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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의 사무실
글쓴이: unripe poet
작성일: 12-07-30 01:07 조회: 1,948 추천: 0 비추천: 0

크고 작은 회사들이 사무를 보기 위해 만든 건물들이 줄지어 늘어져있는 이 번화가는, 조금만 더 가면 백화점이 나오고 여러 유흥가들도 즐비해 있지만, 열정과 쾌락으로 들떠있는 그 거리와는 전혀 다르게도 이 번화가 만이 매우 한가로운 저녁을 맞이하고 있었다._?xml_: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이 거리에서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향하는 곳은 자신의 집이거나, 유흥가의 거리기에, 이 시간이면 모두들 빠져나간 후 정적만이 감도는 것이다.

주변 건물들에 비하여 낡고 작은 빌딩 또한 그 한적함을 느끼는 듯 아무런 불빛도 들이지 않은 채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 건물은 어떤 사람도 받지 않겠다는 듯, 자신을 알리는 문구는 한 글자도 쓰여있지 않았다.

건물 내부를 설명하는 요약도 조차 누군가의 손에 의하여 강재로 뜯겨진 듯 하얗고 네모난 자국이 있는 장소는 원례, 그런 요약도를 걸어놨을 것이다.

그렇게 아무도 받지 않을 거 같은 건물로 누군가가 들어가고 있었다.

이런 건물에는 어울리지 않는, 어린 소녀였다.

소녀는 편의점에 갔다 왔는지 하얀 편의점 봉투를 손목에 걸어 두 손을 짧은 치마 주머니에 찔러놓고 건물 입구에서 잠시 멈췄다.

붉은빛이 감도는 하얀 머리를 앞머리와 옆머리를 남기고 전부 올려 묵어 단정해 보이기도 했지만, 허리까지 기른 머리 자체의 색 때문에 염색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단정함은 반감되는 듯 했다.

소녀가 계단을 오르기 시작하고, 주변에는 또각또각 발소리만이 울렸다.

다음날, 아침까지 분주히 사람을 맞이하던 거리는 시간이 지나자 다시 조용해졌다.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을 제외하면 언재나 고요한 거리였으므로 그다지 신경 쓸 일은 아니었다.

어제 허름한 건물로 들어갔던 소녀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오늘은 계단을 오르지 않고 건물 앞에 선 그녀는 멍하니 거리를 바라보았다.

어제와는 다르게 옆에 한 사람이 더 있기도 했다.

이 위치가 가장 좋다고 했지?”

정말 그러내요.”

대답을 한 사람은 안경을 쓰고 여우 같은 눈을 한 청년이었다.

검은 머리는 차분하게 윤기를 내고 있었고 앞머리를 옆으로 넘겨 이마가 보이게 한 청년은 지적으로도 보였고 사기꾼 같이도 보였다.

하지만 잃은 것도 많아, 전권을 나에게 준답시고 일손 하나 넘겨주지 않았지.”

하지만 그건 사장님도 원한 일이었을 탠데요?”

그렇지.”

청년은 자신보다 훨씬 어려 보이는 소녀에게 사장님이라 부르며 말을 높이고 있었다.

직원들은 앞으로 찾아내면 돼, 쓸만한 일손은 널리고 널렸지.”

그 말씀대로 벌써 유력한 후보생도 있고요.”

휘린, 니가 생각하기에는 어떠냐?”

그녀가 휘린이라 부른 청년은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제가 감히 뭐라 말할 수 없죠, 리스씨는 항상 우리들 보다 두세 수 앞을 바라보고 계시니까요.”

과찬이군.”

아니요, 진심입니다.”

청년은 뜸을 들이고 말을 이었다

리스씨가 이 지역에 새로운 지부를 설립해야 한다고 했을 때엔 솔직히 다들 이해하지 못했을 겁니다, 계다가 전권을 달라고 했을 때는 아마 그 회의장에 있던 모두가 혀를 찼겠지요.”

그랬다고 하더군.”

저도 아직 전부를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제가 지원하긴 하였지만 표면상 감시꾼의 역할일 정도로 상부도 신경을 쓰고 있죠

그렇다고 하더군.”

역시 다 알고 계시네요.”

웬만한 건 연락이 들어오니까.”

휘린은 쑥스럽게 웃으며 무안한 듯 말했다.

못 당하겠네요.”

리스는 피식 웃고는 휘린을 등져 걸어가기 시작했고, 휘린이 따라오는 걸 느끼고 말을 걸었다.

내가 물어보는 건 정보가 아니라 감상이야.”

감상이라뇨?”

내가 지금 스카우트 할 인물에 대한 감상.”

휘린은 무심코 습관대로 정보를 말하려 했다가 리스의 말을 이해하고 잠시 생각에 빠졌다.

저돌적인 바보……. 생각보다 쓸모가 많을 인력이네요.”

그렇지?”

휘린은 그제서야 생각했다. 이 사람이 어떻게 이런 어린 나이에 사장직을 맡고 있는지.

휘린이 처음 말하려 한 내용은 성적과 경력, 실적을 저울질 한 뒤 나온 쓸 대 없는 낙오자란 대답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새삼 창피한 걸 느꼈다.

정보만으로 판단하는 이력서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자, 휘린의 마음을 읽었는지 리스의 말이 들려왔다.

정보는 확실히 중요해, 하지만 그 정보를 써먹는 건 사람이야, 사람이 사람으로서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직감과, 감정, 경험에 따른 기억이지.”

이해할 듯 말 듯 한 어려운 말이었다.

한마디로 정보를 가지고 감정으로 느끼는 거다, 이왕이면 기억을 토대로 이어 맞춰 보거나 직접 나가서 직감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좋지.”

마치 전쟁경험이 풍부한 노장 같은 대사다. 그렇게 말하는 리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휘린은 이윽고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상사를 자랑하고 싶어하는 부하직원 같았다.

리스와 휘린이 도착한 곳은 한 고등학교의 정문 앞이었다.

여기부터 난제야.”

그냥 허가를 받고 들어가면 안될까요?”

리스는 뭐가 즐거운지 아까의 담담한 모습을 버리고 잔뜩 고양된 목소리로 말했다.

본사를 떠나서 시골에 내려온 권력자가, 고등학생을 스카우트 한다고 소문이 나면 안되지 않겠나?”

휘린은 리스의 성격을 다 알진 못한다. 얼마 전까지는 소문으로만 듣던 영웅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소문들에 의하면 리스는.

그냥 놀고 싶으신 거군요?”

리스는 휘린의 말이 마음에 드는지 한껏 미소를 번지며 그 소문들 또한 다 알고 있다는 듯 말했다.

그렇다고 하더군.”

내가 문제아라는 건 선생님들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해주어서 완전 잘 알고 있다고, 하지만 오늘 내려진 이 방침은 내가 생각하기에는 터무니 없다고 생각하기도 해.

우리 학교는 점점 인원이 줄고 있다고 하더라고, 그건 아무리 바보인 나라도 여러 번 들어서 알고 있지, 하지만 오늘에서야 빈 교실이 있다는 걸 알아챈 건 내가 바보여서가 아니야.

물론 학교에 꼬박꼬박 나가는 아이들은 알고 있었겠지, 양심이 있으니 거기까지 거짓말 할 생각은 없어.

하지만 난 여러 사정으로 학교에 잘 나오지 않았으니 빈 교실이 있었다는 걸 모를 만 하잖아?

내가 왜 이렇게 길게 설명한지 알겠지? 그래, 지금 난 그 빈 교실 한 구석에서 수업을 받고 있어.

선생님?”

내가 힘없이 부른 선생님도 이 상황에 적응이 안 되는지 약간 뜸을 들이며 말했어, 참고로 이 선생님은 경험이 풍부하지 못할 만 해, 우리학교에서 몇 없는 젊은 여선생님이니까.

하지만 기대하진 말라고, 외모를 보면 청순가련이란 말이 떠오르지만, 이 선생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소심하거든.

……무슨일이니? 마루학생?”

한번의 질문을 하면 그 답을 듣기조차 어려울 뿐 아니라 가까스로 입을 연다 해도 저 느릿한 말투를 들으면 온 몸에 힘이 빠진단 말이야, 내 천적인 선생님이지.

선생님은 이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물론 바로 대답이 나올 거란 생각은 안 했어, 이 질문으로 머리 아픈 수학 공식의 주문이 잠시 멈추길 바랬을 뿐이지.

……선생님들이 이렇게 신경 써 주니까……마루도 열심히 해야 하지 않을까?”

다들 날 신경 써 주는 건 알고 있어, 내 글러먹은 머리용량이라던가, 다혈질에 바보 같은 성격이라던가, 선생님들이 날 싫어해야 하는 이유는 산같이 쌓여있는 건 나도 알아, 하지만 이 학교 선생님들은 이상하게 나한테 악감정을 가지지 않지, 그게 난 이해가 안돼.

선생님들이 이렇게 신경 써 주는 게 저한테는 오히려 이상한데요, 이 정도로 돌대가리인데 왜 한 분도 포기하려 하지 않는 겁니까?”

이렇게 얘기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언잰가 한번쯤은 진지하게 말 해볼 작정이었으니 상관 없는 말을 했어.

재대로 된 답을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의외로 이 선생님은 내 궁금증에 느리게 답해주었어.

그건……마루 네가 사실은 항상 옳은 일만 한다는 걸 모두들 아시니까…….”

하지만 나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대답이었지,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해, 그렇지만 그게 전부 옳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

지금 선생님들이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옳다고 생각하신다면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거야.

그건 그렇고 이 반은 몇 반인지 보셨나요?”

나는 일부러 화재를 돌렸어, 하지만 절대 쓸모 없는 질문을 한 건 아니었지.

역시나 선생님은 입을 열려다가 어색하게 웃으며 나를 바라볼 뿐이었어.

그래 이 학급은 생각 이상으로 돌아있으니까.

2학년 천애고독 히야신스 반.

숫자가 아니어도 반의 명칭이 성립되는 건 유치원 까지라고 확신하고 있던 나는 한방 먹었지, 특히 더 어처구니 없는 건 히야신스라는 꽃 이름 말이야, 솔직히 이 꽃의 이름을 듣고 꽃이라고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없단 말이야.

천애고독에 대해서는 아무 말 안 할게 솔직히 소리쳐가며 말하고 싶지만 지금은 저 히야신스라는 꽃이 더 중요하니까, 저 꽃의 이름을 굳이 발굴해서 학급 표지판에 붙여둔 사람은 정말 대단해, 유치원들처럼 꽃의 이름을 반에 이름으로 쓰는 것으로 나를 유치원생, 혹은 그 미만에 취급을 함과 동시에, 양심상 내가 이런 수치심을 느낄 것을 대비해 일부러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의 전설을 대입하여 어려운 꽃의 이름을 찾아 붙인 것이지.

무려 그 전설도 내가 감동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소년에 관한 이야기로 채택했어, 아주 대단해.

모르는 사람은 히야토킨스 전설을 찾아봐.

하지만 난 히야토킨스처럼 넘치는 사람을 느껴본 적이 없단 말이야, 설마 자신들이 나를 그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필하려던 거라면 보기 좋게 실패한 거야, 난 오히려 유치원생 취급을 당했다고 느끼고 있으니까.

뜻이 뭘까요?”

……교감선생님께서……말해주진 말라고 하셨거든…….”

, 내가 모를 거라 생각하는 건가? 모르고 인터넷에 검색해 가며 숨겨진 의미를 찾고 눈물이라도 흘리길 바란 거야?

내 생각을 듣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어서 히야토킨스에 관한 전설을 찾아봐, 그걸 보고 눈물을 뿜을 수 있나.

솔직히 학급 표지판을 보는 순간 알아 차렸기에 조금 감동 먹을 뻔 하긴 했어, 하지만 내 자기보호본능이 발휘되어 창피하게 울음을 짜내는 것은 간신히 넘겼지, 넘기니까 진실이 보이더군.

넌 유치원생이야라고 외치는 교감의 모습이 말이야.

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다시 시작된 수학의 주문을 한 귀로 흘려 보내고 있을 때 아래층에서 총성이 들렸어.

타앙!!

참 담담히 들을 수 있었던 건 수학의 주문으로 인하여 내 귀가 반쯤 마비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나 봐.

하지만 이내 선생님이 소스라치게 놀라는 모습이 보였기에 더 이상 귀의 자체마비를 진행시킬 수 없었어.

탕탕탕!!

자체마비를 중단시키자 생생히 총성이 울리는 게 들렸지.

총성은 처음 들어본 나는 의외로 상당히 큰 소리라 생각했어, 귀가 아플 정도는 아니었지만 긴장 때문인지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지.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경찰은 바로 올 수 있을까? 설마 인질극이 벌어진 건 아니겠지?

내 생각이 차츰 정리 되면서 선생님의 얼굴이 보였어, 창 밖으로 몸을 내밀었던 선생님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로 자빠졌지.

무슨 일이에요?!”

내가 그렇게 말하며 유리창 밖을 내다보자 검은 옷차림의 남자 둘이서 한 여학생을 인질로 삼아 총을 들이댄 채 학교로 들어오고 있었어.

하얀 머리를 하고 있는 학생은 축 쳐진 채 두 사람이 끌고 가는 대로 힘없이 끌려가는 것처럼 보였고 나는 그 학생이 교복을 입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미루어 보아 아마 밖에서부터 인질이 된 모양이라 생각했어.

선생님은 여기에 올라가 계셔요!!”

나는 천장에 달린 환풍구를 뜯어내고 교탁을 끌고 와 올라갈 수 있게 그 아래에 새웠어.

? 마루 넌 어떡하고!”

선생님은 당장 자기도 위험할 지 모르는데 남 걱정이나 하고 있었어, 내가 이 학교 선생들이 질색인 이유가 알만 하지?

저도 밖에 누가 오나 본 다음 바로 올라갈 거에요.”

물론 거짓말이었지만 선생님은 쉽게 속아주셨지.

선생님이 올라간 걸 확인 한 후 나는 교탁을 원례의 위치로 옮겨놓은 다음 당황하는 선생님한테 말했어.

만약 선생님이 내려온다거나, 저 사람들이 이 반에 왔을 때 바보 같이 인기척을 내 들킨다면, 전 선생님 다시는 안 볼 겁니다.”

…!마루야!!”

내가 뛰쳐나가자 뒤에서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렸어, 바보 같은 인기척 내지 말라고 한 지가 언잰데 벌써부터 들킬 작정을 하고 계시는 선생님이었지만 알아서 잘 하시려니 싶어 그냥 아래층을 향했어.

만약 계획된 범죄라면 당연히 교무실부터 점령당했겠지, 내 예상이지만 아래층의 총성 후 운동장에서 걸어 들어오는 범인을 보아하니 상대는 복수야, 계다가 먼저 들어온 공범과 시간차를 두고 온 범인이 있다는 건 아마 거슬리는 게 있었다는 거고, 한마디로 이 사건은 계획 범죄라고 할 수 있었어.

교무실이 있는 2층에 다다르자 주변이 상당히 조용한 게 느껴졌어, 아마 지금 교무실을 점령하고 있는 범인들 외에도 순찰을 도는 범인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혹시 있을 발 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역시나 반대편에서 걸음소리 가 들렸어.

계단을 반쯤 올라가 숨어 있으니 점점 가까이 오는 발 소리에 긴장이 되는 게 느껴졌어.

발소리와 심장박동이 겹쳐졌다가 뛰어졌다가 반복하며 점점 커져가고 있었어. 둘 다 말이지.

이윽고 내 바로 옆에서 소리가 났고 나는 반쯤 올라가 있던 위치에서 점프를 해 녀석의 머리를 전력으로 걷어찼어.

작전대로 녀석은 기절했고, 나는 그 녀석의 바지를 뒤졌지만 기대했던 무전기나 핸드폰은 나오지 않았어.

총소리나 다른 무언가로 의사소통을 맞춰놨겠지.

나는 연락 수단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잠시 주저했어, 수적 열세는 둘째치고 저들은 상당수의 인질을 잡고 있으니까 말이지.

그 때 내 전화기가 울렸어, 정말 운도 지지리도 없지, 하필이면 이럴 때 진동으로 해놓는 걸 깜빡 한 거야!!

아침에 리듬게임을 하던 나를 저주하며 재빨리 핸드폰을 받았지만 이미 늦은 때였어, 교무실 쪽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으니 말이야.

아아, 도움이 필요한가?’

웅성거렸다지만 여전히 주변은 조용했으므로 핸드폰에서 나오는 소리는 귀에 가져가지 않아도 똑똑히 들렸어.

지금 그쪽으로 배달 된 계약서는 아마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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