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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S^2
글쓴이: 다시돌아와
작성일: 12-07-25 00:49 조회: 2,148 추천: 0 비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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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늘 그래왔듯이, 오늘도 혼자 밥을 먹는다. ‘왕따’냐고 물어보면 엇비슷하다고 대답할 수 있겠다. 사실 굳이 말하자면 왕따는 아니지만, 그래도 남들이 내 처지를 보면 그리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젓가락으로 콩자반을 집기가 힘들다. 가뜩이나 농구하다 손 다쳐서 연필 잡는 것도 힘든데, 하필이면 오늘 반찬이 콩자반이라니. 게걸스럽게 콩들을 입에 털어 넣는다. 이 넓디넓은 식탁에 딸랑 나 홀로 앉아 밥을 먹는 꼴을 좀 보라. 정말 비참하기 그지없다. 힐끔 옆을 둘려본다. , 역시나. 다들 끼리끼리 앉아 가가호호 웃으며 잘들 콩 까고 있다. 야…, 근데 어쩜 이러냐. 아무리 스마트폰 기술이 발달했다고 해도, 점심시간에는 폰들 좀 내려놓고 밥만 먹으면 안 되냐. 이렇게 타자치고, 반찬 집고, 타자치고,밥 푸고 하면 도대체 소화는 언제 할 건데. 그리고 제일 이해가 안 되는 건 무엇이냐면 말이다. 아니, 폰으로 뭐 중요한 거 하는 것도 아니고, 바로 앞에 앉아있는 놈이랑 시시콜콜한 잡담이나 하고 있는 거 아니야. 그냥 그럴 거면 그냥 말로 하라고, 말로.

이 엿 같은 스마트폰이 발명된 지 어언 40, 인류는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스마트폰, 편하다. 편하다 말고. 근데 그 편리함이 우리에게 꼭 필요한 건 아니지. 그 편리함이 마치 당연한 것처럼 굳어지는 순간, 편리함은 편리함이 아니게 되어버리니까 그게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스마트폰의 편리함이 의무가 되어버린 지도 벌써 수십 년이 지났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스마트폰과 와이파이 혹은 LTEE (혹은 LT22)만 있으면 모든지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그 조그마한 네모 화면으로 사람을 만나고, 사귀고, 헤어지고...... 와이파이로 이어진 인연은 우리 부모님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그건 내 친구의, 내 친구의 친구의 부모님이라도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스마트’하다. 언젠가부터 이 시대 사람들은 ‘감성’의 ‘감’자도 잃어버린 채 그저 숨만 쉬며 살아가게 되었다. 내 부모님이 그리했듯, 언젠가 나도 통칭 ‘와이파이 연애’를 하게 되는 건 아닐까.,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저 새끼들 나 째려보네. 분명 커피톡으로 내 흉 보고 있겠지.

맞은편에 앉은 1학년 후배놈들의 시선이 참 거슬린다. 저 신 들린 듯한 타자 속도 좀 봐. 저렇게 빨리 치면 손가락 안 나가나? ‘커피톡’은 커피사()에서 개발한 메시지 어플리케이션으로, 한국 어플리케이션 부동의 1위 자리를 수십 년째 지키고 있다. 난 한 번도 써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엄청 편리하고 좋은 프로그램인 건 확실하다.

‘아, 진짜 신경 쓰여서 밥을 제대로 못 먹겠네. 속 울렁거려 죽겠다…….

도대체 내가 왜 따돌림 당하냐고? 왜 도대체 무얼 잘못했기에 후배들한테 손가락질 받아야 하냐고? 아마 분명 결정적인 이유는 나와 이 시대 사람들의 사고방식 차이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감성족이다.

, 굳이 말하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정말 ‘감성족’이라는 게 실재하는 건 아니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 나를 제외한 전교생 중 그 누구도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렇다,나는 이 ‘스마트’한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 ‘스투피드’한 사람인 것이다. 모두가 메신저로 자신의 의견을 펼칠 때, 나는 홀로 입을 열었다. 모두가 시험 애플리케이션으로 시험을 볼 때, 나는 홀로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답을 써내려 갔다. 모두가 전자책을 읽을 때, 나는 홀로 바스락 소리를 내며 진짜책을 읽었다. 모두가 필기 애플리케이션으로 필기할 때, 나는 홀로 공책을 꺼냈다.

나는 그런 사람이다.

어렸을 때부터 그래왔고, 사람들은 그때마다 날 별종취급하기 일수였다.

이젠 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긴 하지만, 그래도 영 기분이 좋지 않은 건 어쩔 수 없다. 타닥타닥, 타자소리 밖에 들리지 않는다. 도대체 언제부터였을까? 나는 이 침묵과 정적이 너무 싫다. 이해할 수 없는 생각과 마음이 서로 교차한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마음을 공유하고, 볼 수 없는 것을 너무나도 많이 만들어냈다. 그런 그들이야말로 신인류가 아닐까. 0 1으로 만들어진 인연이 언제까지나 계속 이어질 수 있기나 한 걸까.

'저것들 눈치 더럽게 없네. 내가 이렇게까지 째려보는데 눈치도 못 채고.'

진짜 부탁이니 제발 그 시선 거둬주소서. 콩자반이 목에 걸려서 목소리가 나오지도 않는다. 물 없나. 물이나 마셔야겠다. 전교생의 시선을 요리조리 피해 정수기 쪽으로 다가간다. 내가 무슨 죄 지은 것도 아닌데 왜 이러고 살아야 하는 거지. 일회용 종이컵에 시원한 물을 가득 담는다. 안타깝게도 얼음이 나오지는 않구나.

이제야 살 것 같다. 이젠 다시는 급식에서 나오는 콩이란 콩은 절대 손도 대지 말아야겠어.

"어휴, 이제야 살 거 같네."

타자 소리가 갑자기 멈췄다. , 갑자기 급식실의 모든 눈들이 나만 빤히 쳐다보고 있다. 뾰족뾰족한 그들의 눈초리가 나를 콕콕 찌른다. 졸지에 전교생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저기 다들 표정 좀 봐. 무슨 병 걸린 사람 보는 듯이 쳐다보는 저 눈들 좀 봐. 아니, 내가 뭘 잘못했길래 이러는 건데 자꾸. 웅성거림은 나지 않았다. 다만 타자소리가 마치 파도같이 급식 실을 쓸었을 뿐이지. 이 세상엔 너무 스마트한 사람들이 많다. 그렇기에 나와 같은 감성족들이 설 자리가 더더욱 없어지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기술은 발전하고, 감성은 퇴화된다. 멀지 않은 미래에는 감성이라는 것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런 시대를 살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된 시대, 사람들은 더 이상 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들의 소리를 대신 내어주는 물건은 있어도, 그들이 직접 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소리를 내지 않는 이 조용한 세상에서 나는 오늘도 홀로 밥을 먹는다.

과연 이런 나에게도 봄이 오기나 하는 걸까. 혹시나 봄이 온다면, 그건 또 언제 오는 걸까. 아니 그전에 급식 실을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기나 한 걸까.

염병할!

눈물이 앞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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