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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도 나쁘지 않아!
글쓴이: 광대K
작성일: 12-07-23 23:06 조회: 2,310 추천: 0 비추천: 0

안드로이드도 나쁘지 않아

우리는 매일 잠을 잔다.

사람들은 세계가 안정적이고 규칙적이라고 믿도록 자신을 속이며 살고 있으며, 그것이 우리가 잠을 자고 나서 깨어 났을때 어제 경험한 것과

같은 세계에서 깨어나는 방법이다.

우리는 어떨때 세계가 정말로 다르다고 느끼기도 한다.

우리가 개인적으로 경험하는 시간은 긴 날들, 더 긴 날들 그리고 아주 즐겁고 너무 빠르게 지나가서 그런 날이 있었는지조차 믿을 수 없는 날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은 시간이 평온하기를 강요한다.

즉, 우리의 감각이 뭐라고 하든 모두의 시간은 같고, 시간은 일정하게 계속해서 흐른다고 믿게 만드는 일정 불변성을 강요하는 것이다.

때로는 상상력이 우리가 현실에 대해 알고 있는 가장 강력한 확신들을 깨뜨리기도 한다.

(주) 떡갈나무 바라보기. 시간의 변화 中....

Prologue

난 행복하다.

뭐...이렇게 말하면 이건 뜬금없는 소리고, 소설보러 왔는데 첫장부터 접고 싶은 마음이 들겠지만 참아주길 바란다.

어떻게 행복하냐고?

지금 부터 차근차근 설명해 줄테니 잘 보도록.

우선...난 태어나자마자 부모님에게 버려졌다고 한다. 이 얘기를 어떻게 아냐면...바로 길거리에 버려진 날 고아원에 데려와서 키워주신 '서경림' 선생님에게 들어서 알게 되었지...이 말을 보고 어째서 행복하냐고 묻고 싶은 이들이 있을텐데...버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난 서경림 선생님에게 주워져서 '살게 되었다.'

이거 하나면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을까?

사람마다 생각하는 '관점'은 다른데, 나의 경우에는 세상에 쓸모없는 것도 없고, 모든 사건은 필요에 의해서 생겨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충 이 말을 합리적으로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선 내 기억 중 일부를 보는 게 빠를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 이라고 하지 않는가?

17세의 겨울. 12월 17일. 눈이 많이 내리던 그날은 내 생일파티로 고아원의 아이들과 다 함께 바깥에 나가서 외식을 하는데...

(고아원인 지라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 맥도날드로 갔다.)

내가 사는 서울은 테러범들이 지나다니는 돌맹이처럼 흔하고 자주 볼 수 있는 그런 환경인지라 우리가 외식을 하고 있던 맥도날드가 테러범들에 의해 폭파되었다.(폭파당시 깜짝 놀라던 식구들의 모습과 손님들의 행동은 아직도 내 눈에 선하다.)

거대한 폭발 속에서 살아남은 나는 가벼운 경상만을 입고 병원으로 실려가고, 간단한 검사를 받은 뒤 곧바로 퇴원 할 수 있었다.

퇴원을 하고 고아원에 가보니 고아원은 이미 폭파되어 있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미 폐허가 되어버린 고아원을 이잡듯이 뒤지다가 선생님의 책상위에 마치 방금 갔다놓은 듯한 편지 한통이 놓여 있었다.

나는 이 편지를 보고 나를 위해 놓여진 편지라 생각하고 그것을 읽어 본 직후 곧바로 편지를 들고 그곳에 적혀있는 곳으로 향하였다.

(편지의 내용은 너무나 쓸데없는 말들이 많아 기억이 잘 나질 않지만 요점만 축약해 보자면 '네 식구들을 살리려면 이곳으로 와라'라고 할 수 있겠다.)

편지에 적혀있는 곳은 어느 도심의 낡은 건물로...살짝만 충격을 줘도 균형을 잃고 무너져 내릴 정도로 낡아있는 건물이였다.

건물에 도착하고 나서 위층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에 잽싸게 비상구를 찾아 올라가 보니 선생님 포함 여섯 식구들이 고개를 푹~ 숙인채 서 있었고, 그들의 옆에 말끔한 흰색 가운에

가슴에 청진기를 달고 갈색 머리에 땡글이 안경을 착용한 의사? 혹은 과학자로 추정되는 20대 남자가 날 맞아주었다.

그는 나를 보더니 "최고의 정신을 가진 실험체가 드디어 도착했군!" 이라고 광기에 들린 목소리를 힘 있게 내뱉더니

나에게 검은 약물 하나를 던져 주고는 말했다.

"그 약물은 네가 살기위해 꼭 먹어야 하는 것이야. 만약 네가 먹질 않는다면 눈 앞에있는 식구들에게 몸이 봉제인형 처럼 갈기갈기 찢겨서 죽게 될껄?"

남자는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해 주고 싶었는지 손가락을 한 번 튕겼고, 선생님의 고개가 꼭두각시 인형처럼 느릿하게 올라가더니 나를 향해 기분 나쁘게 한 번 웃고는 옆에 있는

7살 소녀인 예림이를 발로 차서 날려 보냈다.

이 상황에서 반쯤 정신 미쳐서 날 뛰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는 오히려 차분해 졌다.

아마 선생님과 아이들은 저 놈의 명령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 인형과 비슷하게 되었고, 발 밑에 떨어져 있는 검은 액체가 들어있는 병을 들이키는 순간 나도 저렇게 되리라...

그렇다고 해서 안마시면 방금 예림이가 맞았던 것처럼 나도 똑같은 꼴이 될 것 같아서 먹기가 참 애매해졌다.

먹지 않으면 맞아 죽을거 같고...먹자니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도 힘 없는 내가 별 수 있겠어?

이러한 상황또한 내 운명이겠지 뭐...

그렇게 생각을 마친 나는 검은 액체를 들이켰다.

그리고 그것으로 난 나에게 다가오는 남자의 발자국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들었다.

1. 내가 안드로이드 라구요?

지이이잉....

[시스템 가동. 개인 네트워크에 접속. 현 상태 체크....모든 시스템 및 기체손상 제로.]

엔진에 기어를 넣는듯한 소리와 이질적인 기계음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시방...여기가 어디여?"

정신머리가 없어지면 서경림 선생님의 사투리가 입버릇 처럼 나온다.

일단 정신을 잃은건 처음이지만 의외로 신선한 경험에 평을 주자면...그냥 잠을 오래 잤다가 깬 거랑 같은 기분이다.

그런데 정신을 잃으면 눈 앞이 게임 화면처럼 스크린의 형태로 보게 되는 것일까?

아니 그럴리는 없지...

멀쩡하던 안구에 이상이 생긴건지 확인하기 위해 손가락으로 눈을 찔러 보려던 순간.

나는 움직이는 촉각도 느끼지 못하고 내 눈 앞까지 올라온 검은색 슈트를 입은 팔을 보았다.

'분명 난 검은 액체를 마시고 기절했는데...설마 그 액체가 최첨단 옷을 액체화 시킨 물약!?'

이라고 혼자서 별 이상한 생각을 다 해봤는데...아무리 생각해도 내 짧은 머리로는 이 상황을 이해하긴 어려웠다.

그래도 아무렴 어떤가? 내 몸이 생각대로 움직이고, 사지(四肢) 멀쩡하면 그만이지!

혼자서 자기 만족으로 스스로를 달래고 있을때 귓가에 울려 퍼지는 구두 소리에 시선이 돌아갔다.

"오~ 드디어 깨어났나? 어떤가! 몸은 잘 움직여 지고? 내 말이 들리지 않는건 아니지?"

몸이 살짝 작아지고 얼굴에 주름도 조금 늘어나고 살짝 중년의 티가 났긴 했지만 저 개성 넘치는 목소리와 차림새는 나에게 검은 약물을 던져준 남자가 분명했다.

"음...다 좋은데 이 스크린 같은 시야는 뭐고 몸이 움직일때 어째서 감촉이 느껴지질 않는거죠?"

적대감이 묻어나질 않는 질문인지 나의 물음에 남자는 우선 차근차근 하나하나 전부~다 설명해 주었다.

"오호!? 우선 간단하게 난 그레이트 박사라고 부르고! 넌 내가 오랬동안 실험해온 로봇에 AI대신 실제 인간의 지성을 주자!

라는 실험에 성공한 남자란다. 나는 과학자 이지만 오컬트 쪽으로도 꽤나 관심이 많거든? 그중에 '빙의술'이라는게 있는거야! 그래서 말이야!"

말을 하면서 자신또한 흥분이 됬는지 자신을 그레이트 박사라고 소개한 남자는 숨을 한번 고르고는 목청을 더욱 높이며 말을 이어갔다.

"내가 만든 인간형 로봇인 안드로이드! 다시 말해 지금의 너! 안드로이드에게 빙의술을 실험해 보려고 여러 사람에게 시도해 봤지만 결국 성공한건 너 뿐이야! 역시 멘탈이 강하면 빙의술에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내 연구 결과가 들어맞은 거지!"

으음...그레이트 박사의 말을 들어보니 의외로 칭찬인데...결국 난 평범한 인간에서 로봇이 됬다는 소리가 아닌가?

아니 안드로이드가 됬다면 무한 체력, 강철과 같은 단단한 몸을 가져서 좋긴 한데...이거 생리 현상은 어떻게 해결하지?

아! 그것보다 이제와서 생각난 거지만 그렇다면 본래 내 몸은 어떻게 된 걸까?

"음...제 몸은 어떻게 됬나요?"

나의 물음에 박사는 고개를 기묘하게 아래로 돌리더니 오른손으로 자신의 오른편을 가리켰다.

박사의 손끝에는 거대한 유리 플라스크에 같혀 물에 담겨있는 17세 소년. 즉 나의 본체가 있었다.

내가 나 자신을 바라보는 느낌이 영 찝찝하긴 했는데 이렇게 보니 나도 꽤 괜찮은 인물이였구만!

"죽어버린 자신의 몸을 보고도 아무렇지가 않다니...네 녀석 머리 어디가 맛 간 게 아니냐?"

아마 내가 평범한 사람들처럼 이 상황에서 난리 부르스를 떨고 "으아아아아아! 내 몸 돌려줘!"라는 것을 기대한 것인지 박사는 나를 보고 싱겁다는 듯이 입맛을 다셨다.

"음...글쎄요? 이 상황에서 난리칠까요? 어차피 그래봤자 피로해 지고 자기만 손해일텐데 뭐하러 짜증냅니까? 그나저나 제가 안드로이드라고 했죠?"

"어...?응. 그렇지 뭐"

"그러면 혹시 만화처럼 여러가지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게 가능한가요?"

"물론이지! 너는 내가 저엉마알! 공을 들여서 제작해서 그 누구보다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지! 시야에 보이는 모든 범위의 물체를 지구상의 모든 지식을 동원해서 분석이 가능하며!"

"오오!!"

박사의 말이 이어질때마다 나는 눈이 동그래지고 초롱초롱 해 졌으며 '오!'라는 감탄사가 절로 튀어나왔다.

박사에게서 안드로이드의 몸체를 사용하는 방법과 이 세상에 관한 것을 전부다 들은 나는 만족하며 박사에게 엄지손가락을 올려주었다.

물론 박사 또한 새하얀 치아를 빛내며 나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려주셨다.

박사와의 일상은 정말 유쾌했는데...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어떤 '섬'의 구석에 위치한 지하실로.

주변은 산과 안개로 둘러싸여 있어서 공기가 맑고 신선놀음하기 딱 좋은 곳 이였다.

박사님이 매일같이 무언가를 연구하고 만드는 것을 볼 동안 나는 세상에 관한 지식을 수집하고 나 스스로 나름 짧막하게 간추려 봤다.

60년 전 2013년 1월 1일. 인류는 세계 3차 대전으로 인해 멸망을 하지만.

그것은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시작점에 불과했다.

세계 3차 대전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무엇인가에 이끌리듯 세계의 중심에 모였고, 그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였다.

우선 핵무기로 인해 발생한 E.M.P(전자기 펄스)로 인해 모든 통신기기와 우주 밖의 인공위성까지 전부다 마비되어 그들이 사용할 수 있는 도구는 적었기에 그들은 새로운 발명을 위해 밤낮으로 연구를 하였다.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고...그 결과, 인류는 새로운 에너지원을 발견하였다.

크기에 따라 열에너지를 흡수하는 양이 다른 '태양의 보석'이라 불리는 것을 발견하였고...25년이 세월이 지나자 인류는 겨우 20년이라는 세월 만에 추정 인구수 10만에서 1천만으로 늘어났으며. 매 초당 10명의 인구수가 늘고, 초당 3명의 인간이 죽어간다.

세계의 구조는 너무나도 간단하다.

본래 지구의 타원의 중점에 거대한 대륙이 하나 있으며 그곳에서 1천만의 인구가 살아간다.

'태양의 보석'이라는 무궁무진한 것 덕분에 에너지 걱정이 사라진 인류는 그것을 바탕으로 오래전부터 해오지 못한 수많은 실험을 하였으며, 그중 몇몇 실험이 성공한 덕에 열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꿔 통신 문제를 해결하고, 핵폭발로 인해 불모지가 되어버린 곳을 찾아가 그곳에 남아있는 온갖 자재들을 모아 인류의 첫번째 꿈인 인간형 기계 안드로이드를 만들어 내었다.

안드로이드가 만들어 지자 과학자들은 안드로이드들의 도움을 받아 과학기술을 더 한층 발전시켰으며 건물의 건축 같은 일에도, 섬세한 작업이 필요한 실험에도 모두 참여하여

모든 일에 관해 드는 시간을 배 이상으로 단축시켜주었다.

안드로이드는 30년이 지난지금 인류의 일상에 정착 되었으며 모이면 언제나 분쟁이 끊이질 않는 인류는 처음으로 서로 협력관계를 맺고 있지만.

그건 겉으로 드러나는 것뿐...실상은 언제 전쟁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대립관계에 처해져 있다.

이유는 간단하게 이른바 다른 위에 서고 싶다는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 때문이다.

새로운 힘을 얻은 인류는 또 다시 그 힘에 취해 동족상잔을 한다.

뭐...이러한 대립구조 덕에 세계는 고위층 간부들은 일단 자신들의 귀한 자식들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 시켜놓았는데, 그것이 바로 크레타 섬이다.

자연적으로 생겨난 섬이 아닌 철저하게 현대 과학의 힘으로 만들어진 인공 섬.

다만 문제가 있다면 비밀리에 실행된 이 정책도...결국 누군가의 농간으로 인해 세상에 밝혀졌으며, 그에 국민들은 분노하며 정부에게 항의를 하고 시위운동도 벌여봤지만.

그에 정부는 안드로이드들을 이용해서 그들은 무력으로 진압하였다.

그로 인해 생겨난 것이 반 정부세력인 테러리스트, 레지스탕스 들이다.

다만 다른게 있다면 테러리스트들은 정부에 관련된 것이라면 전부다 부수지만 레지스탕스는 세상에 정부의 비리, 정책등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활동한다는 것이다.

본래 A4용지 100장이 넘는 글을 이정도로 짧막하게 줄인 나의 재능에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부가설명을 해 주겠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건 60년 전 세계 3차 대전이 일어나기 2주전. 정확하게 내 생일날.

박사님은 우연히 길가다 마주친 날 보고는 운명적으로 '이놈이다!'라고 깨달으셨다고 한다.

내 뒤를 쫓아다니다가 우연히 테러범들이 내가 들어간 가게를 폭파 시킨 것을 본 박사님은 "얼씨구나!" 하면서 자신이 개발한 약물을 식구들에게 먹여 몇 시간 이지만 그들을 움직여서 날 부르는 미끼로 사용한 것이다.

당연 이미 죽은 식구들은 내가 기절하고 곧바로 다시 죽은 자로 돌아갔다고 하였고, 박사님의 은신처로 날 데리고 가고 난 뒤 6일 후.

세계 3차 대전이 일어남과 동시에 나의 정신을 안드로이드에 빙의하는데 성공하신 것이다.

다만 빙의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움직이질 않자 박사님은 "언젠가는 움직이겠지 뭐..."라고 생각하고는 늘 하던 연구에 집중 하셨고, 인류가 어느정도 자신들이 해 놓은 짓을 복구했을 때...그리고 신기하게 정확하게 내 생일날인 12월 17일.

내가 깨어났다고 한다.

한 가지 더.

놀라운 건 크레타 섬이 내가 있는 이 '섬'이였다.

박사님 말로는 자신이 안드로이드의 설계도와 여러 기계들의 도면을 알게 모르게 바깥 세상에 뿌려 그걸 바탕으로 현재 인류가

그만한 발전을 했다고 하는데...솔직히 박사님이 장난기가 많고 거짓말을 많이 하셔서 신빙성이 없는 이야기다.

그리고 20대로 보이는 박사님이 60년이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해봤자 30대로 보이는 이유는....

바로 '햇빛의 차단'이다.

우리가 매일같이 쬐는 햇빛 에는 자외선 등 여러 가지 악한 것들에게 노출되어 살아왔는데...지하실에서 매일같이 사는 박사님은 햇빛 을 쬘 일이 적어서

상대적으로 노화가 느리게 진행된 것이다.

뭐...이러한 것들은 나중에 천천히 알아갈 테니 넘어가고, 문제는 박사님과 단 둘이 생활하다 보니 엄청나게 심심하다는 점이 문제였는데...

"박사님. 바깥 세상은 어떤가요?"

나의 물음에 박사님이 가운데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펼치며 말했다. "엿 같아. 재능 있으면 감금되고 부자면 해피~해피~나이스한 인생을 살아"

"그럼 재능 있고 부자면요?"

"해피하게 감금 돼서 사는 거지 뭐 가령 예를 들어서...이건 내 과거지만 난 엄청난 두뇌를 가지고 있었지만 무~지하게 게을러서 움직이길 싫어했거든?

그래서 안드로이드를 만들기로 결심했지. 훌륭한 노동력을 위해서지~"

나는 미래 전쟁의 승패와 문명의 빛나는 발전의 계기가 한 과학자의 '귀차니즘'에서 비롯 됬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음...그럼 이 몸체를 만든 이유가 단순히 잡일을 시키기 위해서란 말씀이신지...?

"앙? 그건 아니야. 본래 내 목적은 그거였는데...위에 말했듯이 재능이 있으면 감금 된다고 했지? 내 재능을 탐낸 더러운 정부 놈들이 한 짓이 뭔 줄 아나?"

단 한치의 고민 없이 내뱉은 대답.

"납치 후 감금"

하지만 박사님은 나의 대답을 듣지도 않은 채 곧바로 목청을 높여 외쳤다.

"바~~~~~로!!!!! 내 연구실의 모든 자료와 가족들을 미끼로 나의 무한한 두뇌를 악용하려는 작전을 짰지! 당연 나는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그 제의를 거절했고 녀석들은 내 가족을 잔인하게

찢어 죽이는 영상을 보여주더군! 그리하여 나는 본래 만들려던 안드로이드를 전면 수정했다! 그거 아나?

창조와 파괴는 연계라는 것을? 창조되면 파괴된다! 인과율에 의해! 인류는 세계 3차 대전으로 파괴를 겪었지만 그건 새로운 창조를 위한 시작이 되었고! 마침내 인류는 진화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다시 파괴 되어야 할 차례! 네가 만들어진 목적은 인류를 파괴하기 위해서지! 어때? 생각만 해도 온몸의 뉴런 하나하나가 꿈틀대는 것이 느껴지지 않나?

그래...마치 심령과학에 미친 싸이코가 외계인과 첫 대면 할 때의 그런 기분이야!"

"으음...어쨋든 짜릿하단 거죠? 그렇다면 전 인류를 파괴할 병기라는 거구요?"

박사님은 내 말에 대답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흐음...혹시 저랑 거래한번 해보실래요?"

거래란 말에 박사님은 귀가 솔깃해졌는지 말해 보라는 제스처를 취하셨다.

"저는 60년 만에 깨어났잖아요?"

"그렇지."

"과거의 인간이 보기에 미래의 지금처분. 어때요?"

물론 나의 이 어이없는 제안에 박사님은...

이 파괴할 가치가 있다면 제 목적을 달성할게요. 대신."

"대신?"

"만약 마음에 들면 인류 파괴건 폐기

"어디서 개가 짖나..이거 원 고양이 부대를 풀어놔야 하나..."

당연히 무시하셨다.

"저기요! 난 댁 때문에 가족이 죽고, 아 뭐..이건 원래 죽은 거지만 죽은 가족을 멋대로 이용하고! 그것도 모자라 날 안드로이드가 되게 하고!

이거 법원에 가서 말하면 무기징역 감이라고요! 알겠어요?"

"법원 같은 소리하고 있네. 그건 정말 언밸런스(unbalance)한 말이야! 이미 죽은 이를 이용하는 게 뭐가 나쁘단 거지? 무엇보다 나와 함께한 근 1달간 너는 그 몸에 만족하고 즐기지 않았나? 이제 와서 협상의 카드로 먹힐 것 같아?"

역시 겉은 멍청해 보여도 박사는 박사다.

왠만한 말로는 절대 설득할 수 없을 듯하였고, 나는 주변을 둘러보고는 뾰족한 철조각 하나를 찾은 뒤 말했다.

"정말 파괴 할꺼죠?"

"물론."

"그렇다면!"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재빠르게 박사님의 몸을 포박 하고는 철조각을 줏어서 그의 목에 갖다 대었다.

박사님이 아무리 똑똑해 봤자 안드로이드인 나를 완력으로 이길수는 없는 법이다.

"어이! 어이! 이게 뭐하는 짓이야!"

"뭐하는 짓일까요? 저는 지금 꽤나 기분이 나빠서 힘 조절을 할 수 없을지도 몰라요."

"원하는 게 뭐냐!"

"그러게요...원하는 게 뭘까요? 아아~ 기분이 더 나빠지려고 해요. 이러다가 실. 수. 할. 지. 도 몰라요?"

박사님의 귓가에 대고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머릿속에 새겨주자 난 그제서야 협상에 성공할 수 있었다.

"망할 놈의 자식! 이래서 자식 키워봤자 쓸데없다니깐!"

"하하하! 수고 하세요~"

기쁜 마음으로 연구소에서 나오려던 찰나. 박사님이 말했다.

"약속대로 인류를 파괴하고 싶을 때는 이렇게 말 하거라. 코드 Ruin. 알겠지? 다만 지금 말하지는 마! Ruin을 말하는 순간

프로그램이 작동 되니깐 가급적 입 조심하고! 알겠지?"

"예~예~ 감사합니다!"

그것을 끝으로. 난 연구소를 빠져나와 바깥 세상의 평화로운 햇살을. 자유의 바람을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다.

-------------------

"띠라릿 따릿 따라라~~"

입으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며 가볍게 토끼처럼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나에게...

슈와아아아아아-!

[전방에 미사일 반응 탐지. 회피하십시오]

미사일이 날아왔다.

"뭐락꼬? 하지만 내는 안드로이드니께 저 정도 미사일쯤은...!"

의기양양하며 나에게 날아오는 미사일을 여유롭게 쳐내려던 순간...박사의 말이 어렴풋이 들려온다.

[아...참고로 넌 내부 시스템을 사용하기 전까진 더럽게 약하니까 가급적 주의하도록 해]

"Oh...damn..."

난 그제서야 미사일을 피하는 제일 좋은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이미 나의 손과 미사일은 반갑게 마주보고 인사를 하고 있었다.

콰아아앙-!!!

파지지지직-!

[기체손상 92%! 기체의 모든 시스템다운. 만일에 대비하여 백업 프로그램을 활성화. 주변 네트워크에 도움을 요청하시겠습니까?]

갑작스레 뭔 일이 일어났는지 미사일에 제대로 직격당한 나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화려한 푸른 전류를 튀기며 타버리고 있는 내 몸을 보고는 AI녀석의 적절한 반가운 제의를 승낙했다.

"되도록 빨리 좀 도움 요청해줘...이러다가 죽겠다."

신기한건 로봇이여서 그런지 그 어떤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다는 거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렇지 않다는 건 아니였다.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듯이 '파지지직!' 전류가 흐르는 소리를 위협적으로 내며 스파크를 번뜩이는 내 입장으론 한번 스파크가 튀길 때마다 심장이 벌렁 거렸다.

잠시 후...어디선가 사람의 인기척이 느껴지고 그와 동시에 정신을 잃었다.

"세상에! 대체 누가 이런 짓을...!"

어디선가 나타난 소녀는 오른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를 몇 번 누르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아! 집사? 당장 여기로 안드로이드 1기만 보내줘. 비행 가능한 3세대로!"

위잉....-!

[전 시스템 기동. 개인 네트워크 접속. 기체 결함, 손상 0%. 동력 100% 모든 시스템 정상.]

또 다시 들리는 기계음에 절로 눈이 떠진다.

"오! 눈을 떴다! 정신이 들어? 갑자기 내 시계로 안드로이드 네트워크망으로 구호요청이 들어와서 놀랐지 뭐야? 아무튼 우리 집의 기술력을 이용해서 손상된 기체를 전부다 고치고 동력원도 새로 갈아 끼워 줬으니 고마워하도록."

내 눈 앞에 얼굴을 가까이 들이댄 소녀는 포니테일 진 보라색 헤어에...투명한 푸른 눈동자를 가지고 있으며 흰 와이셔츠와 갈색 체크무늬 넥타이 붉은 자켓,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릎까지 내려오는 갈색 체크무늬 치마를 입은 차림 이였는데...만화나 소설에서나 볼 법한 청순한 소녀가 눈앞에 나타났다.

예쁘네...정말 예뻐...

그나저나 이곳은 어딜까?

무식하게 큰 핑크빛 분위기의 방에 붉은 커튼...분홍색 침대, 하트 문양의 카펫...그리고, 침대 위에서 경계심이 가득 찬 눈빛으로 날 째려보고 있는 검고 하얀 얼룩고양이 한 마리.

이 모든 걸 보고 판단하건데 이곳은 소녀의 방이다.

그녀는 엄청난 부자임이 분명한가 보다...방 하나가 일반 가정집 크기라니!

'음...사생활엔 관심이 없지만 그래도 생명의 은인이니까 정보 정도는...'

(생명의 은인의 정보를 빼오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내 머리가 신기하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망설임 없이 눈 앞의 소녀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다.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은 간단하게 분석하고 싶은 물체나 생명체를 지그~시 바라보면 된다.

류아(流兒)

현재 나이 17세 4월 4일 출생.

세계 연합국의 수장인 윌리엄 크레스빗의 외동 딸.

크레이타 섬의 주인이나 다름없는 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크레타 학교 A-1반에 재학중.

추가 정보로 어머니가 출산 후 돌아가심.

역시 소녀는 엄청난 부잣집 딸내미 였고,(어쩐지 귀티가 나더라) 세계 연합국의 수장이라면 거물급 인사가 아닌가?

원래 집나오면 犬고생이라고...누군가 그랬는데 우선 그 고생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의(衣). 식(食). 주(住)가 필요한데...

식은 필요 없고 의는 슈트를 입고 있는 지라 상관없으니 주거지를 찾아야 했는데.

딱 알맞게 이 부잣집에 빈대처럼 들어붙어 살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이럴때만 머리가 악한 쪽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음...이름이 류아 군요...흐르는 아이라...정말 좋은 이름입니다. 제 이름은 유성. 흐르는 별이란 뜻이죠.

흐르는 별이 거처를 잃고 어딘가에 의지하고 싶은데 어디 이 기묘한 인연을 구실로 어떻게 안되겠습니까?"

생전에 TV에서 본 화술가 들의 말솜씨를 어깨 너머로 배워온 지라 처세술에는 약간 자신이 있는 나는 간접적으로 이 집에 머물고 싶다는 뜻을 표했고, 류아는 알아들은 건지 알게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너무나 매력적 이여서 순간 정신을 놓을 뻔 했지만 이내 속으로 고개를 한번 휘저어 정신을 붙잡았다.

"안드로이드 치고는 화술이 제법이야...따로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건가? 역시 1세대는 가정용으로 만들어서 인지...좋아! 우리 집에서 머물도록 해. 대신!"

류아의 허락에 기분이 좋아지려던 찰나 마지막에 걸린 '대신'이라는 말이 신경 쓰였다.

"대신?"

아니나 다를까...내가 바로 되묻자마자 류아가 말했다.

"대신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내 말동무를 해줄것! 지루해지면 곧바로 내칠테니까 열심히 노력해 보도록~"

매혹적인 눈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그녀의 몸짓에 입가에 절로 미소가 그려지고, 난 그 제의를 승낙했다.

"열심히 노력해 보죠. 류아 아가씨"

딱딱하고 차가운 검은손과 하얗고 부드러운 손이 서로를 마주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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