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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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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이곳은 선계입니다.
글쓴이: 아크세라핌
작성일: 12-07-25 16:44 조회: 2,445 추천: 0 비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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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에요?”

자기 앞으로 밀어진 물건을 본 선현의 고개가 갸웃, 하고 기울어졌다.

받으렴. 엄마랑 아빠가 너한테 주는 선물이란다.”

선물? 오늘 무슨 날이에요? 아니 그보다, 선물이 어째 좀.”

선물이라는 명목으로 내밀어진 물건들부터가 상당히 뜬금없었다. 하얀색 반장갑 한 쌍에 흑백의 작은 구슬이 달린 목걸이 하나. 연극소품 같은 물건들을 내민 선현의 부모님은 어리둥절한 표정인 선현의 어깨에 각각 손을 얹고서 입을 열었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 진지하게 들어다오.”

? .”

앞으로는 이 물건들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도록 하렴. 장갑이야 손에 끼면 되고, 목걸이는 목에 걸고 다니면 되겠구나.”

그치만 지금 여름이라 장갑 끼기에는 좀 더울텐데?”

반장갑이라 바람은 통할테니 상관없단다. 알겠니? 절대로 이 물건들을 몸에서 떨어트려선 절대로 안 돼.”

황당한 이야기였다. 다짜고짜 반장갑 한 쌍에 목걸이 하나를 주면서 절대로 몸에서 떨어트려놓지 말라니, 누가 들어도 이상하게 생각할게 뻔하다.

그렇지만, 지금 부모님이 짓고 있는 표정은 선현이 그런 생각은 꿈에도 꾸지 못할 정도로 진지하고 무거웠다.

얼떨떨한 기분에 대답하지 못하는 선현에게 부모님이 재촉하듯이 다시 당부했다.

반드시, 반드시 떨어트려서는 안 된다. 약속해다오.”

…….”

지금 상황에 이해가 되지 않고, 또 자다가 깨워진 탓에 정신이 없었던 선현은 날이 밝으면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로 마음먹고 건성으로 대답했다. 그 대답에 부모님은 살짝 쓴웃음을 짓고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으로 향했다.

그럼잘 지내야 한다, 선현아. .”

두 분이 마지막으로 하신 말은 뒷부분의 뒷부분을 선현은 기억하지 못했다. 그저 내일 아침이 되면 물어보면 되겠지, 하고 선현은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이 대화가 있은 다음 날, 선현은 부모님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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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장례식장에 구비된 방명록에 이름을 적는 조문객에게 고개 숙여 인사한 나는 방금 작성된 방명록을 살펴봤다. 꽤 많은 페이지에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 정도 왔다면앞으로 누가 또 오진 않겠지?”

멋대로 판단하고 빈소 옆에 마련된 방으로 들어간다. 지난 이틀간 꽤나 많은 사람들을 상대했으니 이 정도 휴식은 취해도 괜찮을지도 모른다. 오히려 휴식을 취해야만 하는 상황일지도 모를 정도로 피곤했다.

벽에 기대어 앉고 눈을 감자 밖에서 들려오는 웅성거리는 소리가 더 크게 들려왔다.

시끄럽네.”

장례식장은 좀 더 무겁고 침체된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그건 내 판단 미스였다.

여기만 이런 건지, 다른 곳도 이런 건지는 몰라도 지금 여기, 3호실 부분이 소란스러운 시장바닥인지 숙연한 장례식장인지 구분이 가질 않을 지경이라는 것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그리고, 그 소란스러움보다 날 놀라게 만든 부분은 지금 밖에서 웅성거리며 소음을 만들어내고 있는, 한 번도 못 봤던 친척들이 생각 이상으로 많다는 점이었다.

차라리 자버리면 소란스러움이 덜할 것 같아 눈을 감고 최대한 편한 자세로 벽에 기대어 앉았다. 한동안 눈을 감고 있으려니 밖에서 들려오는 웅성거리는 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릴 경지에 이르러 마침내 졸기 시작할 무렵,

저기, 자고 있니?”

누군가 내 어깨를 건드리는 바람에 깨고 말았다. 눈을 뜨고 천천히 위를 올려다보니 검은색 정장을 입은, 어딘지 한심하고 비굴해 보이는 남자가 있었다.

네가 선현이니? 잠시 할 말이 있는데.”

친근하게 말을 붙이는 걸로 봐서는 아마 친척 중 한 사람일 것이 분명한데 본 적 없는 사람이다. 그야말로 생판 남이다. 그냥 무시하는 수도 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간 예의가 없네 뭐네 하면서 물고 늘어질지도 모른다. 너무 피곤한 지금, 그런 상황은 사양이다..

뭡니까? 그보다 누구시죠?”

으응. 나는 네 아빠 형인데 말이지삼촌이라고 해야 하겠구나.”

의외로 가까운 친척인 모양이다. 역시 본 적도 없었지만.

삼촌이셨군요. 그런데 무슨 일이시죠?”

그게 말이다. 궁금해서 그러는데, 너희 부모님이 남긴 유산이대충 얼마 정도 되니?”

…….”

, 유산 문제인가? 벌써 몇 번째 똑같은 질문을 듣는 건지, 이젠 셀 수도 없을 지경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전부 꺼낸다는 말이 유산, 유산, 유산전부 다 머릿속에 돈밖에 들어있지 않은 건가?

최대한 불쾌한 기운을 표면으로 드러나게 하며 비꼬는 말투로 대꾸해주었다.

대답하기 싫습니다. 나가주세요.”

그러지 말고 .”

나가라는 말, 안 들려요?”

최대한 불쾌함을 담은 나의 반응에 삼촌이라던 남자는 쳇, 하고 작게 혀를 차더니 방을 나갔다. 그의 모습이 사라지자마자 화가 치밀어 올라 나도 모르게 옆에 있던 애꿎은 벽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둔탁한 소리가 방을 울린다.

평소에는 보이지도 않던 인간들이!!’

아직 내가 미성년자라는 점을 이용해 부모님의 유산을 가로채려는 친척들의 가증스러움과 손에서 느껴지는 날카로운 통증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도 다 깨 버렸고, 다시 눈을 감는다고 해서 잠이 올 것 같지는 않았다.

집에나 가자.”

솔직히 말하자면 더 이상 이 장소에 있고 싶지 않았다.

부모님의 상을 끝까지 치르지 않은 불효자식이라는 소리를 듣더라도 그걸 기꺼이 감수할 만큼 지금 이 자리는 나에게는 너무나 힘들고 괴로운 자리였다.

팔에 차고 있던 상주의 완장을 내던지고, 빌렸던 검은 양복을 원래 입던 평범한 옷으로 갈아입은 다음 옷에 달린 후드를 깊게 눌러쓰고서 조심스럽게 장례식장을 빠져나왔다. 나오는 동안 아무도 날 잡거나 하지 않았던 점은 다행이라고 해야 하려나?

……….”

장례식장 바깥으로 보이는 하늘은 온통 회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제 비가 쏟아질지 모르겠다.

……비가 올 것 같네.”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보면 꼭 이렇게 말하고 나면 비가 오던데. 그건 그냥 픽션이겠지?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사람이 예지할 수 있는 모든 것 중에서 가장 간단하게 예지 할 수 있는 요소는 불운이라고.

누가 말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말이 들어맞았는지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쏟아진 폭우라 이미 상의는 윗부분에 반신욕을 한 것처럼 보이는, 웃을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으으, 차가워. 갑자기 비가 쏟아질건 또 뭐람.”

장례식장에서 우리 집까지는 걸어서 30분은 걸린다. 이렇게 폭우가 쏟아지는데 그 거리를 걸어갔다간 물에 빠진 생쥐 꼴을 면하기 힘들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런 상황은 절대 사양이다.

비를 피할 곳을 찾아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내 시야에 불이 켜진 24시 편의점의 간판이 들어왔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편의점의 처마 밑으로 달려가 머리카락에 묻은 빗물을 털어냈다.

다행이네, 비라도 피할 수 있어서.”

역시 갑자기 쏟아지는 비는 성가시다. 소나기라면 다행이지만 본격적인 장마라면 언제 그칠지 모르기 때문에 상당히 골치 아프거든.

에휴내 팔자야.”

이럴 줄 알았으면 아무 우산이나 하나 들고 나올걸, 하고 내심 후회했지만 후회는 언제 해도 늦는 것! 지금 와서 투덜거려 봐야 나아질 건 없다.

그 순간, 주위가 하얗게 보일 정도로 쏟아지는 빗줄기에 섞여 들려오는 빗소리를 듣고 있던 내 귓가에 작게 짹짹거리는, 마치 참새의 울음소리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조금 신경이 쓰여 자세히 들어보니 소리는 바로 옆에서 나뒹굴고 있던 골판지 상자 안에서 들리고 있었다. 어설프게 기울어진 상자의 윗부분을 열자 안에 작은 크기의 붉은 참새 한 마리가 애처로운 목소리로 지저귀고 있다.

우와심하네.”

참새의 상태는 말 그대로 심한 상태였다. 빗물에 젖어 검붉게 변해버린 깃털에 며칠은 굶은 듯 앙상한 몸. 당장이라도 끊어질 듯 가느다란 울음소리까지. 당장 죽는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모습이다.

어쩌다 이런 꼴이그나저나 신기하네? 참새 색깔이 원래 이렇던가?

참새 치고는 특이한 색에 신기해서 중얼거린 내 목소리가 들렸는지 힘겹게 숨을 내쉬던 참새가 눈을 뜨더니 나를 보고 짹짹거리며 울기 시작한다. 필사적으로 우는 폼이 배고프다고 말하는 것 같아 묘한 기분이 든다.

짹짹짹짹짹!!”

……….”

어쩐지 그냥 놔둘 수 없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참새를 죽게 내버려두고 싶지 않았다.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뭔가가 죽는다는 상황에 대한 거부감일지도 모르겠다.

편의점에 들어가서 소보로빵과 작은 물 한 병을 사들고 나왔다. 음식이라는 걸 알아보기라도 했는지 참새의 울음소리가 한층 커진다.

우선 물병을 열고 뚜껑에 물을 담아서 부리 앞에 내밀자 참새는 정신없이 물을 마시기 시작했고, 그 사이에 소보로빵의 바삭거리는 부분을 잘게 부숴서 손바닥에 담아 내밀었다.

먹고 기운 차려라. 이런데서 죽으면 슬프잖아.

그래, 죽으면 슬프니까.

내 말을 알아들었는지 나름 힘차게 울음소리를 내고서 열심히 물을 마시고 빵부스러기를 쪼아 먹는 참새를 보며 나도 빵을 한 입씩 뜯어먹는다. 소보로의 적당한 단맛이 기분 좋아 정신없이 먹다보니 눈 깜짝할 사이에 빵 하나를 다 먹어버렸다.

짹짹!!”

그래그래. 너도 다 먹었구나?”

병뚜껑에 담긴 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고 꽤 많았던 빵부스러기도 전부 이 녀석의 뱃속으로 들어간 모양이다. 음식이 들어가니 기운이 좀 났는지 아까보다 확연히 울음소리가 커졌다.

귀여운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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