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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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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피비린내 나는 로맨스
글쓴이: 노벨지망생
작성일: 12-07-03 05:25 조회: 2,685 추천: 0 비추천: 0

제 1 장- 나란 사위, 데릴 사위.

“신라, 또 공부 하냐?”

아, 귀찮다. 귀찮아. 또 말 많은 앵무새가 내 심기를 마구 건들이고 있다. 어떻게 저 녀석은 한 순간도 나를 홀로 내버려 두질 못하는지.......

“신~~~~~~라야.”

현재 위치는 동네 도서관. 컴퓨터 사용 실에서 열심히 검색하고 있는 가운데 뒤에서는 아직도 앵무새가 내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평소 같았으면 머리에 알밤이라도 한 방 꽉 박아주었겠지만 영 그럴 기분이 아닌데다가 도서관에서 정보를 습득하고 있는 무고한 시민들의 안식과 평화를 깨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신~라야. 배고프다. 점심 먹으러 가자. 패밀리 레스토랑 어때?”

인간의 분노 게이지가 100%라면 난 이미 120%. 참을성의 한계에 다다라가고 있었다. 지금 이런 상황이 누구 때문에 벌어진지도 모르는 무능한 혈육은 분명 지구인이 아닐 것이다. 분명 외계로부터 비밀임무를 받고 인간의 인내심을 측정하러온 베0터의 제자가 분명하다. 아마 스카우트를 끼고 ‘어, 저 인간의 분노가 마구 상승하고 있어. 12000, 50000000, 9000000000! 으악~! 더 이상은 못 버텨!’ 라는 명대사를 날리고 있을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7년 아니, 3일 전에라도 이렇게 대형 사고를 일으키진 않았을 것이다.

“뭐 하냐니까? 뭐 알아봐?”

“알바야.”

나는 더 이상 이 응성을 받아 줄 인내심이 남아돌지 않기에 어금니를 꽉 깨물고 짧게 대답해 주었다. 그런데 반응은 예상 외었다. 골칫덩어리 수화 녀석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뭐, 뭐하는 짓이야. 도서관에서.......”

순간 당황해버린 나는 조금 말을 더듬으며 방금까지 뚫어지게 바라보던 구인광고 소개 사이트 홈페이지로부터 눈을 때고 골칫덩어리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형용할 수 없는 손짓을 하였다. 그리곤 최대한 일으키기 위해 노력하였다. 도대체 어느 타이밍에서 내가 잘 못 한 것일까? 당최 알 수가 없었다.

“어, 어떻게 누나한테 이럴 수 있어. 아무리 4분 일찍 태어나서 불만이 많다지만 누나한테 알 바라니....... 뭐 하는지 묻지도 못하

다니....... 훌쩍. 이 누나는 너무 슬프다.”

‘오, 신이시여. 정녕 이 인간은 피를 보지 않으면 정신을 차릴 수 없는 것입니까? 어째서 이 인간은 개념이라는 동물과 인간을 구별하는 가장 큰 산물을 주지 않으신 것입니까?’

순식간에 내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고 신이 인간에게 준 ‘이성에 끈’을 탁 하고 놓아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3일 전 사건이 주마등처럼 흘러가며 고함을 질렀다.

“아! 글쎄 아르바이트 알아본다고! 그 망할 놈의 외제차만 안 긁었어도 아르바이트 따위 걱정 안하고 방구석에서 귤 까먹고 있을

거 아니야!”

그리곤 머리에 시속 140km/s의 알밤을 직구로 제대로 쥐어박았다. 내가 이 고생을 하는 이유는 바로 3일 전 이 녀석이 자전거를 타다가 주차 되어있는 외제차를 긁었기 때문이다. 1200만원이 누구 개 이름도 아니고, 처음에는 3cm도 안 되는 스크래치라고 우겨서 보상 안 하려 했지만 보험사 왈, 최저가가 1200만원이라고 한다. 1200만원은 우리 둘의 일 년 생활비에 맞먹었다. 그렇다고 쫓겨 다니시는 아버지께 돈을 부쳐달라고 할 수도 없고 앞도 뒤도 꽉 막혀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 녀석이 기름을 가져다 뿌린 셈이다.

“아, 아파. 게다가 도서관에서 이러면.......”

“왜 이럴 때만 경우적인 건데!!!”

그렇게 도서관에 있는 사람들이 나에게로 따가운 눈총을 쏘았고 나는 견디지 못할 창피함에 달아오른 얼굴과 함께 수화 녀석을 끌고 컴퓨터 정보실에서 나왔다. 나는 도대체 왜 이렇게 내 인생이 꼬였는지 알 수가 없었다. 문방구에서 지우개 하나 훔친 적 없고, 다른 사람에게 눈덩이 하나도 던져 본 적이 없는데. 1200만원이라는 거금을 한 달 안에 갚아야 할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나는 햄보칼 수 없어!!!!’

전생이 잘 못 되었다면 아마 나는 대역 죄인이나 연쇄살인마 이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 ‘공평한’ 신이 나에게 이렇게 거대한 시련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

“신라야, 그러니까 내가 아르바이트.......”

“안 돼.”

수화는 특유의 큰 눈동자를 반짝이며 내게 제안을 하려했지만 나는 말을 다 듣기 전에 기각하였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누나가 불쌍하지 않느냐고? 하~ 그건 이 인간한테 7년동안 안 시달려 본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소리 일 것이다. 물론, 둘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빨리 갚는 것이 혼자 막노동을 하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인 것은 나도 안다. 바보가 아닌 이상 누가 그걸 모르겠는가? 하지만 아르바이트라는 것도 ‘두 사람’이 했을 때나 돈을 빨리 벌 수 있는 것이지, ‘한 사람’과 ‘한 멍청이’가 같이 하면 분명 ‘한 사람’이 벌어들인 돈까지 ‘한 멍청이’가 식당에서 깬 그릇 값으로 물어줘야 할 것이다.

“왜~!”

“분명 네 녀석이 부슨 접시들이 우리 집 부엌에 다보탑을 쌓을 거야.”

“그럼, 애 봐주기라도.......”

순간 나는 섬뜩했다. 수화 녀석이 애를 봐줄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분유먹이다 질식시키기, 놀이터에서 레슬링하기, 세탁기에 강아지 넣기. 오, 맙소사 그건 아니야.

“1200만원도 부족해서 애 수술비랑 은색 수갑까지 차봐야겠어?”

솔직히 이 인간에게 일구하기가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적당한 키에 긴 생머리 하얀 얼굴에 큰 눈망울 누가 봐도 방금이라도 내려온 선녀라고 생각할 정도로 참하다. 분명 레스토랑이나 식당에서는 접객용 직원으로도 탁월 할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와 쌍둥이로 태어나면서 정신적인 유전자는 죄다 내가 빨아드는 것처럼 늘 덤벙이에 어리광에 영락없는 ‘초딩’ 그 자체이다.

“이것도 안 된다. 저것도 안 된다. 하면서 화만 내고 밥도 안 주고 신라는 멍청이!”

하~ 정말 한숨만 나온다. 나도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도통 감이 안돈다. 한 달 안에 1200만원 만들기 가능은 할까? 가능만 하다면야 무슨 일이던지 할 텐데.......

□□□□

“저기, 신라 너 그거 들었어?”

한적한 아침 자습시간 벼룩시장 신문을 보고 있는 나의 심각한 시간을 깨고 들어와 내게 당혹한 표정으로 다가와 질문을 건냈다. 낸들 ‘그거’가 뭔지 알겠는가. 어제 주가가 폭락한 걸 말하는지 연예인 A양이 마약파문에 활동을 중지했다는 걸 말하고자 하는지. 나는 적당한 농담으로 수민이에 긴장을 풀어주기로 하면서 적당하게 아니, 솔직히 말도 안 되는 대답을 해주었다.

“뭐, 너 표정을 보아하니 옆 동네 잘나가는 일진이 우리학교로 강제 전학을 와서 정말 운 나쁘게 우리 반에 편성되어서 완전 당황했나본데.”

“시, 신라 너 어떻게 알았어?”

뭐, 뭐야 진짜였어? 내 능력이 무섭다. 가끔 내가 생각해도 나는 너무 전지전능한 것 같다. 이런데다 능력을 쓸 바에야 좋은 일자리나 구해졌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하나님.

“신, 신라 혹시 너 독심술 개인 교습을.......”

“워워. 바보야. 그저 찍어서 맞춘 거니까 진정해.”

수민이 녀석은 몇 안 되는 내 친분으로 4년 동안 동급생으로 현재 우리 반 반장을 맞고 있다. 이 녀석이 이렇게 상기도니 표정을 하는 것도 아마 반장으로서 전학생 지도를 맡아야하기 때문 일 것이다. 분명 남자치고 근력이 없는 이 녀석으로서는 일생일대의 위기일 것이다.

“그래서 신라야. 안내 할 때 네가 좀.......”

“음~.”

나는 5초 정도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게 일진을 상대 아니, 강제 전학이라고 하니 누구 하나 전치 16주의 불구자를 만들고 온 연쇄 살인마를 상대할 신체적 능력이나 시간은 없을 것 같았다. 한창 공부할 나이에 얼굴이나 복부에 칼자국을 남기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얼굴에 흉이 져서 나중에 대기업 면접을 볼 때라도

“주 신라 씨, 스펙이 꽤나 좋으시군요. 그런데 얼굴의 칼자국은 왜 생겼습니까?”

라고 묻기라도 한다면.......

“아, 제가 예전에 껌 좀 씹었습니다.”

라던지

“학교의 정의와 평화를 위해 옆 동네 일진과 한 판 붙었을 때 그 녀석이 비굴하게 칼을 쓰더라고요.”

라고 나의 화려한 무용담을 이야기 할 수 없지 않은가. 아마 그럼 바로 잘리고 내 인생도 싸움의 추억과 함께 서울역 3번 출구에서 썩고 말 것이다. 그래서 나는 수민이의 말을 단호하게 잘랐다.

“기각 한다.”

“어, 어째서?”

녀석이 내 쪽으로 얼굴을 들이밀자 나는 의자를 뒤로 끌며 최대한 거리를 두었다. 지난 4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녀석은 이제 내 손을 부여잡고 눈물 연기를 작렬 할 것이다. 애니메이션 초록괴물 장화신은 고양이가 그렇듯이. 이 방법으로 나온다면 인간이고서는 도저히 녀석의 제안을 뿌리 칠 수 없다. 수민이가 내 손을 부여잡으려는 순간. 교실의 앞문이 활짝 열렸다.

“안녕 여러분!”

‘Nice timing.’

담임이었다. 남자 고등학교에서 좀처럼 보기 히든 아직 파릇파릇하고 새파란 27세 선생님. 아직 모르는 것이 많아서 그런지 학급반장에게 의존도가 높기로 매우 유명해서 이 선생이 맡은 반에서는 반장을 지원하지 않고 전통적으로 희생양을 고른다. 가장 만만하고 가장 부지런하게 생겼다. 아니다. 보통 가장 만만한 애를 시킨다. 그렇게 우리 반에서 가장 만만한 Best 1이 고 수민 이 녀석인 것이다.

‘생각해 보면 이 녀석도 참 불쌍한 인생을 살고 있다.’

담임 뒤에는 한 녀석이 더 들어오고 있었다. 그 녀석이 풍기고 있는 보라색 아우라 즉 ‘살기’.

‘전학 온다는 일진이 저 녀석 이로구만.’

그 외에도 그 녀석 얼굴엔 ‘건들이면 네 녀석을 죽여 버리겠어.’라던가 ‘말 걸지마.’와 같은 친절하고 애뜻한 말투들이 고루고루 담겨져 있었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다르게 은근 곱상했다. 내가 생각했던 일진의 모습이란 근육 덩어리에 온몸에는 흉터와 칼자국 살아서 튀어나올 것 같은 문신 호랑이님. 2m가 넘은 장신. 하지만 내 눈 앞에 있는 일진은 작은 얼굴 비교적 흰 피부 얇은 팔다리, 커 보이는 교복. 일진이라 생각하기는 영. 그런데 뒤에 따라오는 아저씨들은 누구?

“자, 전학생 자기소개 좀 해줄 수 있을까?”

다, 담임 왜 저 아저씨들이 들어와도 신경도 안 쓰지? 따라 들어온 2거구들은 ‘전문 조폭’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검은 양복을 입고 선글라스로 가리려고 노력하지만 얼굴에 들어나 있는 칼자국과 양복을 터뜨릴 것 같은 울퉁불퉁 근육은 어쩔 건데....... 반의 왁자지껄하던 분위기는 검은 양복 사나이들의 등장으로 고요함 그 자체로 변했다. 마치 강도가 들이 닥친 은행마냥 화들짝 놀라 입을 다문 시민처럼 조용해졌다. 다들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저 울퉁불퉁 아저씨들은 뭘까?’

라며 의미 없는 눈빛 질문에 바빴다. 전학생은 교단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한 번 우리를 쭉 훑어보더니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곰.”

“네, 도련님.”

‘저 아저씨는 곰 이었던 것이냐!!!’


“위험한 놈은 없어 보인다. 하나 같이 다 약골들이야.”

전학생이 조그맣게 말하자 뒤에 병풍같이 서있던 검은 양복 아저씨는 곧 뒤춤에 있던 무전기를 꺼내들어 무엇인가 속삭였다. 아니, 속삭이려고 했던 것 같지만 그의 목소리는 워낙 컸다.

“치직, 여기는 교실. 전갈, 악어, 독사 경계를 풀어도 괜찮다.”

헤~ 전갈, 악어, 독사 거기다 곰까지, 여기 무슨 에0랜드 사파리도 아니고 ‘떠나요. 신나는 모험의 나라 에0랜드.’ 그나저나 조폭인 것은 확실하다. 그런데 이름은 어떻게 못하나 요즘 보면 ‘김 실장’이나 ‘이 팀장’처럼 좀 세련된 이름도 많은 것 같은데.

“내 존함은 이 소령. 조용히 다니려고 이 학교에 왔다.”

‘어이, 어이 등장부터 조용하지 못하다고.’

“싫어하는 것은 안경 쓴 놈, 공부 잘 하는 놈, 비열한 놈이다. 이상”

꽤나 임펙트 있고 괜찮은 자기소개였지만 어째 저 애와는 5m이상 거리를 두지 않으면 내 몸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다. 나 주 신라는 안경도 썼고 공부도 좀 하는 편이라 저 녀석 눈에 거슬, 아니 저 검은 아저씨들 눈에 거슬릴 것이 분명했다.

‘침착하자. 침착하자. 그래 호랑이 굴에 아니, 조직폭력배에게 끌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변사체로 발견되고 말 거야. 맙소사 어쩌지 어쩌면 좋은 거지.’

나는 엄청난 위기감이 들기 시작했다. 손이 덜덜 떨리더니 나중에는 몸이 굳어 내 맘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이, 일단 이 안경부터 벗어야 겠다.’

나는 곧 떨리는 손으로 검은 뿔테 안경을 책가방에 쑤셔넣고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보온병에 든 보리차를 한 모금 머금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다시 벼룩시장에서 일자리를 찾기 시작하였다.

“그럼, 소령아 어디 앉을래?”

선생은 밝은 얼굴로 웃으며 전학생에게 자리 고르기를 차근히 물어보았다.

“음~.”

그러자 그 녀석은 잠시 잠깐 교실을 훑어보지도 않고 내 쪽으로 손가락을 내밀었다.

“방금 안경 낀 사람이 싫다고 하자 안경을 벗어 재낀 비열한 놈 옆에 앉도록 하겠습니다.”

‘푸흡!!’

나는 너무나 황당해서 입에 머금고 있던 차를 뿜고 말았다.

‘저, 저 자식 처음부터 표적은 나였던 것인가?!’

하지만 아직 그 녀석이 내 옆에 앉을 수는 없다. 내게는 이미 짝이 있으니.......

“선생님, 정말 아쉬워 죽을 것 같지만 제 옆에는 짝이 있습니다.”

“그렇기는 하네. 소령아, 아쉽지만 다른 자리에 앉도록 하자. 비열한 신라 옆자리는 다음에 바꿀 때 비워두도록 해줄게.”

이 망할 선생이, ‘비열한’이라는 수식어는 언제 붙인 것이냐!!!!!!!! 게다가 다음에는 비워준다니 한 달 뒤에는 반드시 숨통을 끊어주겠다는 살인예고냐? 어쨌든 선생이 잘 정리하여 드디어 인생일대의 위기는 잘 넘기는가 했는데 갑자기 뒤에 있던 ‘곰’ 아저씨가 내 짝을 향해 간단한 재스쳐를 보냈다. 그래, 그리 어렵지 않았다. 엄지손가락을 목 주변으로 한 번 회전시키는 저 동작은.......

‘네가 어서 그 자리에서 나와서 도련님을 앉히지 않으면 네 놈의 시체가 동서 남북 사방에서 토막난체 발견되는 의문의 토막살인 사건이 9시 뉴스 첫 기사로 장식되는 멋진 시츄에이션을 만들어주마.’ 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하하하하, 나라도 1달간 정든 짝을 위해 남은 90년 세월을 버리지 않을 것이야. 잘 가라 동무여. 하하하하 나는 체크 메이트이구나!

“서, 선생님. 전 맨 끝자리로 가지 말입니다.”

그, 그런데 이 자식 얼마나 놀랐으면 말투가 군대식이 된 거야! 그보다 책가방은 가지고 가라.

“어, 용민이는 정말 배려심도 많구나. 그럼 소령이가 저쪽 가서 앉으려무나.”

이 인간아. 당신은 얼마큼이나 눈치가 없는 거냐. 뒤에 건장한 두 사내가 한 재스쳐는

‘요즘 날씨가 춥구나, 용민아. 목감기 조심하고 목도리는 꼭 하는 것이 건강에 좋을 거야.’

라는 말이냐! 배려심이 많은 것이 아니라 살고 싶은 욕구가 뛰어난 것이라고 이런 마음 속 소리 없는 아우성도 잠시 그 녀석과 검은 ‘푸’ 아저씨와 이름 모를 아저씨는 어느새 내 옆자리까지 다가왔다. 그리고 녀석은 살벌한 한마디를 날렸다.

“잘 부탁한다. ‘샌드백 1호’.”

□□□□

그로부터 1교시가 끝난 지금, 난 이미 50년은 감수한 것 같다. 왜냐고?

“비열 안경쟁이, 똑바로 막아봐라!”

“힉!”

운동장에 나가고 세 발자국이나 띄었을까? 그 녀석을 축구 왕! 슛돌이 17화에서 슛돌이가 터득한 독수리 슛을 작은 체구로 잘도 재현해 내어서 나를 향해 힘껏 찼다.

“미친놈아! 축구를 한건지 살인을 할 건지 똑바로 해!”

겨우 몸을 웅크려서 피해낸 공은 콘크리트 벽에 들이 받고는 ‘펑!’소리를 내며 터져버리고 말았다. 그나마 가끔 탁구라도 해서 반사 신경을 키워놓지 않았다면 저 일격에 두개골 함몰... 아니지, 머리를 노릴 정도로 높은 공은 아니었는데.......

“쳇, 피한건가. 다음엔 대를 끊어주겠어.”

대, 대를 끊는다고, 그렇단 말은 처음부터 축구공으로 얼굴을 노린 것이 아니었다. 남자들이 맞으면 갈비뼈가 1200개 부서지는 고통을 맛볼 수 있는 그곳. 나는 인간의 감정 따위는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종결자로부터 체육시간 내내 긴장을 놓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무의식중에 나의 손은 반사적으로 그 곳을 보호하고 있었다. 차라리 목숨을 가져가지. 잔인한 놈. 하지만 드디어 교실 밖에 수업은 끝이 났다. 선생님의 시선에서 놈이 할 수 있는 것은 얼마 안 되지. 탈의실로 돌아가는 길에 드디어 나는 안심이 된다는 것을 느끼고 나서야 ‘대’를 보호하던 손의 긴장을 풀었다.

“하, 드디어 안식이로구나.”

고의는 아니지만 긴장하느라 실컷 땀을 흘린 나는 체육복에서 교복으로 갈아입기 위해 탈의실로 향했다. 그때, 갑자기 스치는 섬뜩한 생각!

‘서, 설마 탈의실에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다가 그 녀석한테 걸리기라도 한다면.......’

“의사 선생, 이게 어떻게 된 일이요. 아랫도리에 감각이 없소.”

“완치 된 후에 말씀드리려고 했으나, 축구공이 좋지 못한 곳을 스쳐서....... 선생은 이제 대를 이으실 수 없습니다.”

“뭐, 뭐요? 그, 그게 무슨 말이요! 내, 내가 고자라니! 내가 성불구자라니! 말도 않되!”

단 3초 만에 지나간 야0시대의 명장면은 더 이상 내게 인터넷 상에 흔히 떠다니는 짤방이 아닌 미래로 다가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에 가던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두 다리 순간 부르르르 떨렸다. 수화 녀석이 외제차를 긁었다고 전화한 이후로 최고의 두려움이었다. 아니, 그 이상일지도.......

‘이 일을 어떻게 하지....... 이대로 가면 고자... 아니, 언어순화로 내시가 되기 십상이다. 뭔가 좋은 수를 내야해.’

그렇고 갈 곳 없이 복도에서 방황을 하며 생각하던 나는 3학년 탈의실로 향했다. 어차피 3학년들은 수능 준비하느라 탈의실은 커녕 체육 수업도 일체 안하니까....... 나는 천천히 계단을 올라 탈의실로 향했다. 내심 그 생각을 해낸 내가 자랑스러웠다.

‘역시 나란 남자. 조심성 많은 남자. 그건 그렇고 녀석 너무 잔인한 것 같단 말이야. 같은 남자인데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생각을.......’

한 손에는 교복을 들고 나는 3학년 탈의실 문을 열었다.

‘드르륵’

그리고 18년간 닫혀있었던 지옥문가 열렸다. 그 누구도 파악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너, 너 안경쟁이...”

그 안에는 이 소령 그 녀석이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물론 거기까진 문제가 아닌데, 이 자식 왜 가슴에 붕대를 칭칭 감고 여자 속옷을 입고 있는 거야. 녀석을 나를 보고 어쩔 줄을 모르고 얼굴이 있는 데로 붉어졌고 나는 녀석의 파란색 줄무늬 팬티를 보고 얼굴이 붉어지고. 근데, 남자애가 왜 이렇게 귀여운 거야. 내가 드디어 미친 게이가 된 건가?

“소, 소령아. 이거 오해지? 그래, 각자의 개성은 다르니까. 그래, 21세기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의 종말로 각각의 개성을 존재하는 사회가 되었지.......”

나도 내가 뭔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살기위해 뭔 소리를 못 하겠는가. 녀석의 얼굴은 이미 붉은 악마보다 붉어졌고 일은 이미 터졌다. 조폭 두목 아들래미가 여자 팬티를 입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아버렸으니....... 야, 이제 어떻게 하냐. 차 수리비가 1500만원이 아니라 병원비가 1500만원이 나오게 생겼다. 아니지, 어쩌면 죽일지도.......

“주 신라, 이 변태 새끼야!!!”

“잠깐, 변태는 내가 아니라 너.......”

“이 새끼! 너는 &^*#$ 해서 %##^& 한 다음에 #%^$#^&하고 #$@%#@^ 해 버릴거야!”

<여러분의 정신건강을 위해 또는 저녁 먹은 것으로 빈대떡 붙이기 원하지 않으니 다 알아들으실 필요 없는 부분은 잘라버렸습니다. 직접 상상해 보세요.>

녀석은 세상에 있는 나쁜 말이랑 욕이란 욕은 다하며 두 손으로 가슴을 가렸다. 나도 별로 남자 가슴에 관심 없다고 소리치고 싶지만 더 열 받게 했다간 명줄이 끊어질 것 같아서 입을 다물고 있기로 했다. 나는 최대한 평화적으로 타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지,진짜 오해야.”

“변태새끼! 네가 그러고도 인간이냐? 죽고 싶냐? 비열하다 못해 야한가보지?”

녀석은 손에 집히는 것은 무엇이든지 던지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책들이나 양말 걸상까지 전부 말이다. 하지만 다행히 한손으론 몸을 가리고 있기에 명중률이 낮았다.

‘휴~ 다행이다. 일단 죽진 않겠다.’

“변태 새끼 너 진짜 흑, 흑.”

녀석은 분에 못 이기는지 울기 시작하였다. 아무로 조폭 집안 도련님이긴 하지만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좀 귀여워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진짜 여자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이 가련해 보인 달까.......

‘정신 차리자.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그보다 제 지금 뭐 집었냐?’

녀석은 아까 걸상을 던질 때, 떨어졌던 무전기를 집어 들었다. 그 때, 갑자기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근육질 아저씨들 곰 아저씨.

‘그, 무전기는....... 아 꽃 됐다.’

녀석은 무전기에 대고 고함을 질렀다.

“곰! 살려줘!!!!!”

야, 임마. 그렇게 소리를 지를 거면 무전기를 쓰지를 마라. 일단 곰 아저씨 오면 말로는 대화가 불가능 할 터 내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 남은 방법이라고는 두 다리를 믿고 튀는 수밖에 없다.

“난, 암 것도 못 봤다!!!!!”

한 손에 들고 있던 교복도 뿌리치고 무조건 달리기 위해 뒤를 바라보았으나....... 자네도 알지? 이미 곰 아저씨와 전갈, 도마뱀, 악어, 독사 아저씨들까지 사이좋게 기다리고 계셨다. 검은 양복을 입고 온몸에 근육을 두른 아저씨들은 그 좁은 문에 꼭 껴 계셨다. 아마 나에게

‘꼬마야, 넌 이미 글렀어. 나갈 곳은 없고. 좋은 장례 회사나 소개시켜줄게. 풀코스야.’

“아, 안녕하세요. 곰돌이 아저씨.”

그리고 뒤에서 갑자기 뭔가가 내 정수리를 정확히 쳤다. 크나큰 충격에 몸에 균형이 무너지며 엎어지고 말았다. 아마 이 소령의 소행인 듯했지만 저항할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뭐 저항해 봤자 이 아저씨들한테 통할 것 같지도 않고.

‘이렇게 죽는 건가. 이렇게 죽고 마는 건가. 참 황당한 죽음이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2가지를 알았다. 조폭 도련님 괴상한 취미를 알아선 안 된다는 것과 소화기로 정수리를 맞으면 많이 아프다는 것. 그렇게 내 필름은 끊기고 말았다. 마치 고장 난 영사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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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의식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몸을 움직일 정도로 기운이 나질 않았다. 소화기 데미지가 꾀나 엄청나긴 했나보다.

“점마, 죽은 것 같은데요. 형님. 확 그냥 묻어 버리는 것이 어떨까 싶은데요. 저번에 김 사장 묻으려고 파놓은 구덩이 아직 쓸 만하지 말입니다.”

“긍가, 난 또 구덩이 없는 줄 알고 어떻게 하나 했지. 셋 셀 동안 안 일어나면 묻는 거다.”

갑자기 보스 급으로 되어 보이는 사람이 숫자를 세기 시작하였다. 목숨이 담긴 숫자세기!

‘지금 안 일어나면 이 사람 정말 날 묻어버린다.’

“하나”

“둘”

“이, 일어났습니다.”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후~ 진짜 죽을 뻔했다. 누군지 모를 김 사장님의 길동무가 될 뻔 했다. 나는 온몸이 쑤심을 느낄 수 있었지만 애써 눈을 떠서 주위를 바라보았다. 온통 검은 건물 안에 창문 2개 정도만 뚫려있었다. 그리고 있는 창문마저 쇠창살로 제대로 햇빛이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어디서 올라오는지도 모를 한기가 느껴져서 몸이 부르르르 떨렸다.

“젊은이 패기가 있네. 아까 일 기억나나?”

검은 정장에 뿔테 안경을 쓴 보스 급에 아저씨는 의자에 앉아있는 내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셨다. 그리고 살짝 미소를 머금고 계셨다,

“아까 일이라면.......”

아까 일이라면, 내가 고자가 될까봐 3학년 탈의실에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으려고 했고, 그때. 아, 나 유 소령, 그 자식의 알몸을 보고, 그것보다 여자 속옷을 입고 있는 해괴한 모습을 봤던 그 일을 말씀하시는 건가 보다. 어쩌지... 조폭 같은데 이렇게 죽는 건가.......

“뭐, 뭘 꾸물거리는 거야. 아빠! 그, 그 변태자식 죽여줘.”

공장의 검은 구석에서 또각또각 소리가 들리며 재수 없고 기분 나쁜 그리고 조금은 이쁘장한 치마차림에 긴 검은 머리의 유 소령이 등장했다. 근데 왜 치마를? 것보다 왜 긴 머리를........ 혹시 설마 저 녀석 진짜, 여자인건가. 그것도 아니라면 리얼 게이인가? 그렇게 된다면 게이를 보고 예쁘다 생각하는 내가 게이인가, ANG? 예쁜 여자 옷 입고 다니는 남자가 게이인가? 아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설마 아까 소화기 맞은 것이 잘 못 됬나?

“어, 그래. 우리 공주님. 근데, 이 녀석 아빠 맘에는 꾀 드는데.......”

잠깐, 그럼 진짜. 여자인거고....... 그 조폭 공주님 아버지는 내가 왜 맘에 드는 거지? 아 진짜 복잡해 죽겠네. 양자 물리학의 역학도 아니고 뭐 이렇게 복잡하냐고....... 잠깐, 그럼 맘에 들었다는 것은 안 죽고 걸어서 나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

“네가 여자인 걸 단번에 알아차린 것도 대단하고, 우리 공주님 따라 온 것 보니까, 여자 보는 안목도 있는 것 같고. 상당히 훈련 받은 경호원들도 눈치 못 채게 들어가는 능력. 여자 옷 갈아입고 있는 중에도 당당히 들어갈 수 있는 패기까지. 사나이 중 사나이지.”

잠깐만 아저씨 한참 오해하고 계세요. 근데 여기서 오해라고 말하면. ‘쓰레기’ 같은 놈이라고 부르면서 김 사장님 묘지에 묻어버리겠지. 그래, 목숨 부지하려면 그렇다고 연기하자.

“네, 그렇습니다. 댁에 낭자님이 저희 반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반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관심을 끌려고 비열한 척에 안 쓰던 안경까지 썼지요.”

완벽한 연기다. 자칫하면 조폭 공주님인 유 소령과 좋지 않게 엮일 수도 있겠지만 그게 목숨보다 중요하겠는가?


“그래, 역시 내 안목은 정확해. 우리 공주님. 네 생각은 어때?”

“아, 아빠. 아무리 그래도. 저 멍청이는 맘대로 옷 갈아입는 중에 쳐들어오고....... 그리고 내 알몸도”

갑자기 유 소령 녀석에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하였다. 나도 덩달아 붉어지기 시작하였다. 방금까지는 남자 몸을 봤다고 생각해서 부끄러움이 없었지만 진짜, 진짜 내가 여자 애 몸을 보다니.......

“지금까지 소령이가 가업을 이으려고 남자인척 했지. 다른 조직 후계자들이 이을 때, 우리 조직만 대가 끊기면 곤란했거든.”

잠깐? 대? 대라니....... 설마, 설마 지금 혹시 지금 내가 유 소령이랑 결혼이라도 해서. 대를 이으란 건가? 어떻게 하지....... 그건 내 시나리오가 아닌데....... 여자 친구라면 몰라도.

“잠깐, 아버님. 단지 이성으로 좋아한 것이지, 결혼까지는.......”

‘유 소령 너라도 어떻게든 해봐!’

녀석은 긴 검은 생머리로 커튼을 친 채, 붉어진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그리고 조그만 소리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겨, 결혼. 저런 녀석이랑 해도 괜찮은 걸까? 어쩌지, 어쩌지.......”

‘저 자식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소령이의 아버지는 입을 여셨다.

“자네 집안이 어렵더군. 내가 도와주겠네. 아버지가 진 빚이랑 이번에 외제차 건까지 모두 갚아주겠네. 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고시원도 우리 집으로 옮기게. 대신 우리 소령이 곁을 지켜주게.”

어, 엄청난 조건이다. 이제 생활 보조비도 받을 필요도 없고 아버지가 사채업자에게 진 빚이 6억 3000만원 거기에 차 수리비 1200만원 거기다가 살 집까지 마련해 주신다면. 빚쟁이 인생에서 탈출! 새로운 인생, 새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 주 신라 인생 만세, 만세, 만만세가 되는 것이다. 조폭 질 안하고 불법만 안 저지르면 되지 않겠는가? 그리고 어차피 유 소령도 별로 결혼하기 싫어하는 것 같고 조금만 참으면 알아서 깨지려 하지 않으려나?

“그럼, 그 제안 받아들이겠습니다.”

“좋은 생각이야. 사실 내가 너희 아버지랑 엄청 친한 사이였거든. 그때가 그립구만.”

“저희 아버지를 아세요?”

소령이 아버지는 제안을 받아드린다고 말씀드리자 껄껄 거리시며 흥미로운 이야기 소재를 꺼내놓으셨다. 그래서 도와주시려고 하시나? 아니면 내가 태어날 때부터 정약 결혼이라도.......

“그래, 10년 전 쯤부터 연락이 끊어졌긴 했는데 주 사장은 나랑 매우 가까운 사이였어.”

“학교 동창이셨나요?”

“아니, 녀석은 우리 회사 단골이었어. 서로 많은 걸주고 받는 사이였지. 나는 이자 165%를 받고 많은 돈을 빌려줬었지.”

‘아저씨, 그건 친구가 아니고 주군관계입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10년 전 쯤에 연락이 끊긴 것이 아버님 때문이란 것을 아직도 모르시나요.......’

당장이라도 입 밖으로 꺼내 놓고 싶었지만 여기서 한 마디라도 잘 못하면 6억을 내 내장으로 갚는 수가 있다. 그리고 시신은 김 사장님이랑 같이 매장 되겠지.

‘아, 앙대.’

“아, 그렇구나. 아버지랑 각별한 사이셨군요.”

“그렇지. 내가 신라군 같은 좋은 아들 안 뒀으면 지구 끝까지 그 자식을 쫓아가서 10년 전 연락 끝은 것처럼 좌 동맥을 *&$%# 해서 ^^&*$ 하려고 했는데....... 뭐, 신라군이 그렇게 해준다니 한 딸을 둔 아비로서 정말 기분이 좋아.”

(왜 *&$%# 자꾸 쓰냐고요. 아시잖아요. 세종대왕님 노하십니다.)

아버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아까의 유 소령의 현란한 말솜씨가 떠오르면서 ‘부전자전’이라는 선조들의 말씀이 마음에 깊이 와 닿았다.

“자, 그럼 신라 군. 약혼식은 다음 주로 식장 잡아 놨으니까 마음에 준비 단단히 하고. 오늘은 식구가 된 기념으로 식사나 한번 같이 하자고.”

‘도대체 이 집안은 왜 이렇게 진도가 빠른 거야. 처음 보는 남자랑 이렇게 약혼식 올려도 되는 건가?’

아버님은 의자에서 나를 일으키시더니 나를 뒤로 돌게 하셨다. 한참 긴장한 채로 아버님의 얼굴을 봐야했던 시간이 끝나고 긴장이 좀 풀어지는 듯 했으나 뒤를 돌아보자 더 섬뜩한 광경이 펼쳐졌다. 뒤를 돌아보자 100명 가까이 되는 검은 양복을 입은 울그락불그락 아저씨들이 잔뜩 서계셨다. 여길 봐도 곰 아저씨, 저길 봐도 곰 아저씨.

“형님 환영합니다.”

혀, 형님이라니....... 아버지 보고 계시나요. 저보다 곱절은 나이 많아 보이시고 곱절은 더 근육이 많으시고 곱절의 곱절은 더 우람하신 분들이 저를 보고 형님이라고 하십니다. 저 어떻게 합니까. 조직이 이렇게 큰 줄 알았으면 승낙안 하는 거였는데....... 제가

꼭 아버지 빚 때문에 데릴사위가 되어야만 합니까.

“안, 안녕하십니까.”

잔뜩 겁먹은 나는 절중에 가장 예의가 바르다는 일명 그랜절을 드렸다.

“주 신라, 멍청아. 낮은 사람한테는 인사하는 거 아니거든....... 그게 조직 규칙이야.”

유 소령 녀석은 자기가 내 마누라라도 되는 듯이 안쓰러운 표정으로 일어나라고 했다. 다행히 아버님께서는 껄껄 웃으셨다.

“하하, 소령이 너는 벌써부터 서방님 챙기는구나. 신라 군, 차근차근 배워 나가면 되는 거야.”

갑자기 ‘서방님’이라는 폭탄선언을 하는 아버님 때문에 소령이 녀석을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혼자 또 고개를 숙이고 중얼거렸다.

“서, 서, 서방님이라니. 저, 저 변태가.......”

유 소령 저 녀석 아까 학교에서의 패기는 다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그때는 여자인 것 전혀 모를 정도의 폭군 모드였는데 말이야. 저렇게 부끄럼을 많이 타는 줄은........

“아버님, 아직 결혼도 안했는데 ‘서방님’은 좀.......”

나는 가까스로 아버님을 바라보고 말씀 드렸다. 근데 이거 원래 유 소령이 해야 하는 말 아닌가?

“하하, 무슨 소리인가 신라군. 내일부터 너희 신방도 같이 써야할 텐데.......”

시, 신방이라니 어떻게 하냐? 이 분 절차도 순서도 없이 진행하고 계셔. 정말 잘 지낼 수 있으려나? 나는 골똘히 사색에 잠겨 있을 때, 아버님이 다가오셨다.

“아, 그리고 신라군 한 가지만 당부할게.”

아버지는 내 어깨에 손을 사뿐 올리시며 어깨동무를 하신 후 내 귀에 대고 속삭이셨다.

“공주님 눈에 눈물 낸 건 오늘이 마지막이다. 다음엔 얄짤 없어.”

사신의 눈빛과 목소리다. 그래, 작은 유 소령 건드리면 아주 안 되는 거야. 아주 엿 되는 거야.

“네, 넵 아버님.”

“그래, 시원시원 하군. 우리 가족이 된 걸 환영하네.”

그렇게 나의 생명권 및 기본권을 보장 받지 못하는 조폭 라이프와 유 소령이란 녀석과의 피비린내가 나는 로맨스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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