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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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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팬티 보여 주세요.
글쓴이: 아스타르트
작성일: 12-07-25 15:44 조회: 2,912 추천: 0 비추천: 0

pr.

어릴 적엔 항상 그런 식으로 놀았다.
나의 팬티를 보여준다는 식으로. 아, 내가 아니라 네가 나에게 팬티를 보여준다는 식으로.
그게 어떤 식이냐고 따지고 들어도 소용없다. 실제로 그렇게 놀았으니깐. 그리고 그 놀이에 나의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으니 사실 놀이라기보다 강제라고 해도 괜찮을 것 같다.
무엇보다 중요한 그 상대가 누구냐면.
“오빠. 자 이거 보여 줄까 ?”
“이거라니 ?”
“맨날 보여 달래던 그거 있잖아. 그.으.거.어.”
“…누가 들으면 토하는 줄 알겠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번도 보여 달라고 한 적 없거든. 아깐 이거였는데 또 그거는 뭐야….”
“맨날 집에서 보여 달라고 하면서…. 꿈속에서.”
“그걸 꿈꾸고 앉았네 라고 하는거야.”
실제로 집에서는 맨날 보긴 하지. 그게 아니라 얼굴이지만.
그 상대가 어쨌거나 내 친 여동생이니 얼마나 내가 곤란해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까. 365일 중 365일. 얼굴을 마주하니. 그리고 저런 식의 농담을 또 365일 던지니.
곤란하다. 너무 곤란해.
내 말은 듣지도 않고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내뱉고는 바로 과감하게 스커트에 손을 가져다 댄 동생을 만류한다. 내 대답 따위 어찌되든 좋다는 식으로 움직이는 탓에 나는 언제나 항상 곤욕을 치러야만 했다.
동생의 상식은 왜 인간 사회와 조금 동떨어져 있는 것일까. 언제나 항상 나는 그런 식으로 생각해 왔다. 내 여동생은 비정상적이라고.

그리고 현재.
“팬티 보여 주세요.”
…절대로.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말은 아니다. 정말 맹세코. 결단코. 그리고 뜨개질은 코바늘이 중요해. 코 수술은 하고 데뷔하자. 요즘 아이돌들은 그게 문제야.
아니, 이게 아니라. 나는 자주 현실 도피하는 게 문제다.
“괜찮아…. 오빠. 오늘은 좀 자신 있어.”
스트레이트 파마를 한 번도 하지 않았지만 윤기가 나서 반짝거리는 머리칼을 자랑하고, 아주 빼어난 외모를 가진 여성이 이런 식으로 반응하는 것은 기쁜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아주 아니다. 전혀 아니라고.
나의 이런 발언에 아무렇지 않게 얼굴을 붉히는 그녀. 혹시 내 뺨이라도 내려칠까 ?
그러니깐 자신 있게 스커트에 손대지 말고 차라리 뺨을 치라고. 정말로 비참해 지니깐. 촌수상 절대로 맺어 질 수 없는 너와 나의 관계를 고민 하다간 정말로 정신이 어떻게 되어버릴 것 같다. 그러니 이 멋대로 열리는 입을 닫게 해줘. 200원 줄게. 어릴 땐 천원보다 200원이 더 가치 있는 줄 알았던 너잖아. 지금 와서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깨달았다곤 하지 말아다오. 더 비참해 지니깐.
난 분명 그런 의사를 전달하려고 했다. 요약하자면 내 입이 열리지 않게 해달라는 간단한 한 마디를.
하지만.
“팬티 보여 주세요.”
미친 주둥아리야 제발 조용히 해라.
“그렇게 보고 싶으면…. 여.기.서. 보여줄 수도 있어.”
“팬티 보여 주세요.”
혹시 오늘 내 입은 이 한마디만을 반복할지 모른다는 깊은 절망감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하지만 입은 계속해서 열리고.
“아잉. 오빠도. 이런 데서 커밍아웃 하면 이웃들이 곤란해 하잖앙.”
“패, 패애애앤티이이이이이.”
고장 난 로봇처럼 최선을 다해 똑같은 말은 피하고자 했다. 정말 이런 가상한 노력이 하늘에 닿았던 것일까. 억지로 앙 다문 입이 다시 열리고.
분명 다음 나의 한 마디는 새로운 희망을 전달 할 것이다. 어디 지나가는 변태처럼 팬티 보여 달란 말이 아닌 조금 더 희망차고 기운찬 그런 한마디를.
“가슴 보여 주세요.”
은 개뿔. 상황은 더 악화되기 시작했다…. 전원 버튼을 눌러도 켜지지 않는 컴퓨터를 앞에 둔 중학생보다 더 긴장하기 시작했다. 이 종잡을 수 없는 입은 마치 작은 핵폭탄 같았다.
그리고 동생아. 커밍아웃 뜻을 굉장히 마음대로 착각하고 있구나. 진실을 밝힌다고 다 커밍아웃이 아니란다. 그건 남자인 내가 다른 남자를 좋아한다고 밝히는 거랑 똑같다고.
결론은 길거리에서 팬티 보여 달라고 말하고 있는 내가 게이라고 오해를 만들고 있는 게 너야.
“팬티랑 가슴 보여 주세요.”
이젠 AND도 쓸 줄 알게 되었구나. 어린애가 언어를 배우는 과정과는 그 속도가 차원이 다르다. 이러다간 어떤 과정을 생략한 변태 같은 말이 나올지 모르겠다.
“여기선 다 보여 줄 순 없구 ~ 집에서 꼭 보여 줄게. 일단 가볍게 에피타이저로….”
문제는 이 녀석도 제어를 떠난 내 입만큼이나 변태라는 거다.
정말로 스커트가 무릎 위를 타고 새하얀 허벅지를 드러내며 올라가고 있었다. 입과는 다르게 손발은 그나마 나의 의지대로 움직였기에 달려가 그 양손을 붙잡았다. 그 거친 손놀림에 어쩐지 동생은 더더욱 얼굴을 붉혔고, 이미 웅성거리던 이웃 주민들은 휘파람을 불 기세로 이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냥 너도 닥치고 나도 닥치자….
“오늘따라 적극적이야 오빠.”
오늘따라가 아니라 난생 처음이야. 이것아. 앞으로도 이럴 일은 죽어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등굣길의 그 자식은 내 꿈이 아니었나 보다.
아침 그 망할 짐승이 했던 말을 나는 잠시 곱씹어보았다. 지금도 다시 팬티와 가슴을 연달아서 말하려는 이 입을 다물게 할 힌트가 있을 지도 몰랐기에.


☆★○●


“구해줘서 고맙댜옹.”
“…….”
엄마 기뻐해.
내가 드디어 말하는 고양이를 발견했어.
“아, 아니. 유아 웰컴 ?”
“왜 영어냐옹. 그리고 유아가 아니라 유얼이댜옹.”
“외, 외국인 느낌이면 어떨까 해서. 영어 잘하네….”
명확히 나는 당황하고 있다. 말하는 고양이 앞에서. 이 녀석은 태평하게 앞발에 침을 묻혀 얼굴을 닦고 있지만. 그 유명한 고양이 세수인가.
다시 한 번 차분히 사건을 되짚어 보자.
나는 오늘도 언제나처럼 발기찬 아침을 노리고 잠옷 바지의 허리 고무줄에 손을 얹은 여동생을 밀쳐내고 서둘러 등굣길에 올랐다. 밥도 먹는둥 마는둥 하며.
평소보다 훨씬 멍한 상태로 등굣길에 오른 나는 횡단보도 한 가운데서 큰 대자로 뻗어 일광욕을 즐기는 고양이를 구했다. 좁은 4차선 도로를 질주하는 빨간색 스포츠카가 다가오는 것보다 빠르게 척수 반사처럼 본능적으로 몸이 먼저 튀어나가 고양이를 낚아 챈 것이다. 나도 이 고양이도 상처는 전무. 무사안전 제일의 가훈을 가족 중 혼자만 간직한 나로서는 고양이를 구한 것에 의문을 가졌다. 인간 여자도 아니고 동물 고양이를 왜 구한 것일까 하고.
하지만 어머니. 그리고 해외 출장가신 아버지. 내 바지 고무줄 탐하는 동생아. 기뻐합시다. 제가 본능적으로 구한 이 고양이가 저희 집에 떼돈을 벌어다 줄 겁니다. 암 그렇고 말구요.
어디 아침 예능인 동물 농장에서 ‘왕왕’ 짖는 소리를 ‘엄마’ 라고 듣게 강요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의사소통이 확실히 되지 않는가.
“날 구해준 댭례로 소원을 하나 들어줄까 하는데옹.”
“잠깐 스탑.”
“영국식 발음이댜옹.”
분명 이 흐름은 언젠가 영화로 보았던 내용인 것 같다. 고양이를 구하고, 그 고양이에게 보답을 받는다는 것. 하지만 그 결과는 엉망. 고양이의 상식과 인간의 상식이 다른 것은 당연지사다. 물론.
“냐옹.”
인간의 영어 발음을 고치고, 영국식 발음이라고 지적한 시점에서 이 녀석의 인간에 대한 상식이 어느 정도 인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지만. 어쩌면 나보다 더 상식이 풍부하지 않을까.
일단 잠시 고민을 해보자. 소원이라. 소원. 그다지 이루고 싶은 게 생각나지 않은 것은 왜일까. 실제로 로또에 당첨 되도 당장은 실감나지 않는 것과 비슷한 이치일지도.
아, 안되.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아. 일단 시간을 끌자.
“우리 인사부터 하자. 난 이현식이야.”
“현명한 식사인가옹.”
“보통 인간의 이름은 한자로 짓지 여고생처럼 이것저것 다 가져다 줄여서 짓지 않는다고. 프로필 사진을 프사로 줄이는 것도 아니고. 이 자식아.”
“냐아아아옹.”
자신이 불리해질 때면 우는 목소리가 길어지는 것처럼 들리는 건 내 착각이겠지. 어쨌든 시간 벌기 정도는 되는 것 같다. 내 머릿속은 소원에 관한 생각으로 가득 찼다. 무엇을 부탁할까. 윙윙하고 모터가 돌아가는 듯 뇌가 회전하고 있었다.
“난 미샤라고 한댜옹.”
“화장품 가게냐.”
“…기분 상했댜옹.”
“어이쿠 미안미안.”
어쩌면 난 이때까지도 꿈속이 아닐까 하고 의심했는지 모르겠다. 혹은 잠결. 잠결에 지나가는 고양이를 붙잡고 대화를 나누고 있지 않는가 하고. 그렇게까지 내 인간관계가 빈곤하진 않지만, 가끔 극도로 외로운 인간에게 환청이 들리는 것처럼. 그렇지 않을까 했다. 그래서 대응이 조금 까칠 했을까 하고.
물론 그것과는 별개로 소원에 관한 상상은 그치질 않았다. 내가 이렇게나 속물적인 인간이었나 생각하니 조금은 씁쓸해졌다.
고양이 미샤는 삐졌는지 약간 뚱한 목소리로 말했다.
“소원은 내가 정하겠다옹. 나쁘진 않을 거댜옹.”
“니가 ? 내 소원을 ?”
“현식의 머릿속은 이미 다 읽었댜옹.”
“또 그런 바보 같은.”
“…고양이는 신비한 존재댜옹.”
폴짝 하고. 바닥에 얌전히 앉아 침을 묻힌 손으로 얼굴을 비비던 미샤는 그대로 담벼락 위로 올라갔다. 아주 가벼운 몸놀림으로.
“……하지만 아주 조금 곤란하게 하고 싶어 졌댜옹.”
“그래, 뭐 너도 나도 안 다쳐서 다행이지. 소원은 적당히 정해줘. 담에 보면 또 인사 하고.”
이 녀석을 텔레비전에 출연시켜 돈을 버는 것은 간단하겠지. 엠씨와 대화 몇 마디 나누면 전 세계적인 인사가 될 테고. 하지만 그걸로 인한 파장을 감당하기엔 나의 그릇이 너무 작다. 미샤의 인생, 아니 묘생. 그리고 나와 가족의 인생. 철저하게 매스컴에 지배당할 것이고, 내일 아침 스포츠 뉴스에 미샤의 밥반찬이 무엇이었는지 올라올 정도로 프라이뱃이 침해당할지 모른다. 그런 짓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참고로 프라이버시댜옹~.”
저 건방진 고양이 당장이라도 티비 동물 농장에 팔아 버릴라.
미샤는 그 말을 끝으로 가벼운 몸놀림을 자랑하며 순식간에 주택가 사이로 사라졌다. 부디 아까처럼 횡단보도에서 일광욕은 하지마라. 니가 말 할 수 있다는 걸 아는 건 나 하나로 족하다고 생각하니깐.


‘진작에 잡아다가 가죽을 벗겨서 일본 전통 악기를 만들어 버리는 건데.’
샤미센이라고 하던가. 고양이 가죽을 그대로 벗겨서 새로운 악기를 만들어 버리는 건데.
누굴 변태로 만들일 있나. 팬티 마니아로 보는 건가.
‘물론 팬티 생각을 안 한 건 아냐.’
오늘 아침에 내 동생이 학교 치마를 펄럭이며 언뜻언뜻 보여주었던 밝은 주황색의 스트라이프 무늬의 팬티라던가, 육교 아래로 지나가면서 교칙을 어긴 치마 길이 덕분에 까만색의 도발적인 그녀의 팬티라던가. 3학년인지 2학년인지 모르겠지만. 아니, 그만큼 어른스러운 팬티는 3학년이 아니면 입지 못할 테지. 이상하게 강한 바람이 불어서 5명의 각기 다른 팬티도 눈에 들어 왔….
잠시만.
‘설마….’
입은 청색 테이프로 억지로 감아 어떤 말도 못하고 있다. 학교 축제 준비물 담당인 나의 가방에 마침 테이프가 들어가 있어 다행이었다.
동생은 치근덕거리며 아까 내가 했던 말을 그대로 실행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이미 하굣길의 동생과 나의 기행은 학생들 사이에선 꽤 유명했기 때문에 그건 그거대로 넘어갈 수 있었다. 귀가 유난히 밝은 주민들에겐 우리의 대화 내용까지 모두 화제 거리가 되었겠지만.
한손으로 동생의 양 손을 꽉 부여잡고 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옆에서 칭얼거리며 팬티 보여줄거라고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지만, 최대한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팬티 보여 줄거야아. 보여 줄거라구우.”
‘신경 쓰지 말자…. 아무것도 아니다….’
“내 팬티 ! 팬티이 !!”
“으으읍.”
말이 나오지 않으니 이렇게 불편하구나. 그래도 청테이프 뜯어 버리면 더 엄청난 사태가 될테니깐 일단은 가볍게 주의만 주자.
“보여 달라며어 !!”
“으으읍 !!”
내가 언제 !!
물론 보여달라고는 했지만 내 의지가 아니었다고 !!
“보여 줄거라고오 !!! 치마 들춰 버린다 !!!”
정적.
순간 이 세상은 정적에 잠겼다. 나와 동생의 언행에 신경 쓰지 않았던 주변 사람들도 아까부터 계속 주시하고 있던 동네 아주머니들도 그리고 함께 하교하던 학생들도 모두 동시에 나를 쳐다봤다. 아니 정확히는 나와 동생을 함께 쳐다보았다. 말을 할 수 없다는게 이렇게 불편한 일일 줄은 몰랐다.
망했네. 이거 좀 깔끔하게 망한 것 같아. 내 평판아 그리고 겨우 유지된 상식아. 안녕.
서둘러 나는 발걸음을 옮겼다. 나와 동생이 다시금 움직이자 나를 주시하던 사람들이 일제히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웅성웅성하고 시장 바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발은 다행히 머리의 지배를 받지 않는지 부지런히 움직여 주었고. 이런 점에서 뇌와 척추의 분권이 이뤄져 있다는 것이 고맙다.
아니 현실 도피 하지 말자고…. 깊게 생각하자. 내가 왜 이런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나.
‘미샤 이 자식이 설마 소원을 억지로 이뤄 주기 위해서 하루 종일 팬티를 보게 만들었다….’
이런 가정은 너무 미샤를 인간 상식에 끼워 맞췄을까. 그러니깐 남자 고등학생으로써 여성의 팬티라는 것은 금단의 영역임과 동시에 과실과도 같다. 판도라의 상자인 셈이다. 상상해도 되지만, 실행에 옮겨서는 안될. 가지고 싶지만 참아야 되는. 이중적인 의미이다. 소원으로써 날 곤란하게 만들기엔 정말 최적의 아이템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확실하게 하자. 그게 여동생의 팬티는 아냐. 절대로.
게다가.
‘소원을 풀 수 있는 힌트도 안 줬어 그 자식 !’
아무리 오래 생각해도 미샤는 나에게 이 소원을 취소할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다. 이름가지고 놀린 것 때문에 내린 장난 치고는 지나치게 짓궂지 않나 생각했다.
“읍, 읍읍 으읍 !!”
과연 내 동생과의 궁합은 어느 정도 일까. 나는 동생의 양 손을 놓아주고, 어깨를 붙잡아 눈으로 대화를 시도했다. 입으로도 소리는 내봤지만 답답한 신음소리만이 나올 뿐이었고.
“고양이를 찾으러 간다구 ? 내 팬티는 ?”
토, 통했어 ! 말도 안 되. 어디 안테나라도 달려 있는 거 아냐 ?
“으읍, 으으으으읍 !!”
좀 더 절박하게. 너의 팬티 따위 필요 없다고 전했다. 대화라고 해도 될까 싶었지만, 어쨌든 나와 동생간의 커뮤니케이션은 생각보다 많은 언어가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알았어, 나중에 집에서 꼭 보여줄게.”
그게 자기 마음대로 해석해버린다는 것만 제외한다면 말이다.
동생과 무사히 집 앞까지 도착한 난, 동생을 일단 집으로 들여보내고, 서둘러 미샤를 찾아 나섰다. 얼굴을 청색 테이프로 감아 마치 미이라 뺨치는 코스프레를 하고.


☆★○●


“읍, 으으으으으으읍 !!!!!!!!!!”
반가운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빠르게 달려가 그의 양 어깨를 부여잡았다.
“…상운 선배. 이 사람 누구에요… ?”
“평범한 변태다. 모른 척 하고 지나가도록 해.”
그리고 그 반가운 얼굴은 데이트 중이었나. 아니면 헌팅 중이었나. 그도 아니면 이미 질린 세컨드와 헤어지는 중이었나.
“………아니다. 이 친구는 나와 매우 절친한 친구야. 나도 그와 똑같을 정도로 변태지. 어때 이런 나에게 질렸나 ? 그럼 우리 헤어지도록 하자.”
헤어지는 중이었구나.
방금까지 상운에게 찰싹 달라붙어 있던 그 단발머리의 귀여운 후배는 입을 가리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나와 그를 번갈아 쳐다보더니 단박에 달려 나갔다. 마치 순정만화의 상처 입은 여자 주인공처럼. 벌써 이런 광경도 열몇번째다보니 비교적 익숙해졌다. 이 녀석은 정말 죄 많은 남자다.
“자, 방해꾼도 사라졌고. 미이라 양반. 인디아나 존스라도 찍어 볼까 ?”
비꼬는 것처럼 들리겠지만, 이 녀석 나름대로 친근함의 표시다. 지금 상황이 말도 안 되게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겠지.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입 아래쪽을 청색 테이프로 감고 절박하게 뛰어 온 모습이.
거기서 난 미리 준비한 나의 상황을 설명해줄 글을 적은 공책을 내밀었다.
자, 받아라. 이게 내 마음이야.
“나에게 남색은 취미가 없다네.”
이 개자식이 나는 있는 줄 아나.
아무리 니 생긴 게 잘생겼고, 키도 크고, 학력도 우수하다지만 너 따위 한 트럭 14쌍을 가져다줘도 기적의 열네 쌍둥이로 티비에 팔아버릴 테니깐.
“곤란하네…. 이런 편지는 자네 동생에게 주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네.”
“흐으읍 ?!?!”
서둘러 다시 쳐다본 나의 공책엔 행여나 있을지 모를 망상 속 러브레터의 답장이 정성스럽게 적혀 있었다. 나의 망상벽이 낳은 최대의 함정이었다.
“으으음 !”
고개를 흔들어 한 장 넘긴 공책에 비로써 나의 상황이 적힌 글이 쓰여 있었다. 서둘러 녀석에게 내밀었다.
“과연 그렇게 된 것이군.”
“흡흡!!”
고개를 크게 두 번 끄덕였다. 이해가 빠른 녀석이라 좋다. 과연 학력 우수자. 여선생을 꼬셔서 시험 문제를 본인에게만 유출시켰다는 오해를 받곤 하지만, 기본적으로 머리가 똑똑한 놈이다. 그 제비 같은 성질은 일단 제외하고.
“이 미샤라는 고양이는 참고로.”
설마 ?! 이런 기막힌 우연이 있진 않겠지. 너네집 고양이라거나 하진 않을거야. 그렇지 ?
“우리 집 고양이야.”
오 마이 하느님 !! 당신은 생각보다 얄밉지만 생각보다 가까이 있었어 !!
속으로 부른 쾌재는 청 테이프가 갈라질 정도로 환호성을 지르고 싶게 했다. 물론 매우 촘촘히 감아놔서 이젠 코가 막히면 죽는 게 아닐까 싶었기 때문에 불가능했지만.
“그리고 참고로 가출한지 5시간 째라네.”
망할 누구의 사주인진 모르겠지만 진짜 빌어먹을 녀석이다. 날 이렇게 들었다 놨다 하는 게 장난 아니군. 만약 동생에게 그 수법을 알려주기만 한다면 난 동생에게 함락될지 모를 일이다. 이런 아찔함 속에 나는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떠버릴 것 같았다.
“으읍….”
실망이 저절로 움직임에 드러나듯이 끄덕이는 고개가 무거웠다. 인상 또한 우울해보였겠지.
“또 참고로, 잡아서 귀가하는 길이라네.”
가방 안에 얌전히 자리 잡고 있었는지 상운이 한쪽 어깨에 메고 있던 크로스백의 지퍼를 작게 열자 녀석이. 아침에 봤던 바로 그 녀석이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으으으으으으읍 !!!!!!!!!”
나쁜 자식아 희망을 줄 건지 절망을 줄 건지 하나만 하라고 !!!!!
눈에 혹시 핏줄이 서지 않았을까. 상운을 강하게 노려보았지만, 이미 상운은 나를 쳐다보고 있지 않다. 미샤의 머리만을 얌전히 쓰다듬고 있을 뿐이다. 가족이라 이건가.
“자, 미샤. 또 장난이라도 친 거로구나. 사과해.”
“으음 ?”
또 ?
“아, 미샤 이 녀석. 워낙 장난이 심해서. 3일 전에도 집을 방문한 친척에게 짓궂은 장난을 쳐서 가족 모두를 곤란하게 했지. 그거 때문에 혼을 냈더니 가출 해버리더군.”
냐옹- 하고 미샤는 귀엽게 한번 울었다. 상운은 그런 미샤의 턱 밑을 가볍게 쓰다듬어 주었고. 신뢰 관계가 보인다.
“반성했는지 앞으로 얌전히 굴면 데려가준다는 말에 냉큼 따라 오더군.”
신뢰는 얼어 죽을. 그 망할 고양이는 반성을 4시간도 안했다고. 4시간도 지나기 전에 이런 고약한 장난을 쳤는데. 그 4시간의 공백기에는 장난을 쳐도 된다는 계산이냐. 이 영악한 고양이야.
“으읍.”
모든 대화가 신음소리로 진행되는 것 같아 불편했지만, 나는 서둘러 꺼낸 필통 속 볼펜으로 공책에 휘갈겨 내 의사를 적었다.
“잠시만 미샤를 맡겨 달라 ? 뭐 상관없지만. 그럼 우리 집으로 데려 와 주면 좋겠어.”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상운의 집은 전에도 가끔 가봤으니 문제없다. 언제든지 이 작은 악마와의 이야기가 끝나면 데려다 주고말고. 그 모습이 악기 모양일지 어떨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만.
“자, 미샤. 이 변태 같은 오빠가 얘기 좀 하고 싶다는 구나.”
‘암컷이었어 ?’
다시 한 번 귀엽게. 야옹 하고 운 미샤가 가방을 빠져나와 자연스럽게 나의 어깨를 타고 올랐다. 작은 녀석이었기에 무겁다고 생각되진 않았다.
“그럼, 나중에.”
상운이 손을 흔들며 사라져간다.
“빠르게 나를 찾았네옹.”
“읍읍.”
“청 테이프를 감고 분위기 있게 고개를 끄덕여도 바보 같다옹.”
언제나처럼 말을 참 맛깔나게 하는 고양이였다.


☆★○●


“나는 상운의 집에 입양된 고양이다옹.”
하지만 몇 달 전에는 없었는데.
“……고양이인 나까지 창피해지니깐 그 청 테이프는 떼주라옹.”
원인은 너라고. 이 작은 고양이야.
찌직, 찌직하는 끈적이는 소리와 함께 입을 봉했던 청 테이프가 사라져 간다. “후아, 살겠다.”
진심으로 구속구가 사라지니 살 것 같다. 입을 계속 막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가끔 그 야한 동영상에서나 보았던 입을 계속 벌리는 도구는 또 얼마나 힘들까.
그런 엄청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나는 공기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냐옹.”
떨떠름한 미샤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나는 뭉친 청 테이프를 적당한 곳에 던졌다.
“자, 계속 말해 봐.”
“……흥. 너가 몰랐던 건 내가 입양 된지 얼마 안 되기 때문이라옹. 상운은 입양된 나에게 자신의 친한 친구들에 대해 알려 주었지옹. 고양이에게 말을 걸 정도니 얼마나 외로운 인간일까 했지만, 그 인간은 기본 적으로 암컷에 민감하다옹.”
“뭐야, 니가 암컷이니깐 친절하게 대했다는 것 같은 그 말은.”
“……그 변태는 만약 개미라도 암컷은 피해 밟을지 모른다옹.”
얼마나 스케일이 다른 변태란 말인가.
“뭐, 니가 암컷이라서 친절히 이야기 해줬다는 건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어. 그래서 ?”
왜냐면 나와 친한 친구가 그런 변태이길 바라지 않기 때문에. 아! 혹시 아까 상운이 내가 청 테이프를 감고 나타났을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그렇다면 정말 절교하고 싶다.
“그 중에서 내가 가장 관심이 있던 인간은 바로 현식이라는 인간이었다옹.”
“나 ?”
“…피가 이어진 여동생과 사귄다는 변태 말이옹.”
“………그 망할 자식이 날 그렇게 표현했다 이거지 ?”
상운아. 내가 반드시 해외 루트를 경유해서 구입한 권총으로 너의 머리에 새로운 바람구멍을 뚫어 주겠어. 콧구멍 두 개랑 입과 새로운 바람구멍 하나면 공기 부족은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겠다. 기뻐해라.
“그리고, 기본적으로 나는 그런 저질의 생태를 궁금하게 생각 한다옹.”
“응 ?”
“너, 현식. 변태의 생태가 궁금하다옹.”
“다큐멘터리 ‘변태의 눈물.’ 뭐 이런 거 바라고 있는 건 아니겠지 ?”
애초에 난 변태가 아니지만 ?!
“맞다옹. 그거라옹.”
“뭐 이런 변태 같은 고양이가 다 있어.”
“소원을 풀어줄 조건이라옹.”
“지금도 이미 풀려 있는 것 같은데 ?”
“나와 떨어지면 또 팬티 타령하게 될텐데 그래도 좋다면 돌아가도 된다옹.”
“…이 망할 고양이….”
“미샤다옹.”
정말이지 상도덕을 모르는 고양이다. 자기 목숨이 위험해서 그 목숨을 건져줬더니 자기 마음대로 소원을 들어준단다. 근데 그 소원이 ‘팬티를 보여 주세요’ 라는 문장을 모든 여성에게 반드시 말하게 하는 것이다. 그럼 이런 말도 안 되는 소원을 강매했으면 최소한 청약 철회 기간이라도 길어야지. 이건 뭐 사채업자가 따로 없다.
무엇보다 말대꾸를 꼬박꼬박 하는 게 굉장히 얄밉다. 정말 너무 얄미워.
“날, 현식의 집에 데려가서 키우라옹.”
“……거부권은 ?”
“당연히. 없다옹. 그렇게 팬티 타령 하고 싶나옹.”
“알았어, 알았어. 기간은 ?”
“…한 2개월 정도면 좋겠다옹.”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쩔 수 없나.
“좋아. 그럼 이상한 짓을 안 한다는 조건을 이쪽에서 붙이겠다.”
“…………………지키도록 하겠다옹.”
“뻥치지마 이 자식아.”
그 긴 침묵은 뭐냐. 이런 얼토당토 안한 솔직함을 봤나.
“잘 부탁한다옹.”
“진짜로. 잘 부탁한다. 쓸데없는 짓 하지마.”
처음 보는 짐승의 목숨을 구했다. 소원을 강매 당했다. 팬티를 보여 달라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엔 새로운 군식구가 늘었다. 그리고 녀석은 모르겠지만. 다를 댜로 발음했다가 어느 순간 불편하니깐 그냥 다로 발음하고 있다. 캐릭터에 일관성도 없는 녀석이다.
이 정신 없는 군식구는 과연 얌전하게 지내 줄까.


그럴 리가 없지.


1) 먹고 죽을래도 팬티를 먹고 죽겠냐만서도.


“다녀왔어.”
“오셨어요.”
“…응.”
알몸에 부엌 앞치마라. 언제 적 소재를 지금 와서 써먹는 건지. 이런 건 반응하는 쪽이 지는 거다. 그리고 분명 앞치마 안으로 짧은 바지랑 민소매를 입었겠지. 그러니 이런 건 반응 하는 쪽이 100% 페이스에 말리는 거다. 조용히 대응하자.
‘변태다옹.’
‘나도 알어….’
미샤가 조용히 귓속말을 걸어왔다. 동생은 기본적으로 예쁘다. 아름다운 외모 덕에 어딜 가나 시선 집중의 대상이었지만, 그런 시선에도 무관심하고 주변의 사람을 보는 듯 마는 듯 하는 편이었다. 아니, 그냥 나를 제외한 모든 것에 무관심 했다. 어깨에 얹혀진 고양이를 보고도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을뿐더러 시야에 담지도 않는 듯싶었다.
미샤의 처분은 이미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모두 결정된 상태였다. 상운에게 전화를 걸어 2개월 정도 미샤를 맡겠다고 했더니.

“그래, 그럼 2개월 정도만 부탁하지.”

라고 아주 쿨하게 대답해버렸다. 여러 변명을 준비했던 통화 전 5분이 엄청 아까웠다. 잠깐 느꼈던 미샤와 상운의 신뢰관계와 가족 같았던 분위기가 굉장히 무안해진 순간이었다.
이에 미샤가

“분명 다른 암컷이라도 찾았겠지옹.”

이라고 대답해 생각보다 빠르게 납득하는 듯 했다. 서운한 빛은 보이지 않았다. 한층 더 높은 변태와 생활하기 되어 기쁘다고까지 했으니…. 미샤의 시선엔 내가 엄청난 변태인가 보다. 썩 납득하긴 힘들지만.
“자, 들어와.”
빙글- 하고 돌아선 동생의 뒷모습은 백옥색의 아니, 하얀색에 가까운 피부만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니깐 두덩이의 둥근 복숭아와 잘록한 허리 곡선에 깊게 파고든 척추 선까지 아주 섹시하-
“어, 엉덩 !?!?”
“아, 팬티 입는 거 깜빡했다.”
“어, 어어어엉덩 ?!?!”
“…흥분했어 ?”
“으헉 !”
다시 한바퀴 돌아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다가오는 그녀의 요염하기까지 한 몸짓에 나는 진저리쳤다.
‘사귀는거 아니었나옹 ? 왜 이렇게 싫어하나옹 ?’
“넌 이게 사귀는걸로 보이냐 ?! 친동생이랑 진심으로 사귄다고 생각한거야 ?!”
“오빠아.”
‘이상하다옹. 동생은 거의 남자친구를 넘어서 남편으로 대하는 것 같은데옹.’
“오, 오지마 훠이. 그렇게 보인다면 정답이지만 내가 현수를 대하는 게 동생 이상이 아니라고 보는 게 훨씬 만점에 가까운 정답이라고 !”
심지어 이름도 현식에 현수다. 대놓고 동생과 오빠 관계인데, 이 아이들의 상식은 이상하다. 동생은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리에 우뚝 섰다. 그리고 입가를 가리며 나를 쳐다보았다. 마치 울 것 같은 그 모습에 나는 조금 벙쪘다.
“오빠가 내 팬티를 안보더니 미쳐버렸어.”
정말로 울 기세로 혼잣말을 하는듯한 나의 모습을 쳐다보는 동생에 나는 미샤를 한번 날카롭게 노려보았다.
이게 다 너 때문이라고.
“자, 일단 진정하고.”
정말 내가 더 진정하고 싶다…. 이런 일상은 비교적 익숙하지만 미샤가 끼어들어 훨씬 더 정신없다.
현수가 정말로 울먹거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나는 서둘러 진정시키기로 했다.
“현수야. 자 옷 입어 옷.”
예상대로 거실에 널부러져 있는 속옷을 일단 던져줬다.
“흐엥-”
묘하게 귀여운 목소리로 울먹거리며 주섬주섬 던져준 속옷을 입기 시작했다. 다행이다. 그나마 현수도 이 오빠의 말은 좀 들어주는 편이-
“자 오빠 팬티 !”
“……정말 생각한 게 2초를 안가는 구나.”
“헤헤헤.”
한 번 보여준 걸로 만족하는지 현수는 서둘러 부엌으로 달려갔다. 거의 1일 1회 팬티 보여주는 캠페인이라도 실행하고 있는지 정말 그녀가 꽤나 성장한 이후부터는 하루가 멀다 하고 속옷을 보여주는 느낌이다.
‘…암시도 안 걸었는데 굉장히 특이한 동생이네옹.’
‘……걸줄 알면 최대한 빨리 걸어줄래 ? 아주 게으르구나, 너.’
‘팬티 타령 하고 싶나옹.’
‘아닙니다. 미안합니다.’
빠직하고. 분명 관자놀이쯤에 혈관이 불룩 솟았을 거다. 한낱 미물 주제에 굉장히 사고 능력이 높다. 너무 높아서 말싸움에 한번을 이기질 못하고 있다. 다른 것 보다 그 부분이 굉장히 분했다.
“냐아아옹.”
한번 길게 미샤가 울었다. 그 소리 탓인지 현수가 부엌에서 고개만 빼꼼 내밀어 이쪽을 쳐다봤다. 이제야 고양이가 눈에 들어온 듯 했다.
“아, 오빠. 왠 고양이야 ?”
“아, 친구한테서 잠시 맡기로 했어. 2개월 정도.”
“흐음. 별로 상관없지만. 엄마한테는 잘 설명해.”
“………아차.”
아이고…. 하하. 이거 큰일 났네.
‘왜 그러냐옹.’
‘그 저기 우리 엄마가….’
말을 하다 말고 잠시 시계를 쳐다봤다. 6시가 조금 넘었으니 엄마도 이제 슬슬 도착할 때다. 긴말 하지 말고 그냥 직접 경험하는 게 좋겠지. 조금 불쌍하지만, 뭐 괜찮을 거야. 미샤가 측은해졌다.
‘……눈빛이 굉장히 불쌍한 동물을 쳐다보는 것 같은데옹.’
‘같은 게 아니라 실제로 그런 거야. 뭐….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너라면.’
왜냐면 넌 변태 좋아하잖아 ?
그러니 괜찮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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