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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을 매입하는 전당포
글쓴이: 세이카
작성일: 12-07-26 20:14 조회: 2,384 추천: 0 비추천: 0

시작의 전주곡. 미련실증주의자 (未練實證主義者)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아득히 먼 옛날, 영국의 이름 없는 시골 마을에 한 소녀가 살았다. 소녀는 밝은 성격에 씀씀이도 좋아서 마을사람들은 소녀를 칭찬하기에 바빴다. 하지만 그런 소녀에게도, 고민이 한 가지 있었다.

앞으로 일 주일 뒷면 소녀는 열다섯 번째의 생일을 맞게 된다. 이는 분명 축하해야 할 일이지만 마을의 법례에 따르면 소녀는 이제 혼기에 알맞은 나이가 된 것이다.


이제 얼마 뒤면 낮선 남자와 맞선을 보게 되고 약혼을 하게 될 지도 몰라. 생각만 해도 소녀는 두려워졌다. 소녀의 나이가 아직 어렸던 탓일까. 뿐만 아니라 앞으로 경험해야 할 세상의 모든 것들이 전부 두렵게만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는 난생 처음으로 이성에게서 사랑고백을 받았다. 뒷산 언덕에서 양을 치고 있는 양치기로부터였다.

생애 처음으로 받은 고백에 마음이 들뜬 소녀였지만 동시에 곤란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소녀의 마음 속 한 구석에서는 이미 다른 사람이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결국 소녀는 양치기의 고백을 거절했지만, 양치기는 여기서 간단히 포기할 순 없다고 생각했다. 기필코 소녀를 손 안에 넣고 싶어졌다.

다음 날 그는 양 두 마리를 이끌고 이웃 마을에 사는 마녀를 찾아갔다. 찾아오는 동안 들은 마녀에 대한 온갖 흉흉한 소문에 겁이 난 양치기였지만 여기서 포기할 순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 외로 마녀는 상냥한 여성이었다. 양치기는 자신의 사정을 호소하면서 사랑의 묘약을 얻길 원한다고 간접적으로 언급하는 것까지 잊지 않았다.


양치기의 사정을 딱하게 들은 마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후 창고에서 어떤 상자를 건넸다. 그러면서 양치기에게 약에 대한 사용법과 경고를 설명해 주었다. 특히 경고에 대해서 설명할 때의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엄숙해서 도저히 동일인물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마침내 마녀에게 약을 받아 온 양치기는 다음으로 넘어가 소녀에게 약을 먹일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했다. 마녀에게 무언가 경고를 들은 것 같았지만, 약을 손에 넣은 지금의 양치기에게 있어서 그 것은 그저 하찮은 잔소리에 불과했다.


그리고 보름날이 뜨는 날 밤.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 살며시 창문 바깥을 바라보니 양치기에게 식사 초대를 받아 찾아 온 소녀가 문 앞에 서 있었다. 품 안에는 꽃 한 바구니가 들려져 있다.

저 꽃으로 화관을 만들어 씌워주면 어울릴 것 같아. 그렇게 생각하면서 아무 것도 못 봤다는 듯 태연한 표정으로 문을 열어 주었다.


식탁에는 푸짐한 식사가 한 상 가득 차려져 있었다.

좀처럼 볼 수 없는 만찬에 소녀는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제일 먼저 스프를 한 입 떠 마셨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흘리는 양치기였지만 불행하게도 소녀는 미처 눈치 채지 못했다.

스프가 식도를 타고 흘러 넘어가자 얼마 지나지 않아 몸에 한기가 흘러 들어왔다.

갑작스러운 오한에 몸이 추워지자 소녀는 몸을 덜덜 떨면서 스프를 전부 들이켜 마셔 버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아예 몸이 백지장과도 같이 싸늘해 져 버렸다. 이윽고 소녀는 그 자리에서 힘없이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다.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 벌어지자 양치기는 당황했다. 그 때 양치기의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웃마을의 마녀였다.

어느새 나타난 걸까. 추론할 틈도 없이 마녀가 입을 열었다. 안타까운 표정과 함께 입 모양이 자를 그리고 있다.


제가 경고 했었지요. 진실 된 사랑이 아니라면 안 된다고요. 그런 당신의 사랑은 진실 됨이 아닌 그저 한낱 비뚤어진 소유욕에 불과했기 때문에 이런 비극을 불러일으키고 만 겁니다. 아니. 아닙니다. 아마도 모든 건 당신에게 그 것을 건네 준 제 잘못인 것 같군요.”


말을 마치고 마녀는 등을 돌려 불꽃 속으로 서서히 몸을 감췄다.

경멸 섞인 마녀의 목소리를 되감고 되감으며 죄책감에 괴로워 하다가 어느 날 부턴가 양치기는 마을에서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그리고 양치기에게 버림받은 불쌍한 소녀는 차가운 주검이 된 채 그의 집에 쓰러져 있었다.

(0)

정신이 들었다.

눈을 뜨자, 주위에는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아까 전 까지만 해도 존재 했었는데, 순식간에 부서져 버리고 만다.


그것은, 만물(萬物)의 법칙.


현실 주의자였던 어머니께서는 그 말을 입버릇처럼 항상 달고 사셨다.

처음에는 그저 어른들의 잔소리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아아. 왜 이렇게 늦게 깨달아버린 걸까. 조금 더 빨리 깨달았다면 좋았을, 텐데.

소녀는 탄식했다. 새하얀 피부를 어루만져, 손길은 아직 성장이 덜 된 작은 가슴 쪽으로 향한다.


, 심장이, 뛰지가 않아.’

. 그렇구나. , 정말로 죽어버린 걸까. 핏기가 가신 속살을 바라보며 뒤늦게 깨닫는다.

아직.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어머니와 쿠키를 만들다가 집을 나왔어. 마당에는 아직 수국이 꽃을 피우지 못했고. 그거, 보고 싶었는데.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또 뭐가 있었더라. 아직 하고 싶은 게 산더미인데 갑자기 말로 하려니까 기억이 나질 않아.

곤란했다. 말문이 막힌 나머지 땀이 한 방울 흘렀다. 그리고 그 것은 볼 살을 타고 천천히 흘러 내렸다.

짰다. 그럴 게 지금 뺨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는 건 다름 아닌 땀 이니까. 그러니까 어쩔 수 없다.


. 그러니까 어쩔 수 없어.’


그렇게 스스로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그 순간.

어디선가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어느새 인기척 하나 없이 다가와 바로 등 뒤에 서 있었다.

젊은 여성이 물었다.


살고 싶어?’

당연하잖아요.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이 세상에 없어요.

그러네.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이 세상에 없지.’ 유엘의 솔직한 대답에 마녀는 크게 웃었다.

당신은 누구죠?

이름 없는 마녀일 뿐이야. 그리고 미안. 내가 그것을 건네주지만 않았더라도, 지금쯤 넌.’


그랬다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마녀는 손톱이 살을 파고 들 정도로 주먹을 세게 쥐었다.

무슨 일이 있었나보군요. 하지만 전 당신을 원망하지 않아요. 잘못된 건 당신이 아니라 그 사람이니까.


……, 도와주고 싶어.’

마녀는 고개를 숙이고서 입술을 꼭 깨물었다.

저를요? 어째서죠?

넌 마치 예전의 나를 보는 것만 같아. 그래서 모른 척 할 수가 없어.’


마녀는 양 팔을 크게 벌려 유엘을 세게 껴안았다.

기분 탓이었을까. 차갑게 식은 유엘의 심장에 그녀의 따뜻한 온도가 전해져 오는 것만 같았다.


그 이후로 소녀를 보았다는 사람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꽃을 꺾으러 갔다가 괴한들에게 잡혔다던가, 낭떠러지에 떨어졌다던가,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등 온갖 흉흉한 추측들이 돌 뿐이었다.


물론 소녀 역시 그 소식을 들었고 속상한 마음도 들었지만 마음 속 깊이 꾹 눌러 참기로 했다. 그리고 기필코 되살아나서 모두의 앞으로 다시 돌아가리라고. 소녀는 얼음장으로 변해버린 싸늘한 몸을 어루만지며 굳게 다짐했다.

하지만 예전의 몸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한 가지 조건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조건에 대한 매개체로 필요한 것이 바로 사람의 미련’. 그래서 소녀는 미련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 것도 허증(虛症) 뿐인 미련이 아닌, 실증(實證) 있는 미련을.

그리고 지금 소녀는…….

세상은 이렇게나 눈부시고 아름답지만, 분명 누구나 잃고 싶은 과거의 기억 정도는 있을 거야. 그게 사람이니까. 사람이란 그런 존재이니까. 하지만 말이야. 혹시 그 기억이 끊임없이 당신을 옳아 맨다면, 그 때에는 우리를 찾아 와 주지 않을래?‘

첫 번째 미련(未練). 웨이트리스 씨.

(1)

하아.”


6월의 어느 무더운 여름 날.

오늘도 소녀는 학교 교문 앞에 오도카니 서 있다.

어제는 날씨가 매우 더웠으니까 오늘은 양산을 준비 해 왔어요!’ 라면서 자신만만한 얼굴로 양산을 꺼내 펼친 게 불과 수여 분 전.


얼마나 지났다고 소녀는 비 오듯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 내기에 여념이 없었다.

처음에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걸까 하고는 단순하게 흘려 넘겼지만 그 날 이후로 소녀는 하루도 빠짐없이 수업이 마칠 시간만 되면 교문 앞에 서 있었다.

따르르릉

잠시 후. 수업의 종료를 알리는 종소리가 교내 전체에 울려 퍼진다.

이에 학생들은 해방의 자유를 마음껏 만끽하며 기세 좋게 정문을 비집고 하나 둘씩 빠른 속도로 빠져 나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가운데, 소녀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선 이내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의 미련을 매입합니다!”


기세 좋게 말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들 소녀를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만 볼 뿐, 말을 건다거나 하는 그런 운 좋은 일은 있을 턱이 없었다.

오늘도 허탕이구나. 유엘.”

그 부분만 강조해서 말하지 마세요. 레아 씨. 마음 아파요.”

햐우. 인간들이 쓰는 언어 어려워요.”

레아라고 불리는 양은 능청 떨면서 유엘의 품에서 폴짝 뛰어 내려왔다.


얄미워!”

분홍색 양산을 빙글빙글 돌리면서 빠른 걸음으로 길가를 걸어가는 유엘.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레아가 옅은 한숨을 내 쉬고서 난처하다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이거 곤란해. 내가 고기를 좋아한다고 해도 오늘 같은 날씨에 계속 걷다가는 내 발바닥이 익어 버릴 것 같단 말이야.”


그 말대로 레아는 특이한 양이었다. 아니 양이라기보다는 혼혈 (하프브리드) 에 가까웠다.

어느 날 늑대 한 마리가 목장에 느닷없이 쳐 들어와서는 새끼 양의 귀와 꼬리를 떼어 가 버렸다. 늑대의 공격을 받고는 바닥에 힘없이 쓰러져 있는 새끼 양을 가엽다는 생각이 들어 그 부분을 죽은 개의 귀와 꼬리로 대신하자 이상하게도 그 날 이후로 복슬복슬하던 레아의 털은 짧아지기 시작했으며 풀을 즐겨 먹던 온순한 입맛 역시 점차 뒤바뀌어 가기 시작했다.

사건의 발단인 옛 기억을 떠올리자 유엘은 막심한 후회감이 밀려왔다.


개의 신체를 붙이는 게 아니었어요.”

햐응! 고기 먹는 양 봤어? 없잖아? 희귀하지? 넌 지금 고기 먹는 양을 눈앞에서 보고서도 개 무시하고 있는 거라고. .”

나 원 참어라?”

기가 막힌 나머지 혀를 차는 유엘. 계속해서 고개를 돌리려는 그 순간 작고 아담한 카페 한 곳이 유엘의 눈에 들어왔다.

유엘은 순식간에 눈앞의 카페에 마음을 사로잡혀 버렸다. 물론 비단 유엘 만이 아닌 모든 여자아이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인테리어인 건 분명하지만 무엇보다 유엘의 마음을 한 번에 사로잡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카페의 내부가 벽지부터 가구까지 온통 핑크색으로 이루어 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기 들어가 봐요!”

.”

일방적으로 선언하더니 어느새 유엘은 가게 안으로 뛰어 들어가고 있었다.

유엘의 핑크색 증후군이 또 도져 버린 건가.”

어쩔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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