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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망가져가는 세계에 대하여
글쓴이: 아침에먹는밥
작성일: 12-07-16 22:50 조회: 1,938 추천: 0 비추천: 0


톱니바퀴가 돌아가는 것처럼 세계의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었다.

우리들의 청춘, 세계의 비밀.

겉만 보고 있노라면 한 없이 빛나고 아름다웠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모든 것은 망가져 있었고 끝을 향해가고 있었다.


우리들의 청춘이 빛나던 고등학교 2학년

모든 것은 톱니바퀴처럼 하나로 연결되어

여름방학 식이 있던 그 날

모든 종말은 시작되었다.

-


겨울이 돌아왔다. 재밌는 이야기지만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2개월 후의 일이였다. 달력도 9월을 가리키고 있었고 옷장의 한 켠에는 아직도 여름옷이 걸려있었지만, 지금의 날씨는 영하 10도의 영락없는 겨울 날씨였다.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얼굴을 찡그리며 일어났다. 그대로 오 분 간 이불속에 박혀있었다. 덜덜, 난방이 되지 않아 집에서도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추운 날씨. 시계를 확인한다. 아홉시를 향해가고 있었고 약속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인지한다.

약속시간을 지키기 위해 이불 속에서 빠져나와야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이불은 너무나도 푹신푹신했고 말랑말랑했으니까.

하지만 약속은 약속인 법. 눈을 질끔 감고 이불 속에서 빠져나왔다. 화장실로 달려가 따뜻한 물로 몸을 청결히 씻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털로 된 옷으로 무장했다.

어느덧 시계는 아홉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도로는 조용했다. 사람 한 명 보이지 않았고 자동차도 몇 대만 보일 뿐이었다. 아마 어제 내린 거센 눈 때문에 다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듯 싶었다. 때문에 항상 혼자 기다리던 버스정류장에서 사람을 세 명이나 볼 수 있었다.

머리가 까진 대머리 아저씨, 이어폰을 꽂고 있는 청년, 그리고.

!”

어어어어어어!”

나를 발견하자마자 부르짖으며 뒤뚱뒤뚱 걸어오는 소녀.

키는 약 163cm에 작은 체구의 어깨까지 닿을 흑발의 숏컷, 게다가 온몸에 털옷을 둘러 입었는데 작은 키에 두꺼운 털옷을 껴입으니 영락없는 펭귄같아 보이는.

우와와아아아아아앙!”

그래, 나야 나. 니 짝궁.”

소녀, 정유림이 있었다.

헤에, 안녕?”

, 좋은 아침.”

오늘은 지각 안하고 일찍 나왔네?”

그러게, 매일 기다리게 해서 오늘은 일찍 나왔지.”

미안하면 내 옆에 바짝 붙어봐.”
미안하진 않은데.”
잔말 말고, 이리와보라니까.”

방긋 웃으며 손을 까닥인다. 게다가 표정은 뭔가를 잔뜩 기대하고 있는 표정이다.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 걸까. 도저히 예측할 수 없었기에 아주 조심스레 정유림의 옆에 다가갔다. 살짝 가까이만 갔을 뿐인데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

향수 뿌렸네?”
옆에 가자마자 코를 찌르는 은은한 향기, 정유림의 몸에서 향기가 난다.

오오오오오!”
그래, 내가 알아봐줬어. 근데 웬 갑작스런 향수야?”

특제 페로몬 향수야, 남자들을 발ㄱ….”

즉시 입을 막았다. 이 얘기를 하고 싶어서 방긋 웃은 것인가.

내가 말했지, 밖에 있을 땐 입단속 하라고.”
헤에? 입단속? 나중에 단 둘이 있을 때도 입단속 한 번 해볼까? 네가 제일 좋아하는 펠ㄹ…

너무나도 밝은 표정으로 아침부터 야한 얘기를 하는 정유림이 무섭다. 너무나 무서워서 입속에 손가락을 넣고 혓바닥을 꺼냈다. 질척질척한 혓바닥이 베에에-하고 튀어나왔다.

머하느지시야.”

뭐하는짓이야.

더 이상 말하지 마. 조신하지 못하게 아침부터 이게 뭐니? 저녁이면 모를까.”
나느 사과어느디

나는 상관없는디

내가 상관있거든.”

그러다며.”

그렇다면.

할짝.

.”

정유림의 혓바닥이 능숙하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작고 앙증맞은 혓바닥이 내 거칠고 커다란 손가락을 천천히 쓸어올린다. 그리고 자신의 입에 쏘옥 집어놓고선 사탕을 핥듯이 손가락 구석구석을 핥는다.

진짜, 너란 녀석은.”

그렇게 진득하게 빨더니.

! 네 손가락은 여전히 짜네, 속이 이상해진 것 같아.”

맛없다는 듯이 뱉었다.

그러니까 이상한 거 빨지 말라니까.”

이상한거? 그럼…….”

아예 입을 틀어막았다. 미쳤다. 미쳐버린 거다. 이 아이가 어쩌다 이렇게 되버린 걸까. , 다 나때문이긴 하지만.

이제 그만, 때린다?”

, .”

아침부터 난데없는 얘기에 진이 다빠져버렸다. 그렇게 여러 얘기를 나누다 보니 버스가 도착했고 우리가 학교 앞 정류장에 도착했을 땐 시계를 열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흐아앙 추웡!”
온몸을 훑고 지나가는 차가운 겨울바람은 정유림마저 덜덜 떨게 만들었다. 털옷으로 무장했지만 뼛속까지 들어오는 바람을 막을 순 없었다. 정유림은 몸을 바들바들 떨다가 결국 나에게 바짝 달라붙었다.

너는 안 추워?”

나도 춥긴 추운데, 버틸만 한데.”
, 추워, 추워, 하나도 안 따뜻해!”
정유림은 온몸으로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성난 목소리는 부르짖고, 자신의 작고 앙증맞은 몸은 나에게 기대에 문대기 시작한다. 더욱더 밀착, 살결 하나하나를 더욱더 밀착. 그때봉긋한 가슴의 감촉이 느껴졌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한 두 번 느껴본 것도 아니지만 정유림의 가슴이 닿을 때 마다. 심장이 두근거린다.

너무 크지도 않고 너무 중간크기도 아닌, 아주 작은 사이즈. 만져도 만진 것 같지 않은- 그런 사이즈다.

그렇게 정유림은 나한테 바짝 달라붙은 채 애매한 포즈로 학교로 걸어갔다.

오전 열시 삼십분, 학교에 도착했다. 운동장은 어제 내린 새하얀 눈이 소복이 쌓여있었다. 눈밭에는 발자국이 두세명것이 찍혀있었는데 오늘도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은 듯 싶다.

사람 한 명 없고 눈까지 쌓여있는 운동장은 더욱더 휑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발걸음을 멈췄다.

뭐야? 뭐야? 왜 멈추는 거야? 추워 죽겠는데.”

학교에 들어간다고 따뜻해지는 거 아니다.”

그래도 바람은 막을 수 있잖아? 난 추워 죽겠다고

실은 변명이야. 이대로 들어가면 너는 내 품에서 떨어질 거잖아? 난 그게 아쉬워서.”
뭐야 가, 갑자기평소에도 변태였지만 지금은 더 무섭게 보이잖아.”

어차피 볼 거 다 본 사이인데 솔직히 말할게. 오늘따라 너의 작디 작은 가슴이 너무 귀엽게 느껴지는거 있지.”

기가 차다는 듯이.

? 여태까지 칭찬 한 번 없더니, 지금와서 칭찬이라니웃기지도 않네! 오늘 세계가 종말이라도 하려나.”

그리고나는 내 가슴 작아서 제일 싫단 말이야.”

그 악랄하던 정유림의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 두 달 전을 제외하고 이렇게 얼굴 붉히는 건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자신의 가슴이 작아서 부끄러워 하는 건지, 아니면 칭찬의 효과가 있었던 건지. 만지기만 많이 만졌지, 칭찬해주는 건 처음인 듯 싶었다.

그리고, 멍청한 놈. 가슴이 작으니까 좋은 거다. 컸으면 만나지도 않았어.

, 그래서, 계속 이렇게 있을 거야?‘

조금만 더 있자

그럼, 계속 있을 테니까 아까 하던 짓 더 해줘.”

아까? 어디?‘

버스에서.”

정유림의 혓바닥을 다시 꺼냈다. 이런 취향이었을 줄이야.

으으! 이거 마고!”

으으! 이거 말고!

아까 버스에서 했던 거 있잖아!”

아까? 버스에서?”

이번엔 입을 틀어 막았다.

아이! 존나 못알아듣네!”

?

?”

,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말한 건 그거 있잖아, 엉덩이

?”

엉덩이 만져달라고.”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음탕한 놈, 우리 사이에 이제와서 발뺌하겠다는 거야? 구라치다 걸리면 손모가지 날아간다고 영화에서 배웠거든?”

아니, 내가 언제 니 엉덩이를 만졌다고 그래?”

아까 버스에서 진득하게 만졌잖아?”

나 아닐걸?”

, 그래? 그럼 다른 남자였나 보다.”

내 말에 바로 수궁하더니 뭐가 아쉬웠는지 꼬리를 내린 강아지마냥 풀이 죽어버렸다.

다른 남자도 니 엉덩이는 안 만질 껄?”

, 그런가? 그럼 다른 여자였나 보다.”

멍청아, 여자가 네 엉덩이를 만질 리가 없잖아. 그런 일이 있으면 나한테 말부터 해야되는 거 아니야?”

실은, 나다. 정유림의 엉덩이를 진득하고, 끈적하게 만지던게 나다. 팬티 속까지 손을 넣고 싶었지만, 차마 버스 안에서 그런 짓을 하기엔 사람이 두명이나 더 있었다. 나와 정유림 단 둘이 있었으면 했겠지만.

난 또 네가 시도 때도 없이 발정난 줄 알고 가만히.”

사실이다. 정유림을 볼 때마다 24시간 풀파워 흥분상태다.

, 내가 발정났다고 해도 팬티를 그렇게 진득하게 만지겠니?”

솔직히 팬티만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아이씨, 몰라. 괜히 부끄러워졌잖아. 다른 남자가 내 엉덩이를 그렇게 만졌다니, 아무리 세계가 종말이라고는 하지만 그딴 변태새끼가 아직까지 세상에 살아있는게 어이가 없네요.”

?

죄송합니다

나도 모르게 사과해버렸다.

그렇게 겨울바람을 맞으며 헛소리를 나누었다. 왜 했는지도, 무엇을 얻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 한가지 사실은 정유림의 작은 가슴은 오늘따라 너무나도 좋았다는 것.

교실로 들어가자.”

우리는 눈밭위에 서로의 발자국을 남기며 학교로 들어갔다.

으와아앙 추워어어!”

학교 내부는 바람만 막아주고 있을 뿐, 바깥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추웠다. 사람이 없어서 더 그런 걸까. 복도는 운동장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아주 조용한 곳이었다.

시계는 11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나의 예상대로 학교에 등교한 애들은 두세명을 제외하고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근데 있잖아, 우리 왜 계속 학교 오는 거야?”

집에 있어봤자 할 것도 없잖아.”

나와 정유림의 발자국소리가 복도에 울려퍼진다. 터벅, 터벅, 서로 이야기를 건네며 우리의 교실을 향해 걸어간다.

학교와도 할거 없잖아?”

오고 가는 동안 시간 때우기가 좋잖아.”

확실히, 그건 그런거 같아.”

고개를 끄덕이며 베시시 웃는 정유림. , 정말로 알기 쉬운 소녀인거 같다.

그리고 어느샌가 3층에 있는 우리들의 교실에 도착했고, 굳게 닫힌 교실문을 활짝 열었다. 아니, 열려고 했는데 정유림이 내 손을 잡았다.

잠시만.”

?”

오늘 기분이 너무 좋아서 그런데, 느낌이 좋아. 내기하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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