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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 3급 매니저, 치유담당 초파랑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Real Vision
글쓴이: 광대K
작성일: 12-07-23 23:28 조회: 2,272 추천: 0 비추천: 0

나는 17세 질풍노도의 시기라 불려지는 청소년으로 이름은 김세한.

부모님은 머리가 좋지만 난 머리가 딱히 좋진 않다.(아니 뭐 공부머리가 안좋다는 거지 잔머리는 좋다.)

자칭 21세기 현대 문화 시민으로...

그냥 적당하게 평범한 외모에 허약한 육체.(별명이 스켈레톤 이라지...) 인간의 7대 원죄중 나태에 90%이상을 투자하고 있는 평범한 학생이다.

그리고 그런 나는 작가 지망생으로 소설 쓰는 걸 즐기며 레몬 홍차를 타먹는걸 인생의 낙으로 안다.

학교에 가면 친한 친구들과 적당히 요즘 할 만한 게임이나 오늘 시간표는 뭔지...급식은 뭐가 나오는지에 대해 얘기하고, 학교 사회, 국어, 음악 시간에는 여김 없이 잠을 청한다.

다른 시간은 어떻게든 눈을 부릅뜨고 버티거나 선생님의 눈치가 두려워서 잠은 못자는데...유독 이시간은 조는 시간이 많고, 혹은 완전히 자기도 한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은 인내와 육체 밸런스를 요구한다.

학교가 산에 있어서 그런지...언제나 등산을 하는데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같은 위치에 있어서 앞으로 3년을 이 지긋지긋한 등산로를 통해서 학교에 가야할 생각에 기가 차고 코가 막힌다.(그래도 어쩌겠는가? 까라면 까야지...)

뭐...어쨌거나 중, 고등학교를 거쳐 총 4년의 세월을 다녀도 적응이 되질 않는 등산로를 넘어서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한 나는 곧바로 씻고, 옷을 갈아입은 뒤 내 방에 있는 구식 노트북을 키고 학교 수업시간 내내 생각한 소설에 대해 '메모장'에 끄적인다.

소설을 어느 정도 쓰던 찰나 난 소설 쓰는 것을 멈추고 중얼거린다.

"누군가 간절히 빌면 그 소원은 이뤄진다고 했는데...솔직히 말해서 난 간절히 바라는 것에 대해 모르겠어.“

여느 때는 무릎을 꿇고 수십 분을 간절히 빌기도 하고, 다른 때는 “내 수명의 반을 줄 테니까 소원 좀 들어줘 이 망할 양반아!”하고 외치기도 해봤는데...그 누군가는 누구인지...그 덕분에 꽤나 많은 시간을 버렸지 뭐야? 나도 참 멍청하게...

말투는 현실에 대해 비판하고 있긴 했지만...어째서인지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그리고 말한다.

"엄청난 걸 바라는 건 아니잖아! 애니메이션, 만화책, 소설에서 나오는 그 수천 개 혹은 수만 개의 작품들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그 사람처럼 살고 싶어..."

아마 내가 소설가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수많은 애니메이션, 만화를 봐 오면서 주인공들의 그 삶을 부러워했기 때문이 아니 였을까...나도 한번쯤은 저렇게 살고 싶다.

-저렇게 살 수 없지만 적어도...적어도 간접적으로. 간접적으로 나마 저 세계를 느껴볼 수 없을까?

이러한 막연한 기대를 품고 소설을 썼겠지...

그래도 소설가를 택한 건 딱히 나쁘지 않았다. 왜냐면 난 평생 주인공의 삶을 살지 못할 테고...그럴수록 대리충족은 상대적으로 커질 테니까...

가끔은 어느 날 우리 집에 귀신이 있다고 가정하고 혼잣말을 해보기도 했다.

"넌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라는 질문을 들으면 어떻게 대답할까...?

글쎄...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일단 난 그 질문에 대해 개인적인 내 생각을 말해본다.

"난 죽음에 대해 관대해. 다른 사람들 중에 일부는 죽음 뒤에 모든 게 끝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잖아? 하지만 난 그렇지 않아.

죽음 이란건 정말 흥미롭고 신비해서 그 누구도 죽음에 대한 비밀을 알지 못하지. 하지만 윤회나 전생 이라는 것도 있잖아?

그런것 들을 생각하고 지옥, 혹은 천국이라는 것도 있다고 누가 그러기도 했으니까 죽음 뒤에 '무언가' 있다는 건 꽤나 신빙성이 있는 이야기야"

물론 이 이야기에서 말하는 이는 전부다 '나' 자신이다.

다만 귀신이 그렇게 말한다고 가정하고 나 홀로 1인 2역의 찌질함을 마음껏 보여주는 'show' 같은 거지.

"하하하! 내가 평생을 살다가 너 같은 놈은 오랜만에 본다."

이런 나에게...어디선가 유쾌한 남정 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에 나는 '이제 별 환청이 들리네...흰색 집 302호에 입원해야 하나..?하고 생각이 먼저 든건 당연하다.

그리하여 나는 방금 전 들려온 목소리를 무시하고선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띵가~ 띵가~ 소설을 쓴다.

"아니...기껏 말을 걸어 줬는데 깔끔하게 무시하는 건 뭐야?"

다시한번 들려온 목소리에 나는..."모습을 드러내야 상대하던 말든 할 거 아니야?" 라고,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그러자...정말 내 눈앞에 '누군가' 나타났으며 그 모습은 정말 최악 이였다.

서울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긴 장발의 노숙자들을 보았는가? 딱 그 몰골에...옷만은 정말 깔끔한 새하얀 도복 이였는데...

솔직히 얼굴이 너무 비참해서 순간 내 저금통에 있는 10원 5개와 100원 3개를 던져줄 뻔 했다.

"어때? 나타났지? 내가 누군지 알아보겠어?"

두 손을 쫙 피며 관대한척을 하며 묻는 그의 물음에 나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내 불만을 듣고 찾아온 더럽게 심심한 신."이라고 대답했다.

그에 내 대답이 맞았는지 누런이를 드러낸 자칭 '신'이란 남자는 손가락을 튕기며 "빙고~"라고 말하였고,

그가 손가락을 한번 더 튕기자 내가 앉아있던 회전의자를 제외하고, 모든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새하얀 세상으로 바뀌었다.

물론 '신' 이라는 녀석을 제외하고.

"이 세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재미없어요.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이 따분한 세계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것 이죠"

"따분해? 60억 인구. 3초당 10명의 인구수가 늘어나고 3.7명이 죽는다. 게다가 너희 나라는 무한 경쟁사회. 매일같이 서로 치고받고 싸우느라 심심할 틈이 없을 텐데?"

"아니 이 양반아! 내가 말하는 따분함이란 그런 걸 말하는 게 아니라 재미있는 '요소'라는 게 없다고!"

"흐음...재미있는 요소라? 혹시 네가 말하는 재미있는 요소라는 게 이런 건가?"

거지신이 손가락을 한번 튕기자 아무것도 없던 빈 여백이 만화책, 텔레비전, 노트북, 게임, 컴퓨터등...온갖 오락 매채로 가득 채워졌다.

그러고는 이것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것들은 너희가 사는 세상에 꼭 필요한 '재미'의 매개채지. 어때? 마음이 설레나? 지금이라도 금방 이것들을 이용해서 재미를 느껴보고 싶나?"

물론 게임에 미친 페인들이나 매일같이 누워서 과자나 먹으며 TV를 시청하는 이들은 환영을 하겠지만 나는 딱히 그것들을 달갑게 생각하진 않는다.

컴퓨터는 소설을 쓸 때 편하니까 쓰는 거고...TV는 멍청한 바보상자라고 생각하고 있고...장난감은 시시하고, 만화책은 하도 본 게 많아서 질린다.

무엇보다 저 표지들을 봤을 때 분명 재미없고 시시한 만화가 분명하겠지...

"글쎄...나에게 재미를 선사해 줄려면 적어도 날 소설이나 만화책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는 게 어때?"

"아쉽지만 네 요구는 나중으로 미루지. 왜냐고? 그야 주인공은 미리 정해져 있기 때문이지! 운명을 믿나?

난 이래 뵈도 너희들이 숭배하고, 갈망하고, 원하고, 위대하고, 전지전능한 '신'이여서 너희들이 말하는 '운명'이라는

고리타분한 수 십년짜리 기찻길을 알고 있지! 무언가 알것 같나?"

거지신의 아리송한 말에 무의식 적으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자 신은 짜증이 났는지 언청을 높이며 말했다.

"운명! 너희들이 말하는 그 잘난 운명! 무엇보다 나는 운명...운명...운명...맨날 탓하고 회피하는 운명이란 걸 싫어해!

아니 대체 운명 이란게 뭔데? fate? destiny? 사주? 팔자? 정해진 미래? 그것들은 그저 불확실한 '운명'이란 것을 단어로 표현한 냄새나는

글자일 뿐이지! 운명 이란게 뭔지 제대로 알려줄까? 답은 '나도 모른다. 이 빌어먹을 자식아!'다. 하! 어이가 없어가지고!

대체 뭐가 그렇게 운명 탓을 하는 거지? 운명 이란건 나도 잘 몰라. 왜냐면 그건 내가 만든게 아니라 너희들이 만든 '못난이 샌드백'이니까!"

아니...갑자기 거지신이 어째서 이렇게 열변을 토하는진 모르겠지만...뭐랄까 가끔씩이나마 내 팔자를 탓하던게 가슴을 살짝 찔렀다.

"자...그러면 여기서 문제! 너희 인간들 중에 꽤나 똑똑한 양반들이 내세운...평행세계, 타임머신! 과연 이것들은 존재할까?"

소설을 꽤나 많이 본 나로썬 저 문제에 대해 물어보면 언제나 답은 "없다"라고 한다.

어떤 '무언가'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면 풍부할수록 '무언가'의 한계, 혹은 진실을 알게 된다.

타임머신에 관한 소설은 수백권도 넘고 나 또한 그것들 중 몇 권을 골라 읽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타임머신이 가능하다고 하는 건 '타임머신'이란 것에 대해 껍질밖에 모르는 허풍쟁이들 뿐 이였다.

진짜 타임머신에 대해 아는 이들은 전부다 불가능 하다고만 외칠 뿐이다.

"평행세계는 존재하지만. 타임머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유는? 어떻게 평행세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어떻게 증명할 거지?"

신의 말에 나는 살짝 입 꼬리를 올리며 대답했다.

"소크라테스의 반문법을 써보죠. 그렇다면 당신은 평행세계와 시간선이 존재한다는 걸 어떻게 증명할 거죠?"

"너무 멍청하진 않군! 난 증명할 방법이 있어. 예를 들어...넌 작가 지망생이지?"

손가락을 한번 휘두르니 내 주변에 있던 모든 오락매체가 사라졌다.

그리고 나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판타지, SF, 무협 이 대표적인 소설의 바탕을 깔아준 이들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을까?"

"그야 상상을 해서."

나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신은 혀를 살짝 차며 말했다.

"쯧쯧. 인간이 무언가를 생각할 때 가장 원초적인 지식이 뭔 줄 아나? 자신의 '경험'이야. 기억나는 거나..혹은 기억나지 않아도 한번 경험한 것은 언제나 머릿속에 눌러앉아 있지. 하지만 말이야.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 하는게 과연 가능할까?

판타지, SF, 무협등...이것들의 기본 골자는 현실 이지만 그건 등장인물일 뿐이야! 실상 가장 중요한 마법, 외계인...검기...이런 것들은 전부다 그 소설을 쓴 작가들이 새로운 세계로 가서 경험하고 온 것들을 바탕으로 적은 것 뿐이지! 여기서 또 의의를 제기하는 게 SF의 과학인데... 마법을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겠나? 물론 불가능하지! 초능력? 가능해? 검기, 무공? 가능해?"

글쎄...내가 왜 이런 곳까지 와서 거지신하고 이런 따분한 얘기를 들어야 하는 진 모르겠지만 우선 듣는 이의 '예의' 라는 게 있으니 대답은 해줘야겠지..

"불가능하죠. 일단 마법은 빌려오건 만들어 내건 결국 무(無)에서 유(有)로의 창조니까 불가능...SF의 과학은 현실의 과학을 기반으로 만들어 졌지만 또 그 과학의 지식은 무(無)에서 유(有)로...무공은 아예 개념부터가 다르니 불가능...솔직히 검 하나로 태산을 벤다는 게 어떻게 가능하겠어요?"

이번 대답은 꽤나 흡족했는지 그는 빙그레 웃었다.

"좋아! 하지만 마지막 대답은 꽤나 변변찮았어. 90cm짜리 검으로 해발 10km짜리 어마어마한 산을 베는 것도 가능해. 다만 그건 수천년을 고생해야 가능한 일이니까...다음 질문. 네가 쓰는 소설은 주로 뭐가 배경이 되지?"

"글쎄요...전 아직 햇병아리라 경험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다 쓰죠."

"그래도 공통된 건 있을 것 아니야? 가령 싸운다던가...초능력이 나온 다던가 마법이 나온 다던가"

"음...아무래도 그것들을 전부 포함한 이 능력 배틀 이겠죠?"

"흐음...그렇다면 환경은? 5천만Km정도의 대륙? 혹은 50km밖에 되질 않는 섬? 아니면 도시? 왕국? 촌마을?"

"도시요. 아무래도 제가 현대 사회에 살아가다 보니까 도시가 배경이 되겠죠. 아! 물론 학교를 추가해야 해요. 그래야 청소년에게 알맞죠.

"이제 마지막 질문. 사랑이 좋나 아슬아슬한 친구 사이가 좋나?"

"흐음...이건 꽤나 고민을 해봐야 하는 질문이지만. 전 애매한게 싫으니 사랑."

"무(無)에서 유(有)로의 창조...너희 인간들이 풀어내지 못한 난제 중 하나지만. 그것과는 다르게 유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방법이 있어. 바로 '합성'이지.

세상은 너무나도 많은 지식을 깨달았지만! 굳이 없는 것에서 있는 걸 찾아낼 필요는 없다는 거야. 유(有)와 유(有)를 합쳐서 새로운 유(有)를 만들면 되는데 말이야.

난 지금부터 뜬금없지만...아니 이미 넌 눈치 챘을 지도 모르겠는데. 난 너를 네가 말한 세계로 보낼 거다. 마법, 무공, 외계인, SF...기타 등등!

네 머릿속에 있는 환상. 즉! 판타지(Fantasy)! 13129권의 세계관이 전부다 합쳐진 세계! 어때 멋지지 않나? 물론 자네가 그 세계에서 주인공이 될지는 자네의 역량에 달렸다만...매일같이 소설이나 만화책의 주인공들을 동경할 바에야 어디한번 직접 체험해 보는 게 낫질 않겠나?"

그의 말에...나는 지금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을 할 수 없었고. 그는 마치 내 생각을 읽은 듯 볼을 세게 꼬집어 주었다.

"아프니까 놓으세요. 당신 말이 정말 현실인가요? 이거 꿈은 아니죠?"

거지신은 내가 의심하고 있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말하자 미간을 살짝 찡그리더니 손을 모았다.

"호접지몽(胡蝶之夢)에 대한 이야기를 아나? 중국의 장자라는 사상가 한명이 있는데 그는 어느 날 꿈에서 나비가 되었는데.

그 꿈은 너무나 현실적 이여서 그가 나비가 된 건지 나비가 장자가 되는 꿈을 꾼 건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현실적인 꿈 이였지!

여기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꿈'이란 걸 거짓으로 치부하지 말고 현실의 또 다른 단편이라고 생각하란 것이지."

"그럼 결국 이게 꿈이건 현실이건 신경 쓰지 말고 결국 '나' 자신이 인지하고 움직이는 거니까 받아들이란 건가요?"

"70점정도! 꽤나 괜찮은 대답 이였어. 내가 손가락만 한번 튕기면 넌 모든 소설에서 흔히 나오는 패턴인 '기절'을 하게 되고, 깨어나 보면

숨이 턱! 막힐 정도의 미녀가 있거나. 멋진 중년의 남자가 곁에 있거나, 어쩌면 널 죽이려는 잔혹한 살인마가 기분 나쁘게 웃고 있을지도 모르지!"

저 거지신은 보내 줄 거면 그냥 얌전히 보내줄 것이지...어째서 저런 재수 없는 말을 하는 걸까? 만약 내가 기절하고 나서 깨어난다면 내 눈앞에 미녀가 있으면 좋겠다는게 개인적인 바램이지만...다른 세계로 떠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로또 당첨 100번 된 것보다 훠~얼~씬 좋은 것 이였기에 더 이상 바라지 않았다.

"그런데 어째서 항상 기절하는 걸까요?"

내 질문의 의도를 모르는 건지. 아니면 일부러 모르는 척을 하는 건지 신은 날 한번 갸웃하고 볼 뿐 이였다.

"그. 러. 니. 까! 왜 항상 다른 세계로 갈때 기절하는 거냐고요!"

"아! 그거? 어떤 대답을 원해? 실질적, 혹은 네 1%밖에 되질 않는 동심을 지켜줄 명언?"

내 동심이 겨우 1%밖에 되질 않는 것에 대하여 한순간 눈물을 흘릴 뻔 했지만 굳이 대답을 들으려면 실질적인게 좋지 않을까?

"실질적."

"인간의 뇌는 방대하지만 몸은 체형에 따라 발전 가능성이 나누어지지. 네가 읽은 모든 책. 13129권의 내용에서 다른 세계로 갈 때 주인공들의 몸은 대부분 어떻지?"

"약하죠. 굳이 강해도 운동신경만 좋을 뿐."

"그래! 그거야! 차원을 넘나드는데 날카로운 칼로도 서걱! 서걱! 베어지는 인간이 그러한 충격을 견딜 수 있을까?"

"납짝하면 가능 하겠죠"

"그럼 널 0.1mm두께의 종이로 만든 다음 다른 세계로 보내줄까?"

"그건 사양할게요."

"그럼 입 다물고 마저 말을 듣도록."

'예..예..어련 하시겠습니까? 마저 말하시지요..'

"사람이 기절하면 웃기는 게 뭔 줄 아나? 바로 그 사이에 있었던 일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거야. 뇌는 멀쩡하게 살아 움직이는데 영혼, 혹은 정신이라는 추상적인 녀석들이 있는데도 말이야. 뭐..이것들은 말 그대로 '추상적'이여서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네 녀석 스스로 알아보고...아무튼 이야기의 핵심적인 답은 이거지. '인식하지 못하면 고통조차 없다.' 쉬운 예로

정신없이 움직이다가 손을 베여도 사람은 그 고통을 알지 못해. 그러다가 갑자기 팔을 봤는데 살이 찢기고 피가 새어나오고 있었단 걸 '인식' 했을 때 비로소 쓰라린 고통이 찾아오지! 알겠나? 네가 기절한 사이 그 어떤 일이 일어나건! 아, 물론 목이 베이거나 과다 출혈로 사망 하는 건 예외로 둘까나? 아무튼! 네가 기절한 사이 100톤이 넘는 압력이 널 짓뭉개도. 넌 무사하단 얘기야 OK?"

거지신이 말한 내용은 꽤나 느릿하면서도 빨랐기에 이해하면서 듣기에는 무리가 있었지만 어쨌건 이야기의 핵심은

내가 기절해야 한다는 것.

사람 으로써 기절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미리 안다면 꽤나 기분이 찝찝하지 않을 수 없었으나 기절 한번으로 새로운 세계로 가서 살아간다! 이 얼마나 수지맞은 장사인가!

"빨리 기절시켜 줘요!"

내 말과 동시에 신이 손가락을 튕기려던 순간. 그는 "아 잠깐!" 이라고 말하더니 나에게 한 가지를 더 물었다.

"살아남고 싶나 죽이고 싶나?"

"죽이고 살아남겠습니다."

신이 웃고. 그는 나에게 엄지손가락을 한번 올려 주더니 재빨리 손가락을 튕겼다.

"어디한번 즐겨 보거라"

따-악.....!

귓가에 또렷하게 새겨지는 울림과 동시에.

난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

-1-

"일어나라. 망아지 자식아!"

퍼-억!

"커헉!"

갑작스레 의식이 돌아오자마자 내 복부에 꽂히는 왠 남자의 발차기에 옅은 비명이 살짝 새어나왔다.

코끝을 찌르는 피, 술, 담배 냄새가 얽혀서 구역질이 나오긴 했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억지로 참은 뒤 고개를 들었다.

이미 망한듯 한 낡은 바(Bar)의 모습...무엇보다 내 앞에서 술을 들이키며 3m짜리 기다란 붉은 나선형 쌍창을 들고 있는 붉은 머리의 남자...

"누구세요?"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다. 이 망할 꼬맹이 자식아. 대체 누구 길래 내 안식처에 있던 거지?"

안식처라기 보단 쓰레기 매립지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더럽혀진 곳인데...어째서 비릿한 피 냄새가 나는지 모르겠다.

"아. 우선 제 소개를 간단하게 하자면. 전 김세한 이라고 합니다."

뜬금없는 자기소개지만 솔직히 말해서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나마 긴장을 풀기 위해 자기소개를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서 한 것이다.

나의 자기소개에 남자는 경계심을 풀은 건지 그 또한 자기소개를 하였다.

"...슐츠 프래그너. 보시다시피 초능력자 사냥꾼이지"

그는 자신의 검은 가죽 자켓 가슴에 달려있는 방패에 검이 교차되어 있는 화려한 문양의 배지를 보여주었다.

"...초능력자 사냥꾼?"

물론 나는 처음 들어보는 소리다.

"앙? 초능력자 사냥꾼도 모르냔 말이냐? 이거 참..."

슐츠는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뒷머리를 긁적거렸고 이내 그의 창이 번뜩였다.

콰드드득!

왼쪽 뺨을 스치고 내 뒷편에 있는 벽을 갉아먹는 슐츠의 창.

나는 그만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말았다.

"보시다시피 이런 위력적인 무기로 초능력자의 몸을 꿰뚫어 돈을 버는 사람을 뜻하지."

아니...이 양반아 그런 건 말로 친절하게 설명해도 되는데 어째서 얼굴에 상처를 내는 거냐고!

라며 소리치고 싶었지만 그런 짓을 했다간 저 나선창의 희생양이 될 듯 해서 가만히 입 다물기로 하였다.

"그나저나 옷차림새를 보아하니 다른 세계 사람인가? 하긴...다른 세계 사람이면 이쪽 동네에 관해서는 쑥맹 일 테니 모를 수도 있겠지...넌 어느 세계 사람이지? 마법이 존재하는 마도시대 판타지? 혹은 무협? 아니면 SF?"

잠깐만-...슐츠의 얘기를 종합해 보자면 이곳에 오기 전에 그 가난뱅이 신 녀석이 한 얘기대로 내가 또 다른 세계에 왔다는 말이..

"어이! 왜 얼빵한 얼굴을 하고 있어?"

슐츠의 물음에 나는 그저...

"미안해요...너무 기뻐서...정말 기뻐서. 웃고 싶은데 너무 기뻐서 웃음조차 밖으로 내질 못해서..."

복받쳐 들어오는 감동의 물결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드디어..! 드디어 마침내! 나도 다른 책의 주인공들 처럼 다른 세계에 와서 살아간다!

간접적으로 수도 없이 체험한 이 상황 속.

매일같이 부러워만 할 수 밖에 없었던 다른 주인공들의 차원 이동.

내가 꿈꾸던 이상이 현실이 되었다.

"흐음...아무래도 말 못할 사연이 있나보군."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내가 살짝 늦게 대답하자 슐츠는 괜찮다며 손을 젓고는 손에든 술을 마저 들이켰다.

"혼자인가?"

"예. 보시다시피 깨어나 보니 이곳이여서..."

"네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나랑 같이 다녀도 괜찮을 듯 싶은데?"

오호라? 이게 웬 떡인가?

슐츠가 말을 하지 않아도 어차피 그에게 빌붙을 생각을 하긴 했지만...저쪽에서 먼저 동행 할 것을 제의하니.

이쪽에서 거절할 이유가 없지!

"그래 주시면 저야 고맙죠. 아, 그리고 염치없지만 시간 날 때마다 세계에 대해서 설명 좀 해주겠어요?"

그에 슐츠는 "난 브리핑 하는데 자신 없는데..."라고 작게 중얼거리고선 긍정의 뜻으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우선 알아둘게 있는데. 가슴에 나와 같은 배지를 착용한 녀석들은 전부다 초능력 사냥꾼 이라는 걸 명심해.

어차피 초능력자 외에는 관심조차 없는 녀석들 이여서 상대도 안할 테지만, 전부다 괴물들 이니까 몸 사리고. Ok?"

끼이이익...

바(Bar)의 문을 열자

사막의 뜨거운 열기가 피부로 직접 전해지고.

내 눈앞에는...정말 더럽게 큰 전갈 한마리가 꼬리를 번뜩이며 날 바라보고 있었다.

"어버버버버버버....."

너무나 놀란 나머지 말 조차 튀어 나오질 않는다.

어떻게 낡은 바(Bar)의 문을 열자 사막이 나오고, 20m는 되 보이는 거대한 전갈이 기다리고 있는 거지?

아니 무엇보다 슐츠 이 양반은 어째서 웃고 있는 거냐고!

"키아아아아악!!!!!!!!!!!!"

고막이 찢어질 정도로 크고, 더럽게 불쾌한 전갈의 울음소리가 내 귓가를 헤집어 놓는다.

"크으으으!!!저 빌어먹은 자식 목청 한번 더럽게 크네."

반사적으로 귀를 막긴 했지만 아쉽게도 내 손은 완전 방음이 아니라서 막았음에도 불과하고 저 더러운 소리가 들려온다.

"오? 이거. 이거. 사막의 포식자 녀석이 미리 기다리고 있었군!"

그렇게 말한 그는 어깨에 걸쳐둔 3m 짜리 나선 쌍창을 빙글 돌리더니 그대로 전갈에게 쏘아져 나갔다.

"위험해요. 슐츠!"

내가 걱정하는 것을 알긴 하는 건지 슐츠는 아무런 대답 없이 거대한 전갈의 위로 올라타 싸웠다.

전갈의 흑빛 갑옷이 절대로 남의 공격을 허용하지 않을 것처럼 단단해 보였지만.

슐츠의 나선 창 앞에선 무용지물 이였는지 '콰드드득!' 듣기만 해도 오싹해지는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

초록 핏물이 튀겼지만 슐츠는 그에 아무렇지도 않은듯 뭐가 그리 재밌는지 놀이기구를 탄 어린 아이처럼 전갈을 갖고 놀고 있았다.

그도 그런 것이...그냥 한 번에 중심을 꿰뚫어 죽이면 될 것을...두더지 잡기하는 것처럼 군데군데 송송~ 구멍을 뚫는 것이 아닌가?

물론 슐츠의 그러한 잔인한 행동에 전갈 녀석은 고통에 가득 찬 괴성을 지르며 슐츠를 떼어놓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집게발과 꼬리를 움직였지만. 슐츠는 단 한대도 맞지 않고 중심을 잃고 떨어지지도 않았다.

잠시후...

전갈의 몸 군데군데에 전부다 구멍을 뚫은 슐츠는 이미 죽어버린 전갈의 꼬리를 잘라낸 뒤.

품 안에서 병 하나를 꺼내었다.

"슐츠. 뭐 하는 거에요?"

"앙? 전갈의 독을 받아두려고. 포식자 녀석의 독은 산성이 엄청나게 강해서 여러모로 쓸모가 있어."

그렇게 대답하며 꼬리를 잘라내니. 초록색 피가 아닌 보라색 진액이 흘러 나왔다.

꼬리의 독을 받아내며 슐츠는 음흉하게 웃고 나는 그의 모습을 보곤 살짝 몸을 떨었고,

치이이이이익-!!

살짝 흘러내린 독이 바닥에 닿자마자 바닥에 구멍을 낸 것을 보자 헛웃음밖에 나오질 않았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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