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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환혼석의 눈
글쓴이: 이룬
작성일: 12-07-03 17:20 조회: 1,950 추천: 0 비추천: 0



-아이스께끼-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다.

이런 날은 대개 어디선가 귀찮은 일에 말려드는 경우가 많다. 학교 선생님의 이상한 심부름을 하게 된다던가. 어떤 녀석과 사소한 일로 시비가 붙게 된다던가. 모두가 조금씩 붕 뜬 기분이 되기 때문이다. 온 몸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폭포수를 맞듯이 계속 맞다보면 마음 속에서부터 무언가 꿈틀거리는 해방감 같은 게 생기기 때문은 아닐까 라고 나는 생각하는 중에..

!”

수혁이 녀석이 옆구리를 지나칠 정도로 세게 푹 찌른다. 이 녀석은 항상 힘조절이 엉망이다.

, 잘있었나 친구여

뭐야! 아프다고!”

, 미안 미안. 내가 또 실수했나보군.”

하며 장난스럽게 웃는 녀석, 아침 댓바람부터 허리께가 마구 아파오는 걸 느끼면서 나는 수혁의 장난스러운 얼굴을 보고 말한다.

그나저나 시험 공부는 좀 했냐?”

그런 걸 왜 하냐. 흐흐.”

변함없이 한결같은 녀석이다. 1학년 때 전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바둑 대회에서 준우승까지 한 녀석이 공부에는 도통 관심이 없다. 그렇다고 수업 때 질문을 받으면 대답을 못하는가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남들은 생각도 하지 못한 기발한 편법이나 우회로를 만들어 오히려 질문을 한 선생님까지 당황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 그런데 그 소문 들었냐?”

무슨..”

어제 우리 마을에서 또 의문의 살인사건이 일어났대.”

의문의.. 라니.”

나이는 42. 독신남. 사건 당시, 집에서 비디오를 보고 있었다는 추정. 그런데 아무도 침입한 흔적은 없고, 독신남은 티비 앞에서 실명된 채 쓰러져 죽어있다!”

녀석의 눈빛이 또 먹이를 발견한 개처럼 빛나는 걸 보니 귀찮은 일이 생길 듯한 예감이다.

.. 너무 오래 봤나 보지.”

노노, 경찰들의 정보에 따르면 비디오의 재생시간은 단 2. 남자의 방엔 아무런 독극물이나 위험한 증조가 될만한 물건도 없다. ...”

..?”

번호표처럼 생긴.. 쪽지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역시! 살인 예고장.”

위험하다. 녀석의 눈빛은 확실히 빛나다 못해, 하얀 인광을 레이저처럼 터트릴 기세다. 정말 위험하다. 무언가 하지 않으면..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앞에서 가고 있는 여고생 무리들의 팬티가 보인다. 슬로우 모션으로. 딸기, 레이스, 그리고 여백의 미! 여고생들은 재빨리 자신의 치마를 가리려 했지만 바람은 그보다 충분히 강했다.

푸왁!! 방금 봤나, 친구!”

그래.. 봤다. 확실하게 봤다. 친구여. 우연을 가장한 신의 속삭임이다. 감동의 눈물이 마음 속에서 흐르고 있다고.

우리는 서로의 설레는 눈을 바라보며 희망찬 마음으로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의문의 사건인가 뭔가는 잠시 잊혀지는 듯했다. 그나저나 세 번째 학생.. 티팬티라니....

, 10분 남았다.”

여기저기서 한숨소리가 들려온다. 창 밖에는 두릅나무에 앉은 새들이 지저귀고 있다. 가시가 있어서 조금 위험한 나무다. 검정 싸인펜을 손으로 돌리며 학교가 아무리 예산이 없어도 그렇지 저런 나무를 교정에 심다니, 라고 생각한다.

어이, 거기 최건우. 너 다 풀고 그러는 거야?”

담임인 국어가 눈치를 준다.

.”

어쩔 수 없이 자세를 고치고 교실을 둘러본다. 보아하니 수혁이 녀석은 진작에 찍어놓고 자고 있다. 몇몇 바쁘게 마킹하는 애들, 울상이 되어 한 숨만 쉬고 있는 녀석 등등. 도대체 이게 뭐길래 그렇게 안달하고 애쓰는 걸까. 이깟 시험이 인생에 얼마나 중요하다고..

이해할 수 없다. 아니, 이해하기도 싫다. 귀찮다. 마침종이 울리자 그들은 아쉬워 한다. 도대체 무엇을? 아니, 생각하지 말자. 집에 가서 쉬는 거다. 잠이나 푹 자고 나면 뭐든 되겠지.

내일은 더 중요한 과목들인거 알지? 집에서 확실히 공부해놔서 좋은 성적 받도록 해라. 이상.”

끝났다. 모두들 왁자지껄 떠들며 가방을 챙긴다. 나도 수혁이와 같이 교실을 빠져나온다. 수혁이 녀석이 이번에 새로나온 게임 해봤냐고 묻는다. 해보지는 않았지만 cd는 사두었다. 집에 가서 이번에 새로나온 게임을 할지 한 숨 잘지 고민이다. 그런데 그 때,

어머, 저기 봐.”

누군가 옥상에 서있어.”

처음엔 햇빛에 가려 눈이 부셔 잘 안보였지만 확실히 옥상 앞 쪽 중앙에 사람이 서있었다.

여자 앤데 분위기를 보아하니 자살?”

수혁은 덤덤하게 말한다. 야 이자식아. 좀 더 놀라야 된다니까 이런 때에는. 그나저나 도대체 누가. . 성적에 대한 실망감. 부모의 기대에 못미쳤다는 불안. 자기 자신에 대한 혐오. 뭐 그런 걸까? 아니아니. 당사자의 속사정을 어떻게 알겠는가. 그런데 왜 묘하게 이 쪽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지? 단순한 착각인가?

어머어머, 야 가서 선생님 불러!”

주변에 하교하는 녀석들도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한다. 마치 비스켓을 발견하자 처음엔 한 두 마리로 시작해서 곧 어마어마하게 바글바글해지는 개미들처럼..

큰일이다. 이런 분위기면 정말로 뛰어내리고 말 거야.’

예감대로 여자애는 옥상의 난간 위로 올라섰다. 양 팔을 벌리며 금방이라도 뛰어내릴 기세다.

야 건우야, 이것도 혹시 의문의 사건과 연관된 게.. ? 어디갔지?”

지금이라도 달리면 늦지 않는다. 저기서부터 거리 대략 120m. 100m 기록이 대충 16초 정도 나오니까, 지금 정도라면... 저 여자가 조금이라도 망설여준다면..

하는데, 여자는 마치 지금이 적기라는 듯 한 발을 허공으로 내민다. 모여든 관중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더 커진다.

, 제길..’

나는 손을 뻗으며 달려 나간다. 그녀가 떨어질 만한 곳엔 두릅나무들이 즐비해있다. 안된다. 이래서는 안돼. 그녀가 나머지 발을 허공에 맡긴다. 주변에선 여자들의 비명소리가 교정을 크게 울린다. 이제 남은 거리는 5m 정도. 거의 다 왔다. 하지만 뛰어내리는 쪽이 더 빨라. 그녀는 모든걸 체념한 듯 온 몸에 힘이 빠진 것처럼 공중에서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순간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그녀의 팬티가 보인다. 순수한 그야말로 순백의 하얀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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