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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미스틸브레인즈
글쓴이: 진해마경
작성일: 12-02-10 23:30 조회: 2,370 추천: 0 비추천: 0

프롤로그


그날.
‘나’라고 하는 존재는 여느 때와 같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이었으며, 잠깐이지만 이 세계에 불명확한 조직이 들이닥쳐 침략을 하려는데 어떤 소녀와 소년이 나타나서는 서로가 힘을 합쳐 싸우는 그런 내용의 애니메이션을 어제쯤에 보았기 때문에 그 내용을 떠올리면서 상점가를 걷고 있었다.
‘나’라고 하는 평범한 고등학생의 위치에서 평범하다고 생각되는 범주에서 절대로 벗어나지 않는 일탈의 행위라고 하는 것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으며, 류하는 여느 때와 같이 평범하게 학교로 가기 위해 일찍 일어나고 허겁지겁 샤워를 하며 밥을 먹고는 옷을 갈아입고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서는 등의, 누구나가 경험할 법한 일상을 충분히 만끽하고 있었다.
「알고 있어. 하지만 그런 평범하지 않은 일탈된 현상은 이런 물리법칙이 제대로 구성이 된 평범한 일상만이 반복될 뿐인 이 공간에서는 절대로 일어날 수가 없잖아.」
류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속으로는 조금이나마, 약간이나마 일말의 기대를 걸어보기도 했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렇게 3년 전까지만 했어도 류하는 당연히 그런 생각을, 아니… 그러한 망상을 자주 하던 측에 속해 있었고, 지금에 와서는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날 리가 없으니까 그만 집어치우고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자.」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성장했다.
솔직히, 육체와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이런저런 생각들만이 조금 달라지고 커졌을 뿐이지, 따로 어린 아이가 조숙하게 어른인 척 구는 정도까지는 성장하지 못했다.
어차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나’라는 존재는 어딜 가나 똑같이 평범한 머리스타일을 하고 있고, 평범하게 생각을 하며, 평범한 성격과 성적에 머무는 정도의 인물밖에 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딱히 누군가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있어서 괴롭다거나 그 반대로 내가 모가 난 성격이 아닌 이상은 절대로 문제를 일으키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차피, 그럴 생각도 없지만….
그랬다가는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문제아로 찍혀서 감시를 받는 생활을 하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 비관적인 생활은 바라지도 않는다.
아니, 바라고 싶지도 않을뿐더러 그런 저급한 일상 따위는 일삼으며 다니고 싶지도 않다.
“하아….”
오늘도 여전히 추운 날씨다.
3월임에도 불구하고 바람이 엄청나게 강해서 그런지 체감온도는 마치 영하권으로 떨어진 것 마냥 이가 부딪치고 몸이 시릴 정도로 떨려왔다.
어쩔 수 없지.
입춘이 지나서 봄이 찾아오기는 했지만, 아직은 꽃샘추위라고 하는 것이 남아있다. 그런 기후의 사정을 고려하면 괜스레 춥지 않다고 생각하고서 동복 자체만 입고서 학교로 등교를 했던 나 자신이 한심하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여전히 몸은 떨려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뛰어서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제 01장 : 비 일상은 갑자기 찾아오고


일상이라고 하는 것은 그렇게 멀리 있지 않은 우리들이 자주 보고 경험하는 그런 것들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지만, 의외로 세상에는 알려지지 않은 특이한 비 일상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고 류하는 생각했다.
물론, 이처럼 바보 같은 상상은 중학교 2학년 이후로 그쳤으며, 지금은 충실하게 평범한 일상을 만끽하며 살아가고 있다.
정말로, 이렇게 평범한 일상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충분히 불러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하아암-”
길게 하품을 늘어뜨리며 침대에서 내려오게 된 류하는 곧장 화장실로 향했고, 세수를 하게 되었다.
교복으로 갈아입고, 가방을 챙겨 부엌으로 나오니 막 완성되어 가는 아침식사들이 식탁에 나열되어 있었다.
류하는 그것을 보며 작은 목소리로 “잘 먹겠습니다.”라며 중얼거린 뒤, 허겁지겁 젓가락을 놀리며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빨리 먹지 않아도 아직 시간은 충분할 텐데…?”
“아아, 오늘 당번이라서 조금 일찍 가 봐야 해.”
어제는 분명… 시간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사실은 조금 늦잠을 자 버렸기 때문에-허겁지겁 먹었지만 오늘의 경우에는 조금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무래도 당번활동이라고 하는 것에는 아침반과 오후반이 존재하는데, 어제 가위바위보의 결과, 아침반에 그대로 걸려들게 된 류하는 탄식을 하면서 현실에 녹아들어 수긍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되어 지금은 허겁지겁 맛을 느낄 겨를도 없이 밥을 먹고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섰다.
“그럼….”
후우… 길게 숨을 가다듬고 뱃속에서 요동치는 음식물들을 진정시키고서 류하는 현관에 서서 웅얼거리듯이 말했다.
“다녀오겠습니다.”
“응~ 다녀오렴.”
부엌에서 내 목소리를 들었는지, 어머니께서 대답해 주셨다.
뭐,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하고 머쓱한 기분을 숨기기 위해 머리를 북북 긁어 헤치고는 그대로 현관을 열고 등굣길에 올랐다.
그건 그렇고… 등굣길에 오른다고는 하지만 사실은 학교가 집에서 지하철로 네 정거장이나 떨어져 있기 때문에 조금 서두르지 않으면 당번은 고사하고 그대로 지각까지 연결될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이 드는 시간이 되어 있었다.
“이크,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되겠네.”
류하는 혼잣말을 곱씹으며 달리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점점 일상과 멀어져가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고 있지 못했다.
솔직하게 말해서, 그런 사소한 것 까지 눈치를 채면 나 자신은 어딘가의 에이션트와 같은 능력자가 되어 버리고 만다.
어차피, 그럴 일은 없으므로 줄곧 일상이 이어지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열심히 달리고 달려서 지하철역에 도착을 했다.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는 부산에서도 중상위권에 속하고 있는 진학을 목표로 하는 고등학교였기 때문에 그렇게 자율성이 많이 부각되어 있지는 않지만… 동아리활동이라든가 그런 쪽으로는 전면적으로 지원을 해 주고 있는 편이기는 하다.
그런 점에 있어서는 조금, 감사의 말씀을 올려야 마땅할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히 대한민국에서 동아리활동을 할 수 있을 법한 고등학교는 그렇게 사실상 많지도 않고, 거의 존재하지도 않는다.
대부분이 밤늦게까지 남아서 공부를 한다거나 또 다른 사적인 학원이라는 곳에 가서 부가적으로 공부를 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하루가 멀다 하고 동아리활동에 힘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은 운동계열에 힘을 쏟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실상 실제로 동아리활동이라고 하는 것은 명목상에 떠오른 일종의 일시적인 이미지에 불과할 뿐, 제대로 된 활동은 거의 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후우… 겨우 도착했네.”
한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달려서 도착한 결과, 5분 정도는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는 것에 다시 한 번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었다.
하지만 그 5분이라는 것이, 나에게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될 줄은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다.
내가 상상했던 그와 비슷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거든.
솔직히 그 누가 그런 비현실적인 일이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일어난다고 생각을 할 수 있겠는가.
상상력이라든가 망상이 아주 풍부하지 않은 이상은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대부분 생각하지도 않으며, 생각하려고 하지도 않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나를 제외하고 모든 시간이 멈췄다.
나만이 움직이고, 모든 사람들과 모든 사물의 시간이 멈추어 버리고 말았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내기 위해 류하는 가만히 멈춰버린 모든 사물과 사람들의 시간 속을 거슬러 올라가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뭐, 뭐야…?!”
탄식을 내두르며 도착한 곳은 지하철역의 교통카드를 찍는 플랫폼이었다.
아니, 이미 그곳은 플랫폼이라고 부르기에는 상당히 파손이 일어나 있었고, 군데군데 불타오르고 있는 부분도 있었다.
잠깐… 나를 제외하고 모든 시간은 멈췄다.
하지만 플랫폼에서 일어난 사건은 아직도 생생하다는 듯이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무엇이 어떻게 된 일이며, 류하는 지금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거야?
가장 먼저, 이런 의문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아직도, 움직일 수 있는 인간이 있었던 거야?”
“혹시, 특종이 아닐까?”
“아냐, 이건… 특종이라기보다는 별종에 가까운 수준인 걸?”
자기들 멋대로 떠들어대고 있다.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냐.
누가 제발 부연설명 좀 해 주었으면 좋겠구먼.
“헤에- 누군가 제발 설명이라도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표정을 하고 있는데? 이 녀석.”
“그렇다면 당연히 해 줘야 마땅하지 않을까?”
역시나 자기들 멋대로 추측하고 떠들기 시작했다.
“우리들은 지금 어떤 ‘장난감’을 찾기 위해 이곳까지 당도한 것일 뿐이야.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의 피해는 감수했어야만 했지. 지금 이렇게 너희 세계의 건물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결과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면 되는 거야.”
“하지만, 움직일 수 있는 생명체가 있다고는 『그분』께 전혀 듣지 못했는데?”
“확실히… 그 점에 대해서는 이 생명체가 조금은 수상하게 느껴지기도 해.”
대체 자기들 멋대로 나를 수상한 생명체니 피해가 어쩌고저쩌고 떠들어대고 있는 거냐.
“그러니까… 지금 이 자리에서 너는 당장 사라져줘야겠어.”
“이것은 정해져버린 기정사실이니까.”
한순간 상냥해 보이던 얼굴이 험악한 표정으로 일그러지더니 이쪽을 향해 빠르게 돌진해왔다.
“크윽…!”
류하는 가까스로 플랫폼을 피난처 삼아 구르기로 어떻게든 피하는 것에 성공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이렇게 성공을 할 수 있을 리는 전대미문의 확률이기 때문에 무슨 수를 쓰지 않고서는 이곳에서 빠져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류하는… 처음으로 평범하지 않은 비 일상을 겪게 되어 죽을 위기에 처해 버렸다.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냐고!
“후우….”
결국 플랫폼에서 빠져나와 그대로 역사 내의 관리사무실에 숨어들게 된 류하는 어쩔 수 없이 무언의 양해를 구하고서 전자기기가 빼곡하게 들어 찬 테이블 밑으로 몸을 숨겼다.
그리고 그곳에는….
“움직일 수 있는 거니?”
의미를 알 수 없는 이야기를 건네며 류하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소녀가 무미건조해 보이는 눈동자를 이쪽으로 향했다.
“으, 으응… 왠지 모르게 나만 움직일 수 있는 것 같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소녀를 보고 있자니 방금 전에 ‘그 녀석’들이 멋대로 떠들어대던 이야기의 내용이 떠올랐다.
그분이 대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장난감인지 뭔지를 찾아오라고 했다.
하지만 이 여자아이는 장난감 같은 물질적인 것으로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그 자’들은 나를 찾고 있겠지?”
“무, 뭐라고…?”
류하는 놀랐지만… 최대한 목소리를 죽이고 숨소리마저 죽였다.
언제 이곳이 발각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금 발각되어 죽는 것보다는 조금 길게 버티고 죽는 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녀석들은 나를 미스틸브레인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어떤 의미로는 세계의 제7보물임과 동시에 장난감이라고도 불러.”
“…….”
역시 장난감… 아니, 미스틸브레인은 이쪽이었구나.
류하는 새삼스럽게 놀라면서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너를 찾고 있는 이유가 대체 뭐지?”
“나를 찾은 다음에는 그대로 강제계약을 이행하겠지. 미스틸브레인은 계약자가 없으면 장기간 살아갈 수 없는 존재들이니까.”
존재들이라고…? 그렇다면 미스틸브레인은 이 여자아이 한 명만이 아니라 다른 미스틸브레인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이야기인가?
“응, 아마도… 네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 정답이라고 나는 생각해.”
“…….”
그렇다면 더더욱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가만히 평화를 만끽하며 일상을 보내고 있던 나 자신이었다면 당연히 모르는 존재에서 끝나버렸을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모르는 존재로서, 그저 모른 채로 스쳐지나가는 존재로서 그런 관계로 끝나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류하는 아무래도 그녀, 아직 이름은 모르지만… 미스틸브레인을 도와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도와주려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강제계약을 이행한다. 즉, 싫지만 어쩔 수 없이 그런 존재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로 그쪽에게 넘겨져서 도와주는 꼴이 되어 버린다면…?
그렇게 되어 버리면 결국 그 녀석들은 모종의 이유로 미스틸브레인이라고 하는 존재들을 어딘가에 좋지 않은 곳에 이용을 하게 될 것이 빤하다.
그렇다면… 그렇게 되기 전에 내가 먼저 이 여자아이를 도와주도록 하자.
류하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내 생각을 알아채버렸는지 이렇게 말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날 도와주는 행위는 삼가는 편이 좋을 거야.”
“아아, 그건 나도 잘 알고 있어….”
조금은 언어에 가시가 돋친 것 같은 느낌으로 대답했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낮은 어조로 말하게 되었다.
“하지만… 단순한 호기심이라고 해서 이곳에서 네가 없어지게 되면… 그 녀석들에게 그릇된 일에 이용당하게 되면 어쩔 건데?”
그렇지만 류하는 방금 전에 생각했던 그 내용을 그대로 입 밖으로 꺼내어 되물었다.
“…그건. 하지만 우리들은 미스틸브레인이라고 하는 인공계약 생명체에 지나지 않아.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어디에서 누구에게 이용을 당하든 상관하지 않지.”
“과연 그럴까? 지금 그렇게 말하고 있으면서도 사실은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고 강하게 생각하고 있잖아? 물론, 조금은 억지라고 느껴지겠지만… 그렇지만 너는 어떻지? 그대로 모든 걸 포기하고 저 녀석들에게 이용당할 거야?”
“그건….”
“그렇지 않다면 여기서 당장 대답을 해줘.”
“나는… 그렇게 되고 싶지는 않아.”
내 눈앞의 테이블에 쪼그리고 앉아 있던 소녀는 눈물을 흘리며 대답했다.
“그렇게 되고 싶지는 않아. 모든 미스틸브레인들도… 그 자에게만큼은 절대로 넘어가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우리들은 계약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일종의 매개체에 지나지 않는 존재들이야.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들과 계약을 이행하고 말았어.”
유일하게 남아있는 제 7의 보물인 나와 제 3의 보물인 그녀를 제외하고는… 내 눈앞의 그녀는 그렇게 말을 덧붙이고서는 그 자리에서 일어서서 무언가를 결심했다는 포즈를 취했다.
“나는… 너와 계약하겠어.”
“어, 어어?!”
“다시 한 번, 여기서 말하지. 제 7의 보물. 미스틸브레인… 아크스테인은 지금 너와 계약하고 싶다고 말했어. 설마 지금까지 설교를 늘어놓은 것은 단순한 궤변은 아니었겠지?”
“…….”
대답할 수 없었다.
단지 감정에 휩쓸려서 그렇게 외쳐댔다고는 솔직히 그 누가 말하고 싶어 하겠는가.
하지만….
그녀는 확고하게 의지를 다시 잡아, 내게 말했다.
나와 계약을 맺고 싶다…고.
“알았어. 그럼 나는… 뭘 하면 되는 거지?”
“계약이행에 대해서는 딱히 복잡한 절차와 같은 귀찮은 행위는 거의 들어있지 않아. 단지… ‘나’라고 하는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승인’하기만 하면 그만이야.”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소녀는 숨 한 번 고르지도 않고 단숨에 말했다.
그리고 내게 손을 내밀었다.
어떤 의미로는 ‘연인’의 의미가 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경우에는… 그런 의미가 아니다.
계약을 이행하고 너는 ‘나’라고 하는 존재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의미인 셈이다.
당연히…
되어 있잖아?
그렇기 때문에 별스럽게 궤변 아닌 궤변을 늘어놓았던 것이다.
탁!
작게나마 두 개의 손바닥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고, 류하는 그녀의 작은 손을 그대로 잡아 일어섰다.
“이것으로, 계약이행은 모두 완료되었어.”
“어, 뭐라고? 이것으로 끝인 거야?!”
류하는 놀란 나머지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대답했다.
“으, 으응… 이것으로 끝이야. 다른 절차는 굳이 필요 없게 설정이 되어 있으니까. 모든 계약이행의 시스템은 손바닥에 탑재되어 있어.”
“하아….”
왠지 모르게 기운이 빠져서 나도 모르게 길게 숨을 내뱉고 말았다.
그렇게 한숨을 쉬고 있자니 또 한 가지, 이상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신기한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나, 미스틸브레인은 그의 의지를 따라 함께 하노니….”
그녀가 중얼거리듯이 무언가를 말하기 시작하더니 작은 빛에서 점점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오로라와 비슷한 현상이 여기서도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나, 미스틸브레인은 그의 의지를 따라 검이 되어 함께 싸우겠노라….”
그 말을 마지막으로 그녀는 한순간 강렬한 빛에 휩싸이더니 그대로 내 양손의 검이 되어 있었고, 류하는 그 검을 쥐고서 경계를 하고 있는 자세가 되어 있었다.
이것으로 나의 일상은 오늘로서 완전히 일탈의 순간을 걷게 되었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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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집과 단 10분 거리에 존재하는 지하철역에서 류하는 일탈의 순간을 경험하고 있는 참이었다.

어떤 조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분인지 뭔지 어떤 인물을 광신적으로 믿고 있는 어떠한 인물들과 때 아닌 초봄의 전투라는 타이틀로써 정말로 일상을 만끽하고 있을 일반인들을 두고서 싸우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봉착하게 되었다.

일단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움직일 수 있었던 나를 찾고 있는 도중에 있었던 훤칠한 키와 시원스럽게 사글사글할 것만 같은 성격과 외모를 지닌 남성이 이쪽을 보더니 어쩔 수 없다는 표정과 함께 이쪽으로 다가오면서 말했다.

이런벌써 한 건을 낙찰시켜 버린 건가요?”

방금 전과는 전혀 다른자기들 제멋대로 대화를 하던 때와는 전혀 다른압도적으로 불리할 것만 같은 분위기가 감돌았다.

너희들 손에 넘어가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으니까.”

오기를 부려본답시고 작은 목소리로 아기가 옹알이를 하듯이 대답은 해 보았지만오히려 콧방귀를 끼며 이쪽으로 다가오는 훤칠한 키의 남성.

호오그런가요? 하지만이쪽에서 다시 탈환하면 그만이지요. 얼른그 미스틸브레인을 당장 내놓으시지요.”

그건안 될 거라고 봐. 아마도.”

류하는 오기가 올라서 결국에는 저지르고 말았다.

그리고 그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 뒤로 얼굴을 상당히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그런가요? 그렇다면이곳에서 결착을 내는 수밖에 없겠군요!”

결착어떤 의미로는 죽을 각오를 하고 싸워야만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물론, 이쪽에서도 질 의향은 전혀 없다.

져버리면류하는 모든 것을 버려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했더니 왠지 모르게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어쩌면 무모하게 자신의 몸을 걸고서 모험을 하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겠지만차라리 그런 모험이라면 건강한 남자아이의 로망이라고 생각하고 이 한 몸 뛰어들어 미스틸브레인들을 구해내겠다.

류하는그렇게 생각했고, 염원했다.

모든 미스틸브레인들을 구해낼 수는 없더라고눈앞에 보이는 존재들이라도 부족한 나 자신일지라도그것들을 구해내겠다고.

허황된 꿈을 꾸고 있는 것, 같군요당신은.”

내 생각을 알아차렸는지 자조적으로 비웃듯이 내게 말하고는.

그대로 공중으로 뛰어올라 내가 서 있는 지면을 향해 서서히 가속을 붙여 추락하기 시작했다.

아니, 추락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이쪽을 노리고서 고의적으로 어떤 행위를 하기 위해, 공격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일종의 행위라고 해석해도 괜찮겠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을 땐 이미 언덕길에서 만신창이처럼 굴러 떨어지고 있는 작은 돌멩이마냥 얻어터지고 있었지만.

작게나마 고통의 신음을 흘리며 어떻게든 자리를 털고 일어나게 된 류하는 다시 자세를 가다듬고 보니 머릿속으로 전해져오는 미스틸브레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가 있었다.

잡념은 일순간에 자신을 망쳐버려. 그러니까, 되도록 지금 일어나고 있는전투에 대해서만 생각해줘.

류하는 그녀의 목소리를 머릿속으로 듣고 곧바로 마음을 가다듬었다.

최대한지금 이 상황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말로서는 쉽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직접 경험하고 있는 나로서는 상당히 힘든 부분이다.

, 쉬워 보이지만 어려운 것은 매한가지인 부분이 바로 집중을 한다.’는 행위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동작으로 어떻게든 해보려는 초보적인 행동 보다는 상대가 어떻게 어디서 공격해올지 궤도를 알고서 대응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것이다.

말이야 쉽지만 역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후우그대로 가만히 굳어있기입니까?”

으윽.”

방금 전에 무지막지하게 연타를 당한 복부가 엄청나게 쓰려온다.

고통으로 가득 찬 신음을 흘리면서도 류하는 머릿속에 가득 들어 차있는 불안감이나 여러 가지 쓸데없는 잡념들을 어떻게든 떨쳐보기로 했다.

지금은최대한 잡념을 버리고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전투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그것이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좋아, 그대로 앞으로 나아가줘.

류하는 그녀의 말을 따라 서서히 앞으로 가속을 붙여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른쪽 옆으로.

오케이-!”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머릿속에 들어오는 흐릿한 목소리에만 최대한 집중하자.

그 상태에서 땅을 박차고 뛰어올라.

, -?!”

류하는 약간 불안한 마음이 되었지만무언가 전술적인 부분에서 생각이 있겠지. 하는 기대치를 가지고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대략2미터 정도는 가볍게 뛰어오른 것 같았다.

나에게 이 정도나 되는 높은 점프력이 있었던 것일까? 라고 생각하게 된 것도 잠시아무리 생각해 봐도 지금의 류하는 눈앞에서 검이라는 무기가 되어서 내게 지시를 내려주고 있는 이 미스틸브레인 소녀가 내게 그만큼의 힘을 공급해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예감이 적중하게 되었다.

그리고 모든 무게를 상체에 실어서 그대로 지면을 향해 나를 휘둘러줘.

때에 따라서 모종의 의미로 들릴 수도 있는 의미심장한 말이지만지금은 그런 바보 같은 망상을 하고 있을 시간 따위는 없다.

아무튼, 모든 무게를 상체에 담아서 그대로 가볍게 후려치듯이 지면을 향해 미스틸브레인(이하 검)을 휘둘렀다.

휘이잉-

강력한 전격과 바람이 섞여 응축되어 가더니 그대로 폭발하듯이 지면을 두드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지상에서 나를 비롯한 미스틸브레인 소녀의 어이없는-자신으로서는 그렇게 느껴졌나 보다-행동을 지켜보던 장신의 남성도 함께 그 공격에 휩쓸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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