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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학생사
글쓴이: 아크세라핌
작성일: 12-07-11 23:26 조회: 1,636 추천: 0 비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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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오늘도 돈 좀 빌려주라.”

킥킥킥. 너무 무섭게 구는 거 아니야? 이 자식, 떨고 있잖아.”

그러게나 말이다. 크큭어이. 남자라면 좀 더 배짱을 부려보라고!! 캬하하하핫!!”

오늘도인가, 하고 안경을 쓴 소년은 눈을 질끈 감았다. 이 학교로 진학한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 매일 불량배들에게 지긋지긋하도록 돈을 빼앗기는 나날들이미 소년의 정신 상태는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

뭐라고 말 좀 해 보라고오오오~. 우는 소리도 못 내겠냐?”

……. 재미없다. 그냥 돈이나 뜯자고.”

그럴까. 어이, 지갑 내놔.”

이젠 빌린다고도 하지 않는거냐? 하고 소년은 속으로 절규했다. 이제갈 데까지 간 기분이 들었다.

……, 여기…….”

확 뒤집어버리자는 생각을 해 보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그냥 죽을 각오로 뒤집어버리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 적도 있었다.

무리라고그런 거!!’

소년 자신은 어디까지나 그저 평범한 학생일 뿐이다. 특출한 힘도, 돈이 많은 것도, 그렇다고 연줄이 좋은 것도 아니다. 어디에나 널려 있는 그저 학생, 그뿐인, 어쩌면 이미 약자의 카테고리에 들어가 있는, 패배자였다.

그래~말 잘 들으니까 얼마나 좋아. 딱히 힘 쓸 필요도 없고 말이지!!”

하하하하!! 한심한 자식 같으니라고.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병신아!!”

지갑을 받아든 불량배들은 경박하게 웃으며 소년을 비웃기 시작한다. 그 비웃음에 소년은 몸을 더욱 움츠러들고 불량배들의 웃음소리는 커져만 간다.

……이젠……싫어…….’

마음속으로 소년은 절망했다. 더 이상 살아갈 희망조차 없게 느껴졌다. 이런 식으로 놀림받느니, 차라리 죽어버리는 편이 편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이런 비웃음 속에서 살아갈 바에는차라리.

그 순간,

호오, 돈 좀 있나 보지? 그럼 나도 좀 나눠주지 그래?”

지금껏 들어보지 못했던 시니컬한 분위기의 낯선 목소리가 소년과 불량배 사이에 끼어들었다.

아앙? 이 자식은 또 뭐야?”

그러게? 길이라도 잃어버렸냐. 등신아?”

초면에 그따위로 인사하다니. 개념이 없어서 불량배 짓이나 하고 앉았냐? 적어도 최소한의 개념은 탑재하고 있어야 하는 게 인간으로서의 도리 아닌가?”

지금까지 자신이 어쩔 수 없이 굴복하고 있던 불량배들에게 쏟아지는 엄청난 독설에 움츠리고 있던 소년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그곳에는 불량배들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팔짱을 끼고 있는 한 소년이 있었다. 입고 있는 교복은 분명 자신과 같은 학교의 1학년생 교복이다.

, 이 미친놈이 지금 뭐라 지껄였냐?”

못 들었나? 개념은 가지고 있느냐고 물었다만불쌍하기도 하지. 어휘능력까지 딸릴 줄은 몰랐다. 사과하지.”

뭐 이 개자식아아아아아아아!!!!!!!!!”

다시 이어진 독설에 불량배 중 한 명이 발끈해서는 독설을 내뱉은 소년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꽤나 가속이 붙은 일격이 독설을 내뱉은 소년의 얼굴로 빨려 들어가듯 다가간다.

, 위험!!”

, 하는 둔탁한 소리가 소년의 귀에 들리고 동시에 주먹을 날리던 불량배가 독설 소년이 날린 카운터에 맞아 요란하게 옆에 있던 벽에 부딪혀 그대로 축 늘어졌다.

““……?””

예상치 못한 사태에 소년과 나머지 불량배의 입에서 동시에 얼빠진 소리가 나왔다.

아아진짜로 개념이 없는 모양이네. 말로 안 되니까 실력행사인가. 역시 단순한 사고방식. 질리지도 않나, 이런 인종들은.”

, ……이 자식이이이이이이!!”

명색이나마 동료가 쓰러졌답시고 남아 있던 불량배가 살벌한 기세로 독설 소년에게 달려들었다. 그 모습을 본 독설 소년은 하고 혀를 가볍게 차더니 몸을 살짝 뒤틀며 한쪽 다리를 앞으로 약간 뻗었다.

, 으아악! , 팔목이!! 팔목이 아파!!!”

툭 하고 가볍게 뻗어진 발끝에 걸려 달려든 불량배는 도리어 역으로 꼴사납게 넘어졌다. 완전히 앞으로 고꾸라져 땅바닥에 엎드려진 모양새가 된 불량배 위로 독설 소년이 걸터앉는다.

그러니까 진정 좀 하라니까. 폭력, 별로 쓰고 싶지 않았다고.”

팔목으으. 너 이 자식!! 우리가 누군지나 알아?!!!”

우와~나왔다. 이런 대사 한번쯤은 날리더라? 근데 말이지이 대사가 너희들의 자존심 비스무리한 멘트라는 건 잘 알겠는데, 이제 그만 레퍼토리 좀 바꿔라. 질리거든.”

크으맘대로 떠들어!! 우리들은 이 근방에서 가장 유명한 일진의 멤버들이라고!! 우리 친구 녀석들이 알면 널 가만 둘 것 같아?!”

의기양양하게 소리치는 불량배들을 이제는 짜증난다는 눈으로 쳐다보던 독설 소년은 말없이 품을 뒤적여 뭔가를 꺼냈다.

니가 말하는 친구들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내 알바 아닌데 말이지, 일진의 연대감이라는게 그리 끈끈하진 않고딱히 도와주려고 하진 않을거라고 보거든?”

그 녀석들은 달라!! 우리가 이런 꼴을 당했다는 걸 알면 반드시 .”

그리고, 아무리 대단한 놈들이라고 해 봐야이미 어떻게 할 수 없을 상황일지도 모르겠는데?

뭐라고 지껄이든 너는 이제(이거나 보고 말해.)……?”

소년은 꺼내든 물건 검은 수첩으로 보이는 무언가를 깔고 앉은 불량배가 볼 수 있도록 펼쳤다. 잠시 수첩 안을 보던 불량배의 얼굴이 묘하게 변하기 시작하더니, 이내 새하얗게 질려서 벌벌 떨기 시작한다.

저건……!!’

소년의 눈에도 독설 소년이 펼친 수첩의 안이 보였다. 안에 들어 있는 것은 한자로 적힌 배울 학()’자에 진짜 사슬이 겹쳐진 금속 재질의 별난 문양. 비슷한 모양이 있을지언정 저런 모양의 문장이 박힌 수첩을 들고 다니는 학생들은 이 대한민국에 단 한 부류의 학생들 밖에 없다.

S급 암행학생사, 이천명. 동급생에 대한 일방적인 폭력 상해 및 금품 갈취 혐의로 네놈들을 체포합니다. 네놈들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으며 또……몰라 건너뛰고. 늬들이 말하는 그 일진이라는 녀석들도 이미 검거 된지 오래거든? 그러니까 얌전히 포기하는 편이 신상에 좋을거야. 그리고...."

독설 소년-천명은 상쾌한 미소를 짓고 마지막으로 말했다.

암행학생사, 출두요.”

-1-

현대에 와서 학교와 교육에 관련된 문제는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고 있다.

각종 학생들 사이의 학교폭력을 기본으로 공금 횡령, 중요 시험에서의 부정, 교사의 학생에 대한 일방적인 학대 등등. 게다가 문제가 터지면 무조건적로 덮으려드는 학교의 행태 덕분에 절대로 뿌리 뽑을 수 없는 문제까지 겸비한, 그야말로 가장 골 때리는 사회 문제. 그것이 바로 학교 교육에 관련된 여러 가지 사건 사고들이다.

이런 사건 사고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학생들이다. 친구가 괴롭혀서 선생님께 도움을 청해도 묵살당하기 일쑤. 힘 있는 학생들에게 괴로워하고, 교사들에게 당하더라도 신분상의 문제로 어떻게 할 수도 없다. 게다가 교사는 교사대로 학생 인권이라는 것 때문에 학생들에게 무슨 일을 당하던 사건을 처리하기가 곤란해졌고, 그런 이유 때문에 더더욱 학생들 사이의 사건에 연루되려 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끝없는 악순환의 반복.

그러던 어느 날, 한 혈기 넘치는 젊은 청년 국회의원이 마침내 이 문제를 들고 일어났다.

[언제까지 말로만 해결하겠다고 하실 겁니까!! 그저 평화롭게 캠페인 따위를 한다고 교육계에 팽배한 부패가 해결된다고 진심으로 생각합니까?! 아닙니다!! 당신들이 하고 있는 건 그저 눈 가리고 아웅에 불과할 뿐,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진정하세요. 아무리 불량스럽더라도 그 아이들은 학생입니다!! 참된 교육을 통해 바른 길로 이끌어야 하는 존재들이란 말입니 .]

[다른 친구들을 괴롭게 만드는 짓을 즐기는 녀석들에게 학생으로서의 인권이라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게다가 참된 교육이요? 학교와 교육 체제의 문제나 해결하고 그런 말을 하십시오!!]

[그럼 어쩌라는 겁니까!! 무슨 해결책이라도 있다는 소리입니까!!]

다른 교육부 관련 의원들의 반박에, 이 청년 의원은 당당하게 말했다.

[간단합니다. 어른들이 학생들의 학생으로서의 인권을 건드리지 못한다면, 같은 학생이 나서서 제한하면 그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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