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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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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갬블럼블!
글쓴이: 얀개
작성일: 12-07-29 06:53 조회: 2,048 추천: 0 비추천: 0

몇 개의 낮게 걸린 전등만이 비추는 방 안. 군데군데에 떨어진 술병, 온갖 가지 사람들의 상념이 오갔을, 갖가지 게임이 마련된 테이블들. 입구에 놓인 퇴폐적인 느낌의 카운터.

이곳은 망해가는 카지노 안이었다.

영업 시간이 끝나 아무도 없을 이곳에 두 사람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앉아 있었다. 한 쪽은 누가 봐도 도박꾼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을 차림새의 사내, 그리고 다른 한 쪽은 치파오라고 부르기에는 애매한, 개량형 차이나드레스를 입은 여자였다.

한동안 방안에 정적이 흘렀다. 여자는 남자를 빤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카드를 셔플 중이던 남자는 이윽고 페도라를 벗어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귀여운 아가씨구만. 이름은 뭐지?”

“...릴리, 입니다.”

“무표정하군. 여러 사내 울렸을 얼굴이야.”

“....”

그 말에 대답을 하지 않은 것은, 릴리가 그의 말을 무시할 정도로 차가워서가 아니라,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자는 그것을 다른 의미로 받아들였나 보다.

“...말수도 적군. 부럽구만, 이런 아가씨를 곁에 둔 놈은.”

“릴리, 알버트 제거하러 왔습니다.”

뜬금없는 얘기에 다시 침묵이 감돌았다. 남자, 알버트는 조용히 카드를 매만졌다. 이번에도 먼저 말을 건 것은 알버트 쪽이었다.

“단도직입적인데 그래. 혹시 릴리는 쿨하면서도 화끈한 타입인가?”

“아까부터 릴리, 알버트 말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 남자에 눈길 한번 안주고 연애에 눈을 닫고 살았나 보네, 릴리는.”

알버트는 카드를 정리하여 테이블 끝에 가지런히 올려놓았다.

“릴리, 이다스는 할 줄 알아? 동쪽에서 건너온 놀이라고 하던데, 한 번에 따낼 수 있는 돈은 적지만 리스크도 그만큼 작다는 게 장점인 게임이지. 가볍게 한 판 두기에는 이만한 게 없어. 어때, 릴리. 나랑 이다스나 한 판 하면서 이 밤을 보내는 건?”

“릴리, 알버트 제거해야 합니다.”

“...제거라... 무슨 원한을 샀는지는 모르지만 이런 예쁜 아가씨랑 총부리를 맞대고 싶지는 않은 걸. 말로 해결하고 싶어.”

“릴리, 상대가 싸울 의사 없어도 제거해야 합니다.”

의자에서 일어나 싸울 태세를 갖춘 릴리를 보며 알버트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다만 한숨을 쉬며 덧붙였을 뿐이다.

“나도 나름 인기인인가?”

먼저 움직인 쪽은 릴리였다. 벨트에 장식처럼 늘어져 있던 채찍을 꺼내들고는 인정사정없이 알버트 쪽으로 휘둘렀다. 미끄러지듯 유연한 동작으로 그 공격을 피한 알버트는 총을 꺼내어 겨누었다. 그러나 릴리가 노린 것은 처음부터 알버트가 아닌, 알버트 뒤에 있던 테이블의 다리였다. 릴리가 채찍을 잡아당기자, 테이블이 알버트를 향해 날아갔다. 알버트는 릴리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한 손으로는 총의 방아쇠를 당겼고 나머지 한 손은 뒤의 테이블을 향해 뻗었다.

“쳇...!”

예상과 달리 알버트가 전혀 동요하지 않자, 릴리는 혀를 찼다. 총알을 피하기 위해 릴리는 몸을 기울였다. 그 바람에 자세가 흐트러졌고, 채찍을 잡아당기던 힘 역시 약해졌다.

콰장창!

테이블이 뭔가에 부딪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도중에 릴리의 손이 느슨해졌다고는 해도, 이미 꽤 빠른 속도로 날아오던 테이블이었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그대로 얻어맞고는 골절상을 입었을 것이다.

그러나 상대는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릴리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녀는 재빨리 채찍을 내버리고 총을 꺼내들었다. 기둥 뒤로 몸을 숨긴 릴리는 그대로 숨을 죽이고 서 있었다.

“이런이런. 꽤 아팠어, 릴리.”

잘그락, 알버트가 바닥의 코인을 밟으며 일어서는 소리가 들렸다. 아까 테이블이 엎어질 때 바닥에 쏟아져 내린 모양이다.

“...라는 건, 거·짓·말. ...터져라.”

펑!

릴리가 몸을 숨기고 있던 기둥이 별안간 터졌다.

“?!”

전혀 예상치 못한 폭발에 릴리는 재빨리 몸을 굴렸으나, 기둥의 파편이 튀면서 왼 어깨를 다쳤다.

‘폭발물? 미리 설치한 겁니까? ...아닙니다. 아마 아까 쏜 총알에 특수한 장치가 있어서, 시간차를 두고 터진 것 같습니다. ...이런.’

저벅저벅. 알버트가 가까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다급해진 릴리는 들고 있던 총을 마구잡이로 쏘아대기 시작했다. 특정한 곳을 겨누지 않은 채 쏘아대는 총알은 방 안 곳곳으로 날아다녔다.

알버트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잽싸게 릴리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하지만 릴리는 어느새 총알이 떨어진 총을 버리고 단검을 들고 서 있었다. 알버트가 미처 피할 틈도 없이 그녀는 망설이지 않고 그것을 그의 복부에 박아 넣었다.

“...?!”

예감이 좋지 않았다. 사람을 자주 찔러본 릴리로서는 알 수 있었다. 칼이, 상대의 피부조차도 뚫지 못했다는 사실을.

릴리는 그대로 알버트의 배를 걷어차 넘어뜨리고는 그 반동을 이용해 공중제비를 돌아 뒤편의 카운터에 착지했다. 마치 곡예라도 하듯 매끄러운 동작이었다.

알버트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챙그랑! 단검이 힘없이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칼이 뚫고 지나가 찢어져버린 외투를 보며 한숨을 쉬는 시늉을 하더니 외투를 벗었다. 릴리는 그의 방패가 되어준 물건을 한순간뿐이나마 볼 수 있었다. 복대처럼 알버트의 허리와 가슴을 한 바퀴 감싼 새카만 그것은, 그가 외투를 바닥에 던져버림과 동시에 사라졌다.

‘릴리, 잘못 판단했습니다. 알버트라는 작자, 보기보다 거물입니다.’

아직까지는 그의 정확한 능력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다.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된다. 릴리는 새로 꺼내든 나이프를 알버트의 이마를 노리며 날렸다.

챙!

단검과 마찬가지로, 날아가던 나이프는 그의 얼굴을 꿰뚫지 못했다. 갑자기 나타나 칼끝과 이마 사이를 가로막은 검은 덩어리에 의해 나이프는 표적에 다다르지도 못한 채 바닥에 떨어져버렸다. 아까의 테이블도 이렇게 막아낸 모양이다. 흑색의 방벽은 녹아내리듯이 스르르 사라졌다.

‘이건, 마치...?’

“그림자야, 릴리.”

알버트는 제자리에 선 채 실실 웃으며 말했다. 마치 칠판에 적힌 공식을 붙들고 헤매는 어린 학생에게 답을 알려주는 선생 같은 태도였다. ...물론, 학교에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릴리로서는 알 수 없었지만.

“내 능력은, 그러니까 그림자를 다루는 거라고. 이 정도면 꽤 친절한 거라고 생각하는데. 자, 이제 어떡할 거야?”

얄미울 정도로 여유만만한 태도였다. 하지만 릴리는 속으로 알버트의 어리석음에 코웃음치고 있었다. 능력자 간의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를 스스로 흘리다니. 상대 능력자의 능력과 그 한계를 파악하는 것이 승리의 열쇠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자신감이 있다고는 해도, 지나친 자만이었다.

...그림자를 다루는 능력이라면, 약점은 뻔했다.

릴리는 알버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릴리, 좋은 정보에 무척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알버트는 만면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한 미소를 띄우며 고개를 기울였다. 정말 능청스러운 태도였다. 릴리는 여분의 권총을 빼들며 말했다.

“알버트, 큰 실수했습니다. ...릴리, 이 싸움, 이길 자신 있습니다!”

탕! 탕! 타다타탕!

방이 어둠에 휩싸였다. 총 여섯 발의 사격만으로, 이 방 안의 모든 전등을 정확히 맞힌 것이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궁지에 몰려 아무데로나 난사해대던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흐음. 아까 그건 고의였나 보네. 자기 실력을 감춰두고, 내 힘을 알아보기 위한 간보기였나보지?’

알버트는 눈앞의 카운터를 보았다. 어느새 릴리는 그곳에 없었다.

‘...그림자를 다루는 계통의 능력의 최대 약점을 쉽사리 간파했군. 게다가...’

쉬익, 공기를 가르는 소리에 알버트는 몸을 숙였다. 간발의 차로 그의 뒤통수를 놓친 나이프가 그의 머리 위로 날아갔다.

알버트는 어둠 속에서 눈을 부릅떴다. 그러나 아직 시간이 충분히 지나지 않아 어둠에 익숙해지지 못한 그의 두 눈으로는 물체를 제대로 분간하기조차 어려웠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이처럼 정확하게 던진다고? 게다가 아까부터, 기척을 완벽하게 지우고 움직이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소리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알버트는 별안간 목에 느껴지는 차가운 감촉에 흠칫했다. 어느 샌가 릴리가 등 뒤로 다가와 있었다. 그녀는 나이프를 그의 목에 더욱 가까이 대며 말했다.

“그림자, 빛이 있어야 생깁니다. ...어둠에 삼켜진 그림자, 어둠의 일부일 뿐입니다. 알버트, 강합니다. 능력 없이도 강합니다. 하지만 능력에 의존, 너무 많이 합니다. 그림자 철벽이야 무너지면 끝입니다.”

릴리는 뒤꿈치를 들어 알버트의 귓가에 입을 댔다. 알버트는 귀가 간지러웠지만, 목에 들이밀어진 칼 때문에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향기가 나는군, 이라고 중얼거리는 그를 무시한 채 릴리는 그의 귀에 속삭였다.

“릴리, 아까 알버트 제안 생각해봤습니다.”

“아~ 그래? ...그래서, 대답은?”

“알버트, 초면부터 반말했습니다. 릴리, 매너 없는 남자 싫어합니다.”

그 점이랑 능글맞은 점이랑 약간 멍청한 것 빼면, 알버트, 충분히 매력 있는 이성입니다ㅡ라는 말을 끝으로, 릴리는 나이프로 그의 목을 그어버렸다.

‘...그러고 보니 보스, 알버트 죽이지 말고 제거만 하라 했습니다. 릴리, 명령 불복종입니까?’

격전을 벌인 방을 뒤로 한 채 릴리는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릴리의 조직에서는 ‘죽인다’는 것과 ‘제거한다’는 것은 의미가 달랐다. ‘제거’라는 것은 상대가 자신들의 계획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협상을 하거나 손만 보라는 뜻이었다. 뒤늦게 자신이 보스의 명령에 불복종한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보기 시작한 릴리는 혼란에 빠졌다.

‘이번 타깃은 상대하기에 곤란한 놈이야. ...너로서는 죽일 수는 없을 테고, 제거만 하도록.’

...라고 했었다. ‘죽일 수 없을 것이다’와 ‘죽여서는 안 된다’는 말의 차이를 못 파악한 릴리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고 보면 보스는 이번 임무를 맡기면서 이상한 말을 덧붙였었다.

‘...놈을 상대해보면 알겠지만, 놈은..........’

보스와의 대화를 떠올리자 릴리는 이런저런 상념에 빠졌다.

‘릴리, 좌천될 운명입니까? ...아니면, 파면당할 예정입니까? ...조직에서 쫓겨나는 것, 슬플 것 같습니다. ...문 앞에서 버려진 새끼 동물 같은 불쌍한 표정을 짓고 서서 빌면 다시 받아주려나, 하고 희망해볼 따름입니다...’

릴리는 제한된 표현밖에 하지 못하는 자신의 얼굴로는 ‘버려진 새끼 동물 같은 불쌍한 표정’은 무리라는 사실은 자각하지 못한 채 앞으로 일어날, 아니 정확히는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대해 미리 걱정하기 시작했다.

잠시 복도에 서서 고민하던 릴리는 잡념을 떨치기로 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으니,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릴리는 복도의 침침한 불빛에 어깨의 상처를 비춰보았다.

‘상처, 별로 깊지 않습니다. 하지만 움직이는 데에 지장은 있을지도... 회복은 한 이틀이면 되겠습니다.’

본래 능력자는 일반인에 비해 회복이 빠른 법이다. 이정도 상처는 이, 삼일이면 멀쩡해져 있을 것이다.

릴리는 본능적으로 상처를 핥았다. 어두운 불빛 아래, 찢어진 옷 사이로 드러난 새하얀 어깨의 상처에 혀를 대는 그 모습은,

“무척 요염하군요.”

이 시간에는 비어있을 복도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릴리는 몸을 움찔하더니 주위를 경계했다. 누군가가 복도에 있었다면, 아무리 몸을 잘 숨겼다고 해도 릴리라면 그 기척을 분명 느꼈을 터이다. 그러나 복도에는 분명히 아무도 없었다. 릴리는 손을 허리춤의 단도에 갖다 대며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알아내기 위해 귀를 바짝 세웠다.

“하하하, 그렇게까지 경계할 필요는 없을 텐데 말이죠. 어쨌든, 덕분에 좋은 구경했습니다, 릴리 양.”

릴리의 동공이 커졌다.

‘이 목소리는, 분명...!’

릴리는 눈을 가늘게 뜨고는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 즉 바닥을 쳐다보았다. 목소리는 다름 아닌 자신의 그림자에서 나오고 있었다.

“눈을 그렇게 뜨니 영락없는 고양이로군요.”

크크큭, 하고 알버트의 목소리는 나지막히 웃었다.

‘릴리의 능력, 눈치 챈 겁니까?’

릴리는 단도를 빼들어 자신의 그림자를 향해 겨누었다. 그사이에 그림자는 이미 자신의 그림자라고 부르기 힘들 정도로 모양이 변형되어 있었다.

한 사내의 모습을 한 그림자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말을 이었다.

“육체 강화계는 오랜만에 상대하는 것 같군요. 뭐, 나름 재미는 있었습니다. 아, 그 단도 좀 치워주면 안 될까요? 날카로운 건 이제 지긋지긋합니다만.”

그 말대로였다. 릴리는 짐승형 육체 강화 능력자였다. 밤눈이 밝고, 발소리를 지울 수 있으며, 곡예를 하듯 완벽하게 바닥에 착지할 수 있는 그녀는, 영락없는 한 마리의 암고양이였다.

릴리는 그림자를 향해 겨눈 단도를 치우지 않은 채 물었다.

“릴리의 칼, 분명히 목 뚫었습니다. 알버트, 왜 안 죽습니까?”

그림자는 그 질문에 고개를 푹 떨구고는 어깨를 들썩였다. 잠시 후에야 릴리는 그것이 웃음을 참고 있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아아, 릴리 양은 정말 귀엽군요. 일일이 물어보다니... 풋.”

비웃는 것 같지는 않았다. 릴리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럼 과연 뭡니까, 저 웃음은? 릴리는 잠시 적절한 단어를 고르기 위해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 웃음소리, 변태 같습니다. 음흉합니다.”

“어라? 지금 혹시 삐진 거예요? 표정이 참 귀엽ㅡ커헉?!”

릴리는 그가 ‘귀엽다’는 말을 마치기 전에 그림자의 목에 단도를 날렸다. 아까 처음 만났을 때는 귀엽다느니 어쩐다느니 하는 말을 들어도 별 생각이 없었는데, 이 상황에서는 어째 기분이 나빴다.

“삐, 삐지지 않았습니다!!”

“어, 그럼 혹시 지금 제 눈이 잘못된 건가요? 얼굴이 빨개진 것 같은데... 혹시, 릴리 양은 부끄럼쟁ㅡ끄억?!”

어느새 두 번째 단도가 날아가 그림자의 얼굴에 박혔다. 릴리는 그림자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매정하게 말했다.

“...어차피 실체화된 육체도 칼로 찔러도 안 죽었습니다. 알버트, 이 정도로는 안 죽으리라 판단합니다.”

...릴리 나름대로는 엄살 부리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얼굴과 목을 부여잡으며 작은 난동을 부리던 그림자는 그 말에 잠시 미동도 하지 않더니, 이윽고 한 덩어리로 뭉쳐지며 꾸물렁꾸물렁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기묘한 광경이었다. 릴리는, 전에 같은 조직에 속한 조직원 중, 비춰진 상을 통해 공간이동이 가능한 능력을 지닌 자를 본 적이 있었다. 그때는 거울 속에서 사람 하나가 기어 나오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면, 이것은 마치 그림자 자체가 고체화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윽고 그림자는 점차 형체를 갖추었고, 색이 옅어지는가 싶더니 한 명의 남자가 되었다. 릴리는 슬쩍 바닥을 쳐다보았다. 두 자루의 단도는 여전히 얌전하게 바닥에 꽂힌 채였고, 자신의 그림자는 다시 원래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정말이지 이 남자는 성가신 상대였다.

알버트가 옷매무새를 다듬으며 말했다.

“뭐, 한 가지를 우선 말씀드리자면, 정확히는 제 능력이 그림자를 다루는 것은 아닙니다.”

“거짓말 한 것... 입니까?”

“그건 아닙니다. 현재 저는 그림자를 다룰 수 있기도 하고 사실 그게 거의 제 능력의 전부지만, 그건 제 본래 능력에 딸려오는 능력일 뿐이라서요.”

“그럼, 죽지 않은 건...?”

“뭐, 이미 답을 알고 계시리라 생각하는데요.”

알버트는 그 말과 함께 손으로 나이프가 꽂힌 바닥을 가리켰다. 릴리는 그제서야 깨달았다. 그림자는 찔러도 사라지거나 죽지 않는다. 즉, 물리적 공격에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렇다면 혹시, 이 남자는 단순히 그림자를 다루는 것이 능력이 아니라, 몸 자체가 그림자로 이뤄져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빛이 없어진다 해도 공격이 소용없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릴리 양.”

“왜 부릅니까?”

말 내용은 얼핏 짜증내는 듯 들릴 수도 있었으나, 말투는 그전과 다름없이 차분했다. 릴리는 아마 ‘네’라는 말을 할 줄 모르는 모양이다.

‘흐음... 릴리의 언어 능력이 상당히 표현력이 부족한데... 마치, 일부 어휘 체계가 통째로 빠져버린 느낌이야... 주어를 가리킬 때 은/는/이/가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점도 그렇고... 단어 단위가 아니라 문장 단위로 언어를 습득한 듯한 느낌? ...하지만 상대의 말을 알아듣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어. ...돌려 말하거나 비유를 말하면 못 이해하는 것 같긴 하지만 말이지.’

알버트는 잠시 릴리의 대화 방식에 대해 곱씹어보았다. 비슷한 증상을 지닌 사람을 전에도 본 적이 있어서였다. 물론 그때는 릴리의 경우보다 심했었지만 말이다.

알버트는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자,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것 같군요, 저희 둘 다. 아니지, 릴리 양은 어깨를 살짝 다치긴 했지만... 처음 만난 장면으로 되돌아갔다고 생각해주면 안 되겠습니까?”

“...난데없습니다. 어째서입니까?”

무슨 요구를 해 올지 몰라 릴리는 다시 눈을 가늘게 뜨며 몸을 굳혔다. 짧은 전투에서 장전에 허비할 시간은 없다고 생각하는 릴리였기에 총알은 전혀 들고 오지 않았었고, 가지고 온 총은 이제 전부 바닥났다. 일전에 총을 소모품 취급한다고 보스에게 잔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게다가 주무기인 나이프도 거의 다 썼으니, 바닥에 꽂힌 단도 두 자루 정도가 남은 무기의 전부였다. 지금 상대가 다시 싸우자고 한다면 승산이 없었다.

하지만 이다음에 이어지는 알버트의 말은 전혀 싸움과는 무관한 것이었다.

“...여자한테 미운 털 박히는 건 싫습니다. 자, 이렇게 존댓말을 쓰고 있습니다. 이만하면 매너 있는 남자 아닌가요?”

릴리는 할 말을 잃었다. 솔직히 알버트와의 대화는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가 어려웠다. 엉뚱하다고 해야 할지, 답이 없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확실한 건 이 남자가 정말로 성가신 상대라는 점이었다.

릴리는 이런 상황이 처음이었다. 알버트가 아까 자신이 한 말에 신경써주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 당황했지만, 일단 본심을 솔직하게 전달하기로 했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 본질은 안 바뀝니다. 릴리, 변태는 싫습니다.”

“벼, 변태라니... 뭐, 그래도 릴리 양이 이쪽을 더 좋아하는 것 같으니 앞으로는 계속 존댓말을 써드리도록 하지요.”

알버트는 씨익 웃었다.

“그리고, 그것 외에도 다시 되짚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역시...!’

릴리는 마른 침을 삼키며 마음을 굳게 다잡았다. 상대는 이미 자신의 능력에 대해 다 파악한 상태인 반면, 자신은 전혀 알버트의 능력의 한계와 그 본질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릴리는 물러서지 않기로 각오했다.

“당신, 혹시 아까 ‘제거’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는 건, 꼭 상대의 목을 참혹하게 나이프로 꿰뚫어버리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인 것 같은데. 릴리 양, 혹시 에니펠의 조직에 속해 있는 건 아닌지...?”

“! 보스를 아는 겁니까?”

“그럼요. 그리고 에니펠의 지령에 있어서 제거와 살인의 차이도 명백하게 알고 있습니다. ...아마 에니펠은 협상하라고 당신을 보낸 것 같은데...”

알버트는 쓸데없이 방을 어지르게 되었다고 한숨을 내쉬었지만, 릴리로서는 안도감이 들었다. 자신은 협상에 서툴렀기에, 보통은 항상 제거를 명령받는다 해도 상대를 우선 공격하고 보았던 것이다. 이번 건은 무사히 마칠 수 있을 것 같았다.

“자, 에니펠은 이번에는 무엇에 손을 대는 것입니까?”

“늑대와 향신료입니다. 늑대, 가죽이나 희귀한 애완동물로 인기입니다. 향신료, 최근 귀해져서 가격이 올랐습니다. 양쪽 모두, 상류층 대호평입니다. 한동안은 알버트, 그 두 분야 관련된 일, 손대지 말아줬으면 합니다.”

“...흐음? 최근에는 시장에는 손 안대고 얌전히 도박판만 건드린 것 같습니다만... 전에 사재기했다가 그쪽한테 들킨 일 때문에 저를 요주의 인물로 판단한 모양이군요... 뭐, 명심해두도록 하지요. 에니펠에게는 다음에 직접 만나서 한 게임이나 하자고 전해주십시오.”

“...단순히 돈 풀어서 개입하는 것 외의 개입도 안 됩니다. 라고, 보스 말했습니다.”

“...예이예.”

‘...이렇게 되면 향신료가 가득 담긴 선박을 공격해달라거나, 늑대를 퇴치해달라는 등의 의뢰도 못 받게 되겠군...’

경쟁사를 제거하고자하는 회사나 가축을 지키고자 하는 마을로부터 가끔 그런 의뢰를 받고 움직이기도 하는 알버트로서는 한동안은 수입원이 하나 줄어든 셈이었다. 하지만 알버트는 그냥 조건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만큼 에니펠과의 인연은 깊은 것이었다. 그에게 있어 친구라 불릴 만한 몇 안 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릴리는 알버트의 대답에 눈에 띄게 안도하는 것 같았다.

“릴리, 이 말 전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또 평소처럼 그냥 싸움만 나고 끝날 줄 알았습니다. 기쁩니다.”

“릴리 양도 앞으로는 이런 지령을 받으면 먼저 말부터 꺼내보세요. 혹시 모르니 무기는 잠깐 넣어두고 말이죠...”

아까 처음 릴리가 뜬금없이 제거 얘기를 꺼내더니 곧바로 공격해온 것이 떠오른 알버트는 고개를 내저었다.

‘내가 에니펠 조직의 은어 몇 개를 알고 있어서 다행이지 원...’

싸우다가 도중에 순간적으로 혹시 릴리가 에니펠 조직의 일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었기에 망정이다. 잘못하면 더 큰 난장판이 벌어질 뻔했다.

“그리고 마지막 전달 사항입니다. 릴리, 이 이야기는 보스의 개인적인 전언이라고 들었습니다. 보스, ‘앨리스의 흔적, 찾았습니다. 위치, 자이앤트입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알버트는 몸이 굳었다. 너무 오랜만에 들은 이름 때문이었다.

‘...앨리스!’

알버트는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에니펠의 정보라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을 것이다. 아니, 한 조직의 보스가 전하는 정보가 아닌, 길거리에서 주워들은 완전한 헛소문이었다고 할지라도 알버트는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달려갔을 것이다. 왜냐하면 앨리스는, 그에게...

릴리는 고개를 숙인 채 조용해진 알버트를 빤히 올려다보았다. 그 시선에 알버트는 정신을 차렸다. 알버트는 릴리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고개를 들었으나, 릴리는 아직 할 말이 더 남아있는 모양이었다.

“릴리, 따, 딱히 미안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릴리, 고, 고, 고...고맙...!!”

“앗, 귀 튀어나왔다.”

“?!!”

능력의 특성상 흥분하면 의도치 않게 몸의 일부가 동물로 변하는 짐승계 능력자. 릴리는 대부분의 포유류계 능력자와 마찬가지로, 그 부위가 귀였다.

“히야~ 이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네요. 갑자기 고양이가 키우고 싶어지는군요.”

“하, 하읏!”

알버트는 아무렇지도 않게 릴리의 귀를 마음껏 만져댔다. 귀를 잡혀 빠져나가지도 못하게 된 릴리는 결국 원래 하려던 말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대신 그녀답지 않게 큰 소리로 외쳤을 뿐이다.

“알버트, 벼, 변태 확정입니다~!!”

“...알버트 오빠? 오늘도 싸우고 돌아온 거야?”

알버트가 은신처로 돌아간 것은 아침이 다 되어서였다. 그가 입구에 들어서자, 쪼르르 달려 나와 그를 반겨주는 얼굴이 있었다. 그를 맞이하기 위해 내내 기다렸을 소녀는 그의 하리를 꽉 껴안고는 놓아주지 않았다. 알버트는 그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니. 그냥 간단하게 협상만 하고 돌아왔어.”

“흐음~”

그 얼버무리는 듯 능청스러운 말에 어린 소녀는 의심의 눈초리를 계속 보내왔다.

“...알 오빠 말 못 믿겠어. ...브리 언니! 저 말 진짜야?”

“거짓말이야.”

어느 샌가 나타나 문가에 등을 기대고 서있는 여자가 딱 잘라 말했다. 브리라 불린 여자는 굉장히 이국적인 미모를 지니고 있었다. 아니, 단순히 ‘이곳 웨스트엔드에서 볼 수 없다’는 정도로 설명되기 어려울 정도였다. 브리는 묘하게 이질적인 느낌, 거의 비인간적이라고 할 만한 외견을 지니고 있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누구나 브리를 본 순간 그녀가 평범한 사람이 아님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있었다.

브리는 팔짱을 낀 채 몹시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알버트를 쳐다보고 있었고, 브리의 그 말에 순식간에 소녀의 눈빛이 불신으로 물들어갔다.

“그, 그렇게까지 매정할 건 없잖아!”

“그럼? 넌 지금 나더러 저런 어린 아이의 순수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주지 말라는 거야? ...그리고 뭘 숨기려는 거야, 도대체? 정말이지 남자라는 족속은 믿을게 못 된다니까.”

“저, 모든 남자를 싸잡아 낮추는 건 좀...”

“아니, 내 판단은 정확할 것이라 본다.”

브리는 자연스럽게 집안으로 먼저 들어가 버렸다. 알버트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가 자기 허리쯤에서 자신을 여전히 올려다보고 있는 한 쌍의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저기, 캐롤, 그러니까 말이지, 음... 아! 게임 한 판 했어, 이다스! 내가 며칠 전에 가르쳐준 게임! 기억나지?”

“이다스가 언제부터 총성이 울려 퍼지고 칼이 날아다니는 게임이 된 거지?”

부엌 쪽에서 브리의 따끔한 지적이 날아왔다.

“음, 그러니까... 아! 오랜 친구가 보낸...!”

“자객. 자객이었어, 오랜 친구가 보낸.”

“그, 그건 아니지, 브리!”

“...누구 덕분에 목숨이 붙어있는데 말이 많군요.”

“...죄송합니다.”

그런 두 사람의 대화에 캐롤은 점점 울상이 되어갔다.

“으아앙, 바보 알버트!”

자그마한 손을 뻗어 알버트의 가슴팍을 퍽퍽 쳐대더니 그대로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알버트는 한숨을 쉬었다. 캐롤과 처음 만났던 날이 기억났다. 알버트의 아지트를 어떻게 알아냈는지, 어느 날 집에 돌아와보니 이름도, 집도 없는 소녀가 알버트를 미리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 소녀의 첫 마디가, 자신에게 도박을 가르쳐달라, 는 것이었더라지. 물론 농담인줄만 안 알버트는 그 부탁을 거절하고는 그녀를 무시했으나, 작은 사건으로 인해 그녀의 사정을 알게 된 알버트는 그 소녀를 받아주기로 했고, 이름을 캐롤이라고 지어주었다. 비록 첫 만남은 엉뚱했지만, 자신과 브리, 둘뿐인 삭막한 집 안을 활기차게 만들어준 소녀였다.

“어, 어쩔 거야! 애가 삐졌잖아!”

“자업자득이네 뭐. 내가 없었으면 그나마도 거짓말로 애를 달래버렸겠지.”

부엌에서 통통, 칼질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알버트는 한숨을 깊게 내쉬더니 소파에 주저앉았다.

“...”

잠시 둘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알버트가 먼저 조용히 말했다.

“...저기, 브리. 아까 고마웠어.”

“알고는 있나 보네. 아무리 너라도 칼이 목을 뚫고 지나갈 때 살아남을 수는 없어. ...인간의 심리란 게 파악하기 어렵다고는 하지만, 네 속셈은 정말 모르겠을 때가 많아. 너도 인간이라면 목숨 좀 소중히 하지 그래? 너 엄호해주다가 내가 남아나질 않겠어. 여지껏 나와 계약한 사람 중에서, 나를 제일 험하게 부리는 것 같은데.”

알버트는 그 말에 잠시 자기 발치의 그림자를 말없이 쳐다보았다. 현재 알버트의 그림자는 그의 모습을 담고 있지 않았다. 마치 긴 실처럼 늘어난 그림자는 쭉, 부엌까지 이어져 있었다. 브리가 서 있는 곳까지.

“...저기, 매번 미안해.”

진심이 담긴 사과의 말에 잠시 부엌에서 들려오던 소리가 멎었다. 브리는 잠시 자신의 머리에 난 긴 뿔을 매만졌다. 그러다가 대답했다.

“...뭐, 됐어. 나도 네가 그림자를 빌려준 덕분에 인간계 쪽에 머무를 수 있는 거니까.”

나지막히 내뱉은 그 말에 알버트는 그저 조용히 웃었다.

잠시 후, 밥이 완성되었고, 알버트가 달래어 어느새 방에서 나온 캐롤까지 합세하여 셋만의 식사가 시작되었다. 뒷 세계에서 이름난 갬블러, 그와 계약하여 인간계에 현신한 악마, 그리고 그런 갬블러에게 어느 날 자신을 제자로 받아달라며 찾아온 소녀까지. 절대로 평범하다고 할 수 없는 이들 셋의 식사는 그들에게 있어서 평온한 일상이었다.

식사를 마친 알버트가 캐롤에게 말했다.

“내일 당장 당분간 집을 비우게 될 거야. 굉장히 오랫동안 말이지. 멀리 가게 됐거든. 자이앤트 쪽에 볼 일이 생겼어. 떠날 채비를 해두도록 해, 캐롤. ...이번에는 너도 같이 갈 거니까.”

“어, 정말이야? 와!!”

“...미리 말해두지만, 볼 일이 있어서 가는 거야. 구경 다니거나 노닥거릴 시간은...”

“와! 책에서 읽었어! 자이앤트는 엄청나게 큰 도시지? 나, 대도시는 처음이야!”

해맑게 웃는 캐롤을 보며 알버트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평소처럼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헝클어뜨렸다. 정말, 이 소녀는 너무도 닮았다. 어쩌면 그래서 그녀를 자신의 삶에 받아들여준 것일지도 모른다. 다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자신은...

그 모습을 한쪽에서 바라보던 브리가 말했다.

“흠, 아무래도 고양이 소녀 말이 맞는 것 같군.”

“음?”

“‘알버트, 변태 확정입니다.’”

“뭐라고?!”

“알 오빠, ‘변태’가 뭐야?”

“아, 캐롤. 변태란 건 말이야...”

“끄아아아아!”

그렇게 삼인방의 후에 뒷세계에서 전설로 불릴 여정, 자이앤트를 향한 여정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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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이능배가 쓰고 싶어져서 썼습니다. 매번 제목 짓기가 너무 어렵군요;;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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