만.

너네 설마, 내가 진짜로 동생하고 사귀는 그런 말종이라고 생각하는거야?”

.”

.”

당연하지.”

사방에서 나에 대한 악의가 걸쭉히 묻어나는 비난이 날아들었다.

아니 상식적으로 생각해봐! 오빠하고 동생하고 사귀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원래 오빠와 여동생은 선천적으로 서로를 죽이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고! 너네들도 오빠가 있거나 여동생이 있으면 잘 알 거 아냐!”

일순 반 애들이 조용해졌다. 진심이 담긴 내 호소가 먹힌 모양이다.

하지만 소휘하고 소연이잖아?”

너는 변태니까 별로...”

설득력 없는 설득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먹히긴 개뿔, 오히려 반 애들의 루머 생성 본능에만 불을 지핀 꼴이 되었다.

어쩔 수 없지. 이럴 때는 인정할 건 인정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할 것 같다.

그래 솔직히 내가 연년생 동생하고 조금 친하다는 건 인정은 해. 소연이하고 밤새 서너시간 수다를 떨다가 잔다던가, 소연이가 늦으면 내가 마중나간다던가, 소연이가 부모님한테 혼나고 있으면 내가 실드를 쳐준다던가, 소연이 심부름 셔틀을 한다던가, 소연이하고 등하교를 같이 한다던가, 주말에는 같이 시내에 나가 밤늦게 들어온다던가, 인정해, 인정한다고.”

어떠냐 나의 아량이. 나도 너희의 주장에 대해 인정했으니 이제는 너희도-

역시.”

설마가 사람 잡네.”

픽션은 현실을 이길 수가 없구만.”

같은 방을 쓴다는 소문이 진짜였어?!”

우리 집은 좁으니까 어쩔 수가 없잖아!!!!!!!”

알 거 다 아는 반장과 주혁이 방 문제로 트집을 잡자 나도 모르게 소리지르고 말았다.

그럼 집에 방이 두 개밖에 없는데 어쩌라고? 내가 욕실에서 잘까? ?”

갑자기 내가 진심으로 화를 내니까 애들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냐? 왜 우리 집이 좁은 것 때문에 내가 변태 취급을 받아야 하는데? 그럼 단칸방 사는 사람들은 죄다 전자발찌 차야 하냐!”

, 정말 아름다운 대한민국이다. 그깟 돈이 남들보다 좀 없다고 이런 괄시를 받아야 한다니. 나도 돈이 좀 많았으면 학교에 휠체어 타고 무릎담요 덮고 포도당 주사 맞으며 등교하는건데. 그러면 적어도 이런 인민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지도 않았겠지.

그리고 애들도 애들이다. 그렇게 장난을 쳐놓고도 내가 한 번 화를 내니까 잠잠해지는 꼬라지라니. 이러니 화도 못 내거나 하는 애들을 만만하게 보고 괴롭히고 그러는 거잖아.

그런데 너네, 자취하잖아?”

?”

주혁의 날카로운 지적에 나도 모르게 새 된 소리를 냈다.

그러고보니, 나하고 소연이, 확실히 자취하고 있었네?

너 어떻게 해서든 남녀공학 오고 싶다고 부모님을 조르고 졸라서 자취하는거잖아?”

주혁아,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진짜 여자에 환장해서 자취까지 각오하고 남녀공학으로 진학한 것처럼 들리잖아. 사실은 전혀 아닌데.

우리 언니 때문이겠지.”

반장 너도 막말 하는거 아니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 반 애들이 네 연년생 언니 때문에 내가 이 학교 온 거 같잖아. 사실은 전혀 아니...라고는 못하겠지만 어쨌든.

내가 듣기로는 소연이하고 오붓하게 같은 학교 다니고 싶어서 싫다는 소연이 억지로 남녀공학 쓰게 하고 자기도 이 학교 쓴 걸로 아는데?”

갑자기 법정 드라마에서 백분 토론으로 장르 변경이 된 이 상황을 의외로 반 아이들은 빠르게 받아들인 모양이다. 반에서 절반 정도가 반장과 주혁의 폭로전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모양새가 확실했으니까.

남은 절반은 어떤 반응이냐고? 무슨 반응이긴! 나를 핵폐기물 보듯이 하는 반응이지!

폭로전은 폭로전인데 왜 나에 대한 허위사실 폭로인건지 영문을 모르겠다. 어째서 반 아이들은 낭설에 집착하는지 모르겠어.

이것들이 듣자듣자하니까!”

빽 소리를 질렀다.

야 김주혁, 강현희! 폭로하려면 일의 선후 관계는 확실히 하자고! 이 학교를 먼저 쓴 건 소연이라고!”

이것이 주혁과 반장이 호도하고 있는 진실이다. 분명히 먼저 이 학교를 쓴 건 소연이다.

물론 바보같이 그걸 고등학교 진학 희망서를 내는 마지막 날, 그것도 종례가 끝나고야 알아채고는 수정이 안된다는 담임을 붙잡고 갖은 억지를 부려 결국엔 수정을 했다는 사실은 지금 이 시점에서는 별로 중요한 사실이 아니니까 말을 하지 않겠지만, 지금의 발언권자인 주혁이는 나와 중학교때부터 같이 선생님들에게 엉덩이를 맞고 엎드려 뻗치며 머리 박고 사이좋게 부모님 호출명령을 받고 졸업할 때는 선생님들께 스승의 날에 찾아오지 마라. 너희만 보면 열 뻗히니까라던가, ‘너희를 졸업시켰다는 게 내 평생의 자랑이다라는 말을 들은, 말 그대로 중학교 3년을 동고동락하고도 고등학교 1년을 더 하고 이번 1년도 함께 하면서 나와 모든 것을 나눈 친구니까 그 정도는 물론 알고 있을 터였다.

하지만 주혁이는 무슨 생각인지 다시 나에게 질문을 날렸다.

그럼 너는 이 학교를 왜 썼는데?”

그야 하나뿐인 여동생이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을까 걱정되서 그런 거 아냐!”

요즘 왕따 문제가 심각한데 그게 내 동생 일이 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학교도 먼데 만약 소연이한테 그런 일이 있다고 하면 교외자인 내가 도와 줄 수 없잖아?

그럼 본가에서도 충분히 통학이 가능한 데 굳이 자취집을 얻은 이유는?”

그야 하나뿐인 여동생이 그 먼 거리를 통학하면서 무슨 일이 있을까 걱정되서 그런 거 아냐!”

요즘 지하철 치한 문제가 심각한데 그게 내 동생 일이 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학교도 먼데 만약 소연이한테 그런 일이 있다고 하면 이 학교와 반대 방향으로 통학하는 내가 도와 줄 수 없잖아?

너네 본가랑 우리 학교랑 지하철 네 정거장 떨어져 있잖아?”

뭔 소리야. 세 정거장이라고!”

나는 급히 정정해줬다. 진실을 감추려고 하면 올바른 판단을 하기 힘들테니까.

그래, 물론 진실을 마주하기는 힘들다는 건 안다. 그러니까 우리 반 애들아, 그 썩은 표정은 짓지 않아줬으면 좋겠는데.

그러면 다시 본론.”

젠장, 말 돌리기가 통하지 않았나?!

그래서,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가 설명해주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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