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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 3급 매니저, 치유담당 초파랑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b부
글쓴이: 서이
작성일: 12-07-31 12:15 조회: 2,264 추천: 0 비추천: 0
Begin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일상. 나의 중학교 생활은 그랬었다. 단 한번의 선택으로 지루한 부활동을 하게 되었고, 딱히 색다르거나 흥미 넘치는 나날은 아니었다. 누구나 학생이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으면 늘 책상에 앉아서 공부만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세상. 지루한 일상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 때 쯤 나는 이미 중학교를 졸업하였고, 이제는 고등학교의 색다른 일상을 기대하고 있다.
내가 새삼 묻기는 좀 그렇지만 다들 부활동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
응? 무슨 말이냐고? 묻고 싶을 걸 충분히 알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길. 왜냐면, 적절히 새로운 학교에 입학을 하고 일주일 안으로 학교는 대대적으로 해온 조사를 시작한다.
"조용히 해. 귀찮다고. 너희가 초등학생들이냐? 나이 값 좀 해라. 정신 차리라고? 너희들의 체감 시간은 우사인볼트가 100m를 느긋하게 뛰고 있으니 모르겠지만, 정신 놓고 있다간 어느새 전력질주 하고 있다고? 멈출 수가 없다고?"
담임선생님이 귀찮다는 냄세를 풀풀 풍기며 머리를 긁으신다. 그보다 그 묘사는 뭡니까?
담임선생님은 긁다가 멈추며 무슨 오물집듯 알 수 없는 종이를 들더니 반장 나오라고 지시한다. 저 종이에 무슨 짓을 하셨기에.
"인수인계 했으니 잘 부탁해. 다행이네. 반장은 참 좋은 사람이야. 내 귀찮은 맘을 그리 잘 알아주다니. 이 선생님 감동했단다."
담임선생님은 알 수 없는 종이에 진저리가 났는지 제멋대로 반장에게 주자마자 손을 뗀다. 그 반대로 반장은 한숨을 쉬며 분필을 잡고 칠판에 다가선다.
"이 선생님 감동했으니 이제 자도 되지? 그냥 자라고 말해줘. 응?"
"그냥 영원히 주무셔요."
반장이 앞머리를 헤어핀으로 제대로 고정하며 한심하듯 말한다. 그러자 담임선생님은 행복한 표정으로 자신의 의자에 앉아 눈을 감으셨다. 일 떠맡기고 자는거야? 그런거야?
"자자. 부활동 조사를 해야하거든? 여기 게시판에 사본을 붙여놓을테니 이따가 보고 결정해서 나에게 말해."
입학 후 대부분이 일주일 이내 모든것이 판가름 난다. 반장부터 해서 청소구역까지.
반장의 지루한 전달사항이 끝나고 게시판에는 애들로 가득했다. 물론 나도 그 중 한명.
이런말을 해선 안되겠지만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며 독특한 부활동은 보지 못했다.
게시판에 있는 부활동 리스트를 보자니 한숨이 나왔다. 설마 하지만 전국에 있는 학교가 공식으로 지정한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중학교에 있던 부활동 리스트랑 완전 같다. 이 불편한 진실은 무엇일까?
중학교 시절을 문뜩 떠올렸다. 좋은 추억은 그다지 있지도 없지도 않지만 부활동 했나 싶다.
중1때, 문예창작부에 들어가 그냥 의미 없이 6교시 후 글만 썼다.
중2때, 선진교단화라는 의미불명부에 들어가 교실 컴퓨터나 다루었다.
중3때, 반친구들과 선생님들의 추천으로 강제로 선진교단화라는 의미불명부에 들어가서 부장했다.
그렇다. 즐겁지도 슬프지도 않은 부활동을 했다. 그렇기에 고등학교에 들어가선 색다른 부활동을 꿈을 꾸었지만 틀린듯 하다.
대체 누구야? '꿈☆은 이루어 진다.'라고 외친 녀석은.
결국, 멍하니 바라보다가 재밌는 생각을 했다.
"자, 이거로 수업 끝이다! 하지만, 학교는 끝이 나지 않았다는거 잊지 마세요."
교과선생님이 수업 끝을 알리는 헛소리를 하며 나간다.
이래선 안된다. 나의 색다른 고등학교 생활이 이렇게 가다간 그 지루하기 짝이 없었던 중학교 시절로 돌아갈 것이다. 고등학교 생활이 지루하게 되기 전 손을 써야 즐거운 생활을 얻게 될 것이다. 그렇게 나는 굳게 다짐을 하며 재밌는 생각을 떠올렸다.
지루하기 짝이 없다면, 있을 수 없는 그런 비일상을 만들어가면 된다. 그래, 그 비일상은 분명 재밌을거야. 그리 생각을 하며 계획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세워보기로 한다.

길 잃은 아이
그 날 오후, 모든 수업이 끝나고 부활동 할 시간이 찾아왔다. 사실, 최대 일주일의 기한이 주어진다. 벌써 부활동을 결정한 학생들은 오늘부터 부활동을 시작 할 수 있으며, 정하지 못한 학생들은 서둘러 일주일 안으로 정해야 한다. 그 안에는 부활동시간에 자습을 강제적으로 동원이 된다. 하지만, 나는 재밌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서둘러 내 자리를 떴다. 물론 머리를 꾸미느라 정신없는 반장에게 대충 말하고 교실에서 벗어난다.
뭐, 교실에서 벗어나기 직전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을 느낀건 순간의 착각이라 생각하며.
교실에서 벗어나니 많은 학생들이 쏟아져 나오며 다들 부활동을 하러간다. 아마 선배들이겠지.
학교 현관으로 나오자 크나큰 게시판은 빽빽하게 종이로 도배되어있었다. 다 하나같이 부홍보 포스터다. 그 옆에는 학교 내 안내지도가 붙어 있다.
"저기, 길을 잃으셨나요?"
멍하니 안내지도를 보고 있자니 나보다 조금 작은 학생이 찾아와서 말을 걸었다. 당연, 나는 부정했다.
"아니요. 절대 그렇지 않아요."
"다들 처음에는 그러니 따라오세요."
아무래도 날 쉽게 길을 잃어버리는 미아로 본 모양이다. 그보다 내 교복의 소매 부분을 잡고 끌고 가는데 힘이 장난이 아니다.
힘없이 끌려가며 미아인것을 부정을 했다만 '그래, 다 알아.'라며 힘차게 앞으로 전진한다.
한걸음을 걸을 때마다 단발이 찰랑거리고 옆으로 작게 묶은 포니테일이 들썩인다. 그 아래는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양 어깨가, 중앙에는 정말 치명적인 유혹을 하는 목이 보였다.
"헤에? 이제야 인정한거야? 말이 없네?"
"아, 아니. 아니라고요. 절대로 아니라고요. 그런 생각하지 않았어요."
"무슨 소리야?"
내가 무슨 소리를 한지도 모르겠다. 이 나이를 먹고 이따금 여자의 목은 치명적인것을 깨달았다.
복도 내 바람은 불지는 않았지만 내 앞에 힘차게 걸어가는 학생의 치마는 기분좋게 물결을 친다. 내가 기분이 좋은게 아니고 비유다. 변태로 보지 말길 바란다.
이윽고, 걸음이 멈추었다. 정신혼란 상태인 나는 어느새 내가 모르는 장소로 와 있었다.
"자, 들어가."
"아니, 전 미아가 아니라니까요."
순간, 돌아서는 데 내 눈이 이상하다. 이럴일이 없는데 눈 앞에 있는 상대가 너무 예뻐보였다.
"그래, 착하지? 네 맘 다 알아. 걱정마."
그렇게 끌려들어가 정신을 차리고 자초지종 설명을 늘어뜨렸더니 상담원으로 보이는 선생님께서 웃으셨다. 지금 이 상황이 웃기는게냐! 솔직히 책상 엎어버리고 싶었다만 포기하자.
"이해했다. 하지만, 그냥 보내기는 좀 그렇군."
선생님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고민하시며 말하시는 데, 그냥 포기하세요. 뭐가, 보내기가 좀 그래! 나름 마음 속으로 딴지를 걸어보았다.
"이것도 인연. 이 도우미에 들어오지 않을래? 마침, 한사람이 부족하거든."
늘 느끼는건데 꼭 이런 상황에서 상대방은 '한사람이 부족해.'란 말을 할까? 타이밍이 좋았다고는 할것 같으나 지금은 억지 같다. 애초에 부활동 리스트에 '도우미'란 이름을 못 봤다.
"최대한 상냥하게 거절하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그럼, 나는 최대한 잡아두겠어."
바로 탈출했다. 이따금 선생님 표정이 가관이었기에 더 빠르게 도주 할 수 있던거 같다.
문을 닫고 나와보니 어딘지 모르겠다. 고개를 올려 나온곳이 어딘지 푯말을 보자 '안내소'라고 적혀있다. 내 처지를 생각하니 왜 존재 하는지 금방 이해가 되었다.
"길을 잃지 않았는데 길을 잃어버리다니."
기억을 더듬어 갈 길을 걷자니 그 여학생의 치명적인 뒷 목이 떠오른다. 정신을 차리려 고개를 흔드니 어지럽다.
"그러고보니 같은 넥타이 색이었지."
대략 2분이 지났을까? 간신히 학교 현관에 도착하였다. 왠지 학교 안내지도를 보면 안될것 같기에 바로 밖으로 나가버렸다.
"일단은 축구지?"
축구하는 학생들이 보였다. 한껏 멋 좀 낸다고 유명 축구단 유니폼을 입고 축구를 하고 있다. 이것 나름 멋있어보인다.
그리고 나는 축구를 지켜보는 코치와 비슷한 학생에게 다가가서 말한다.
"견학 가능한가요?"
그렇다. 나의 재밌는 생각은 부견학이다. 흥미로운 부들은 많은 데 한 곳만 가라니 그게 말이 되는건가? 그래서 이 행동을 하는거다.
코치로 보이는 학생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잠시 축구를 중단 시켰다. 부심판이셨나보다. 그리고 팀원들과 무언가 이야기를 하더니 나를 쳐다보셨다.
"견학이라면 입부하겠다는거야?"
혼란이 생겼던 모양이다. 확실히, 견학이라는 시스템이 없었으니 그럴지도. 가뿐하게 고개를 저었다.
"곤란하네. 그럼 임시라는거지?"
부장인듯 한 학생이 이야기에 끼어들었다. 아무래도 확인하려고 묻는거 같다.
"네. 이 학교에 있는 모든 부견학하려 하거든요."
말 했더니 다들 이상하게 본다. 익숙치 않은 거라 그런걸지도 모르겠다. 부장으로 보이는 학생은 나의 발상이 재밌어 보이는지 웃는다.
그렇게 허락이 떨어지고 축구는 물 흐르듯 다시 시작되었다. 나랑 이야기 한 시간은 과연 로스타임에 들어갈지는 모르겠다만. 오늘은 구경하기로 코치에게 말해 놓고 2일동안 견학한다고 말해두었다.
부활동 끝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리고 다들 약속 한 것 처럼 다시 학교 안으로 들어간다. 이렇게 지켜보고만 있으니 허무하게 끝이 났다.
아까부터 누가 쳐다본다는 시선을 느끼기에 돌아서며,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학교 안으로 돌아가는 학생무리에 휩쓸려 빠져 나오니 어느새 학교 현관이었다. 한숨 돌리며 옆을 바라보니 학교 안내지도가 있었다. 내가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누가 내 어깨를 툭 건들인다.
"길 잃었나요?"
정신 차리고 돌아보니 옆으로 작게 한갈래로 묶은 여학생이 있었다. 자세히 보니 한 쪽 팔에는 완장이 있었다.
"어라?"
아까의 그 여학생. 앞머리에 포인트로 파란색 십자 헤어핀으로 고정해서 하얀 이마가 보인다. 잠시 끌려갔던 생각을 했더니 무의식적으로 목을 바라보게 되었다.
"또 잃었나요?"
여학생은 나의 대답을 기다리며 바라보고있다. 마음 속 한편에서 두근거리기까지 한다.
"아, 아뇨. 그보다 한심하게 쳐다보지 말아주세요."
여자를 대하는게 익숙하지 않은터라 계속 또래 여학생에게 존댓말을 무심코 하게 된다. 그래도 그 상대는 날 미아로 밖에 안보고 있는지 피식 웃는다.
포니테일이 순간 흔들리며 박수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여학생은 무언가 생각이 난 표정을 했다.
"1학년이구나? 반가워. 나도 1학년이야."
이제야 나의 넥타이를 발견했나보다. 나는 진작에 눈치를 챘었다만, 절대로 여자와의 대화가 익숙치 않아서 존댓말을 한게 아니다. 애초에 상대가 먼저 존댓말을 썼으니까.
"교실은 알아?"
"1주일 째 다니는 학교야. 모를리가 없잖아?"
다행히 반말이 자연스레 나왔다만, 아직도 나를 미아취급한다. 괘씸하다. 여동생이었다면 딱밤 한대를 때렸겠다만 참자.
나를 약간 우습게 보이는거 같기에 인사도 없이 먼저 움직였다. 얼마안가서 돌아보니 여학생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잘 가나 지켜보는 느낌이 확 온다.
서로 눈을 마주치자 여학생은 손을 흔드며 피식 웃었다.
나는 손인사도 하지 않은 채로 교실로 돌아갔다.
교실에 도착하고 바로 수업이 시작되었다. 뒤늦게 교실에 오는 반 애들도 있었는데 교과 선생님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가 다시 저물었다. 하교길에 아까 부활동에서 뵌 축구부 코치를 만나게 되었다. 당연한거지만 선배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졌다.
"다녀왔습니다. 아무도 없는건가?"
집에 도착해서 인사를 하였다만 나를 맞이 하는건 고요뿐이었다. 부모님은 늦게 오실테고, 여동생들은 모르겠다.

@@@

다음날, 깔끔하게 태양은 고개를 내밀어주었다. 안 그랬다면 더 잘 수 있었을 테지만, 내 알람시계가 나를 깨웠겠지.
그렇게 일어나 평화스런 아침을 맞이 하고 등교길에 오른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중학교 가자아."
나의 왼쪽 팔에서 소리가 난다. 작은 당근 헤어핀이 포인트다. 작게 묶은 트윈테일이 흔들리며 나를 바라본다.
"뭐지? 다른 여자의 향기가 나! 누구야?"
나의 오른 팔에서 소리가 난다. 작은 토마토 헤어핀이 포인트다. 작게 묶은 트윈테일이 흔들리며 나에게 따진다.
아니, 이란성 쌍둥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닮은 거 아닌가 싶다. 왼쪽을 보자니 오른쪽에서 따지고, 오른쪽에 대답을 해주자니 왼쪽에서 흔들어 댄다.
"아. 둘 다 그만해! 서이야. 오빠는 고등학생이야. 중학교는 이제 못가. 이린아. 그러면서 내 교복에 입자국 남기지마!"
""하지만.....""
당근 헤어핀이 기가 죽었다. 계속 같이 다니다가 떨어져서 서운한지 고등학교 가면서 부터 중학교가자고 나에게 말한다.
토마토 헤어핀은 내가 따지니 이제는 내 오른쪽 팔에 얼굴을 비비기 시작한다. 이린이도 내가 고등학교 가고 나서 부터 집에서 틈만 나면 내 교복에 별짓을 한다.
"착하지? 이제 학교가야지."
당근과 토마토는 서운함을 감추지 못 한채 작게 대답하고는 헤어졌다.
"언제 철드려나."
고민이 하나 늘었다. 오늘 하교하면서 서점에 들려야겠다. 돈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학교에 도착하고 학교 안내지도가 있는중앙현관으로 들어가자니, 어제처럼 미아취급 받을거 같아 오른쪽 출입구로 잽싸게 들어갔다. 아무리 봄이라고는 하지만 3월이라 추운느낌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교실에 도착하고 그리 오래 안 있다가 수업이 시작된다. 당연하듯 시간은 느리면서 빠르게 흘렀다.
"자, 다들 부활동 정했어?"
수업이 끝나고 반장이 안경을 고치며 말하였다. 그러고 보니 최대한 빨리 부를 결정해야만 한다. 이렇게 되면 나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안 정했다면 가급적 빨리 말해줘."
반장은 두마디를 던지고 바쁜지 바람처럼 사라졌다. 역시, 반장 안되길 다행이다.
시간은 계속 흘러 수업도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번 시간이 끝이 나면 부활동이다.
내가 지금 다니는 학교는 다른 학교와 다르게 부활동이 매일 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교장선생님의 마음일꺼라고 생각하면 편할거다. 쓸때 없는 질문은 교장선생님에게 하도록 하자.
"아. 귀찮아. 귀찮으니 여기서 수업 종료. 자습해. 반장! 알아서 해."
마침 이번 시간은 담임 선생님 수업이었는데 수업한지 20분도 채 안되서 담임선생님은 기브업하셨다.
다른 의미로 참 대단한 선생님이시다. 반장은 담임선생님 SOS에 응해서 수업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참 대단한 반장이다.
"여기까지. 귀찮으니까 인사는 생략. 부활동시간이니 나는 게임이나 해야지."
담임선생님은 충혈된 눈으로 나가시며 말하셨다. 뒷부분은 못 들었다고 하자. 많은 학생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나는 예정대로 축구부에 간다.
"아차....."
축구부에 신경을 많이 썼던 탓일까? 모르고 중앙 현관으로 와버렸다. 주변을 둘러보니 어제 봤던 여학생은 안 보였다. 이참에 빨리 나가려고 큰 현관문을 통과하는 순간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하지만, 학생들이 많기에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수고하셨습니다."
부활동 끝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축구부는 바로 경기를 끝을 냈다. 나는 선배들에게 인사를 하며 땀을 훔쳤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경기에 참가했지만 져버렸다.
자연스럽게 중앙 현관으로 들어가 근처 화장실을 찾고 있자니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적어도 수업 들어가기 전에 세안만이라도 하고 싶었다.
"길 잃으셨나요?"
세번째. 다른 사람이 나를 보면 길을 잃은 사람처럼 보이는가 보다. 중앙 현관으로 들어온 나는 스스로 자책하며 뒤를 돌아봤다.
"아니. 절대 아니야."
잘 아는 목소리이기에 바로 반말을 하였다. 역시나, 파란색 십자 헤어핀과 완장이 보였다.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고 흔히들 말하지?"
"절대 아니야."
십자 헤어핀이 하얀 이마를 보여주며 피식 웃는다. 아무래도 장난으로 말한것 같다. 그러다가 나에게 다가온다.
"으으...."
갑자기 다가와서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지만 그것도 한순간, 십자 헤어핀은 무언가를 보려고 내 넥타이를 잡더니 끌어당겼다.
"서리민?"
작은 앞주머니에 슬며시 나온 학생증을 보더니 내 이름을 말한다. 십자헤어핀이 내 넥타이를 놔 준다.
"독특하네. 재밌어."
"재밌지는 않은데?"
십자헤어핀은 미소를 짓더니, 놓아주던 넥타이를 다시 잡아서 확 잡아 당겼다. 중심을 잃은 나는 순간 끌려갔지만 넘어지진 않았다.
"무슨 짓-"
"우지효."
십자 헤어핀은 내 귓가에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는 바람처럼 나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야..."
나의 말은 혼잣말이 되어버렸고,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서 시야에서 벗어난 곳으로 고개를 돌리니 복도에는 완장을 찬 지효를 볼 수 없었다.
지효는 나에게 귓속말을 하였다. 그 여운이 아직도 남아 있는지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귀를 만지고 있었다. 지금 생각을 해보니 살아오면서 이성에게 귓속말을 들은건 처음인거 같다.
"서리민!"
수업 도중 교과선생님이 나를 호출 하신다. 솔직히 집중이 되지 않아서 머리 속은 멍한 상태가 되었다. 이럴때가 아니다. 정신을 차려야지.
"정신차려라. 아직도 부활동에 정신 팔려 있는거냐?"
"죄송합니다."
"그래, 그러면 이 문제는 어떻게 하면 되지?"
제대로 대답 못 해서 바로 혼났다. 비겁하다고, 정신 없던 걸 알고 있었으면서 너무하다. 수업 종료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자 교과선생님은 인사도 제대로 받지 않은채 나가셨다.
"민리. 너 축구부로 들어갔어?"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친숙한 얼굴이 보였다. 나 보다 큰 키에 살짝 탄 피부, 상당히 좋아보이는 몸, 그리고 교복 위에서도 느껴지는 저 자유로움. 내가 아는 한 딱 한명 밖에 없다. 나와 어려서부터 친하게 지내왔던 차하빈.
"그건 또 어디서 들었어?"
외모로 보자면 오지에 칼 하나만 주고 버려져도 살 것 같은 그런 외모인데, 은근히 예상의외로 정보수집은 빠르다. 대체 어디서 그런 소리를 들은건지.
"나의 정보망을 우습게 보지 말라고."
하빈이는 하얀 이를 들어내며 미소를 짓는다. 저 자신만만한 표정. 저게 또 하빈의 매력이다. 남자끼리만 있다면 정말 와일드한 매력을 충분히 느낄수 있다만 여자들은 싫어하는 모양이다. 아니, 하빈이 부터가 여자에게 관심이 없겠지만.
"어차피 견학이야. 견학. 그보다 말이 돼? 중학교에서도 있는 부들이 똑같이 고등학교에도 있다는게. 현기증 난다고."
사실이다. 나는 은근히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좀 더 즐거운 나날을 기대 했는데 말이지. 풍기는 냄새는 중학교와 판박이고, 차이점이라면 매일 부활동 한다는 점. 그 이유는 교장선생님의 방침이란다.
"견학? 왜? 그게 가능해? 뭔가 재밌어 보이는데?"
하빈이가 흥미로운 소재를 찾았는지, 먹이를 찾은 매의 눈을 하고 있다.
그보다 가깝다고. 흥미를 가져준건 고마운데 그 얼굴에 안 어울리게 초롱초롱거리면, 뭐라할까? 자동적으로 밀고 싶다고나 할까?
"아악! 안구에 색다른 감각이 눈 뜨려 해!"
아, 생각만 한다는게 보호본능으로 밀어버린 모양이다. 눈을 말이지.
얼굴은 그렇게 생겼으면서 은근히 리액션이 크네. 그렇다고 울지는 않는다. 아니, 지금 우는건가? 눈물이 보이는데?
착각이라 생각하며 토닥거려 주었다만 괜한 걱정한 느낌이 들었다.
"그럼 다음으로 갈곳은 어디야?"
눈을 감은 채 눈물을 흘리는 하빈이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면서 허공에 말한다. 이대로 아무 말도 안한다면 하빈이는 혼잣말 하게 되는것이다. 그 상황도 재밌어 보이지만 대답은 제대로 해야겠지.
"그러네. 체육계열을 했으니 문학계열을 하는게 좋겠지."
하빈이는 수긍을 하며 아직도 아픈지 눈을 못 뜨고 있다. 다음질문을 하는데 이제는 다른 친구를 붙잡고 말을 하는데, 그냥 무시하려다가 대답을 해주었다.
"그래. 이따가 보자."
이윽고 회복이 되었는지 하빈이는 눈을 뜨며 말한다. 그래도 시야회복은 덜 되었는지 걷는게 주춤거린다.
결국, 미안해서 시야확보 될 때까지 안내인 역할을 열심히 해주었다.
"고마워. 근데 여긴 어디?"
재빨리 하빈이와 헤어졌다. 절대 길 잃었다고 말 못한다. 하빈아. 사람은 늘 인생의 길에서 헤맨단다. 힘내려구나. 멍하니 게시판을 보고 있으면 도우미가 친절하게 다가와 줄거야.
다행히, 우리반 가는 길은 안다. 반에 들어가려 하다가 얼핏 십자 헤어핀이 보였던 것 같았으나 같은 학년이니 신경 쓰지 않았다.
수업이 시작되고, 나름 집중하다가 다른 쪽으로 전환되는 바람에 선생님한테 걸려서 혼났다. 뭔가, 평화스럽다.
1학년의 교실은 은근히 높은 곳에 위치 하는데 무려 4층이다. 덧붙여 이 학교는 6층 건물이다. 4층이기도 하니 옆을 바라보면 평지에 있을때 보다 많은 광경이 보인다.
'이 정도의 광경인데도 평화롭구나. UFO는 안 지나가려나?'
밖의 세상은 참으로 지루했다. 사람만 많을 뿐이지 딱히 흥미거리가 생겨나지는 않았다.
이 세상에는 신나는 일은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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