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마이페이지
 
Q&A
[공지] 노블엔진 홈페이지가 …
[꿈꾸는 전기양과 철혈의 과…
《노블엔진 2017년 4월 2차 …
[리제로 10 + 리제로피디아] …
[Re :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
 
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 3급 매니저, 치유담당 초파랑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중2병 오덕녀
글쓴이: 어린사랑
작성일: 12-07-01 17:36 조회: 2,278 추천: 0 비추천: 0

세상 사람들은 안 그렇다고 말하면서도 보여 지는 것을 참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한국사람들은 더더욱 그런 것 같다. 고급 브랜드가 다른 나라의 비해 배나 비싸도 가격이 잘나가는 것도 그렇고, 중.고등학생들의 비정상적인 노스페이스 붐(물론, 나도 그 고등학생이지만…)같은 것들을 보면 확신할 수 있다.

우린 한창 사춘기인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다. 다른 사람들 특히 자신의 또래 친구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신경을 쓴다. 그것도 엄청!! 어른들이 보기에는 비정상적일 정도록 쓴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 나이 때는 지극히 정상이다.

그런데… 지금 내 뒤에 있는 여자 아이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오늘은 모두가 고대하는 고등학교 입학식.

간단하지만 지겹고도 긴 입학식을 마치고 난 앞으로 1년간 함께할 친구들과 어색하게 교실에 앉아있었고, 세상모든게 귀찮아보이는 츄리닝차림에 선생님이 온 순간 간단한 자기 소개가 시작되었다.

아이들은 맨 처음 스타트를 끊은 애와 비슷한 레퍼토리로 이야기 했고, 몇몇 애들은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서인지 특별한 무언가를 했지만 한명도 내 머릿속에 남아 있지 않다.

무척이나 잠이 왔지만 그래도 첫날이기에 의리를 지키기 위해 꾸벅꾸벅 졸며 아이들의 자기소개를 듣는데 사건이 터진 것이다….

충격적인 자기소개에 우리는 모두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그 자기본인은 아무렇지 않은 듯….

“…….”

팔짱을 낀 채 칠판앞에서 당당하게 서서 우리를 쏘아보고 있었다. 긴 머리를 머리뒷쪽으로 일자로 묶어 늘어뜨린 그녀의 이름은 이나리.

머리를 묶었음에도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는 샴푸CF에 나오는 머릿결처럼 윤기 있어 보였으며, 눈은 얼굴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착각이 들 정도로 크고 뚜렷했다. 굳게 다문 입술은 뚱해보였지만, 연분홍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분명히 저런 뚱해보이는 표정만 아니면 엄청난 미인임에 틀림없었다.

저렇게 이쁜 아이가 어쩌다가….

그녀는 우리를 한번 둘러보더니 콧방귀를 끼고는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세상 모든 게 귀찮아 보이는 우리 선생님은 잠시 5초정도 멍하니 있다가 다음 학생을 나오라고 했다.

이 쯤만 해도 몰랐다. 나는 그녀를 조금 특이한 아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이 여자 때문에 내 고등학교 생활이 그렇게 꼬일거라고는 조금도 우주전체분의 탁구공정도로도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

당연하다면 당연하다고 해야할까?

순수 겉모습만으로는 그 이쁘장한 미모로 반의 중심이 되었어야 하는 아이였겠지만, 그 너무나도 특이한 성격 때문에 반에서 겉도는 존재가 되었다.

고등학생이나 되어서 너무한 게 아니냐고 질타한다고 해도 우리반 아이들에게는 정당한 변명이 있다.

일단은 무척이나 예쁜 아이이다. 남자 몇 명과 여자 몇 명이 그녀에게 먼저 말을 걸얼었다. 하지만 그녀에게서 돌아온 말은 “꺼져!”,“닥쳐!”같은 말이었다. 게다가 자신이 천룡인인 것 마냥 마음대로 행동했다. 그렇게 행동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그녀와 어울릴 수 있겠는가?

당연히 어울릴 수 없다.

근데 조금 불쌍하긴 불쌍하다. 자기소개 때 했던 말이 어떤 유명한 애니의 여주인공인 자기소개때 했던 말과 문장하나 안 틀리고 똑같았다고 한다.

거기다가 자신이 남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다고 하는 그 비뚤어진 자세 때문에 중2병 오덕녀라는 무척이나 불명예스런 별명으로 불리게 되었다.

물론 그녀의 이쁜얼굴과 그녀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카리스마 때문에 아무도 대놓고 말 못하지만 말이다.

아! 근데 오해 하지 마라.

내가 이렇게 잘 알고 있는 것은 내가 절대 그녀에게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다. 그녀에 대한 것은 이미 우리 반에서 우리 반학생이라면 어쩔수 없이 알게 되는 상식이라면 상식인 것이다.

생각해보라. 각반마다 특이한 애가 있다면 그 애에 대한 이야기를 수도없이 하게 될 것이다. 나도 그래서 알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빌어먹게도 그녀의 짝지가 되어버려서 알기 싫어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오해하지마!!

나도 피해자다. 그 녀석이 뿜어내는 아우라 때문에 내 자리 근처에는 이제 아무도 오지않는다. 입학실날 우연히 알게 된 두 녀석을 제외하곤 우리반에 친구라곤 없다.

대체 난 왜 그녀와 짝이 되었는가에 대해 심각하게 신세 한탄을 하며 등교를 하고 있는데….

“안녕 현아!!!!!!!!!!!!”

갑자기 내 옆에서 누군가가 내 귀에 대고 크게 소리를 질렀다.

나는 당혹감과 짜증이 반반 섞여 나도 모르게 인상을 구기며 그 소리의 진원지로 고개를 돌렸다.

거기에는 나의 제일 친한 소꿉친구 이연희가 화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마치 잔소리를 하려는 어머니처럼 설교할 자세를 잡고 있다. 오른쪽 두 번째 손가락을 세우고 그것을 까닥거리며 설교를 한다.

“야! 대체 내가 너를 몇 번을 불렀는데……. 너 너무 한 거 아니야?”

나는 나에게 잔소리를 하는 나의 소꿉친구를 멍하니 쳐다봤다. 이봐, 좀 봐달라고… 요즘의 난 정말로 힘들다고…….

“내가 말이야! 저번에도 말했잖아. 너처럼 평범한 애는 여자한테 친절해야 한다고 했지? 하아…. 그때도 말이야.”

적어도 10분을 계속 될것 같던 설교가 도중에 멈췄다.

“뭐야? 오늘 기분 안 좋은 일 있어?”

역시 내 소꿉친구다.

내 기분이 안 좋은 걸 너무나도 놀랍게 캐치해냈다. 뭐 소꿉친구가 아니라도 눈치가 조금이라도 빠른 애면 눈치채겠지만 말이다.

“묻지도 마….”

“그래 안 물을게.”

내 말을 빠르게 자르며 대답하는 내 소꿉친구.

“야! 그게 그뜻이 아니잖아.”

한국말은 끝까지 듣는 게 미덕이다. ‘한국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안다’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

물론, 이번 건 화가 다 안풀려서 심술 부리는게 분명하지만….

“아무튼, 나 요즘 너무 힘들다.”

살짝 한숨을 쉬며 말하자 소꿉친구는 무척이나 궁금하다는 듯 리액션을 취해주었다.

“왜 그래??”

“너도 이나리 알지?”

그 말을 시작으로 대충 나의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녀석이 처음 자기소개에서 했던 말부터 평소하는 행동 그리고 그녀와 짝이 된 상황까지….

나는 이제 그녀의 위로의 말을 기다렸다.

마치 도라에몽의 주머니처럼 ‘도라에몽 이게 필요해!’라고 말하면 그 4차원의 주머니에서 그에 필요한 도구를 꺼내주는 것 처럼 내가 고민을 상담하면 그에 대한 해답을 내주었다.

분명히 이번에도 훌륭한 대답을 해줄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을 나의 기대감을 산산히 부서버렷다.

“너가 나쁘잖아!!!”

그녀는 화를 내며 나에게 다가왔다.

연희의 얼굴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까워졌다. 이 타이밍에 바람이 분듯 여자아이의 달콤한 냄새가 갑자기 확 올라왔다. 진한게 아닌걸로봐선 향수는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샴푸냄새?

“그런애랑 짝지가 되었으면 네가 챙겨줘야 하는거 아니야? 내가 말했잖아. 여자아이한테는 친절해야한다고!!”

연희는 흥분한 듯 점점 나에게 다가왔다.

한 마디 한 마디 할 때마다 나에게 가까워지더니 결국 숨결이 닿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그 달콤한 냄새가 더욱 진해졌다.

“…….”

냄새때문인지 아니! 절대로 이 달콤한 냄새 때문에 내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

연희가 말을 멈추고 눈이 마주쳤다.

내 얼굴이 붉어져서 일까? 연희도 그것에 반응을 했다. 약 3초정도 어색하게 연희와 눈이 마주쳤다.

마치 러브코미디의 한 장면처럼 서로 얼굴을 재빠르게 돌렸다.

그러면서 느낀것인데….

그러고보니 지금은 등굣길이었다. 지금 주위엔 나와 똑같이 등교를 하고 있는 애들이 여럿 있었다. 아아! 정말이지….

“아무튼!”

연희는 이 상황에서도 하던 잔소리는 마저 해야했는지 3분정도 여자애한테 왜 친절하게 해야하는지를 열심히 설명했다. 나는 그것을 한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연희를 보았다.

흰 피부와 눈 밑에 있는 점. 그리고 뭔가 모르게 단정해 보이는 분위기에 그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게 나이보다 2~3살 정도 어려보인다.

청순하면서도 단아한… 분명히 이쁜 편에 드는 아이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여자로 느낀 적이 없다.

근데 그 달콤한 냄새 때문에 순간 가슴이 두근거렸다. 사람마다 이성을 볼 때 많이 사용하는 기관이 다르다고 화는데 아마 나는 후각이 꽤 많이 사용되는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순간 이지만 두근거렸을 리가 없다.

“야! 현아!!!”

“어??”

“또 내말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렸지??”

연희를 나를 화난 얼굴로 올려다보며 이렇게 물어보았다.

“대체 언제쯤 넌 내 말을 들거니….”

그러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딱히 내가 소꿉친구의 말을 듣거나 그렇게 해야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다만…. 일단 연희의 한숨에 나는 미안하다고는 해두었다.

“정말 잘해줘야해!!”

연희는 학교에 다 오고나서도 그 천룡인한테 잘해줘야한다고 몇십번을 강조한 후에야 나를 내 교실로 보내주었다.

“…….”

내 짝지인 천룡인께서는 뭐가 또 기분이 좋지 않은지 여전히 뚱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계셨다. 아니. 왠지 모르게 평소보다 기분이 더욱 안 좋아 보였다.

연희와의 약속도 있었고 이대로 어색하게 1년동안 지내는 건 절대로 싫었기에 자리에 앉으며 자연스럽게 말을 건냈다.

“표정 안 좋네. 무슨 안 좋은 일 있어?”

예쓰! 무척이나 자연스럽게 말을 건냈다. 제법하잖아!!

나 자신에게 대견스러움을 느끼며 나리의 대답을 기다렸다. 나리는 잠시 나를 노려보더니 평소보다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별로…. 너랑 상관없잖아.”

그리고 다시 죄도 없는 칠판을 강하게 노려봤다. 그저 앞을 보고 있을 뿐 인데 칠판이 불쌍해질 정도다

제길…. 이 녀석 정말 마음에 안 든다.

남이 기껏 말을 건내 주었는데도….

“그래?”

일단 연희의 말대로 최대한 친절하게 대화를 마무리하고 나도 수업을 준비했다. 딱히 공부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지라 딱 원하는 대학을 갈 정도로 공부를 하는 나다. 지금은 공부보다 훨씬 중요한게 있다.

그것은 바로 나리의 관찰이다.

이대로 있으면 연희의 잔소리에 엄청 괴로워질것이 분명하였기에 난 연희에게 면죄부로 재출 할 나리의 이상한 행동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나리의 이상한 행동은 너무나도 많지만 가장 이상한 행동 세가지를 이야기하자면….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 교실에 있지 않고 어딘지 가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입학식 다음날 학교선생님과 클럽활동을 활성화시켜달라고 건의를 한 것 같다.

이 학교에 온 이유가 작년까지 있던 클럽활동 때문이라나 뭐라나…. 그리고 그녀의 마지막 기행은…. 한 여자아이를 성희롱하다고 걸렸다고 하는 것이다…….

“제길!!! 너라면 저런 애라 친하게 지낼 수 있겠냐고!!!”

친구들과 같이 온 자판기 옆에서 혼자 흥분하여 나도 모르게 소리 질러버렸다.

그런 나를 나의 친구들은 가슴속 깊이 공감해주었다. 제일 먼저 친해진 심준양이라는 녀석이 내어깨를 두들겨주며 말했다.

“힘내. 조만간 자리 바꾸겠지.”

아니. 우리 모든게 귀찮아 보이는 담임은 아마도 안 바꿀 것이다. 일주일밖에 안되었지만 아마도… 아니 거의 확실해 보인다. 그 녀석 정말 세상 모든 게 귀찮아보인다.

임용고시는 어떻게 통과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말이다.

“야. 그보다 현아.”

아! 그러고보니 자기 소개가 늦었다.

현이라는 것은 나를 부르는 이름이다. 내 이름은 한류현. 류현이라는 이름이 부르기 어렵다고 중학교 애들은 다들 현아라고 부르곤 했다.

그보다… 내가 고등학교 올라오고 나서 사귄 친구 2명은 전혀 나의 중학교와 상관없는 애들이다. 근데 어떻게 알고있지?

라는 나의 의문은… 내 친구의 다음번 말에 너무나도 쉽게 풀렸다.

“아침에 너랑 키스 한 애는 누구야?”

“푸훗!!”

제길!

너무나도 당황스러운 말에 1000원이나 주고 뽑은 박카스의 1/3를 바로 뿜어버리고 말았다.

대체 그걸 어떻게 봐야 키스라고 볼수 있냐고?

멀리서보면 그게 그렇게 보일수도 있냐? 대체 얼마만큼 멀리서 봐야 그렇게 보이냐?

“어! 그거 나도 궁금했어. 아까 내 짝지도 그거 나한테 물어보더라.”

또 다른 친구가 그렇게 말했다. 그렇게 말하는 걸로 봐선 적어도 우리반에서 2명이 아침에 그 장면을 목격했고, 그 2명다 그것을 키스하는 걸로 착각한 것이다.

“무슨 말을 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 너희가 들은 말 전부다 구라야. 그보다… 너 엄청 부럽다.”

“뭐가 부러운데…?”

“짝지랑 평범하게 이야기 하잖아…. 학교 생활 같아서 부럽다…….”

나의 진심어린 말에 그 녀석은 ‘뭐야?’라고 웃으면서 넘어갔다.

어이! 나는 진짜로 부러워서 한 말이라고!! 부끄러워서 말할 순 없지만 난 남녀공학으로 올라오면서 짝지와 러브스토리를 꿈꿔왔단 말이다.

“아무튼! 말 돌리지 말고 아침에 그 여자 누구냐?”

나의 절심함을 준양은 말을 돌린다고 생각하는지 대화의 화제를 원래의 화제로 돌렸다.

“평범한 소꿉친구다. 그리고 아침에 있었던 일은 그 애가 나한테 화 내다가 그냥 그렇게 된 거니까 괜히 이상한 소문 내지 말아줘. 부탁할게.”

말을 덧붙여 봤자 오해만 늘어날 주제다. 그래서 깔끔하게 진실만을 간단하게 말했는데 녀석들의 표정이 안 좋다.

“넌 소꿉친구가 화내면 키스로 풀어주는거냐?”

“틀려!!”

묘하게 오해가 있었다.

나는 그 오해를 풀려고 여러 말들을 했지만, 녀석은 자신이 본 것을 끝까지 키스라고 생각했다.

하아….

나중에 나와 연희의 행동을 보면 오해는 금방 풀릴 것이다. 잘 생각해보면 그렇게 신경 쓸 일도 아니다.

“아무튼 정말 아니니까! 괜히 이상한 소문내지마!! 그 애 그래보여도 은근히 무섭다고….”

확실히… 착하게 생긴 얼굴과 달리 화 가나면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저번에 한번 연희가 미친듯이 화낸 적이 있는데…….

생각하기도 싫다.

“야! 그러지 말고 진실을 말해줘!!”

녀석들은 아직도 포기하지 않은 듯 귀찮게 매달렸지만, 나는 그들을 무시하고 교실로 향했다.

교실에는 큰일이라도 난 듯 시끄러웠고,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발걸음을 서둘렀다. 사건의 중심지를 아이들이 둘러싸고 있었고,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자 왠일로 그 문제아가 쉬는 시간임에도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것으로도 충분히 큰일이었지만, 더욱 큰일은 그녀 앞에 있는 머리를 붉게 물들인 여자애였다.

“너 임마 장난하냐?”

책상을 강하게 내려치며 말하는 여자아이의 이름은 김세희. 왜 흔히들 있잖아? 좀 예쁜 여자애들끼리 뭉쳐다니는 애들중에 조금 날라리같은 애들… 그런 애들중의 리더격인 애다.

그래서 그런지 확실히 생긴 건 정말 이쁘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생머리는 붉은 색으로 물들였는데 그것이 약간은 도발적인 그의 눈과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그 눈으로 노려 볼때는 남자들도 흠칫 겁먹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그 눈을 나리를 조금도 지지 않고 노려보고 있다.

“…….”

“…….”

아니 오히려 나리가 이기고 있는 것 같았다.

“네 녀석들 무슨 구경났냐?”

자신역시 그것을 느꼈는지 괜히 다른 아이들에게 고함을 질러댔다. 아이들은 흠칫거리며 자신의 자리로 슬금슬금 움직였다. 그것은 내 옆에 있던 2명의 친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 역시 제아무리 여자라도 양아치와는 안 좋은 일로 엮이고 싶지 않지만….

내가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저 전투현장에 직접 들어 가야한다. 나의 자리 근처까지 오는 것은 성공했지만 자리에 앉는 것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 둘의 대화를 볼 수 밖에 없었다.

“너 방금한 말 다시 한 번 해봐.”

관자놀이가 금방이라도 터질 듯 움찔움찔 거리고 있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상대방이 그렇게 화나있으면 약간 움츠려들만도 하지만… 나리는 그러지 않았다.

남의 상태가 어떻든 그냥 자신이 하고싶을 말을 했다.

“뭐야? 너 귀가 안 좋은 거야? 입 닥쳐라고.”

교실의 분위기가 더욱 안 좋아졌다.

아까의 분위기가 찬 물을 끼얹은 듯 조용했다면, 지금은… 기름같은 걸 끼얹나?

뭐, 이런 썰렁한 개그를 칠 정도로 안 좋다는 것이다.

“너 말 달 했냐?”

“더 듣고 싶어?”

세희의 말에 그 문제아는 조금도 지지 않고 대답했다. 몇 번의 말이 더 오고갔고 그때마다 세희의 표정은 더욱더 굳어갔다.

결국 세희는 참이 못하고 뺨을 때리려는 듯 손을 뻗었다.

당황한 나는 내가 생각해도 엄청난 속도로 세희의 팔을 잡았다.

나이스 타이밍!

나는 속으로 나이스를 외쳤다. 하지만….

짜악!

나리도 그와 동시에 세희의 뺨을 때렸다. 나리는 나를 보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나이스 어시스트.”

세희는 황당한 표정으로 나와 나리를 번갈아보았다.

예쁜 얼굴이 빨갛게 부어올랐다. 당장이라도 치료해주고 싶었지만… 이 상황에서 그랬다가 내 얼굴 또한 그렇게 될 것이다.

아! 아니다.

“넌 뭐야!”

세희가 화를 내며 나의 뺨을 때렸다.

그러지 않아도 뺨을 맞는구나….

“여기앉는 애다. 아무래도 네가 지 자리에서 시끄럽게 떠드니까 화난 것 같은데?”

“…….”

너무 억울해서 나리를 멍하니 쳐다봤다.

이 녀석 나한테 악감정이 있는 걸까? 도대체 왜 상황을 이렇게 악화 시키는 거야?

“그런거냐?”

세희는 그 예의 무서워 진 눈으로 나를 노려봤다.

별로 대범하지 못한 나로선 순간 흠칫하고 말았다.

“아,아니야.”

“그러면 내 팔을 왜 잡은 거야? 이딴 녀석 맞아도 상관없잖아!!”

아아 확실히….

아마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 녀석이 맞든 안 맞든 상관없을 것이다. 이 녀석과 교우 관계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쌓은 녀석은 없으니까…. 하지만… 그래도 이 녀석 여자잖아?

라고 말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래서 난….

“폭력은 나쁜거야.”

라는 더욱 오그라들 수도 있지만 그래도 조금은 멋진 대사를 했다.

“…….”

세희는 황당해져서 나를 쳐다봤다.

“이 녀석은 나를 때렸는데?”

“그것도 나쁜거야.”

“그러면 때려도 되지?”

“안돼!”

“짝지끼리 쌍으로 나를 엿 먹이냐??”

아까보다 더 화가나서 나를 노려보는 세희. 아마 나리에서 나로 표적이 바뀐 것 같았다. 확실히 나리를 계속 공격하는 것 보다는 화풀이에는 더 효과적일 것이다.

화가 나서 폭주하려는 세희를 소식을 듣고 온 그의 친구들이 말렸고, 나와 나리에게 ‘나중에 보자.’라는 무서운 말을 남기고는 때마침 들어오는 선생님을 무시하고 수업을 쨌다.

확실히 양아치군….

“…….”

그래 확실한 양아치다.

나는 그런 양아치에게 찍혀버린 것이다. 아마도… 그 녀석이 아는 오빠라던가 나보다 싸움잘하는 내 또래애들이 나를 치러오겠지.

그렇게 된다면…….

으아아아아아아아!!!

정말 정말 짜증나다 못해 혈압이 급격하게 상승한다.

“손톱뜯어먹지마. 정신사나워.”

나의 멘붕에 가까운 정신상태와 다르게 나리의 멘탈은 고요하고도 평화로운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손톱을 뜯고 있었는지 그것을 지적하면 화를 냈다.

이 여자…. 혹시 엄청난 거물이 아닐까?

조폭계의 딸이라던가… 엄청난 재벌계의 영아라던가….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당당할 수가 없다. 게다가 그런 환경이 아니라면 이렇게 제멋대로인 성격으로 클수가 없을 것이다.

대체 뭐야?

내 머릿속을 괴롭히는 수 많은 생각들이 종소리와 동시에 어느정도 수그러들었고, 나리는 언제나 그랬던 것 처럼 교실밖 어딘가로 떠났다.

“야야! 너 괜찮냐?”

고등학교와서 친해진 친구 둘이 나를 걱정해주러 왔다.

“너라면 괜찮겠냐?”

잔뜩 침울해진 나의 말에 내 친구들은 말 없이 등을 두들겨 주었다. 정말이지 고마웠지만 미안하게도 힘을 전혀 조금도 나지 않았다.

그저 멍하니 하늘만 바라 봐.

한참 지난 유행가의 한 구절만이 내 머리에 울려 퍼질 뿐이었다.

* * *

여차저차 하루의 수업이 끝났다.

세희는 수업이 마칠 때까지 끝나지 않았고, 나리는 그런 것에 조금도 관심이 없는 듯 교실을 빠져나갔다. 무언가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던 것도 같은데 그저 기분 탓 일거다.

그녀가 나같이 평범한 놈한테 관심을 가질 리가 없지 않은가.

그보다 집에 가는 길이 상당히 무섭다.

세희가 자신들의 친구들과 같이 학교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지 않은가?

이럴때 필요한 것은 우정의 힘이다!

“야! 집에 같이 가자!”

라고 말했지만 ‘이봐 친구들 우리 우정의 힘으로 양아치들을 물리치자고!’라고 들어야한다.

“미안! 약속이 있어서!!”

“나도! 약속이 있어!!”

그 우정의 힘은 한여름의 눈사람만도 못한 것인 듯 조금도 형채가 없었다.

알게 된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저 녀석들이 한가한 것 정도는 안다. 하하…. 확실히 우린 알게된지 일주일정도 밖에 되지 않았군.

“그러면 내일봐!”

반 친구라는 녀석들은 금방 손을 흔들고 내 시야에서 멀어져갔다.

하하…. 그러면 금방 시작한 이 이야기는 내가 양아치에게 맞아 죽는걸로 끝맺어 지는 것이냐?

싫어! 싫다고!! 난 이제 겨우 17살이란 말이다!

좀 더 평범하고 아니 평범하면서도 즐거운 고등학교 생활을 하고 싶단 말이다!

제길… 나리녀석…….

이게다 그 녀석 때문이다.

“…….”

목까지 올라오는 욕을 참는다.

일단 진정하자.

세희라는 애 그래도 착해보였다. 확실히 양아치처럼 보였어도 다른 애들을 대할 때…. ‘너희들은 흔남 흔녀고 난 훈녀야 오호호호!!’같은 느낌은 있었다.

하지만… 다른 애들한테 확실히 잘해주는 면이 없지않아 있었다.

“집단구타를 하는 애는 아닐거야….”

난 나의 직감을 믿는다.

세희는 착한 아이라고 굳게 믿으며 창문넘어 교문을 봤다. 그곳에는 누가보아도 튀는 붉은 머리가 서있었다. 그리고 그 주위에는 누가보아도 ‘나 오늘… 불량해요.’라는 포스를 내뿜는 애들이 있었다.

“제길!!”

참으려고 노력했던것이 무색하게 저절로 입에서 욕이 나왔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내가 저들에게 처참하게 밟히는 모습이 그려졌다. 난 그냥 나리가 맞을 것 같았기에 도와줬을 뿐이다.

세희를 때린 것은 나리고 나는 조금의 잘못도 없…을까?

“없는 게 분명하잖아!!!”

하지만 있다고 우기면 충분히 우길 수 도 있는 이 불편한 진실이 너무 싫었다.

“아아!! 어쩌지….”

고민의 고민을 거듭했다.

어떻게 해야 이 최대의 난제라는 적에게 크리티컬 데미지를 터뜨릴 수 있을까?

정답은!

내가 먼저 공격하지 않는 이상 크리티컬 데미지를 터뜨릴 수 없습니다!

“그래 부딪히고 보는거야!”

녀석들도 사람이다.

지금쯤이면 세희는 어느정도 흥분을 가라앉혔을 것이고, 그 상황이라면 충분히 말로써 해결이 가능하다.

“좋았어!”

마치 1인 연극처럼 다짐을 한 나는 녀석들의 동태를 지켜보기 위해 다시 한번 그들을 봤다.

그들에게 당당하게 한 여자아이가 다가가고 있었다.

그녀는 바로… 나리였다.

그런 나리에게 그 양아치 무리들이 접근하고 있었다. 마치 학익진처럼 그녀가 도망치지 못하게 포위를 하고 있었다.

이봐! 그러라고 그 전법을 충무공께서 만드신게 아니라고!!

“제길!!”

나는 어느 정도의 책임감을 느끼며 그곳으로 뛰어갔다.

머릿속엔 그래도 여자애가 맞는 것 보다는 내가 맞는게 낫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래도 여자대신에 맞으면 보기가 좋겠지라는 생각 반.

그녀가 어느정도 진심으로 걱정이 반이었다. 그래도 같은 반이 된 인연과 정이라는게 있다.

“허억! 허억!”

심장이 터질 듯 교문으로 뛰어갔을 때 이미 그들을 사라진 뒤 였다.

나는 근처에 있는 학생 중 아무나 잡아 녀석들이 어디있는지 물어보았고, 나의기세에 당황했는지 그 애는 순순히 녀석들이 어디로 갔는지 가르쳐주었다.

나는 녀석이 가리킨 방향으로 있는 힘껏 달려갔다.

그리고 그곳에는 믿지도 못할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거,거짓말….”

세희는 다리에 힘이 풀린 듯 벽에 기대 서 있었고 다른 불량아들은 모두 기절한 듯 뻗어있었다.

마침 나리 주위로 바람이 쌩 하니 불어 싸움에서 이긴 황야의 무법자랄까?

그런 느낌이 났다.

아니.

그런 감상평은 제쳐두고… 이럴 땐 누구보고 괜찮냐고 해야 하는 것일까?

“대체 그 전기충격기는 뭐야??”

그녀의 지적에 나리의 손에 쥐여진 전기 충격기를 보았다.

아하… 저 녀석들 나리에게 맞은 게 아니라 전기 충격기로 구워진건가. 이렇게 되면 나리한테 덤빈 양아치들을 위로해야할 것 같다.

“그 녀석들의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거든…. 그래서 항상 호신용으로 들고 다니는 거야.”

그 녀석들?

나리가 전기충격기를 들고 다니게 할 정도로 위협적인 무언가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일까?

“그러면 너도….”

파츠츠츠츠츠.

파츠츠츠츠츠.

나리가 버튼을 누를 때마다 전기 충격기에서 스파크가 무서운 효과음을 내며 튀겼다. 멀리서 보는 내가 이렇게 무서운데 세희는 얼마나 무섭겠는가? 물론 어느정도 잉과응보이긴 하지만….

생각이 거기까지 뻗자 이번에도 나도 모르게 또 그 둘 사이에 말려들었다.

“그,그만둬!!!”

내가 중간에 끼어들자 나리는 뚱해진 표정으로 나에게 전기충격기를 들이 되었다.

흠칫!

저절로 몸이 움츠러들었다.

전기충격기와 쓰러져있는 애들이 번갈아 내 시야에 들어왔다.

“넌 아까 나를 도와주지 않았어?”

“…….”

그래. 분명히 난 너를 도와줬지.

하지만 네가 맞을 것 같은 상황에서 구해주는 걸 도와준 것이지 네가 세희를 때릴 수 있게 도와준 게 아니야.

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한국말 못 해?”

나를 노려다보며 말하는 나리는 기분이 더욱 나빠진 듯 인상을 구겼다. 예쁜 여자애가 나를 보며 인상을 구기는 걸 보는 기분….

얼마나 안 좋은지 아는가?

“할 줄 알지….”

공포감을 극복하고 말을 꺼냈다.

“그래? 그러면 비켜줘라는 동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알겠네. 비켜.”

강압적인 명령에 당장이라도 비켜드리고 싶었지만 그래도 비키지 않았다.

“하아? 한국말 잘 안다고 하지 않았나?”

“잘 알긴 하지…. 근데 그건 좀 너무 하지 않나 싶어서…….”

나의 말에 나리의 표정은 절을 지키고 있는 도깨비처럼 일그러졌다. 금방이라도 절을 지키기 위해 나를 제거해버릴 것만 같았다.

“너무하다고? 그러면 이 여자가 나한테 하려고 한 짓은 어떻게 생각하는건데?”

“…….”

물론 그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칫! 기분 나빠.”

나리는 그렇게 말하고는 전기 충격기를 다시 가방안으로 집어 넣었다.

“아까의 어시스트에 대한 보답이야. 그러니까 빨리 꺼져.”

그런 험악한 말을 하고는 나리는 ‘정말 기분 나빠.’오라를 풀풀 풍겨되며 사라졌다.

“휴우….”

안도의 한숨이 나오며 극도의 긴장감이 풀렸다. 그리고 그재서야 나의 옷을 잡아당기고 있는 작은 힘을 느꼈다.

그쪽으로 돌아보자 세희가 내 옷깃을 살며시 잡고 있었다.

“…….”

아직도 잔뜩 겁먹어서는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 모습이 평소 나리와 맞먹는 포스를 풍기던 아이라고는 전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여자 애 같고… 귀여웠다.

“저,저기 괜찮아?”

조심스럽게 말을 붙이자 그재서야 녀석은 정신을 차린 듯 짧은 탄식을 내 뱉었다.

“아….”

고맙다는 말을 기대한 것은 아니다.

애초에 그런거 들으려고 한 것도 아니고, 여자애한테 친절해야한다는 연희의 말에 어쩌면 나도 모르게 세뇌가 되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으니까.

그니까 굳이 고맙다는 말은 안 받아도 상관은 없었다.

하지만 이 다음에 세희가 나한테 한 짓은 내 상상을 초월했다.

“뭐,뭐하는 짓이야아아아아!!!!!!!!!!!!!!!!!”

세희는 버럭 화를 내며 나에게 로우킥을 날렸다.

“으아아악!!”

정확하게 정강이를 노리고 오는 로우킥은 정신이 아득해질정도의 충격을 전해왔다.

“뭐하는 짓이야!!!”

나를 그 무서운 눈으로 쳐다보며 그녀는 다시 한 번 한자 한자 힘줘 말했다.

“나는 그냥 너를 도와주려고….”

순도 100% 진심이 담긴 그 말을 세희는 마치 중국산을 대하 듯 신뢰도 없이 받아들였다.

“내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 아까 넌 나를 괴롭혔잖아.”

억울하다!

그건 누가보아도 나리를 도와준 것이다. 세희를 괴롭히려는 의도가 조금도 없었다는 건 그 어떤 바보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설마 이 녀석… 바보인걸까?

“그 눈초리는 뭐야?”

내 속마음이 표정이 반응한 듯 세희가 화를 냈다. 나는 얼른 활짝 웃어보이며 부정의 의미로 손을 흔들었다.

“아,아무것도 아니야.”

“…….”

내 말이 이상했던 것인지 그녀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나를 봤다.

그 도발적이면서도 당당한 눈과 약 3초간 눈빛교환의 시간을 가지자 내 얼굴은 저절로 붉어졌다. 나는 그것을 애써 숨기기 위해 얼른 고개를 돌렸다.

난 절대 겁먹어서 고개를 돌린게 아니다.

“너 나랑 같은 반이야?”

 
 
 
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제휴문의 이용약관 개인정보보호정책
주소 : 인천광역시 부평구 평천로 132 (청천동) TEL : 032-505-2973 FAX : 032-505-2982 email : novelengine@naver.com
 
Copyright 2011 NOVEL ENGIN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