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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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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마법사는 무엇으로 사는가.
글쓴이: unripe poet
작성일: 12-07-28 20:39 조회: 1,891 추천: 0 비추천: 0

의식이 멀어지는 것인지, 가까워지는 것인지, 평소보다 더욱 깊은 생각을 하고 있던 기분이 들지만, 자기 자신이 마치 남처럼 느껴지는 느낌이었다._?xml_: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떠오르는 생각을 받아들이기만 할 뿐.

정원이었다. 그곳은 자신이 아닌 이 생각을 하는 사람이 그리워하는, 하지만 나와 똑 같은 그녀를 죽도록 슬프게 만들었던 장소.

나는 슬프거나 그리워한 적 없건만, 나와 같은 모습으로 계속해서 그 장소를 추억하는 그녀에 의해 내 눈앞의 풍경은 점점 선명해진다.

눈 앞에는 두 명의 아이가 오순도순 떠들고 있었다.

천사같이 어여쁜 작은 아가씨들.

두 명 모두 똑같이 금실처럼 빛이 나는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주변의 경치와는 사뭇 어울리지 않는 검은 드레스와 빨간 드레스를 각각 입은 모습이 이질적인 느낌을 준다.

마치 인형의 집 같이 귀엽고 작은 정원은 하얀 의자 둘과, 그 사이에 차를 맞대어 놓을 하얀 테이블만 있을 뿐 두 인형 같은 아이들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저 아이들은 누구인지

왜 내 생각 속에 저렇게 선명하게 비춰지는지.

나로서는 알 길이 없다.

지금 내 모습을 하고 생각을 멈추지 않는, 나를 닮은 이 사람은 알고 있을까?

이윽고 목소리가 들려온다.

눈앞의 풍경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꼬마 아가씨들이 수다를 시작하는 것이다.

사람이 무엇이라 생각해?”

먼저 말을 꺼낸 아이는 검은 드레스를 곱게 차려 입은 아이였다.

갑자기 그런 건 왜 물어?”

대답을 한 빨간 드레스의 아이는 물어본 아이에 비하여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였다.

그러지 말고 대답해봐.”

빨간 드레스의 아이가 대답을 하려고 생각에 잠기면서 내 의식도 점점 멀어지는 게 느껴지고 이윽고 풍경들이 흐려진다.

그렇게 끝나는가 싶었지만 여전히 목소리들은 들려온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 아이들의 웃음소리 같은 목소리들이 내 귀에 흘러 들어온다.

생각하는 것이 사람이지 않을까?”

동물들도 생각은 해.”

좀 더 많은 생각을 하는 것이 사람인가?”

무슨 말이야?”

지금 너처럼 사람이 무엇인가 생각 할 수 있는 정도.”

동물들은 못해?”

만약 동물들이 별빛을 보고 아름답다 느끼면서 자신의 존재를 돌아볼 수 있다면.”

있다면?”

사람이란 건 그다지 특별한 존재가 아니란 거지.”

온통 생각에 관한 말이구나.”

그거밖에 없으니까.”

잠시의 공백이 흐른 뒤 검은 드레스를 입은 아이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맞아.”

이상하게도 나는 그렇게 말하는 아이의 얼굴을 떠올릴 수 있었다.

아주 즐거운 듯한 미소를 머금은 그녀의 얼굴을, 앞으로의 즐거운 여정을 친구에게 양보하며 자기 자신을 자랑하는 듯 한 그녀의 미소를.

1, 초대장

어두운 방 안을 환하게 밝히고 있는 것은 전등이 아니라 벽면에 붙어있는 낡은 벽난로였다. 고전동화에서나 나올법한 벽난로였지만 한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면 그 크기다. 성인 남성이 서서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높이를 가진 벽난로는, 과연 연기가 새어나가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도 연기로 인한 불평을 한 적이 없을 정도로 신기하게 위로 잘 타고 들어갔다.

그에 비하여 주변 가구들이나 거실로 보이는 이 방의 크기는 아주 평범했다.

방 중앙에는 낮은 테이블이 있었고 그 주위로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파가 있어 조금 잘 사는 가정집이라면 누구나가 이런 모양새의 인테리어를 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조금 뒤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들어온 사람은 십대 초반인지 중반인지 잘 구별이 안가는 어린 소녀였다. 금빛의 찰랑거리는 머리는 흠잡을 대 없는 윤기를 머금고 있어 천연 생머리라 생각 되었지만 어깨에서 허리부근까지 자연스럽게 웨이브를 그리며 말려있는 모습은 그녀가 머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생각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녀는 특이하게 생긴 빨간 후드티를 입고 있었는데 기이하게도 시선을 사로잡거나 하진 않아, 무척 자연스러워 보이기 까지 했다.

주위를 둘러본 뒤 한숨을 내쉰 그녀는 지휘하듯 한 손을 휘저으며 다른 손에 들고 있던 편의점봉투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손을 멈춘 그녀가 손가락을 한번 튕기고, 주변에 소용돌이치듯 가구들이 종이조각이 되어 날아갔다.

순식간에 벽난로를 제외한 모든 가구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모습이 나타났다.

중세시대에나 있었을 법한 과학 도구들이 즐비한 방이 되어버린 거실은 방금 전까지 없었던 인물들이 소녀를 반겼다.

오늘은 좀 늦었네요.”

제일 먼저 소녀를 알아보고 말을 건 사람은 아프리카에서나 입을법한 탐험복 차림의 소년이었다. 하얀 머리와 힘있는 눈동자가 인상적인 그는 소녀를 보지도 않고 소파였던 자리에 놓여있는 공원용 벤치에 누워서 책하나를 뒤적거리고 있었다.

소녀는 아랑곳 하지 않고 말을 꺼냈다.

오늘은 틀림없을 정보 하나를 가지고 왔지.”

그레텔씨가 부재중인 게 아쉽네요 평소의 구박을 만회할 찬스인데.”

빨간 후드티의 소녀는 탐험복을 입은 소년보다 훨씬 어려 보였지만 그녀에게 말을 높이는 소년이었다.

마루, 내가 그 꼬맹이한테 구박이라는 것을 느꼈다면 그녀는 살아 있었을까?”

마루라고 불린 소년은 탐험복을 입은 하얀 머리 소년이었다.

그건 그렇네요, 그보다 수려아씨가 오랜만에 출근했답니다.”

빨간 후드티가 주위를 둘러보고 눈을 마주친 사람은 구석에 의자를 놓고 앉아서 이쪽의 상황을 구경하고 있던 검은 반곱슬머리를 길게 기른 소녀였다.

그녀가 수려아인지 인사를 하고 말을 꺼냈다.

안녕하세요 레드훗씨, 오랜만에 뵙네요, 그 동안 사정이 있어서 나오질 못했어요.”

이름이었을까? 그녀가 빨간 후드티의 소녀를 가리켜 말한 단어는 이름이라고 하기에는 이상한 단어였다. 그녀가 부른 이름 그대로 빨간 후드티를 입고 있는 레드훗은 그녀에게 대답했다.

수아는 나올 때 마다 열심히 하니까, 나와서 방해하기만 하는 것들보다 나아.”

레드훗이 그렇게 말하며 힐끗 쳐다본 사람은 다름아닌 마루였다.

마루 또한 눈치를 살피다가 레드훗과 눈이 마주치고 뜨끔한 표정으로 머뭇거리다 책을 덮으며 말했다.

이런……알았어요, 그럼 이번에 가져오신 정보, 그쪽 일은 제가 맡아서 처리할게요.”

못마땅한 듯이 말하며 일어선 마루는 벤치 등받이에 올려두었던 탐험용 모자를 주워 머리에 쓴 뒤 여러 중세물품들이 올려져 있는 중앙 책상의 의자를 꺼내 앉았다.

레드훗이 맞은편에 앉아 수아를 바라보자 구석에 있던 수아도 자신만 덩그러니 있는 게 무안했는지 어색하게 웃으며 레드훗의 옆자리에 앉았다.

전에 말했던 절대물질의 윤곽이 잡혔다.”

조용히 이야기를 꺼낸 레드훗의 말에 수아와 마루는 짐짓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절대물질의 위치를 알아냈단 말인가요?”

의문을 표한 사람은 마루, 장난기 가득한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낮은 목소리였다.

위치까지 밝혀낸 건 아니야, 그 물질을 만들 수 있는 시설과 인력이 모여있는 곳을 알아낸 것뿐이지.”

그거야말로 심각한 일 아닌가요? 언재든 만들 수 있는 환경이라면 그들이 우리를 노리는 건 시간 문재잖아요.”

그렇지도 않아, 오히려 지금 완성품이 있다면 나로선 환영이다.”

무슨 의미에요?”

레드훗은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이야기가 진행되어 가면서 점점 즐거운 기색을 보였다.

너희들이 아직 몰라도 되는 이야기지.”

수아와 마루는 긴장이 풀려 한숨을 쉬었다. 레드훗의 이런 모습을 여러 차례 본 듯한 행동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일단 작전을 설명하겠어.”

바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발을 이끌며 자신만의 일상 속을 빠르게 지나쳐가는 번화가의 아침은 지루할 틈 없이 그 모습을 바꿔갔지만, 답답한 하늘은 여전히 그 모습을 구름으로 가리는 것도 모자라 쉴 틈 없이 하얀 눈을 땅 위로 흘려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빡빡하게 돌아가는 이 거리는 마치 숨이 넘어갈 듯 모습을 바꿔가는 지구 전채의 축소판 같아 보였지만, 그곳에서 약간만 벗어나 후미져 보이는 골목길로 쭉 걸어오다 보면 마치 다른 세상인 듯 여유롭고 활기 넘치는 뒷골목이 나온다.

젊은이들이 낙서장으로 사용하는 골목의 낮은 벽들은 그들의 열정을 나타내는 문구들로 그레피티가 되어 하나의 디자인을 만들어 놓기도 하고, 그저 심심풀이용 그림이 되어 보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하였다.

그런 뒷골목의 일상은 의외로 건전해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도 있지만 그런 학생들을 제지하는 나이 있는 젊은이들도 있었고 그저 자신들이 재능을 표출하는 혈기왕성한 학생들도 있었다.

하지만 역시 자신의 아이들을 세상과는 동떨어진 이 뒷골목으로 밀어붙이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은 그 누가 봐도 건전하지 못한 전개였기 때문이다.

약간의 상황 설명을 하자면, 나는 이 뒷골목 중간쯤에 위치한 단칸방에 자취를 하며 평범히 학교에 다니는 고등학생으로, 비록 지금은 학교를 땡땡이 치고 이 시간쯤에 그레피티를 하러 오는 아이들을 구경하려 했지만, 그 그레피티를 하러 온 아이들과 시비가 붙은 날라리들의 포위를 받은 상태다.

물론 처음에는 그냥 지나가는 길이라 말하고 집으로 들어갈 생각이었으나, 그레피티를 하는 아이들과 평소에 알고 지내던 사이라 중재를 하던 도중, 빨간 후드티 차림의 꼬맹이가 우리들 사이로 무시하듯 지나갔고, 거기에 열 받은 날라리 7공쥬들(일곱 명 모두 princess란 글자가 쓰여있는 가죽자켓을 입고 있었다) 중 한 사람이 그 꼬맹이를 때리려 하길래, 나도 모르게 손이 나가버렸고.

물론 그 7명의 형씨들은 가만히 있을 리 없었고.

이자식이 돌았나!!”

내 편치를 맞고 뒤로 넘어진 7공주 중 한 사람이 벌떡 일어나 나에게 주먹을 휘둘렀지만, 나도 바보가 아닌지라 공포를 느껴 뒤로 고개를 뺏고, 자신의 무게를 못이긴 펀치공주가 나를 걸고 넘어지는 바람에 내가 일어나는 사이 7공주들이 나를 포위하듯 둘러쌓은 상태가 된 것이다.

여기까지가 지금 나의 상황이 일어난 배경이다.

, 어떻게 죽여줄까?”

험악한 인상으로 드디어 말을 꺼낸 사람은 모히칸공주(헤어스타일이 모히칸이다)였다.

아주 아쉽게도 나는 이 상황에서 바른말을 할 수 있는 용감한 녀석이 아니다. 어떻게든 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내가 할 말은 당연했다.

꼬맹이한테 손댈 때부터 알았지만 진짜 어이가 없군, 한 명씩 덤비라고 비겁한자식들아.”

내 입을 저주하고 싶다.

……. ? 이자식이!!”

화를 참지 못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렇게 내가 이 펀치 후 있을 콤비네이션 어택에 대해 마음을 다잡고 있을 때 7공주들 중 한 사람이 모히칸을 재재하며 말했다.

그런 말을 듣고도 무시할 만큼 난 썩어빠지지 못했거든.”

과연 아까부터 묵묵히 뒷짐지고 있는 모습부터 남다른 공주님이었다. 분명 이 사람이 7공주의 우두머리 일 것이다.

너도 돌았냐?! 어디서 형님들 나서는 대 손을 올려?!”

아닌가 보다.

퍼억

지금 날라간 묵묵한 공주님으로 인하여 포위망이 무너지고 나는 그 틈을 타 포위망 밖으로 뛰쳐나오는 대에 성공했다.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녀석들을 바라보자 녀석들은 당황했는지 나를 향하여 욕설을 해대기 시작했다. 물론 나는 그런 말을 일일이 신경 쓰는 소심한 놈이 아닌지라 간단히 대꾸했다.

누가 말라비틀어진 양갱이야!!! 그렇게 꼽으면 쫓아와서 때려 보든가!!! 뉘들 그 살탱탱이 다리에 잡힐 거 같냐?!!”

역시 바로 달려든다, 내 입은 왜 날 죽이지 못해 안달일까. 나 또한 계속해서 들려오는 욕설을 뒤로한 채 냅다 뛰기 시작하긴 했지만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게 숨이 차오르고 한계를 느끼기 시작할 때쯤에서야 겨우 녀석들의 목소리가 멀어지기 시작했고, 나 또한 뒤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후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하늘은 여전히 자신을 비추지 않는다.

, 여기 있으면 죽을 거야.”

? 소리가 들린 방향은 이 근방에선 좀 높다 싶은 벽 위였다. 돌아보니 아까 전 모히칸공주의 공격을 받을 뻔 한 꼬맹이가 올라가 쭈그려 앉아있었다.

뭐냐 너, 떨어지면 다치니까 내려와.”

꼬맹이는 찰랑거리는 금빛머리를 조금 덜더니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며 한숨을 쉬었다.

조금 후에 이 근처에서 총격전이 일어난다.”

무심히 말한 내용은 꽤나 무거운 주제를 포함하고 있었기에 나는 바보 같게도 심각히 대답을 해 주었다.

그럼……. 내가 여기서 쉴 수 있는 시간은 오십 분이 한계인가…….”

니가 오 십분 동안 살아있으면 짜증날 거 같아.”

초면에 너무한 거 아닙니까?!! 아까 너 때문에 죽을 뻔 하기까지 했는데?!!”

진심으로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말하기에 그만 울컥해버렸다.

내가 부탁한 것도 아니고, 그건 자멸이지, 내 탓하지마.”

알고 있었구나, 그냥 계속해서 걸어가길래 눈치를 채지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니까 빨리 꺼지라고 죽기 싫으면.”

바보로군~ 어린아이들은, 내가 바보도 아니고 이런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믿겠나? 이런 싸가지 없는 꼬맹이를 상대하는 건 더욱 바보 같은 행동이기도 하니, 어른 된 자의 도리로서 충고를 해 주지.

총격전이 일어난단 말이 사실이라면 나보다 어린 너를 두고 나 혼자 살겠다고 도망갈 순 없다.”

내 말의 의미를 깊게 해석하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의 의미를 찾을 수 있지.

물론 거짓말이니 진짜 해석하려 하진 말라고, 내가 하는 이야기는 반 이상이 내 본심과는 전혀 상관없는 헛소리일 뿐이니까. 내 입은 나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라고.

나를 엄청나게 한심하게 바라볼 거라 예상했지만, 멋있게 말을 마친 후 바라본 꼬맹이의 얼굴은 의외였다.

방금 전까지의 무심한 표정이 어느 정도 활기를 띠고 있었고, 어느새 나를 향하여 뻗고 있던 손을 거두어 다시 머리를 만지작거리더니 말했다.

그냥 날려버릴까 생각했는데 그럴 필요는 없겠군, 나는 정의로운 것을 정말 좋아하거든.”

미안하지만 난 정의롭다거나 용감하다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고, 내 자신도 그렇지 못하다.

나를 죽이려는 내 입 때문에 항상 고생만 할 뿐이다.

시작이야.”

나를 향한 시선을 옮겨 내가 뛰어온 방향과 반대방향의 골목을 바라보며 조용히 움직인 꼬맹이의 입술이 닫히는 게 보였다.

그와 동시였다고 느껴졌다.

!!

폭발은 옆으로 꺾인 또 다른 골목길에서 일어났다. 작은 골목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길과 파편이 내가 앉아있던 자리까지 튀어 그을음과 기스를 남겼다.

물론 나는 소리가 나는 것과 동시에 몸을 피하여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지만 문재는 꼬맹이였다.

황급히 꼬맹이가 앉아있던 벽 위를 돌아보았지만 꼬맹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뒤로 넘어갔나?”

한번에 오르기엔 조금 높은 벽을 올라 벽 너머를 살폈지만 꼬맹이는 보이지 않았다.

어디로 사라진 거야……”

불안감이 온 몸을 타고 내렸다. 왜인지는 몰랐지만 꼬맹이를 찾아야겠다는 생각만이 뇌를 점령하고 주변의 탐색을 시작했다.

처음 신경이 쏠린 곳은 총소리가 들려오는 작은 골목길 안쪽이었다. 방금 전 그 꼬맹이는 이 곳에서 총격전이 일어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어떻게 알고 있었을까? 알고 있으면서 왜 이곳에 앉아있었을까?

보통 사람들이라면 여기까지 생각하고 그 꼬맹이를 찾을 생각을 접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나도 그렇게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가려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다.

입뿐만 아니라 이놈의 몸뚱이도 내 생각 따윈 무시하는 게 문재지만.

총소리의 근원지를 향하여 달려가며 나는 속으로 내 신체제어력을 원망하면서도 주위에 대한 관찰을 계속했다.

폭발한 것은 골목길 벽 안쪽에 새워진 LPG가스통 이었다. 폭발과 함께 무너진 벽면의 파편들이 골목길 주변에 널부러저 있었고, 억지로 끌고 들어온 듯한 검은 차 뒤에 숨어 있는 사람들은 옥상을 향해 총을 쏴대고 있었다.

옥상을 올려보자 상황이 생각 이상으로 좋지 못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변의 옥상마다 권총 내지는 기관총을 든 사람들이 땅을 향하거나 맞은편 옥상을 향하여 총을 쏘고 있었고, 이대로라면 발각되어 총살을 당하거나 재수없이 피탄에 맞는 것은 시간문재였다.

내가 주변의 숨을 곳을 찾아 두리번거리며 주춤하고 있자 내 걱정대로 옆구리에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총격이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늦은 것이었다.

옥상을 바라보자 나를 향하여 총구를 겨누는 사람이 보인다. 내가 게임에서 자주 쓰던 총이 생각난다.

재수없게 피탄맞아 죽는 것 보다 재수없지 않냐…….”

고통으로 인하여 목소리가 재대로 나오지 않고 쇠 긁는 듯 쉰 목소리가 나온다. 죽기 직전의 순간에도 밉상인 입이다.

옆으로 보이는 무너진 벽 뒤로 숨고 싶지만 총알이 은근히 깊이 박힌 듯 다리조차 떨리며 말을 듣지 않는다.

겨우 발을 차서 옆으로 구르자 내가 있던 자리에 총알이 쏟아진다.

기어가다시피 벽 뒤에 몸을 숨길 수 있었지만 처음 경험한 총상의 고통은 지금 죽더라도 이상하진 않겠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극심했다.

내가 왜 이 꼴을 하고 이 자리에 앉아있나.

생각해 보니 그 꼬맹이가 말만 안 걸었어도 이 지경이 되는 일은 없었을 것인데.

일부로 날 말려들게 하려고 말을 건 것이다.

그 꼬맹이는 지금 어디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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