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마이페이지
 
Q&A
[공지] 노블엔진 홈페이지가 …
[꿈꾸는 전기양과 철혈의 과…
《노블엔진 2017년 4월 2차 …
[리제로 10 + 리제로피디아] …
[Re :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
 
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 3급 매니저, 치유담당 초파랑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메슈가 사무소는 신참 교육 중!
글쓴이: 카니발리스트
작성일: 11-09-16 22:09 조회: 2,860 추천: 0 비추천: 0

0.



"거기 아가씨, 거긴 내 지정석이라고. 당장 꺼지지 않으면 따끔한 맛을 보게 될거다."

술집 뒷문의 야트막한 난간에 앉아있는 여자에게, 방금 걸어온 사내가 경고한다. 아가씨라 불린 여자는 "아, 미안미안. 잠깐만 앉아있다 갈 생각이었어." 라며 능청스럽게 자리를 비켜준다.

자리가 생긴 난간에 앉은 남자는 들고온 커다란 트렁크백을 옆에 놓고는, 후드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힌다. 후드안에 비니를 뒤집어쓴데다, 시커먼 눈가를 제외하더라도 굉장히 어둡고 날카로운 인상이다.

여자는 얼쩡거리며 떠나지 않는 눈치이다.

남자는 조금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야, 빨리 갈 길 가는게 신상에 이로울 거다. 조금만 있으면 여기로 약쟁이들이 때로 몰려온다고."

"약쟁이? 아, 마약 중독자들 얘기인가? 그럼 오빠는 안 피해? 그 사람들 무섭잖아."

하지만 여자는 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실실거리는 웃음을 띄며 계속 대화를 이어가려는 눈치다. 그 목소리가 제법 듣기 좋아서, 남자의 공격성이 조금 줄어든다.

짜증을 가라앉히고, 남자는 가늘게 뜬 눈으로 여자를 살펴본다.

염색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백금발 머리는 올려서 묶었는데, 갸름한 얼굴형과 잘어울린다. 밝은 녹색 눈동자가 인상적인 큰 눈에 작은 코는 어려보이는 동시에 귀여운 느낌이다. 걸친 옷은 화려하진 않지만 재질이 좋은게 저렴한 브랜드는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목걸이와 팔찌는 옷에 어울리는 캐쥬얼한 비즈 재질이다. 이런 장소에서 이런 때에 만난 것만 아니라면 말 붙히기도 어려울 정도의 재원이다.

그는 여자를 마다하는 인종이 아니다. 오히려 기회만 생기면 어떻게든 여자를 찾는 부류라 할 수 있다. 왠지 이쪽에게 호의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예쁜 여성을 앞에 두고, 어떻게 말만 잘하면 넘어올 지도 모르겠다는 계산 아래 남자는 좀 더 대화를 끌고나가기로 결정한다.

"피하면 어쩌잔 거야. 내가 그 놈들 밥줄인데. 아니, 약줄이라고 하는게 맞으려나?"

약간의 허세를 담은 몸짓과 함께 농담을 섞어 대답한다.

"어디가서 제이콥 '드럭 스토어' 존스 아냐고 물어보라고. 이래뵈도 제법 유명인이니까."

"어머, 유명인이었구나. 갑자기 멋있어 보이기 시작하는데?" 여전히 실실거리는 여자였다.


제이콥 존스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이름을 들은 순간에, 여자는 아주 잠깐이지만 실실거림과는 다른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마치 거리 깊숙한 곳에 숨어있는 맛집을 지도를 보며 간신히 발견한 듯한 느낌이었다.




"흐음, 그러니까 오빤 여기서 자리잡고 이 시간쯤에 매일 나오는거야? 생각보다 성실하네~"

"그렇다니까? 이 장사 하는 놈들이 다 나태한건 아니라고. 오래 해먹을 짓도 못되는데 아직 젊을 때 열심히 해서 만호이 벌어둬야지."

"오오~ 의외로 미래 생각도 착실히 하는구나. 오빠 은근 은근 믿음직하다~ 헤헤."

제이콥은 대화를 시작한지 5분만에 이 여자에게 끌리는 것을 느낀다. 별 시답지 않은 이야기에도 경청해준다는 태도인데다, 리액션이 좋다. 가끔씩 하는 얘기도 이 쪽이 거슬릴만한 내용은 배제되어있다.

얘기를 들어보니, 그녀는 주변 술집에서 종업원으로 일한다고 한다. 오늘은 주인장이 좀 쪼아대기에 홧김에 나와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었다나.

제이콥 입장에선 오늘 밤을 기준으로 더할나위 없이 완벽한 조건이다.

기분이 좋아져서 담배를 꺼냈지만, 담배곽은 비어있었다. 아까 전에 태운게 마지막이었나보다. 살짝 실망하며 곽을 구겨 아무데나 던져버린다.

"오빠, 나랑 이거 같이 태울래? 이거 우리 가게 손님들이 괜찮다더라." 여자는 그렇게 얘기하며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건낸다. 자기 라이터를 꺼내서 불을 붙여주는 가벼운 센스도 제이콥에겐 그렇게 좋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대화를 시작한지 벌써 30분 정도가 지났다.

평소대로 하자면 장사를 시작해야 할 시간이지만, 왠일인지 아직 손님이 한명도 오지 않는다.

게다가 이 대화가 너무나 즐거워진 제이콥에겐, 시간의 흐름이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

"오빠, 나 무지 궁금해서 그런데, 장사 노하우 조금만 알려주면 안될까나?" 여자는 정말로 궁금하다는 듯이 잭의 옆자리에 앉아 달라붙는다.

어느 정도 이성이 남아있는 상태였다면, 아마 그 질문의 목적성을 의심하였을 것이다.

허나 불행히도, 제이콥의 이성은 이상하리만큼 고조된 행복감으로 마비되어 있었다.

"뭐 노하우라고 할 것도 없지. 이 쪽 장사하는 놈들은 거의다 비슷비슷한 수법이니까. 일단 처음에 자리를 잡으면, 적당히 아무 녀석에게나 공짜로 뿌리는거지."

"공짜로? 그렇게 하면 남는거 없지 않아?"

"처음에는 자리를 확실히 한다는 생각만 해야된다고. 새내기 장사꾼들이나 처음부터 어떻게든 벌어볼려고 발버둥치다 잡혀가고 그러는 거지. 그렇게 밑밥을 깔아두면 조금씩 송사리가 모인단 말이야. 그러면 그 놈들에게도 싸게 해주는거야. 그러다 보면 조금씩 송사리들이 약맛을 알게 된단거지."

"오오, 흥미진진! 다음은 다음은?"

"송사리 친구가 송사리만 있으리란 법은 없잖어? 가끔 잉어를 같이 데리고 오는 녀석들이 있단 말이지. 그런 녀석들에겐 내가 서비스 해주는 것도 있고.

아무튼 대어를 낚으면, 그때부턴 돈이 벌리는 거야. 처음부터 제일 좋은 걸로 훅 가버리게 해주면, 그때부턴 나없인 못사는거지."

"으음, 왠지 작전 같아서 괜히 멋있는데? 그 다음도 있어?" 가볍게 보채는 듯한 여자이다.

"여기서 부턴 간단간단. 약쟁이들이란게 어느 시점을 넘어가면 더이상 약 자체의 질은 중요하지 않게되는 순간이 있어. 돈이 좀 되는 놈들을 얼른 그 수준까지 떨어트려 놓으면 시세고 뭐고 신경 안쓴단 말이지. 내가 아는 놈 중 어떤 놈은 한 놈한테 50배 이상 받아내서 파산시킨 놈도 있더라.

난 그정도로 양심없진 않고, 대략 20배 정도만 덤터기씌워서 팔아먹지. 그 정도만 되도 떵떵거리면서 다닐 수 있을 금액이거든."

신나서 실컷 떠드는 제이콥은 여자가 주는 담배를 하나 더 태우기 시작한다. 40분 남짓한 시간동안 6개비. 평소보단 빠른 페이스지만 더이상 신경쓰지 않는다.

"흐음, 오빠가 잡았던 애들 중에 어떤 애가 제일 큰놈이었어?" 여자가 갸우뚱하며 물어본다.

"지난번에 보니까, 왠 샌님같은 녀석이 왔길래 좀 친절하게 해줬거든?

알아보니까 아버지가 사업을 한다나 뭐래나,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아무튼 엄청 빨아먹었지. 그 녀석한테 받아낸 것만 모아도 집 한채 정도는 가볍게 살 걸? 하하하핫."

자랑하듯이 말하고 웃는 제이콥이었다.

여자의 표정이 살짝 바뀌었단 건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다.

"그 사람, 요즘에도 와?" 여자의 목소리가 조금 가라앉았다. 아까까지의 실실거리던 얼굴이 아닌, 입은 웃고 있지만 눈은 전혀 즐겁지 않은 얼굴이기에, 제이콥의 텐션도 조금 가라앉았다.

"에, 그 녀석? 그러고보니 일주일 동안 얼굴 한번 안 비치던데. 돈이 다 떨어진건가. 아, 혹시 뒤진거 아니야? 하핫."



"모르는구나. 그럼 됐어." ?


그렇게 말하며,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뭐야, 도라가게? 에? 허가 이사하다?" 갑자기 제이콥의 발음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혀 뿐만이 아니라, 손도 가늘게 떨리기 시작한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앉아있었기에 망정이지, 서있었다면 분명 고꾸라졌을 것이다.

"에, 에엑.......켁..."

"슬슬 약발이 받고있나 보네. 그러면 사소한 사항들을 알려주고 갈게."

급작스러운 몸의 이상으로 당황한 제이콥의 두 눈엔, 아까까지 같이 대화한 여자의 얼굴이 보인다.

허나, 그 얼굴은 더이상 웃지 않고 있다.

제이콥이 보는 얼굴은, 그저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누군가를 아무런 감정없이 바라보는 사람의 얼굴이었다.

그리고 그 표정이 너무나도 차갑기 때문인지, 아니면 이상이 전신을 감싸들기 시작해서인지, 몸 전체가 떨리기 시작한다.


"첫번째, 난 술집에서 일하지 않아.

두번째, 네가 빨아먹었던 그 샌님 말이지, 사실은 시 의회 회장의 외동아들이였거든. 딱 일주일전에 니가 판 싸구려 약 때문에 심장이 멈춰버렸다더군. 그래서 회장 나으리가 날 고용한거야.

세번째, 내가 계속 권했던 담배는 특별 제작품이야. 처음 한 개비면 굉장히 기분이 좋아져서 있는얘기 없는얘기 다 나불거리게 만드는 고급품이지. 참고로, 치사량은 한시간에 5개비. 넌 진작에 클리어한 조건이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네 멍청한 사업 설명 덕분에 잠시나마 즐거웠어."


그 말을 마지막으로, 그녀는 골목으로 빠져 나간다.

제이콥 '드럭 스토어' 존스의 몸은 곧 떨림을 멈추었다. 다음날 아침 차갑게 식은 그를 발견한 건 청소하러 나온 술집 종업원이었다.

경찰에선 그가 마약상인이란 점과 장소 등을 보고 약에 의한 사망으로 처리하였다.

몇몇 관계자들은 죽은 제이콥이 들고있던 담배 꽁초에 주목하였지만, 왠일인지 그 사항에 대해선 수뇌부에서 대강대강 넘기는 분위기였고, 곧 사건은 잊혀지게 되었다.



"여어, 젠스 선배 쪽도 끝났습니까? 그나저나 저 녀석, 제법 거물이었나 본데요. 입구에서 대기하다가 잡은 약쟁이들만 한트럭을 되겠어요.

전부다 재활원으로 강제이송시켰으니까 한동안 여기도 조용하겠네요."

".......프레데릭, 일단 뿌리는 방향제부터 내놔."

프레데릭이라 불린 이는 골목길의 끝에서 기다리고 있던 검은색 정장 차림의 키 큰 남자였다.

반곱슬의 흑발과 안경은 이지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만든다.

"배고파. 옷에 담배 냄새 배었어. 얼른 돌아가서 먹고 세탁하고 샤워하고 싶어." 젠스는 얼굴을 찡그리며 몸에 밴 냄새를 킁킁거리며 맡아본다.

"일이 끝났으면 먼저 의뢰인 쪽에 연락보고를 해야죠. 계좌에 입금도 확실히 해 줬고 문제될 사항은 전혀 없어요."

"전화 걸어서 줘. 내가 보고할꺼야."

"보고 정도야 누가 해도 상관없는거 아닙니까? 어린애도 아니고......... 자, 여기요."

전화를 건네 받은 젠스는 간략하게 경과를 보고하고는, 잠시 전화기를 얼굴에서 때고 한숨을 푹 쉰다.

그리고, 억지로 쥐어짠 목소리로 전화기 너머 상대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그럼, 다음에도 저희 [메슈가 사무소]를 이용해주세요~★"


철컥.

".........선배, 그 나이에 그런 대사는 엄청 오그라들지 않습니까?"

".........시끄러워. 사장 방침이 그런데 어쩌겠어."




큰 도로변으로 나온 두 사람은 몇가지 시답잖은 얘기로 티격거리다가, 허기를 해결하러 식당으로 들어왔다.

창가 자리에 앉아서 둘 다 주문을 한다.

젠스는 써로인 스테이크 정식, 프레데릭은 오일 파스타에 레드 와인이다.

전체요리로 나온 스프와 빵을 순식간에 먹어치운 후 멍하게 앉아있는 젠스에게 프레데릭이 운을 띄운다.

"선배, 다음 주에 신참 면접보는거 안 까먹고 계시죠?"

그 사이에 주문한 음식이 나와서 세팅되었다. 스테이크를 남자 쪽으로 놓자, 여자가 종업원을 째려본다.

그릇을 받은 여자는 나이프로 고기를 썰면서 앞에 앉은 후배를 보지도 않고 얘기한다.

"그런거 까먹을 만큼 건망증이 심할 나이 아니거든. 이력서는 봤어?"

남자는 포크로 면발을 말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예. 근데, 이 녀석 제법 재밌을것 같아요."

 
 
 
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제휴문의 이용약관 개인정보보호정책
주소 : 인천광역시 부평구 평천로 132 (청천동) TEL : 032-505-2973 FAX : 032-505-2982 email : novelengine@naver.com
 
Copyright 2011 NOVEL ENGINE All rights Reserved.