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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리얼리티 트랜지스터 치료사
글쓴이: 스토링
작성일: 12-07-12 14:00 조회: 1,677 추천: 0 비추천: 0
프롤로그

담배를 피로 옥상으로 올라갔다. 담배를 세가비 쯤 피고 있을때 가까이서 파랗고 둥그런 물체가 보였다. 이것은 RT, 리얼리티 트랜지스터로 활동하면서 생긴, 보통 사람이면 마음속에 있을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을 것이 눈 앞에 나타나는 일이였다.
RT는 사람들의 마음속 문제를 오감으로 인지해 심리를 치유하는 직업 치유사를 뜻했다.
그 파란 물체는 옥상을 헤엄치듯 돌아다니고 있었다.
"야"
먼져 말을 걸었다.
물체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다가가 물체를 만져보자 내 심장 부근에 불안감을 뜻하는 듯 한 보라 색이 나타났다.
"무엇에 대한 불안감이지?"
대답이 없었다.
"지능이 없니"
물체는 그 말에 화가난듯 했지만 여전이 대답이 없었다. 물체의 머리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손을 얹어 보았다. 빈 느낌이 들었다.
"흠......텅텅 비었네"
나는 무심코 머리를 두두리고 있었다. 물체가 화가나 달려들었다. 서둘러 마음속에 상자를 그리고 '방어'라고 적었다. 그 방어 상자에서 무언가 손으로 꺼내는 시늉을 했다. 붉은 실이 나왔다.
실을 던지자 물체는 온몸이 붉은 실에 엉킨듯한 모습이 되었다. 실 끝자락을 잡고 당기면 그대로 사라질 듯 했다. 물체가 무엇인지를 알기 전에는 사라지게 하면 안됬다.
"미안해"
나는 물체를 진정시키려 했다.
물체는 화가 안풀린듯 이상한 소리를 냈다.
"있는 그대로 말하다보니까"
아차, 물체가 더욱 강력해지며 검은 화 기운을 내뱉었다.
"더 흥분하면 당길꺼야"
화기운이 폭팔했다. 붉은 실이 터져 나갔다.
다시 마음속에 상자를 그리는 사이 화기운이 내 심장 부위에 닿았다. 갑자기 다룰 수 없는 강한 화가 났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마음속의 '현자'를 찾으려 했다. 현자 대신 블랙홀 같은 것이 보였다. 블랙홀은 화기운을 빨아들였다. 그때 파란 물체도 같이 빨려가고 있었다.
"안돼!"
물체는 그대로 사라졌다.
나는 옥상에 누워 있었다. 마음이 허전했다.


1화 사랑의 나무

이십 평 남짓한 흰색의 방. 그곳엔 구석에 나이키 가방 하나와 가온대 의자 두 개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이름 김나리. 고등학생.”
꾸겨진 종이를 들고 그가 말했다.
“질풍노도 시기의 주체할 수 없는 폭령성 때문에 오셨네요”
그가 웃으며 말했다
“과장이에요”
내가 무표정 하게 말했다
“저는 사장이에요”
그가 개그를 했다. 잠시 침묵.
“자 그럼 분위기도 좋아졌으니까 시작하죠”
“...”
그는 일어나 나한테 다가왔다. 양 눈썹 사이를 검지손가락으로 눌렀다. 나도 모르게 눈이 감겼다.
“선생님...뭐하세요?”
“눈을 떠보세요. 뭐가 보이나요?”
눈을 뜨면 RT상태가 되는 걸까. RT에 들어가면 환상이 보인다던데. 기대하며 눈을 떴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선생님 밖에 안보여요.”
그는 나와 마주치던 눈을 바닥으로 내렸다. 그의 시선을 따라 바닥을 봤다. 바닥의 일부가 둥그렇게 올라와있었다.
“아 바닥이 올라와있어요 이상하네요.”
“그게 당신 마음이에요.”
“내 마음?”
“RT는 마음을 오감으로 느끼는 거에요. 한번 만져보세요.”
나는 올라와있는 바닥 부분을 만져봤다.
“뭔가 느글거려요”
“그게 당신 마음이에요”
“...”
알았다고요.
“왜 느글거리는지 생각해보세요”
“음... 그렇게 말씀 하셔도... 어딘가의 욕구불만?”
“정답.”
그는 튀어나온 바닥을 손가락으로 눌렀다.
“질풍노도 시기의 주체 못하는 폭력성은 역시 욕구불만이 답이죠 아아 그립네요 청춘 따위.”
그가 손가락으로 누르던 바닥에서 구멍이 났다. 그 구멍으로 붉은 액체가 쏟아져 나왔다.
“이걸로 당신 청춘은 끝이네요”
“...”
“농담이에요.”
“재미없어요.”
나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이 액체는 어떤 느낌인가요.”
나는 액체를 한참 동안 보다가 “피 같아요” 라고 말했다.
“하지만 피 같은거지 피는 아니에요 그럼 무엇이죠?”
“음 폭력...이라기 보다 좀 더 근본적인...욕구?... 열정?”
“정답. 기껏 고여있던 욕구를 풀어놨는데 욕구가 방향성 없이 흘러가고 있네요. 이래선 제대로 해소가 안되죠. 당신 꿈이 뭔가요?”
“없어요”
바로 대답했다.
“부러운 사람은?”
“부러운 사람이요?”
이상하게 가라앉은 그의 목소리에 감정적이 되면서 눈물이 났다
“연예인이요.”
“왜요?”
“사랑 받으니까.”
눈물을 닦으면서 말했다.
“그거 아세요? 우리 몸은 우주이고 우주는 우리 몸 안에 있어요. 소우주는 곧 대우주. 대우주는 곧 소우주.”
그가 뜬금없는 말을 했다. 그런데 갑자기 우리가 있던 공간이 우주로 변했다.
“이제 우주에서 당신에게 도움을 줄 현자를 불러올 거에요.”
그가 알아 듣지 못하는 작은 소리로 무어라 중얼거렸다. 흰 빛이 나타나더니 내 과거가 보였다. 우울증 걸린 엄마. 때리는 아빠. 날 무서워 하는 애들. 내가 애정결핍 상태라는걸 깨달았다. 다 큰 척 했던 나와 쿨한척 했던 허세도 있는 그대로 보였다.
“그게 욕구불만의 정체에요.”
그는 흰 빛에서 쌀알 같은 것을 꺼냈다.
“먹어요.”
집어 삼켰다. 우리는 다시 그 방으로 와있었다. 바닥에 빨간 액체가 발 밑으로 스며들었다. 그 액체를 흡수하면서 몸이 나무처럼 변해갔다. 점점 커지면서 우주와 육지를 아우르는 거대한 나무가 됐다.
“그 나무는 세피로트에요. 사랑을 주고 그 사랑이 다시 거름으로 받아 순환하죠. 당신의 애정결핍의 사랑 받고 싶은 욕구를 사랑을 주는 것과 연결 시켜 놨어요. 당장은 아니더라도 자연스럽게 차차 변해갈 거에요. RT를 마칩니다.”
깊은 꿈에서 깨어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의자에 앉아있었다.
.
.
.
.

잠이 오지 않았다. 오늘 고등학생을 RT한 뒤 부터 계속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 침대에서 일어나 냉장고에서 맥주캔을 꺼냈다. 뒤를 돌아보자 침대에 흰색 빛이 보였다. 그 흰색 빛은 점점 둥글게 변했다. 그리고 잠시 뒤 겹겹이 쌓인 얇은 천의 모습으로 변했다. 어딘가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 천에게 다가가자 검은 얼굴이 드러났다. 어느새 천은 웨딩드레스로 보였고 검을 얼굴을 한 여자가 그것을 입고 있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귀신이라 생각하겠지만 RT 치유사로서는 종종 겪는 일이었다.
“누구...?”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ㅡxx이
전 애인의 이름이었다. 얼마 전 그녀는 힘든 일이 있었고 나한테 전화가 왔었다.
“무슨 일이니?”
ㅡ왜 나를 이렇게 밖에…
그녀가 말끝을 흐렸다. 그녀가 바라는 게 뭔지는 알았지만 그렇게 까지 해줄 수는 없었다.
“나는 보기보다 상당히 비겁해.”
그녀의 얼굴은 더 검어졌고 깊은 슬픔이 느껴졌다. 그녀를 안아 주었다.
“정말 미안해”
잠시 뒤 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걸 이해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점차 사라졌다. 나는 맥주 캔을 갔다 놓고 침대에 누웠다. 파란 물체가 사라졌을 때와 같은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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